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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경제 호조세에 대외불확실성의 불안감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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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3년10월26일 17시10분

작성자

  • 이지평
  • 한국외국어대학교 특임강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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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경제, 내수경기 호조세 지속

 

세계경제의 불안정한 상황 속에서도 일본경제는 2분기 실질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분기대비 연율로 4.8%(2차 발표치)를 기록하는 등 호조를 보이고 있다. 일본기업의 체감경기를 나타내는 일본은행의 ‘전국기업단기경제관측조사(단칸 조사)’는 9월의 대기업 제조업 업황판단지수가 플러스 9를 기록, 6월 조사 대비로 4포인트 개선되었다. 또한 대기업 비제조업의 업황판단지수는 플러스 27이 되어 1991년 11월 이후 32년 만의 호조세를 기록했다. 엔저와 함께 자동차 등 수출제조업의 호조와 함께 서비스업의 경우도 코로나19의 완화와 엔저에 힘입은 외국인 여행객 확대로 호황을 구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사실, 도요타자동차를 비롯한 일본의 승용차 제조 8개사들이 부품 부족이 완화되면서 생산이 회복한 데다 엔저에 따른 수익증대 효과가 커지고 있다. 도요타자동차의 경우 1달러당 140엔대의 엔저로 인해 약 450억엔 가량 영업이익이 확대되는 상황이며, 1달러당 140엔대 후반의 엔저가 지속될 경우 일본기업의 수익 확대 효과가 커질 전망이다. 일본기업들의 2023년도 수익 전망의 근거로 한 엔화 환율은 평균적으로 1달러당 135엔 전후이기 때문에 이를 훨씬 넘는 엔저는 추가적인 수익 확대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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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제조업에서도 백화점 등에서 고급 제품의 구입이 확대되고 있다. 일본 백화점협회 조사로는 지난 2023년 8월의 일본 전국 백화점 매출액은 전년동월비로 11.8% 증가하여 18개월 연속의 증가세를 기록했으며, 각 백화점들의 수익 호조가 이어지고 있다. 호텔 등의 숙박 서비스업의 경우 인력 부족으로 영업을 제한해야 할 문제 등이 있으나 여행객의 급증가로 수익이 개선되면서 가동률 향상보다 고객 단가 확대에 주력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러한 일본경제의 호조에 힘입어서 일본의 끈질긴 디플레이션 압력도 완화되고 있으며, 지난 2023년 2분기(4~6월) 기준으로 공급과잉 현상이 거의 해소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일본기업들이 수익 호조에 힘입어서 노동력 부족에 대응하기 위해 설비투자 확대 및 자동화와 함께 근로자의 임금 인상에 주력하면서 임금과 물가의 동반 상승세가 정착되고 있다. 


대외불확실성 확대와 함께 3분기 성장 조정


다만, 3분기 이후 미국 금리의 고공행진, 중국발 경기 불안, 중동 위기 등의 대외불확실성이 일본경제에도 부담이 되고 있다. 일본은행은 금융완화를 통해 물가상승 유도정책을 지속하고 있으나 일본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계속 3%를 넘고 쉽게 내려가지 않고 있어서 임금상승세에도 불구하고 실질임금이 하락하는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실질임금의 감소세가 서민층을 중심으로 점차 소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이다. 

사실, 주요 연구기관 36명의 전문가에 의한 일본경제 전망치의 평균치(일본경제연구센터, ESP Forecast, 2023.10.11.)를 보면 2023년 3분기(7~9월)의 실질GDP 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연율 기준으로 –0.48%로 하락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내수의 성장기여도는 플러스를 유지하고 있지만 대외 불확실성과 함께 해외수요의 성장기여도가 마이너스로 하락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것이다. 

 

세계 경제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미국의 고금리, 중국의 부동산 및 금융·경기 불안 등 각종 불안 요인들이 완전히 해결되지 않고 장기화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의 장기화와 함께 유럽발 천연가스 불안도 잠재되고 있는 가운데, 이스라엘·하마스 충돌 등의 중동 불안도 겹쳐 원자재 가격이 쉽게 안정을 찾지 못한 상황이다. 이는 세계경제에 부정적으로 작용하면서 일본의 물가 압박 요인이 된다. 또한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충돌도 장기화되면서 세계 각국에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다. 

 

물론, 국제유가는 중동 정세 악화에도 불구하고 1배럴 80~90달러 수준을 크게 벗어나는 급등 현상은 나타나고 있지 않는데, 불확실성이 내포되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으로 석유공급 부족 경향이 우려되는 가운데 이스라엘과 이란의 긴장 심화, 이스라엘에 의한 이란 석유 시설 에 대한 공격은 커다란 혼란을 야기할 우려가 있다. 그리고 내년의 미국 대선 결과, 트럼프 제2차 정권이 등장할 경우 세계 각국 간에서의 무역마찰 격화 등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한층 커질 수 있다. 물론, 트럼프 제2차 정권이 우크라이나 지원을 축소해 우크라이나 사태의 협상이 진전될 가능성이 있는 한편, 대만 문제 등에서의 대중 견제가 약화될 가능성도 있고 동맹국 외교가 후퇴하는 등 아시아 및 글로벌 리스크가 확대될 우려도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10월에 발표한 전망자료에서 세계경제 성장률이 2022년의 3.5%에서 2023년 3.0%, 2024년 2.9%로 둔화될 것으로 전망하였다. 각종 세계경제의 불확실 요인이 극단적으로 악화될 것으로 보지는 않았으나 세계 경제의 불안 요인이 산적하면서 내년에 걸쳐 성장세가 떨어질 것으로 전망한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일본의 주요 연구기관들의 전망치를 보면 각종 글로벌 리스크도 작용해 일본경제의 실질경제성장률은 2023년의 1%대 후반에서 2024년에는 1.0% 전후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해외수요가 부진하겠지만 내수확대에 힘입은 일본경제의 성장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것이다. 다만, 각종 해외불확실성이 극단적으로 악화될 경우 일본경제의 향방에도 큰 차질이 발생할 우려는 남아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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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3년10월26일 17시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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