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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전망> 47년 만에 EU와 결별하는 영국: 홀로서기 가능할까?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20년02월04일 17시02분
  • 최종수정 2020년02월18일 16시48분

작성자

  • 신용대
  • 국가미래연구원 연구위원, 前 건국대학교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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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서방문명은 영국을 필요로 한다. 그리고 유럽은 문명에의 독특한 기여를 지속하기 위하여 영국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자질을 필요로 한다.(중략). 대영제국의 안정성을 존중해 왔고, 탈식민지화의 질서 있는 과정을 존중해 왔다(중략). 영국이 인류문명에 기여한 것 중에서 두 가지가 중요하다. 자유에 대한 존중과 민주제도의 운영이 그것이다(중략). 영국의 (유럽에의) 합류가 공동체운영을 해치지 않을 것이다(중략). (영국은) 통합으로 발전하고 있는 유럽과 함께 함으로써만 새로운 역할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중략).

공동체 확장이 잠시 지연되었다 하더라도 서방을 조직하는 데에 잃어버릴 시간이 없었다. 시간이 왔을 때 영국은 이 과정에서 본연의 자리를 다시 차지할 것이다(중략). 공동시장은 전세계적으로 반향을 가져 왔다. 바로 이것이 공동체가 역동적인 힘으로 존재하고 있다는 점을 증명하고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영국은 더 이상 그 힘에 반대할 선택권이 없으며, 결국 그 속에 통합되게 될 것이다.』 <Jean Monnet, Mémoires중에서>

 

영국, 가입 47년 만에 EU에서 정식탈퇴


영국은 지난 1월 31일 23시(그리니치표준시·GMT)를 기해 EU에서 정식 탈퇴하였다. 영국은 1957년 창설된 EU의 전신인 유럽경제공동체(EC)에, 장 모네가 그토록 유럽의 통합과정에 합류하기를 원했던 영국이 1973년 가입한 이후 47년 만에, 그리고 2016년 6월 국민투표로 탈퇴를 결정한 지 3년 7개월 만에 EU와 결별하는 셈이다. 영국의 존슨 총리는 영국이 하나로 단결하여 ‘전진(take us forward)’할 것을 다짐한 반면,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은 ‘매우 슬프다(deeply sad)’, 독일 메르켈 총리는 ‘우리 모두에게 깊은 상처(a deep cut for us all)’라는 표현으로 영국의 EU탈퇴를 아쉬워하고 있다.

 

영국의 EU탈퇴는 EU법 제50조 절차에 따른 것이다. 영국은 EU측에 탈퇴통지→EU와 탈퇴협정을 체결→협정안에 대한 영국 의회의 승인→EU측의 협정안 서명→유럽의회의 비준 절차를 거치는 등 영국의 EU탈퇴협정(WA)이 영국과 EU 양측의 서명과 의회 비준 절차를 완료함에 따라 이루어졌다. 즉, <표 1>에서 보는 바와 같이, 영국 의회는 EU와 영국이 지난해 10월 합의한 탈퇴협정을 이행하기 위해 영국 내부적으로 필요한 EU 탈퇴협정 법안을 최종 통과시켰다. 이어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Ursula von der Lyen) EU집행위원장과 샤를 미셸(Charles Michel) EU정상회의 상임의장,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등 양측 지도자가 탈퇴협정에 정식 서명하였다. 이어 유럽의회가 지난 1월 29일 영국의 EU 탈퇴협정을 비준하면서, 협정은 영국시간으로 이날 23시, 유럽시간 기준으로 다음날 0시를 기해 정식 발효되었다.

 

이로써 영국은 2020년 12월 31일까지로 설정된 이행 기간에 진입한다. 이행 기간동안 영국은 EU의 역내시장과 관세동맹에 잔류하여, EU시장 접근에 제한이 없다. 즉, 이행 기간에는 상품, 서비스, 자본 및 노동 등 EU 단일시장의 4대 자유화 원칙이 그대로 적용된다. 그러나 영국은 탈퇴협정의 발효로 EU 회원국 지위를 잃게 되어 EU의 의결권행사에 참여할 수 없다. EU는 영국을 제외한 27개 회원국이 남게 된다. 영국의 EU 탈퇴가 실감 되는 것은 2020년 말에 예정된 이행 기간이 종료시가 될 것이다. 브렉시트가 단행되면서 양측은 이행 기간 안에 무역협정을 포함한 미래관계에 대해 협상을 시작하고 양측을 규율할 새로운 무역협정안을 도출해야 한다. 사실상 짧은 기간 안에 새로운 무역협정을 체결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아무런 "합의 없는 협상"에 따른 불확실성 요인이 지속되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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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말까지의 이행 기간에 EU와 미래 관계설정을 위한 새로운 협정체결

