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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도 GDP대비 국가부채비율의 함정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19년10월14일 17시00분
  • 최종수정 2019년10월14일 13시41분

작성자

  • 김원식
  • Georgia State University 객원교수, 건국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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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심각한 경제상황을 반영한 초대형 슈퍼 예산으로서 513조원의 2020예산안은 그 규모도 문제이지만, 더 심각한 것은 72조1천억 원의 대폭적 적자 재정이라는 것이다. 9.3%의 정부지출 증가에 비하여 정부수입은 1.2% 증가함에 따라 올해 33조8천억 원의 적자국채를 발행한데 이어 내년에 60조2천억 원을 발행할 예정이다. 

 

재정적자가 쌓여서 만들어지는 국가채무는 우리 경제의 대외신뢰도를 결정하는 주요 지표이다. 대외신용도가 하락하면 우리 돈의 신뢰가치가 하락하여 환율이 오르고 무역거래가 위축되면서, 물가가 상승하고 불경기가 된다. 정권 유지만을 위한 정치적 포퓰리즘이 사회보장지출을 늘이면서 대폭적 적자재정가 불가피하게 된다. 국채를 통한 재정조달을 위하여 발행금리를 높이면서 국채를 발행하게 된다. 이에 따른 국가채무의 증가는 다시 대외신용도 하락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계속된다.    

 

소득주도성장정책에 따른 노동시장의 경색으로 일반 서민들의 생계가 심각하게 어려워지면서 예상치 않게 복지지출이 대폭적으로 늘고, 세수는 작년의 저성장으로 감소하는 추세여서 재정적자는 불가피하다. 정부는 우리나라 국가부채가 감당할 만하다고 하지만 채권자들은 항상 우리의 상환능력을 샅샅이 들여다보고 있고 언제든 부채상환고지서를 날릴 것이기 때문에 쉽게 넘길 일이 아니다. ‘빚지고는 못 산다’는 속담은 개인에게도 해당되지만 국가에도 해당된다. 빚은 다음 세대에도 끝없이 이전되고 지옥까지 따라가기 때문에 더 무섭다. 

 

올해 예산의 의무지출이 이미 50%를 넘어서면서 이제는 사실상 재량적 지출이 더 어려워지는 상황이고, 무상복지나 고령화 저출산 및 청년실업 정책 등으로 인하여 앞으로 의무지출비율은 더 이상 낮아질 것 같지 않다. 2015년 박근혜정부에 대하여 (GDP대비) “국가부채비율은 40%가 마지노선”이라고 윽박지르던 야당대표 시절의 문재인 대통령이 그 ‘40%룰’을 스스로 번복할 만큼 우리 경제 상황은 심각하다. 

 

G2로서 글로벌 경제의 주도권을 둘러싼 미중간의 무역분쟁, 과거청산을 둘러싼 한일 역사 갈등에서 비롯된 상호 불매운동, ‘R(recession)’과 ‘D(deflation)’로 상징되는 세계적 불경기에 당면한 우리 경제다. 마이너스 이자율에 따른 우리은행의 DLS(Derivatives Linked Securities: 파생결합증권) 투자손실과 라임자산운용의 ‘펀드환매 제한’을 빌미로 번지는 증권시장의 펀드런(대량환매) 우려는 우리 경제에 매우 불길한 징조를 예고하고 있다. 이 마당에 정부가 대폭적 적자재정으로 국채발행을 늘이는 것은 거시경제의 핵심 지표인 국가부채비율을 높여서 국가신용도를 조정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OECD는 최근 우리나라 올해 경제성장률을 2.4%에서 2.1%로 낮추었다. UBS, JP모건, 골드만삭스 등 해외의 유수한 투자은행(Investment Bank)들은 물론 국내의 LG경제연구소까지도 거의 모두 올해 우리 경제성장률을 1%대로 예상하고 있다. 

