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극화에 대한 이해: (2) 오늘날의 양극화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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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이후에 본격적으로 개화하기 시작한 정보통신기술은 생산과정에서 노동투입을 급격히 감소시켜서 고용없는 성장이 추세화되고 있다. 또한 정보처리비용과 수송비용을 절감하여 재화와 돈의 국경간 이동이 자유로운 세계화를 심화시키고 있다..
세계화는 금융시장에서 가장 현저히 진행되었다. 세계금융시장은 양적팽창과 질적심화를 거듭하여 자산가들이 금융소득을 획득하는 기회가 확대되었다.
<양극화의 재등장>
1980년대 중반부터 경제성장의 과실이 고소득층에게 편중되는 양극화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구체적인 시기와 원인은 국가별로 다르겠으나 큰 흐름으로 보면 거의 세계적인 현상으로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이 흐름은 시간이 갈수록 빨라졌고 특히 2008년 세계경제위기이후에 더욱 빨라지고 있는 것으로 관찰된다.
미국의 경우 OECD 통계에 의하면 상위1%의 소득점유율이 1945년 7.4%이었다가 1970년대까지 10%안팍을 유지하였는데 2007년에는 23.5%로 가파르게 상승하였다. 이는 대공황직전인 1928년의 19.1%를 상회한다. 결국 오늘의 양극화는 100년전의 양극화보다도 더욱 심각하다는 것이다.
미국은 2차세계대전이후에 제조업의 최강국으로서 독보적인 위상을 확립하였다. 제조업과 관련서비스산업에서 화이트칼라근로자는 물론이고 블루칼라근로자들도 중산층으로 편입되면서 가운데가 두터운 소득계층분포가 형성되었다. 미국의 대기업들이 종업원들에게 의료보험을 제공한 것은 시장을 통한 복지를 구현한 좋은 예이다.
중국은 소득불평등이 선진국이나 선발신흥공업국보다도 더욱 심각하다. 사회주의적시장경제체제가 무색할 지경이다. 경제발전의 초기에 분배가 악화되다가 복지제도의 구비등으로 개선된다는 쿠츠네츠법칙을 따르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세계화와 정보통신기술이라는 달라진 여건 때문에 계속 악화될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가계소득비중과 노동소득분배율의 저하>
많은 국가들에서 기업소득의 비중이 올라가고 가계소득의 비중이 떨어지고 있다. 이는 기업의 소득이 임금, 배당의 형태로 가계로 흘러들어가는 물줄기가 막혀있다는 뜻이다. 이 현상은 고소득, 저소득가계에 모두 해당되기 때문에 양극화와 직접적으로 관계된다기 보다는 소비부진→내수부진→자영업자매출부진의 경로를 통해서 양극화를 악화시킬 수 있다.
노동소득분배율역시 감소하고 있는데 양극화와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 생산과정에서의 노동투입의 감소, 세계화에 따른 임금억제압력의 가중이 그 원인이다. 노동생산성을 임금상승에 충분히 반영하고 자본소득에 대한 과세를 강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국의 특수성에 적합한 양극화대책필요>
한국에서도 1997년 외환위기이후에 양극화가 진행되고 있다. 다른 나라와 공통적으로 세계화와 기술진보가 근본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독특한 원인도 있다. 대기업-수출부문의 고생산성경제와 중소기업-내수부문의 저생산성경제가 공존하는 불균형구조가 고착되고 있다.지나치게 높은 영세자영업비중은 저임금근로자를 양산한다. 지나치게 높은 비정규직비중역시 저임금의 온상이 되고 있다. 산업구조적으로도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지식서비스산업이 낙후되어 있다.
한국의 경제구조를 내수와 중소기업의 활력을 증대시키는 방향으로 전환하는 것은 성장과 분배의 두 마리토끼를 잡는 길이다. 내수가 살아나야 영세자영업자들의 소득이 늘어난다.
비정규직의 저임금을 해소하는 것도 반드시 해야 할 일이다. 영세자영업자와 비정규직의저임금해소는 다시 내수를 증대시켜서 선순환구조를 형성한다. 중소기업발전을 위해서는 대기업과의 공정경쟁이 담보되어야 한다.
재정을 통한 재분배정책은 취약계층과 소외계층의 생활안전을 도모하는데 초점이 놓여져야 한다. 실업,질병,재해의 위험때문에 생활이 나락으로 떨어지는 인생절벽을 차단하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인생사다리를 제공하는데 우선순위가 두어져야 한다. 인생사다리를 오르기 위해서는 교육과 훈련이 대단히 중요하므로 이 분야에서는 보편적복지가 바람직하다.
복지재원을 충당하기 위해서는 증세가 불가피할 것이기 때문에 소득세의 누진율을 강화하여 재원충당과 재정의 재분배기능을 동시에 달성하는 것이 검토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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