 

영국과 EU는 오는 2월 25일에 예정된 EU정상회의를 기점으로 양자간 새로운 무역협정을 포함한 미래관계 설정을 위한 협의를 시작하여, 3월부터 본격적인 협상에 임하게 된다. 정치 선언은 2020년 말까지의 미래관계 협정체결에 영국 · EU 양측이 노력한다고 명기되어 있지만 EU가 비관적인 발언을 반복하고 있어 영국 정부는 초조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지 전문가들은 다양한 분야를 망라한 미래 관계 협상에 비추어볼 때, 쉽게 합의점을 찾기가 어려울 것으로 평가한다.
  
영국과 EU가 2020년 12월 말까지 협의할 분야는 무역, 금융서비스(6월 말까지), 어업, 데이터지원 의사결정, 남·북아일랜드 등을 포함하여 다양하다. 이외에도 안보와 교통 등 큰 이견이 없는 분야와 민간 원자력발전 등 시한이 정해지지 않은 분야들도 존재한다. 가장 큰 이슈는 대EU 무역이 영국무역의 절반을 차지하는 무역분야에 대한 협상이다. 영국으로서는 EU와의 무역협상에 있어서 EU의 단일시장 접근의 필요성과 제3국과의 새로운 무역협정의 체결과정에서 EU의 규제 및 규범과의 양립성 그리고 영국의 기간산업이라 할 수 있는 금융서비스부문의 EU시장접근 등을 고려하고 있다. EU측은 폰 데어 라이엔 EU집행위원회 위원장이 단일시장의 좋은 점만을 취하려는 영국의 입장을 거부하는 자세를 명확히 하고, 무역협정은 관세 및 할당 외에도 덤핑도 포함되어서는 안된다는 입장이어서, 영국과 EU사이에 이견이 노정되고 있다.

 

존슨 총리는 지난 12월 조기 총선에서 압승하여 체커스 합의에 의한 통상협정의 방향성을 대폭 재검토하여 캐나다형 무역협정의 체결을 염두에 두고 EU측과 대화하고 있다. 사실상 영국이 무역협상의 방향을 전환한 것이다. 과거 무역협정의 협상에서는 존슨 총리는 2018년 7월 메이 정부가 Brexit 백서로 제시한 체커스(Chequers Plan) 합의에 항의하여 당시 외무장관직을 사임하였다. 체커스 합의는 일반적인 룰 북에 근거하여 무역 및 관세를 EU에 대신하여 징수함으로써 EU규정에 부합하는 방향성을 나타내고 있다.

 

캐나다형의 원형은 EU와 캐나다가 맺은 포괄적 경제무역협정(CETA)으로, 영국이 EU 단일시장과는 독립적인 형태로 협정을 맺는 경우이다. 영국이 EU와의 정치 선언에서는 단순한 캐나다형과 달리 금융서비스를 포함한 서비스 전반에까지 협정 영역의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처음 캐나다형에 대한 검토는 EU 단일시장에서 탈퇴하여 EU로부터의 간섭을 최대한 억제하여 지지되었지만, 북아일랜드에서 물리적인 국경이 발생하게 되어 캐나다형 협정의 체결은 곤란하다고 여겨져 왔다. 다만 지난해 존슨 총리가 EU와 합의한 수정 탈퇴협정안에서 북아일랜드가 사실상 EU 단일시장에 잔류하고, 농산물·식료품과 공산품을 포함한 모든 제품에 EU 규정을 준수해야 하는 한편 영국의 관세 영역에 잔류하기로 하여 상황이 진환되었다. 영국 전역이 EU의 관세동맹에서 탈퇴하지만, 아일랜드에서 물리적인 국경은 피할 수 있게 된다(실질적인 관세 국경은 아일랜드海에 그어지게 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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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합의 없는 탈퇴" 방지를 위한 이행 기간 연장은 가능할까?