 

치열한 글로벌 경쟁시스템 하에서는 항상 경제 활성화에 총력을 기울여야 하고 지속가능하게 유지해야 하는데 현재의 정부정책은 재정확대에만 집중함으로써 사실상 회복이 쉽지 않다. 우리는 남유럽 PIGS(Portugal, Italia, Greece, Spain)국가들 및 최근 베네수엘라와  아르헨티나의 재정파탄을 직시해야 한다.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하여 정부예산에서 재정, 금융 그리고 기업 활동을 둘러싼 규제완화의 총체적 조합이 시급하다. 

 

현 정부는 불경기에 적극 대처하기 위하여 확장적 지출이 불가피하다고 하나 사실은 집권초기부터 이미 돈 풀기를 시작했다. 그래서 불경기인 지금은 더 높은 전년대비 9.3%가 증가한 예산안을 편성했다. 문재인 정부가 예산을 직접 편성한 2018년에는 7.1%, 2019년 9.5%로 2017년 3.7%의 거의 두 배 이상 증가하고 올해도 정부의 돈 풀기는 지속되고 있다. 

 

예산증가는 국민들의 조세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국민들의 조세부담 강도가 어느 정도 인지 측정할 수 있는 지표로서 경제성장률 대비 예산증가율을 들 수 있다. 이 비율이 올해는 4.52배로서 금융위기였던 2009년의 13.25배를 제외하고는 가장 높다. 이는 우리 국민들이 재정으로 어느 정도 고통을 받는지를 측정하는 ‘재정고통지수’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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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도 GDP 대비 국가부채비율은 39.8%로서 어떤 다른 선진국들보다 낮다. OECD 평균은 113%수준이고, 일본은 발행된 국채를 국내에서 흡수하는 예외적인 국가로서 220%이다. 이러한 국가부채 수준에 대하여 외국의 국제 전문가들이 유별 우리나라의 재정확대를 부추기고 있다. 새로 취임한 IMF 크리스탈리나 게로르기에바 총재가 그랬고, 최근 한국을 방문한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뉴욕시립대의 폴 크루그만교수가 그랬다. 

 

그러나 이는 우리나라가 선진국에 비하여 인구 고령화가 성숙되지 않은 나라라는 점을 간과한 제안이다. 이들 국가들은 가장 큰 정부 지출항목의 하나인 공적연금이 기금 없이 ‘부과방식(Pay-as-you-go system)’으로 운용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600조 원 이상의 국민연금기금이 있다. 국민연금이 초기부터 부과방식으로 운용되었다면 우리나라 부채비율은 현재의 국가부채액에 국민연금기금적립금을 포함시켜서 재계산되어야 한다. 이 경우 국가부채비율은 약 70%가 된다. 그리고 앞으로 정부가 약속하고 있는 기초연금이나 국민건강보험 및 노인장기요양보험의 지출이 인구 고령화에 따라 증가하게 되면, 더 이상의 새로운 복지지출 증가 없이도 국가부채비율은 OECD수준을 훨씬 넘어설 것이다. 그래서 국가부채비율은 절대치로 단순히 선진국과 비교해서는 안 된다. 

 

우리나라 정부재정은 무상복지의 확대로 인한 의무지출의 증가가 심각하고, 우리 사회만 겪고 있는 문제로 고령화, 저출산, 그리고  청년고용의 활성화 등에 대한 예산수요가 당분간 매우 큰 폭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점이다. 그런데 막대한 예산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실효성은 거의 없는데다 소득분배도 거의 개선되지 않고 있다. 예를 들면 내년 예산에는 복지비가 12.8%의 증가가 반영되어 있다. 게다가 이 가운데 일자리 예산은 21.3%가 증가함에도 실업률의 하락이 기대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더욱이 복지부문의 지출은 이미 중독 상태에서 보여주기식 성과창출을 위하여 더 많은 재정지출을 각 부처가 요구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제는 금단현상(禁斷現象)을 감수하고서라도 복지시스템의 개혁을 준비해야 한다. 이미 늦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이 말의 의미를 곱씹어볼 때가 아닌가 싶다.  <ifs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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