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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차 선명해지는 일본경제의 암울한 징조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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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0년03월08일 17시00분
  • 최종수정 2020년03월08일 11시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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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일본 경제에 이상 징후가 점차 선명히 드러나고 있다. 내각부가 지난 2일 발표한 2019년 Q4 법인기업 통계에서 기업들의 수익(收益) 및 이익이 모두 악화되는 경향을 보인 것이다. 이러한 실적 악화는 글로벌 경제의 그림자가 짙은 제조업 부문에 더욱 심각한 것으로 나타난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일본 경제를 이끌어 오던 설비투자도 전년동기 대비 3.5%나 감소, 13개 사분기만에 전년 수준을 밑돌았다. 시장에서는 9일 발표할 일본 경제 2019년 Q4 실질 GDP 성장률도 ‘6%대 후반’(종전 속보치; - 6.3%)으로 마이너스 폭을 확대할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다. (단, - 6.1%로, 종전 예상치 보다 약간 상향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음; 大和總硏)

 

日 정부, ‘완만한 회복 전망’ 표현을 계속하고 있으나….


日經(Nikkei)는 2019년 Q4 일본 경제 둔화가 종전의 예상보다 더욱 심각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전세계적으로 만연되기 시작한 COVID-19 사태가 겹쳐서, 당분간 불안이 완화(緩和)되는 것은 차치하고 그간 실낱같이 일어나던 낙관론도 되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대로 경제가 위축되는 경우에는, 비록 기업 도산이나 실업이 이어지는 상황에 빠지지 않는다 해도, 여차하면 2 사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도 나온다. 

 

심각한 것은 日 정부가 경제 회복 판단의 가장 큰 근거 요인으로 내세워온 ‘고용’에도 심각한 변조가 나타나고 있는 점이다. 대체로 경기에 후행(後行)하는 실업률이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으나, 지난 1월 유효구인(求人)배율이 0.08P 급락, 1.49배로 하락하는 등 큰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신규 구인수(數)는 무려 두 자리수로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일본 경제는 지금 그간 근근이 이어오던 ‘회복(回復)’ 기조를 유지할 수 있을지를 가를 결정적 시기를 맞았다고 관측하고 있다.

 

COVID-19 사태 최악의 경우 올림픽 개최에도 영향, 대회 취소 의견도 돌출

 

일본 경제는 오랜 동안에 걸친 침체기를 거쳐 아베(安倍晋三) 총리 집권 이후 세개의 화살(담대한 재정 출동, 과감한 금융 완화 및 획기적 구조 개혁)을 기축으로 한 적극적인 경제 정책을 펼쳐 ‘완만한 회복’ 기조를 조성해 온 바이다. 그럼에도, 일본 경제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개인 소비 부문은 좀처럼 획기적으로 개선되지 않고 있던 가운데 소비세 인상을 단행, 부정적 영향이 가중되던 상황이었다. 

여기에, 이번에 COVID-19 사태로 정부가 각급 학교의 휴교 조치 및 일상 생활의 자숙(自肅) 요청 등 긴급 방역 조치를 취하고 있어, 일반인들의 레저 및 외식 활동이 급감, 개인소비는 더욱 얼어붙을 것은 뻔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향후 기업들의 실적은 제조업, 非제조업을 막론하고 더욱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것은 분명하다. 당연히, 기업들의 투자 활동은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설비 생산 능력 증강을 위한 적극적인 투자 활동보다는 현상 유지 위주의 투자에 치중할 공산이 크다. 그러나, 사태가 수습된 뒤에는 기업들이 경쟁력 향상 및 수익 유지를 위해 IT 설비 등 노동 절약형 투자를 늘려가, 완만한 증가세가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여기에 뜨거운 변수로 등장한 것이 ‘도쿄 올림픽’ 개최 여부 논란이다. 아베(安倍) 정부는 7월에 개최될 도쿄 올림픽을 일본 경제에 활력을 재점화(再点火)할 회심의 기회로 삼고 총력을 다해 준비에 매진해 온 터다. 그러나, 대회 개최를 코앞에 둔 현 시점에서 국제 사회 일각에서 COVID-19 사태로 대회 개최를 취소해야 된다는 여론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후쿠시마(福島) 원전(原電) 문제로 의혹을 받아오던 아베(安倍) 정부는 더할 수 없는 난처한 입장에 빠진 셈이다.

 

일본 정부가 공식적으로 밝힌 것만으로도 지금까지 도쿄 올림픽 개최를 위해 126억 달러를 투입했다고 알려지고 있고, 美 CNBC 보도에 따르면, 국가감사원(NAB)은 그 금액의 두 배 이상을 들였다고 추산한다. 이런 상황에서 IOC 고위 인사들을 중심으로, 향후 COVID-19 위험성이 높아지면 대회를 취소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분출하고 있다. 일본은 COVID-19 사태로 인한 사회 혼란에 더해 올림픽이라는 큰 근심 거리가 더해진 형국이다. 실제로 대회가 취소되면 올림픽 특수(特需)는 고사하고 지금까지 쌓아왔던 경기 효과도 허사로 무산될 위기에 놓인 셈이다. 

 

”日 경제, 거시적으로는 ‘뚜벅뚜벅’, 미시적으로는 ‘울렁울렁’” 

 

글로벌 투자은행 Morgan Stanley 리서치팀은 최근 보고서에서, 일본 경제는 거시적으로는 회복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가는 양상이나, 미시적으로는 ‘울렁울렁’ 흔들리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그럼에도, 지금 글로벌 최대 현안으로 떠오른 COVID-19 사태가 언제쯤 종식될 것인가를 상정한 중심 시나리오에서 최소한 3월은 넘길 것으로 보고, 이 경우에 일본 경제는 기술적으로 ‘경기침체(recession)’로 받아들여지는 ‘2 사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런 시나리오에서, 예상되는 정책 수단으로는 일단 일본은행(BoJ)은 완화적 금융 정책 일환으로 ETF 매입 한도를 일시 연 6조엔 상한을 넘어서는 것을 허용할 것이나 금리 인하는 단행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나, COVID-19 사태가 더욱 심각하게 발전하는 경우에는 7월로 예정된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마이너스 금리를 더욱 심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이런 ‘심각’ 단계에서는 재정정책 역할을 더욱 중시, 대규모 추경 예산도 편성할 것으로 예상한다. 그간 논란의 초점이 되어온 소비세의 감세(혹은 경감 세율 범위 확대)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러한 일본 정부의 예상되는 경기 대책에도 불구하고, 앞서 소개한 다이와 총연(大和總硏)은 최근 발간한 일본 경제에 관한 월례 보고서에서 ‘이미 국내 소비 수요 및 중국, 미국을 비롯한 해외 수요 감소가 우려되던 상황에서 COVID-19 사태가 만연하게 되면 당분간 일본 경제의 ‘하향 조정’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후 최장 집권을 기록 중인 아베(安倍) 정권으로서는 그간 끊임없이 논란이 이어져온 사학(私學) 비리, 벚꽃 연회(宴會) 의혹 등 각종 개인 비리 사건들과 함께 지지도 및 리더십 하락으로 최대의 정치적 위기에 봉착해 있다. 따라서, 당면한 경제 실속을 막아 내기 위해 모든 정책 수단을 동원할 것은 분명하나, 이미 ‘아베노믹스’의 효험이 소진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회의적인 분위기에서 이번에 불어 닥친 경제 위기를 벗어날 뾰족한 방도를 찾기는 마땅치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아베(安倍) 정권의 다음 한 수에 지대한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다. <ifs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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