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 드롭’과 도덕성 파탄 사이 본문듣기
작성시간
관련링크
본문
최근 한 민주당 의원의 일탈로 세상이 시끌시끌하다. 거액의 가상자산을 보유한 것으로도 모자라 “에어드롭”이라는 새로운 형태로 조세 및 국가의 법망을 피해 가상자산을 무상으로 지급받은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심지어 하나의 코인 지갑이 아닌 4개 이상의 지갑을 보유하고 1년간 약 1000번 이상의 실질 거래가 일어난, 소위 말해 꽤나 큰손이었다는 것이다.
여기서 “에어드롭”이란 암호화폐 거래소나 발행회사가 이벤트, 그리고 마케팅 차원에서 해당 암호화폐의 보유자들에게 투자 비율 등에 따라 신규 발행되는 암호화폐를 무상으로 주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대해 해당 의원은 “의원이 아닌 익명의 투자자 신분으로 제시된 조건을 충족해 에어드롭을 받은 것이어서 문제 될 게 없다”고 해명했지만 이미 도덕적 관념으로부터 의혹을 피할 수는 없다.
물론 소위 말해 해당의원이 이른바 “야수의 심장”을 가진 무모한 개인투자라고 생각할 수 있다. 사실 암호화폐의 매수‧매도 그 자체는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 쟁점은 이게 아니다. 문제는 바로 해당 의원이 정치인이라는 점이다. 각종 법안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힘을 가진 인물이라는 뜻이다. 공교롭게도 해당 의원이 적극적으로 암호화폐를 거래하고 있던 시기에 코인세 유예 법안을 공동발의하고 게임머니 가상화폐 관련 법안을 공동발의 했다는 것이다.
2021년 7월경 민주당의 김남국 의원은 같은 당 소속 노웅래 의원 등 10여명과 법안을 공동 발의하며, 가상자산 소득에 대한 과세를 1년간 유예하자는 취지를 담은 소득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당시 금융당국은 2022년 1월부터 코인 등 가상자산의 양도와 대여로 발생한 소득에 대해 과세 대상으로 삼고 소득세를 부과하기로 하였지만 과세체계가 충분히 갖춰지고 있지 않다며 소득 과세를 1년 유예하는 개정안을 발의한 것이다.
취지는 훌륭하다. “2030 세대를 위한 공익의 일환으로 법안을 공동 발의했다” 며 변명을 하였지만 타이밍이 너무 공교로운 것은 억측이 아니라고 생각된다. 김 의원은 2021년 중 약 40억원의 현금을 빗썸으로 옮겨 위믹스에 투자하는 등 본인 대부분의 자산을 암호화폐에 투자하는 와중에 해당 법안을 발의하였다. 과연 해당 의원은 정말 아무 사심 없이, 2030만을 위해 해당 법안을 발의했을까 ?
여기서 더 나아가 그는 매번 해명을 한다면서 거짓말을 한다는 것이 중요하다. 2022년 1월부터 3월까지 인출한 현금은 440만원이라고 하였지만 취재와 압박이 계속되자 8억원을 현금화 했다고 실토하였다. 이미 한 번의 거짓말에서 지속적으로 변명으로 일관하는 해당 의원의 태도를 살펴보면 해당 정치인의 부패함은 당연히 느껴질 수 있을 것이다.
조금 더 생각해보면 에어드롭과 관련된 문제 또한 존재한다. 에어드롭 자체는 물론 문제가 없다. 해당 회사에서 그냥 무료로 뿌리는 사은품 같은 것을 받았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에어드롭을 받고 나서 한 행위이다. 김 의원에게 에어드롭을 준 회사는 위메이드, 넷마블 등 게임회사들이다. 정말 또 공교롭게도 해당 의원은 게임머니의 가상화폐 관련 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게임산업진흥법 개정안에는 “게임 머니는 게임 내에서 사용하는 가상 화폐를 말한다”는 조항을 신설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데 만약 해당 법안이 그대로 개정되었을 경우 게임과 연동된 종류의 코인들에 정말 큰 “호재”로 작용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닐 수 없다. 정말 또 공교롭게도 해당 의원이 보유했던 “위믹스”가 그런 암호화폐의 일종이었다. 이는 또 다른 이해충돌의 발견이다. 추가로 이런 법 개정을 통해 가장 이득을 볼 수 있는 곳은 바로 게임사들이다. 해당 암호화폐들을 발행할 수 있고 또 이미 현금화 시킬 수 있는 상태라면 게임사들은 중앙은행과 같은 역할을 할 수 있으며 돈을 찍어낼 수 있는 입장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해당 의원은 에어드롭의 출처 및 기간, 개수에 대해서도 명확히 밝혀야 할 필요가 있다.
또한 본 필자의 최근 연구에 의하면 특히 암호화폐의 경우 이런 셀럽들의 발언에 크게 영향을 받으며 더 나아가 암호화폐의 전체 크기가 작을수록 이런 유명인들의 참여 및 발언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의원의 존재 자체가 이미 암호화폐의 가격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저명한 경제학자 폴 크루그먼은 미국 일간지 뉴욕 타임스의 사설에서 “정치적 부패는 왜곡된 시장 결정을 형성하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 부와 권력이 너무 밀접하게 될 경우 그 영향은 정의, 그리고 경제적 효율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라고 하며 정경유착을 매우 경계하는 사설을 지속적으로 쓴 바 있다. 새로운 기술이 정착하려면 부정적인 이슈들보다는 기술적 잠재력으로써 신기술을 바라보아야 한다. 블록체인 기술이 더 이상 누군가의 지갑 채우기로만 소모되는 것이 아닌 진정한 미래 신기술로써 사용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ifsPOST>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