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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러협력 현황 및 대응 문제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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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4년06월10일 15시01분
  • 최종수정 2024년06월10일 09시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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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북러협력은 외교, 군사 그리고 경제까지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이는 한반도의 현재와 미래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현상이다. 제재하에서 보다 고립된 북한에게 새로운 동맹국이 등장하게 되었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필요한 군사 물자와 외교적 파트너가 생겼다. 본고에서는 북러협력의 배경과 현주소를 보고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를 분석한다.

 

  아래에서 자세히 살펴보겠지만 북한과 러시아간 협력의 역사는 북한의 건국 전부터 유래된 깊은 관계이다. 또한 현재 확인된 협력의 내용보다 경제와 군사 기술 차원에서의 협력관계가 상당히 깊었고 남북 군사력 균형에서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도 있다. 앞으로 이러한 북러협력관계가 깊어지지 않도록 국제적인 노력이 시급할 것으로 보인다.

 

북러협력의 배경​

 

  소련은 1920년대 한반도의 독립운동의 일부였던 공산주의 유격대, 정당, 노동조합 등을 지원하기 시작하였고 1945년에 일본의 패망으로 한반도 북반부를 점령한 상태에서 북한체제는 소련의 지도하에 형성되었다. 6.25 전쟁이 휴전되어 소련과 동구원의 지원으로 재건되었으며 이후, 1980년대 말까지 소련의 우호 가격으로 소련으로부터 자재와 기계류 등을 의존하였다.

 

  소련 해체 이후 2000년대 전까지만 해도 공식 차원에서 실질적 군사 협력이 사라졌지만 1990년대 초에 소련의 붕괴 와중 속에서 소련경제와 소련의 군수부문이 심한 타격을 입게 되면서 소련 핵과학자 32여명이 북한으로 귀화했다고 한다. 1985년에 북한은 소련의 원자력 발전소 건설 합의를 대가로 핵비확산조약 비준을 하게 되었고 소련의 붕괴로 인해 북한당국은 극심한 안보위기에 직면하게 되면서 핵무장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러시아 기술이 북한의 핵개발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는지 아직 모르지만, 2010년대에 들어 미사일 개발에 있어 러시아의 기술과 유사한 측면들이 많아 러시아는 북한의 군사력 강화에 있어 이미 일정 수준까지 협력이 공식적으로 이루어졌거나 당국의 비호 밑에서 정보 공유 등 비공식적인 협력이 진행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협력 양상


  우크라이나 침공 전까지 2019년 2월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북미관계는 진전이 없었고 남북관계의 적대적 양상이 보이기 시작했다. 특히 대표적으로 2020년 6월 16일에 북한당국은 남북 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했던것이다. 이후 대북 제재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남북간의 경제적 협력이 이루어질 수 없고 북한 당국에게 한국과 좋은 관계를 유지할 대가, 즉 실제 이득이 될 수 있는 것이 없어 점차 적대적인 양상이 진해졌다. 이러한 적대적인 관계를 보여주는 지표로 북한의 미사일 실험을 활용할 수 있는데 2018년에 아예 미사일 발사가 없었고 2019년에 27번, 2020년에 9번, 2021년 6번, 2022년 69번, 2023년 33번이나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CNS 북한 미사일 실험 데이터베이스 (The CNS North Korea Missile Test Database)에서 알려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러시아는 2022년 2월 24일에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여 곧 미국과 유럽으로부터 강력한 제재를 받게 되었다. 러시아 당국의 예상보다 우크라이나는 침공당하여 바로 무너지지 않고 저항하면서 비교적 성공적으로 견뎌왔다. 러시아는 무역을 그동안 정상적으로 진행했지만 전쟁으로 인해 제재를 회피하는 데에 집중하게 되면서 북한과 매우 비슷한 국제환경에 처하게 되었고 북러관계가 새로운 호황 국면에 접어들게 되었다. 이러한 북러협력 관계는 외교, 군사, 그리고 경제적 차원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외교적 차원에서 북한은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부터 러시아 정부와 유사한 입장을 표명하고 유엔총회 등에서 러시아의 군사행동과 우크라이나 영토 합병을 규탄하고 결의안도 반대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유엔총회 결의가 상징적 의미가 크다고 하더라도 집행력이 없으며 결의안을 반대하는 것은 북한당국에게 사실상 부담되는 부분이 없다. 이와 반대로 러시아는 지난 3월에 유엔안정보장이사회 소속 대북제재위원회에게 제재 위반 사례를 소집하고 보고하는 전문가 패널의 임무 연장에 있어 거부권을 행사함으로써 유엔 대북제재의 집행에 있어 큰 구멍을 뚫었다고 할 수 있다. 이로 인해 북한의 제재 위반 행태에 도움이 될 수 있으며, 제재 위반 행태는 북한의 무기 개발과 대남 도발, 한국에 위협될 수 있는 행동에도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군사적 차원에서 미국 정보기관에 따르면 전쟁은 장기화되게 되면서 2022년 하반기에 러시아는 북한으로부터 수백만 개의 포탄과 단거리 로켓을 구입하고 있다고 알려지게 되었다. 이후 2023년 7월에 러시아 국방부 장관인 세르게이 쇼이구는 평양을 방문하여 김정은과 회담하면서 군사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의지를 밝혔고 ‘무장장비 전시회 2023’ 전시회장도 관람했다. 또한, 김정은은 2023년 9월 13일에 러시아로 도착해 푸틴 대통령과 함께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회담은 러시아 극동에 위치해 있는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이루어졌기 때문에 러시아 로켓 기술, 원자력 잠수함 기술 등에 대한 광범위한 무기 기술 협력의 가능성이 제기되었다. 이는 러시아의 로켓 발사장과 무기 전시 등은 정상회담의 일정에 포함되기도 했기 때문이다. 이후 수시로 통해 북한의 무기는 러시아로 이전되고 있다는 의심이 제기되었는데, 노후 재고인 1970년대 생산한 다연장로켓까지 제공하고 있다고 알려진 것과 우크라이나 당국에 따르면 불량률도 높다고 한다.

