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을 혁신 도시국가로”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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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은 한국 제2의 도시라는 위상에 걸맞지 않게 그 위상이 점점 저하하고 있다. 2030년 세계 엑스포 유치가 실패로 돌아감에 따라 도시 전체의 분위기도 가라앉아 있다. 물론 그동안 추진해오던 가덕도 신공항 건설이라던가 부산을 세계 해양 중심도시로 만들겠다는 청사진도 없지는 않으나, 가덕도 신공항이 건설된다 하더라도 새롭게 항공화물이나 여객이 비약적으로 늘어나지는 않는다. 이미 극동 아시아 지역에서는 상하이공항이 허브공항으로 자리잡고 있으며 일본도 최근 경제가 호전됨에 따라 항만산업이나 항공산업에 있어서도 과거와는 다른 국가차원의 발전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부산은 그동안 추구하여 왔던 세계 해양금융 중심도시로 만들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 왔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주요 정책금융기관인 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한국무역보험공사의 선박금융 인력과 조직이 부산에 이전해 해양금융종합센터를 출범시켰다. 이외에도 부산에 본사를 설립한 한국해양진흥공사, 한국자산관리공사가 있고 한국산업은행도 금년 안에 본점을 부산으로 이전시키려는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이외에도 해양과 관련된 거의 모든 연구기관과 교육기관이 부산에 이전되어 집중되고 있다. 이러한 물리적 집중에도 불구하고 기관끼리의 시너지 효과는 미비한 게 현실이다. 모든 해양 관련기관이 서로 협력하고 공동의 목표를 설정하고 추진할 수 있는 조직과 에너지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거버넌스가 명확치 않기 때문이다. 조직이 힘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인사권과 예산권이 주어져야만 한다. 이러한 문제는 정치적인 문제로 정치인만이 해결할 수 있다. 부산이 가지고 있는 막강한 정치력은 이런 목적으로 쓰여야 한다.
부산의 당면한 과제는 노령화와 인구감소이다. 전국의 8대 특별, 광역시 가운데 1위이다. 65세 인구비율이 22.5%에 달하고 350만 명이 넘던 인구가 330만명도 붕괴되었다. 지난 10년간 청년인구(19~34세) 10만명이 주로 수도권으로 빠져나갔다. 한 여론조사에서 20대 청년 절반이 부산을 떠나고 싶다고 답했다고 한다.
이런 와중에 일부에서는 부산을 실버도시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젊은이 들이 빠져나가는 도시에 노인으로 메꾸겠다고 하는 것이다. 물론 실리적인 관점에서 부산이 가지고 있는 자연환경과 부산시민들의 배타적이 아닌 포용성 등을 감안할 때 좋은 대안처럼 보여지지만 부산은 노인들의 도시로 만들기에는 너무 아까운 도시이다.
우선은 벤치마킹할 수 있는 외국도시를 선정하여 그들이 쌓아온 성공의 노하우를 배워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싱가포르는 이상적인 벤치마킹 도시가 될 수 있다. 싱가포르는 매우 특이한 국가이다. 고도의 선진경제와 권위주의적 정치체제가 공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싱가포르의 산업화 전략은 다른 신흥공업국가와는 확실히 차이가 있다. 첫째로 주요 기간산업이 서비스 산업 위주로 해운, 항만 등 물류산업과 금융중심도시로서의 금융산업이 중심이다. 이러한 노력은 외국자본에 대한 적극적 유치정책으로 다국적 기업에 대한 적극적 지원 정책과 자유무역항으로서의 위치설정이 주효하였던 것이다. 이를 위해 강력한 노동 통제의 필요성을 노동계에 설득하여 항만 운영의 가장 큰 위험 요소인 항만파업의 위험성을 제거하여 외국 선사들의 신뢰를 얻어 무역 및 해상 중계항으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하였던 것이다.
싱가포르는 면적이 721.5 제곱km 에 불과한 작은 도시로 우리 부산 (769.9제곱km) 보다도 작다. 지난 1960년도에 국민소득 400달러에 불과하였던 도시가 지금은 1인당 GDP가 9만 달러가 넘어서고 있어서 부산의 3배가량이다.
현재는 홍콩의 쇠퇴로 인한 상대적 이익을 만끽하고 있다. 그러나 지리적인 한계성으로 인한 부동산 가격의 폭등, 비싼 생활비 등 삶의 질의 저하로 금융중심지로서의 매력이 떨어지고 있다. 또한 항만산업도 세계 공급망의 변화로 인해 상대적인 지정학적 이점이 감소되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부산을 동북아 중심항만으로서의 위치를 공고히 하여야 한다. 향후 개설될 북극항로의 연결 거점항으로서 역할과 육지로는 시베리아 철도를 연결하여 가덕 신공항의 항공 물류까지 포괄하여 동북아 종합물류 중심도시가 되어야 한다.
현재 세계 해양금융에서 33위의 위치에 있는 부산의 이상을 3위까지 끌어 올릴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세계의 금융인재와 기관들이 부산에 모여들 수 있어야 한다. 부산은 삶의 질에 있어서 매력적인 도시이며 외국인들에게도 살고 싶은 매력 있는 도시이다.
부산 발전에는 혁신적 사고의 변화가 필요하다. 단순히 세제 혜택을 넓힌다든가 생활 여건을 개선시킨다든가 하는 일차적 변화보다는 부산에 완전한 자치권을 보장하고 혁신적인 외국 금융 인재와 기관을 유치할 수 있는 혁신적 여건을 마련해주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관료적인 폐해를 과감히 제거할 수 있는 혁신적 민간주체를 운영의 주체로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과도기적으로 정부가 객관적으로 증명된 40~50대의 젊은 경영진을 임명하여 전권을 주어 새로운 경쟁력 있는 도시로 재탄생하도록 하여야 한다. 양질의 주거, 의료, 교육 환경을 조성하여 세계의 젊은 인재들이 부산에 와서 국내 젊은 인재들과 함께 새로운 사업 아이디어를 가지고 마음껏 뜻을 펼 수 있는 장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부산이 세계에서 꿈을 가진 젊은이들의 꿈의 실현 장소가 될 수 있을 때 우리나라도 인구감소의 치명적 약점을 극복하고 새로운 젊은 한국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부산을 궁극적으로는 싱가포르와 같은 국가 안의 도시국가로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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