 

영국의 EU 탈퇴협정에서는 이행 기간이 끝나는 2020년 말에 여러 가지 절차상 수속이 늦을 경우를 대비하여 1회에 한하여, 1년 또는 2년의 연장이 가능하다. 연장은 영국과 EU의 대표자로 구성된 '합동위원회'가 2020년 7월 1일 이전에 결정한다. 신청기한은 6월 말. EU 탈퇴의 연기와는 달리, 영국뿐만 아니라 EU 측도 연장을 요청할 수 있다.

 

그동안 EU측은 이행 기간의 연장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꾸준히 제기하여왔다. 지난 1월 8일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EU집행위원장은 존슨 총리와 취임 이후 처음 회담에서, EU 측에서 이행 기간을 연장하지 않고 포괄적인 협정체결을 기한 내에 종료시키는 것은 비현실적이라고 지적하였다. 이에 반해 존슨 총리는 2020년 말까지 무역협정을 체결하고 탈퇴 후 EU 규정을 준수하지 않을 뜻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그리고 존슨 총리는 영국의 EU 탈퇴 이후 시작될 협상의 전초전이 된 회담에서 영국의 어업수역에 대한 주권을 유지한다는 의견도 제시하여 상황을 더욱 어렵게 하였다(EU선적에 영국내 바다를 침범당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서 브렉시트를 견고하게 지지한 영국 어업계는 EU의 공통어업정책에 얽매이지 않는 통상정책을 원한다). 존슨 총리는 재화 및 서비스 분야를 무역협정의 대상으로 제시하고, 사람의 이동 자유와 유럽사법재판소의 관할권 문제 등은 대상에서 제외되어야 한다는 자세를 내보였다.

 

이행 기간의 연장 여부가 주요 관심 사항으로 떠오르는 이유는 이행 기간이 2020년 말까지여서 다양한 미래관계협정을 체결하기에는 시간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연장 가능성이 예상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2020년 말까지 포괄적인 협정의 준비가 이루어지지 않고 "미래관계의 협정 없이 이행 기간의 종료"로 인하여 사실상 "합의 없는 탈퇴"를 방지하기 위해 존슨 총리가 정책을 전환하여 이행 기간을 연장할 것이라는 기대이다. 영국과 EU사이에 미래관계의 협정 없이 이행 기간이 종료될 위험을 경계하여 기업들은 재고투자를 증대시킬 것이 예상된다. 따라서 2020년의 성장률은 재고투자의 증가영향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그 반동으로 2021년의 성장률은 낮아질 것으로 전망한다.

 

경기를 뒷받침하기 위해 영란은행(BOE)은 계속 저금리 정책을 유지할 공산이 크다. 이행 기간이 연장되는 시나리오에서는 파운드화의 하락은 예상되지 않는다. 그러나 이행 기간이 연장되지 않을 경우 파운드화의 급락이 예상된다. 파운드화 방어를 위해 BOE는 금리 인상을 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경기는 하강할 위험성이 있다.

 

둘째, 새로운 무역협정이 없는 상태에서 이행 기간이 종료된다면, 그 순간부터 WTO의 MFN원칙에 따른 관세가 적용된다. 물류면에서의 혼란이 예상되고, 수급 양면에서 영국 경제를 강하게 압박하게 된다. 이 경우 2021년 이후 영국 경제가 본격적인 경기침체에 들어갈 가능성이 우려된다.

 

셋째, 존슨 총리가 영국의 기간산업인 금융서비스업의 유럽시장 접근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은 더욱 연말까지 협상을 마무리하기 어렵게 한다. 지금 그대로 EU 역내 금융시장에 접근하고자 한다면, 탈퇴 후에도 EU 규정을 준수해야 하지만, 카니 BOE 총재와 2020년 3월 15일에 그 후임이 될 앤드루 베일리 영국 금융행위감독청(FCA) 청장까지도 영국 금융시장의 자유화(EU규정에서 탈퇴)를 요구하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영국 금융서비스부문은 이미 상호인증을 포기하고 동등성 인증이나 그에 준하는 서비스 협정체결을 해결책으로 삼고 있지만, 영국 정부가 어떤 범위의 금융서비스까지를 원하느냐 따라 협상 기간도 크게 달라진다. 단일시장을 전제로 하는 크로스 국경 금융서비스의 권리를 바란다면, 연말을 넘기게 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이행 기간의 연장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행 기간의 연장이 쉽지 않은 주장은 다음과 같다.