 

  하지만 북한당국의 군사력 강화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기술 이전과 첨단 무기용 반도체 등도 반입을 통해 무기 생산과 개발에 활용하고 러시아에 재수출도 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무기 생산에 있어 필요한 장비, 자재, 그리고 최신 생산 기술 등을 이전함으로써 북한의 무기 생산과정 현대화에도 지원하고 있을 가능성이 적지 않아 보인다. 이러한 기술 이전은 러시아로 제공될 무기량과 질을 향상시킴으로써 러시아 당국의 이해관계에 부합된 것이며, 앞으로 한국의 안보 상황에도 큰 위협 요인도 작용할 것으로 판단된다. 확실한 근거가 없지만 러시아와 북한의 국익에 부합된 거래로 볼 여지가 충분하다. 여러 새로운 병기 공장도 현재 건설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어 앞으로 북한의 무기 생산량이 더욱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경제적 차원에서 러시아는 식량 원조를 제공하고 있다는 데일리NK이 등의 보도에서 나왔으며, 러시아 관세청에 따르면 밀가루 1,270톤 및 최소 옥수수 1,000톤을 수출로 제공했다고 한다. 하지만 추산된 러시아로 수출한 무기의 양에 대비해 크지 않다고 할 수 있다. 2월 말까지 신원식 국방장관은 러시아에 넘긴 6,700개의 컨테이너에 152mm 포탄 300만, 122mm 방사포탄 50만 발 이상으로 계산됐다고 했다. 지난 3개월 넘게 얼마나 수출했는지 현 시점에서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지속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 대가로 외화, 무기 부품 및 기술 이전, 석유 혹은 정제유 수입 등으로 다양하게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가령, 미국은 러시아가 제재위반임에도 3월에 165,000 이상의 배럴 정제유를 북한에 수출했다고 한다. 북한 공군 MiG29 성능개량 지원을 위해 러시아 기술진이 2023년 하반기부 이후 북한에 체류하고 있는 것으로 보도되었다. 또한 미국 국방정보국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북한산 단거리 탄도 미사일인 화성-11을 우크라이나에서 이용했다고 한다. 어떤 대가를 받고 있는지 확실하지 않지만 기술이전과 외화거래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

 

