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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위기를 낭비하지 말라” … 지금이 해외 부동산 투자 개척의 기회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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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3년10월21일 17시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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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준이 통화긴축을 끝내고 반전을 기다리던 대체투자 업계는 올 초만 하더라도 어둠의 터널이 지나 곧 새벽이 다가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팽배해 있었다. 그러나, 최근 여전히 높은 수준의 근원물가와 미 연방정부의 재정수지 악화 등으로 연내 반전은 요원해 보인다. 그 가운데, 해외 대체투자 부실징후가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유례없는 저금리는 풍부한 유동성을 만들어 냈고, 이와 더불어 2015년 자본시장통합법 개정 이후 전문 사모운용사 허가가 인가제에서 등록제로 전환되면서 운용사 신설 및 증권사 겸업의 급격한 증가로 시장 진입자가 크게 늘어났다. 2015년말 93개였던 자산운용회사는 현재 450여개로 운용업 진입장벽 완화로 경쟁이 격화되면서 지난 10년간 연평균 10%씩 꾸준히 성장해왔다.  

 

글로벌 부동산 투자 시장은 경기 침체와 금리 인상으로 시장 곳곳에서 녹록치 않은 환경을 마주하고 있는 가운데, 해외 부동산 투자 문제는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터져나올 태세다. 국내에서 해외에 투자한 부동산 펀드 순자산은 약 78조원으로 이중 약 39%인 30조가 2025년까지 만기 도래 예정이다. 만기 예정 자산들 대부분은 도심 핵심지역에 위치한 오피스 실물이 대부분으로 팬데믹에 따른 재택근무 일상화로 공실증가에 따른 부실 우려가 심화되고 있다. 만기 도래에 직면한 투자 건들은 대부분 만기 연장을 추진하며 리파이낸싱을 시도 중이나, 현지 은행들의 소극적인 대출 태도와 담보보강 요구로 추가적인 자금 투입 없이는 만기 연장이 어려운 상황이다.  

 

금리인상에 따른 부동산 자산가치 하락과 조달비용 상승은 비단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라 글로벌 투자자 모두의 문제이다. 그러나 유독 한국의 해외 부동산 투자가 부실 경고 등이 커진 이유는 비단 금리나 팬데믹에 따른 사회 구조적 변화 탓 만을 할 수는 없다. 최근 당면한 해외 부동산 투자 부실은 애당초 국내 기관들의 투자 행태에 큰 문제가 있었다. 

 

팬데믹 전 글로벌 주요도시의 자산 가격은 풍부한 유동성과 과열경쟁으로 버블 논란이 있었고, 2017년부터는 해외부동산 펀드 투자가 국내 투자를 앞지르며 해외 부동산 투자 붐이 일었다. 이에, 시장 참여자도 자연스럽게 급증하였으나 제대로 양성된 투자 전문가가 턱없이 부족했고, 심지어 현지 브로커에 의존한 소위 ‘묻지마’ 투자와 ‘쏠림형’ 투자가 많았다. 내용을 살펴보면 현재 만기 도래에 직면한 투자 건들 중 상당수는 투자 전략에 걸맞은 LTV(담보인정비율)와 펀드 기간 설정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투자 전략은 코어(Core)와 코어 플러스(Core+)형이 대부분으로 통상 코어형 상품은 저위험 저수익 (Low risk-low return) 상품으로 안정적인 배당수입과 운용을 목표로 50% 이하의 낮은 LTV 비율과 펀드 기간은 7년 이상으로 설정한다. 그러나 국내 기관들의 코어형 상품은 Income Gain(배당이나 이자수익)이 아닌 Capital Gain(주식이나 부동산 매매로 얻는 이익)을 얻기 위해 투자기간은 5년으로 매우 짧고, LTV 비율도 해외 기관들은 40~50%인 반면 국내 기관들은 60~70%로 매우 높았다. 잠재 부실 자산은 현재의 위험을 미래로 이연 하거나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되지 않도록 선제적 위험관리가 긴요하다. 

 

무엇보다 가장 아쉬운 점은 부동산의 본질에 대한 고민이 없는 투자가 많았다는 점이다. 부동산은 지역색이 매우 강하고 상대적으로 정보 비대칭이 매우 높은 자산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충분하게 지역과 문화적 차이를 검토하지 못한 채 한국인의 시각으로 입맛에 맞는 자산들만 편입했다. 한국 기관이 투자한 자산들의 천편일률적으로 보기 좋은 마천루, 누구나 다 아는 이름 있는 임차인, 장기 임차기간이라는 특성이 있다. 나라마다 선호하는 업무공간∙주거형태∙문화 등이 매우 다름에도 지역∙산업∙문화 등에 대한 깊이 있는 고민이 없었기에 향후 매각 시 시장의 선호가 낮을 가능성이 높아 난항이 예상된다. 

 

국내외 부동산 시장은 큰 변곡점을 마주하고 있다. 전통적인 재테크 혹은 건축학적 의미만 가지던 부동산은 금융 상품화되고, 법∙규제∙기술 등 제반 사항을 모두 결합한 종합 예술로 진화 중이다. 팬데믹 이후 ‘공간’은 그 전보다 다양한 역할이 부여되며 가치가 재창조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의 분절화가 심화되는 가운데 양극화∙노령화∙기후변화는 세계 공통의 문제이다. 특히 팬데믹 이후 인구, 산업구조, 사회 트렌드가 더욱 민감하고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 장기적 관점에서 산업과 인구 구조의 변화에 따른 기회는 산재해 있다. 

 

급성장하던 부동산 투자시장은 팬데믹 덕분에 자정작용을 거칠 수 있게 되었고, 연말부터는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현재의 위기 상황을 반면교사 삼아 철저한 정성∙정량적 분석을 통해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는 시장참여자만이 패러다임 변화의 추종자(follower)가 아닌 개척자(way-maker)의 기회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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