 

첫째, 주권회복을 바라는 지지자들의 반응 때문이다. 영국 정부에게는 이행 기간의 연장은 탈퇴에 따른 주권의 회복을 늦춰 EU에 양보하는 구도가 되고, 탈퇴지지자의 기대에 벗어나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이행 기간이 연장되면 일방적으로 EU법에 따르는 기간이 길어져 유럽사법재판소의 관할권으로부터의 탈퇴도 제3국과 체결한 FTA 발효도 늦춰진다. 이행 기간이 연장되는 경우에는 2021년 이후 EU 예산의 출연에 대해서도 협의해야 한다. 지난해 12월 조기 총선에서 보수당이 하원 의석의 과반수가 넘는 의석을 차지하여, 2019년의 탈퇴협정을 둘러싼 표결의 경우처럼 의회에 의해 영국 정부가 의사에 반하는 상황으로 몰리는 일은 없어졌다. 존슨 정부가 성립한 지 얼마 되지 않은 탈퇴협정 법안의 연장 금지 법안의 수정을 다시 시도하는 것도 예상하기 어렵다.

 

둘째, 포괄적인 협정 발효는 어려울지라도, 이행 기간 중에 발효 절차를 마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협정을 정리하여 사실상 합의 없는 탈퇴는 피할 수 있을 가능성 때문이다.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EU집행위원장은 런던정경대(LSE)에서의 강연에서 "단일 시장과 관세동맹의 일체성을 유지하는 해결책을 위해 일한다"는 점에서 "타협할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영국과 자유무역협정 협상에서 포괄적인 협정의 구체적인 내용까지 신속하게 합의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여 우선순위를 정해서 협상(하여 기한 내에 합의를 목표로)할 것을 밝혔다. 우선순위를 정할 필요가 있다는 발언에서 단일 시장과 관세동맹의 일체성을 해치지 않는다면, 예를 들어, 범위를 한정한 많은 유보 조건를 붙인 시한적인 협정을 발효하는 등의 타협은 있을 수 있을 것이다.

 

사실상 영국이 EU에서 탈퇴한 이후 EU와의 미래관계를 위한 새로운 협정을 협의하는 과정에서, 정치적인 합의를 수용하는 광범위한 포괄적 협정의 발효 절차를 이행 기간 연장 없이 끝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이행 기간의 연장이 없다는 영국 측의 입장은 EU에 대한 존슨 총리식의 협상 전술일 수도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EU는 영국과의 새로운 무역협정의 협의에 있어서 매우 신중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어, 올해 안에 새로운 무역협정의 합의는 예상하기가 쉽지 않다. 협상의 난항이 계속되면 결국 영국 하원은 새로운 법을 통과하여 EU에 이행 기간의 연기를 신청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새로운 영국으로 ‘재개발’을 통해 홀로서기가 가능할까?

 

영국 경제가 EU 탈퇴로 인하여 받는 경제적인 영향은 2020년 말까지의 이행기간이 지나고 영국이 EU의 단일시장에서 누리던 노동, 상품, 서비스 및 자본의 자유 이동 등 4대 이동의 자유가 사라지거나 제약됨에 따라 발생하는 무역에서의 관세 및 비관세 장벽 등 거래비용의 발생, EU로부터 유입되던 노동 및 자본 등 생산요소의 흐름이 제한되면서 발생하는 기존 경제질서의 변화의 크기에 따라 달라진다. 즉, 단기·중기적으로는 시장의 불안정과 불확실성 상승으로 인한 하락세 지속, 중장기적으로는 향후 EU와 체결할 무역협정의 방향이 부정적 영향의 크기를 결정할 것이다. 더 나아가 기업과 금융기관의 타국으로의 이전이 가속화되면 잠재성장률이 저하될 것이다. 따라서 EU 탈퇴에 따라 영국이 제조업 등 상품부문을 중심으로 통상관계에서 가장 큰 영향을 받게 되고, 경제 전체로는 장기간에 걸쳐 성장률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한다(News Insight, 원점으로 돌아온 브렉시트: 무엇이 문제인가? [⓹끝] Brexit가 영국경제에 주는 변화와 영향, 그리고 우리의 대응, 2019sus 5월 22일자 참조) .

 

이행 기간을 포함하여 중·단기적으로 보면 영국의 EU탈퇴가 영국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더욱 키울 것이다.