  그러나 현재 북한 민생경제와 관련해서 북한의 곡물 및 연료 가격 시세를 보면 지속적으로 시장 가격에 영향을 미칠 정도의 원조는 없었다고 할 수 있다. 다만 표 1에서 볼 수 있듯이 잠깐 작년 10월부터 12월까지 북한의 옥수수 가격은 가시적으로 떨어졌고 10월부터 2월까지 쌀 가격도 그런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아시아프레스에서 알려진 것처럼 러시아에서 제공한 밀가루의 일시적 영향으로 설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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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한 아래 표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같은 시기에 북한의 주요 정제유 가격인 휘발유 가격과 디젤유 의 가격은 아시아프레스의 시계열 데이터에서 유의미한 차이를 안 보이기 때문에 대대적 정제유 원조가 있었을 가능성이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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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와 함께 러시아 정부 통계에 따르면, 2024년 1분기에 여행을 목적으로 북한으로 여행하는 러시아인 관광객이 155명, 사업을 목적으로 북한에 입국한 러시아인이 334명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2019년에 비해 러시아에 유입되는 북한인 수(2024년 1분기 812명; 2019년 21,481명)는 매우 낮다. 또한 데일리NK에서도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에 350명가량, 북한과 가까운 블라디보스토크에는 100명 이하의 인원”이 파견됐다고 한다. 최근 북러 여객열차 운행 재개도 곧 될 것이라고 연해주지사 밝혀 앞으로 노동자 수가 급속히 늘어날 가능성도 보이고 있다. 또한 라선 콘트라스 (RasonConTrans) 석탄 부두에서 석탄이 쌓이기 시작됐다고 포착되어 석탄 수출 협력 사업도 재개될 가능성도 클 것으로 보인다.

 

  여러 측면에서 양과 질이 애매모호한 측면이 많지만 적어도 서로 간의 외교적 방어, 무기 제공과 기술이전, 그리고 외화 제공까지 쌍방 간의 광범위하고 유리한 협력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현황은 사실 한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 평가 및 정책적 제언

 

  북러관계 밀착은 신냉전 체계의 일부로 분석되고 있다. 중국, 러시아, 북한, 이란 등 서방을 중심으로 한 국제질서를 변경시키고자 하는 세력이 진영화되고 새로운 국제질서까지 출현되고 있다는 주장까지 있다. 미국의 단극(unipolarity)체제가 지났고 이제 다극주의 세계가 형성되어 가고 있다고 할 수 있지만 중국과 러시아의 관계는 단순히 그들의 선전에서 나오는 ‘무한한 우정’으로 볼 수 없다. 기존의 국제질서는 유엔안전보장이사회와 세계무역기구의 상소기구의 고착상태, 그리고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과 같은 심한 주권침해 등에서 볼 수 있듯이 매우 위험한 처지에 직면해 있다. 또한 대체할 수 있는 제도의 부재, 북중러간 다른 이해관계가 국제질서의 혼란을 가중시킨다. 러시아와 북한은 불안정성과 위협을 초래하고 있는 반면, 중국은 대만해협을 제외하면 주로 안정성을 추구하고 있다.

 

  단기적으로 북러관계의 밀착 정도가 계속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지속되는한 북한으로부터 무기를 수입할 것으로 보이며, 러시아는 반미 연대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우크라이나 전쟁 휴전될 때까지 한국의 대서방 무기 거래에도 보복조치로 작용되기도 할 것이다. 또한 아직 결정된 것이 아니지만 밀착의 상징으로 푸틴의 방북과 북러 정상회담의 가능성이 특히 최근 한중일 정상회담 이후 적지 않아 보인다.

 

  북한-소련 관계사를 보면 해군 연합 훈련, 새 세대 전투기 등의 생산과 기술 이전이 될 가능성도 있으며, 미사일과 위성 기술 이전도 이어질 가능성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북러간 협력에 대한 의지가 가시적으로 보이면서도 서로 간의 신뢰와 관계 밀착에 대한 장기화 의지도 아직까지 의문스럽다. 그 반면에 북한의 무기생산 능력의 현대화에 있어 러시아는 적극적으로 지원할 여지도 충분하고 한국에게 충분히 큰 위협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볼 수 있다. 만약 러시아는 북한 무기 생산을 향상시키는 데에 지원하게 된다면 앞으로 북한의 군사력에도 큰 영향을 미칠지도 모른다.

 

  한국 정부는 이러한 상황에서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을 위해 지속적으로 러시아와의 외교적 접촉과 교류를 시도하고 북러의 협력에 대해 우려 제기뿐만 아니라 밀착 수준에 따른 다자외교를 통해 상응조치도 고려할 만하다. 이를 통해 한국에게 직접적으로 위협될 수 있는 협력을 최대한으로 억제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상응조치는 미국 등 동맹국과 함께 고려하여 파장력을 보장하고 또한 가능하면 그 조치들을 차례적으로 정해 사전에 러시아 측에 공유해 억제력을 강화하는 방안도 검토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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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글은 세종연구소가 발간한 [세종포커스] (2024-06-04)에 실린 것으로 연구원의 동의를 얻어 게재합니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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