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태광의 바이오 산책 <47> 지속 가능한 농업기술, 어그테크(AgTech)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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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그테크(AgTech)는 농업(Agriculture)과 기술(Technology)을 결합한 합성어로서 지속 가능한 농업 생명공학 기술이란 의미로 정밀농업, 대체식품, 전자 상거래 등의 첨단 기술이 도입된 미래농업 기술이다. 어그테크는 농업을 한 단계 친환경 기술로 개선할 뿐만 아니라 더욱 전문화된 역동적 산업으로 변화 발전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세계 저명학술전문지인 사이언스(Science)지가 2022년을 빛낸 10대 과학기술 혁신성과(Scientific Breakthrough)중에는 어그테크 기술 예시로 “효율적이고 지속성이 있는 다년생 쌀(Perennial rice) 생산기술”이 선정되었다. 어그테크는 후방산업과 전방산업으로 크게 나누어 구분되는데, 후방산업은 로봇, 스마트팜, 농업 생명 바이오 기술, 관리 소프트웨어, 에너지/소재 등의 기술이 포함하고, 전방산업은 유통과 소비에 관련된 혁신 식품(배양육 등), 리테일/레스토랑, 식품 전자 상거래, HMR(Home Meal Replacement)등이 있다.
어그테크의 후방 산업기술 중 농업 생명 바이오 기술은 농업에서도 ESG를 달성하는데도 주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2016년 세계자원연구소 자료에 의하면 전 세계 농업 분야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전체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의 18.3%로 추산하고 있고, 이중 농업과 식품생산 관련 분야에서 발생하는 배출량 비중은 전체 농업의 21~37% 수준이라고한다. 기후변화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기술이 필요하고, 농업도 좀 더 친환경적이며 지속 가능한 산업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농업에서 온실가스가 발생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인간에게 필요한 특정 작물만 재배하기 위해서 잡초와 같은 생산목적 이외 식물의 성장을 막기 위해서 많은 양의 제초제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특히, 농업에서 재배하는 옥수수, 밀, 쌀과 같은 식량자원인 곡물은 매년 씨앗을 뿌려서 성장시키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1년생 잡초와 같은 다른 식물과의 성장 영양분을 차지하기 위해 경쟁하는데, 곡물을 많이 생산하기 위해서는 잡초를 제거하기 위하여 더 많은 제초제를 사용하여야 한다.
또한, 전통적 농업에서는 작물이 더 잘 생육시키기 위해 매년 파종 전 논과 밭을 갈아엎는 경작(耕作)을 진행하여야 한다. 그런데, 이런 논과 밭을 경작 과정에서 땅속에 저장된 이산화탄소가 공기 중으로 배출하여 온실가스로 작용하고 기후변화에 영향을 미친다. 또한 토양을 침식으로 식물영양 성분을 누출시켜 토양 유기체를 작물이 이용할 수 없게 산화시키고, 영양분을 보충하기 위한 화학비료와 제초제와 같은 화학농약 독성으로 환경을 파괴할 뿐만 아니라 농산물에 잔류하여 인간건강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우리나라에는 배출되는 온실가스에 2.9%가 농업 분야가 차지하여 86.8%의 에너지 분야, 7.9%의 산업공정 다음으로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온실 가스나 비료/농약에 의한 환경 파괴가 농업 분야에서도 일어나고 있는 사실은 놀랍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어그테크의 후방기술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일년생과 다년생 작물의 비교>
인류가 지금까지 6,000종이 넘는 작물을 재배하고 있지만, 현재는 세계 인구가 식용하여 에너지를 만드는 전분질의 50% 이상은 3대 주요 식량작물인 쌀, 밀, 옥수수가 담당하고 있다. 이렇게 단일 품종을 단작(單作)하면 작물은 가뭄과 병충해에 약해지고, 토양도 지력을 잃게 되어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빈번한 밭갈이를 하여 토양 속에 생물 생태계와 토양 영양 상태를 개선시키기 위해서 화학농약과 비료를 사용한다. 또한, 경작을 하면 흙 속 탄소가 이산화탄소로 배출되어 기후변화 문제가 발생하고 식량작물과 일년생 잡초간의 흙 속 영양소 경합을 막기 위해서 다량의 제초제를 사용하여 환경오염원이 되고 있다.