 

우선 영국의 EU 탈퇴를 계기로 영국에 진출한 역외기업들의 유럽대륙으로의 접근성이 축소되면서 진출기업들의 유럽 산업재배치는 불가피할 것이다. 영국에는 많은 EU역외기업들이 진출하여 지역본부(RHQ)를 설치하고 있다. 영국에 지역본부를 설치하여 유럽대륙으로 진출하였던 많은 역외기업들이 지역본부를 영국으로부터 독일, 네덜란드, 벨기에 등으로 이전하고 대영 판매 비율을 낮출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게 되면, 법인세 수입 감소뿐만 아니라 지역본부가 고용한 높은 연봉의 우수한 인력들의 소득세 수입 감소도 면할 수 없다.

 

둘째, 외국계 기업이 생산 기지를 유럽대륙으로 돌리면, 단순히 지역본부의 이전 이상으로 영국 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탈퇴 후 영국의 EU 수출 품목 관세가 부과되며, 생산, 판매, 물류를 영국에 집중하는 장점을 외국 기업은 상실하게 된다. 다른 나라에 생산시설이 이전되고, 새로운 투자 대상에서 제외되면 외자 의존형 영국 경제는 성장의 기회를 잃는다. 생산, 고용 모두 타격을 받아 2014년부터 둔화 기미를 보이는 실질 GDP성장률(2018년은 1.4%→2019년 1.3%)은 더욱 하락할 것이다. 유력 외자기업의 철수가 계속되면 영국은 수량 베이스로 수출이 줄고, 2018년에 계상한 1380억 파운드의 적자폭이 더욱 커질 것이다.

 

셋째, 외환 시장에서 파운드화의 약세가 불가피하다. 위의 동인에서 경제 성장률의 저하를 피할 수 없게 되어 고용 기회의 축소로 국내 실업률이 높아지면 영국 경제의 펀더멘털의 악화가 나타나 파운드화가 약세로 돌아서게 된다. 이는 수입품의 국내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서 물가가 상승한다. 그리고 파운드화 약세는 수출수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파운드화 기준 수출액은 유지된다. 하지만 파운드화 기반으로 수입 단가도 상승하기 때문에 무역 수지는 적자 기조에서 탈피하기 어렵다.

 

넷째, 파운드화 약세를 가정하는 한, 수입 인플레이션 파급으로 국내 물가는 상승한다. EU 탈퇴 후에는 저렴한 노동 공급원이 동유럽 국가에서 이민자들이 입국하려고 해도 제한을 받아 국내 임금 단가는 상승하게 된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 볼 때, 영국이 지닌 경제의 장점을 살린다면 영국은 스스로의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도 있을 것이다. 영국은 그동안 EU시장의 진출교두보로서 영어권, 훌륭한 생활 인프라기반, 풍부한 양질의 인력, 지리적 편의성, 중동 및 아프리카 국가와의 긴밀한 관계, 높은 기술력, 다른 유럽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제조업 인건비, 낮은 진입장벽, 정치적 안정성 등 기업입지로의 다양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News Insight, 영국은 EU에서 탈퇴할 것인가, 2016년 3월 2일자 참조).

 

향후 영국은 EU와 미래관계설정을 위한 새로운 협정을 체결하고, 이어 EU 역외 국가로의 무역의 다각화, FTA 체결, 외자 우대 정책 확대, 국내 연구·개발 정책의 강화, 산업 클러스터의 산·관·학의 유기적인 연계 강화, 세계 대학순위 최상위를 지렛대로 한 많은 나라에서 유능한 인재 유치 및 활용, 국가의 안전 향상과 서비스 제공에 따른 영국내 관광의 촉진 등 국가 정책과 민간부문의 활성화 등 "국가 재개발" 노력으로 성장기회를 마련하여 홀로서기 할 수 있을 것이다. 영국의 선택이 영국을 재건하는 계기가 되어 EU 탈퇴가 올바른 선택이었다고 평가되기를 기대해 본다. 그리고 영국은 EU에서 탈퇴는 하지만 유럽의 일원으로 모네의 표현대로 유럽이 (세계) 문명에의 독특한 기여를 지속하는 과정에서, 영국의 새로운 기여가 필요하다고 손을 내민다면, 다시 그 손을 잡고 통합으로 발전하는 유럽에 합류할 수 있을지, 영국의 장래에 선택이 무엇일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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