미국 경지연구소(The Land Institute)의 제리 글로버 박사는 일년생 밀밭과 다년 생 초지작물이 자라는 경지를 비교 연구한 결과, 다년생 식물들이 살아가는 땅이 더 건강하고 안정된 생태계를 유지하고 있음을 증명하였다. 여러 해 동안 같은 자리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는 다년생 식물은 아무래도 일년생 식물보다 땅속 깊은 곳까지 뿌리를 내릴 수 있다. 깊고 복잡하게 뻗어 내려간 뿌리는 주변의 흙을 더 단단하게 붙잡아 시간이 지나도 토양이 유실이 적어서, 가뭄으로 인한 피해도 적을 뿐만 아니라 땅속 수분을 이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특히 다년생 작물은 토양을 선점하여 일년생 잡초의 발생을 막아주어 제초제 사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따라서 인류가 필요한 무/저 농약의 안전한 식량 공급과 기후변화와 같은 환경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일년생 식량작물을 다년생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일년생 작물에 비해서 같은 작물이라도 농업 생명 바이오 기술을 활용하여 다년생으로 전환하여 경작하면 땅을 갈거나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 결국, 토양에 건전한 토양미생물의 서식처를 만들어 작은 구슬 모양의 씨알 토양구조를 형성하여 흙 속으로 공기가 잘 통하여 마치, 호미질과 같은 경작을 하듯이 작물에 적합한 최적 토양으로 개선된다. 토양을 보호하는 기능으로 토양 속 탄소를 저장하여 이산화탄소로 급속히 배출을 막아서 기후변화를 만드는 온실효과를 막아주고, 천천히 이산화탄소가 배출되면서 식물의 광합성 능력을 높여서 작물의 생산성과 품질을 높일 수 있다.
<기후변화에 대비한 다년생 작물>
기후변화로 일어나는 가뭄이나 열악한 환경에서 경작할 수 있는 식량작물을 선발하여 식용이 가능한 작물로 활용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고, 식량작물을 재배하면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이 에너지 분야와 산업공정 분야에 이어서 3위인 농업 분야(2.9%)에서도 온실가스 발생 최소화는 매우 중요하다. 뿌리가 길어서 지하의 수분을 이용하여 가뭄에 견디고, 다년생 작물의 긴 뿌리에 공생하는 미생물은 흙의 씨알 구조를 유지하여 공기 유통이 가능하여 흙을 갈아엎지 않는 무경간농법(無耕墾農法)은 흙 속 탄소배출을 막아 이산화탄소 배출을 막아 줄 수 있다. 또한, 일년생 잡초와 일년생 작물이 토양 속 영양분 섭취 경합을 막기 위해 사용하는 잡초제거용 제초제사용은 환경오염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몇 가지 다년생의 작물을 소개 <그림 1 참조> 하면서, 이미 자연에 존재하는 다년생 식량자원 개발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가장 먼저 소개할 수 있는 식량용 작물로는 가뭄에 잘 견디고 잎에서 씨앗까지 먹을 수 있고 항산화 성분과 비타민 및 미네랄이 풍부하여 아메리카 원주민이 식용한 아마란스(Amaranth)이다. 또한, 서아프리카에서 재배되는 흰 기장(Digitaria exilis), 검은 기장(Digitaria iburua) 종류는 긴 뿌리(2~3m)로 깊은 지하의 물을 이용할 수 있어서 가뭄에 저항성이 있다.
척박한 토양에서 식물성 아미노산을 만들면서도 밀에 있는 글루텐이 없어서 먹는데 거부감이 없고 특히, 혈당 관리에 효능이 있는 포니오(Fonio)도 대표적인 척박하고 가뭄에 견디는 다년생 작물이고 아직은 왕겨 껍질을 벗기기 어렵고 노동이 많이 더는 단점은 있지만, 단백질 함량이 높고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하여 슈퍼 곡물(Super grain)이라 불린다.
이외에도, 뿌리 결절로 대기 중 질소를 고정하여 이용하고 씨앗과 뿌리에 단백질이 많고 가뭄에 견딜 수 있는 동부 콩(Black-eyed bean)과 동남아, 태평양 열대지방의 토란과 비슷하지만 크기가 토란보다 큰 뿌리 작물인 다년 생의 타로(Taro)가 있다.
미국의 지속 가능 농업 연구단체인 “랜드연구소”가 개발한 컨자(KernzaⓇ)는 밀(Wheat)과 달리 다년생 작물로 3m나 되는 뿌리를 갖고 있어 토양을 고정해서 침식을 막아주고 가뭄에도 강하다. 컨자는 밀농사에 비해 비료가 작게 들고, 토양을 건강하고 비옥하게 만든다. 한 번 심으면 5년 연속 곡물을 수확할 수 있다고 한다. 친환경을 표방하는 의류업체 파타고니아는 2016년부터 컨자 밀을 이용해 맥주를 생산하고 있다.
<일년생 작물에서 다년생 작물로 변환>
농촌경제연구원의 통계자료에 의하면, 2022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생산한 식량작물은 옥수수 11억 6,547만 ton, 밀 7억8,974만 ton, 쌀 5억 297만 ton이 생산되어서 지구상 80억 인구가 먹고 살았다. 하지만, 세계 3대 식량작물인 옥수수, 밀, 쌀이 모두 일년생 작물이어서 들어가는 노동비용과 제반 경작 비용이 다년생 작물보다 훨씬 높다. 안정된 생산량을 확보하면서도 기후변화로 일어날 수 있는 가뭄에 대비하고 기후변화를 발생시키는 온실가스 배출을 줄일 수 있게 흙을 갈아엎지 않고 제초제 사용을 하지 않는 다년생 작물의 개발이 필요한 시점이다.
대표적으로 일년생에서 다년생 벼를 개발하여 쌀을 생산한 예는 다년생으로 전환한 좋은 성공예가 되고 있다. 일년생 쌀을 다년생으로 전환하는 연구는 중국 윈난 대학 후펑이(胡鳳益) 교수팀이 중국 창슝(長雄) 야생 벼의 무성번식 특성을 활용하여 다년생 벼를 육성하는 방법을 연구하여 다년생 벼 Perennial Rice 23(PR23)을 개발<그림 2>하였다.
2016년에 벼 PR23을 파종하여 현재까지 이미 13차례 수확하여서 만족한 생산량을 얻는 새로운 농법 개발에 성공하였다(신화통신, 2022.10.18.). 다년생 벼는 한번 심으면 다음 해부터는 밭을 갈거나 파종을 할 필요가 없어서 당연히 모종을 기르거나 이양을 할 필요가 없어서 노동력을 절감할 수 있고, 논밭을 관리하기만 하면 벼 이모작을 한 후에도 월동을 거쳐 다년간 벼 생산이 가능하다고 한다. 현재 다년생 벼의 한 해 이모작 생산량은 666.7㎡당 최고 1천㎏(10a당 약 750kg) 이상을 생산하여, 보통, 우리나라(1모작)는 10a(1,000m2)당 쌀 약 500kg(평년작)을 생산하는 것과 비교하면 훨씬 생산량이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아직은 풀지 못하는 문제점은 있다. 비록 PR23 다년생이기는 하지만 5년이 지나면 알 수 없는 이유로 수확량이 급감하기에 5년을 주기로 다시 심어야 한다는 것과 밭을 갈아 흙을 뒤섞는 농업 기법은 흙 속에 남은 해충들의 알을 죽이고 잡초들을 제거하는 효과가 있어 이런 농법을 멈추는 경우, 해충의 피해 및 잡초제거 어려움이 증가한다는 단점이 있어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실제로도 PR23을 경작하는 경우, 제초제 사용량이 기존 농법보다 1.5배까지 늘어난다고 보고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완성되지는 않았지만, 미래가 가능한 결과로 사이언스(Science)가 2022년 10대 혁신과학성과( 2022 Breakthrough of the year)중 하나로 선정되었다.
<맺는말>
2020년도가 지나감에 따라서 갑작스러운 장마와 아열대를 방불케 하는 스콜(Squall)뿐만 아니라 올해는 거의 영하 15~17℃에 이르는 혹한은 우리나라에서도 점차 기후변화가 확실히 실감하고 있다. 전 세계는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감소시키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일반인에게 탄소제로는 너무나 거대하고 실천하기는 너무 어렵게만 느껴진다.
지금까지 농사짓는 일은 이산화탄소를 이용하여 식물 광합성을 하여 식량 생산을 비롯한 바이오매스를 만들어 온실가스와는 전혀 관계가 없을 것으로 생각하는데, 놀랍게도 농업에도 현재 온실가스인 전체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2.9%나 차지하고, 농사에 유익하게만 생각했던 경작 시 흙을 갈아엎을 때 다량으로 발생한다고 하고, 특히, 일년생 작물 생산 시 사용하는 제초제로 인한 환경오염에 심각성이 있다고 하니 더욱 난감하기만 하다.
일년생의 옥수수, 밀, 쌀과 같은 3대 식량작물을 생산할 시 생산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화학 시비(施肥)는 물론 농약이 환경에 악영향을 미치고, 흙을 갈아엎는 경작(耕作) 때 흙 속 탄소를 이산화탄소로 바꾸어 공기 중 배출되어 온실가스로 작용한다고 하니 더욱 어렵게 생각된다. 하지만, 긴 뿌리를 가진 다년생 식량작물은 지하 수분을 이용하여 가뭄에도 견딜 수 있고, 흙을 갈아엎지 않아도 오랫동안 함께 공생한 미생물이 영양분을 공급해 줄 뿐만 아니라 흙 구조를 동글동글한 씨알 구조를 만들어 뿌리 속에 공기를 공급하여 흙을 갈아엎는 효능과도 같아서 노동력이 절감되는 무 경작 (Zero tillage) 농업이 가능하다.
특히, 땅속 탄소도 잘 보존하여 이산화탄소를 발생이 적어서 온실가스 생산을 최소화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작물이 성장할 때 적절한 양의 이산화탄소 배출로 식물의 광합성을 도와서 품질이 좋은 식량을 많이 생산할 수 있다. 실제 중국에서 다년생 벼를 만들어 13차례나 파종, 매년 모내기를 하지 않고도 기존의 쌀 생산 보다 1.5배나 많이 수확한 놀라운 결과는 사이언스지에서 2022년의 10대 과학혁신 기술로 선정하였다.
우리나라도 쌀 생산이 많아서 쌀 수급 개선을 위해 논에 타 작물인 콩, 밀, 옥수수 등을 재배하는 경우 보전금 지급을 추진한다고 하는데, 미래의 지구 환경을 위해 온실가스 배출이 적고 수확량이 많은 다년생 식량작물의 생산을 시범 실험하는 것이 어떨지, 비농업인으로서 막연히 생각해 본다.
<ifs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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