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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AI 패권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중국의 딥시크(DeepSeek)가 등장하면서 글로벌 AI 시장은 또 한 번 충격을 받았다. 미국의 챗GPT는 위기감을 느꼈을 것이고, 한국도 급하게 AI 정책과 한국형 챗GPT 개발을 발표했지만, 이러한 대응이 과연 충분한 것인지 의문이 든다. 이미 AI 산업에서 한국은 뒤처지고 있으며, 단순한 추격이 아니라 이를 뛰어넘는 전략이 필요하다. 그러나 한국은 지금 정치적 혼란 속에서 국가적 위기를 제대로 직시하지 못하고 있다.
중국의 AI 전략, 그리고 한국의 실기(失期)
중국은 AI 산업을 국가 전략으로 삼고, 10년 전부터 ‘중국제조 2025’ 계획을 통해 AI 첨단산업에서 중요한 성과를 달성하겠다고 목표를 세웠다. 그리고 그 목표를 현실화하고 있다. 딥시크의 등장은 그저 시작일 뿐, 앞으로 더욱 강력한 AI 기술을 선보일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한국이 그동안 무엇을 했는가이다. 10년 동안 중국이 AI를 국가 차원에서 육성할 때, 한국은 정치적 갈등 속에서 전략적 방향을 상실했다. 연구개발(R&D)에 대한 지원이 미흡했고, AI 산업을 키울 규제 완화보다는 정치적 공방에 휩싸여 있었다. 결국 한국이 강점을 가졌던 반도체 산업조차도 중국에 뒤처지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개인정보 유출과 AI 패권의 위험
AI 산업에서 개인정보 보호는 중요한 화두다. 최근 한국 정부는 개인정보 보호 문제로 딥시크 앱의 신규 다운로드를 중단했다. 중국은 공산화 이후 모든 기업과 데이터를 통제해 왔으며, 이는 빅테크 기업들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테무(Temu), BYD, 그리고 딥시크까지 중국의 기업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이들이 수집하는 데이터가 어떻게 활용되는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테무는 저렴한 가격과 방대한 제품군으로 글로벌 시장을 장악하고 있지만, 사용자의 개인정보 보호 문제는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BYD 역시 전기차 시장에서 강자로 떠오르고 있지만, 차량의 커넥티드 시스템을 통한 데이터 유출 가능성이 논란이 되고 있다. AI 검색엔진인 딥시크는 사용자들의 검색 패턴, 관심사, 심지어 민감한 정보까지 분석할 수 있는 강력한 도구다. 이런 데이터가 중국의 법과 규제 아래 놓이게 된다면, 한국의 디지털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
국정협의회와 반도체특별법, 그리고 정치의 발목잡기
한국의 AI 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반도체 산업의 강화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최근 2월 20일 열린 국정협의회에서 여야는 반도체 연구직에 대한 ‘화이트칼라 이그젬션(고소득 연구직에 대한 주 52시간 근로제 예외 적용)’ 도입을 두고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처음에는 해당 조항을 수용할 듯 보이다가, 민노총의 반대가 나오자 입장을 바꾸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AI와 반도체 산업의 생존이 걸린 중대한 사안조차 정치적으로 접근하는 모습으로 비쳤다.
이미 중국은 AI 산업뿐만 아니라 반도체 산업에서도 한국을 위협하고 있다. 23일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한국의 반도체 분야 기술 기초역량이 모든 분야에서 중국에 뒤처진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개발(R&D) 인력들이 밤낮없이 기술 개발에 집중해도 모자랄 판에, 우리는 여전히 ‘주 52시간 근로제’라는 규제에 발목이 잡혀 있다. 물론 노동자의 권익 보호도 중요하지만, 글로벌 AI 패권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현실에서 한국이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보다 유연한 근무환경과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
한국은 지금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해 있다. AI 산업뿐만 아니라 반도체, 데이터 주권, 글로벌 기술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정치권은 여야의 정쟁에만 몰두하며 국민 분열을 부추기고 있다. 여야는 하루빨리 정쟁을 멈추고, 국가 생존을 위한 AI 및 반도체 산업 육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AI 패권 경쟁은 단순한 기술 경쟁이 아니라, 국가의 미래를 결정짓는 중요한 전쟁
AI 패권 경쟁은 단순한 기술 경쟁이 아니라, 국가의 미래를 결정짓는 중요한 전쟁이다. 더 이상 한국이 낙오자가 되지 않도록, 정치권과 국민이 모두 위기의식을 가지고 사활을 걸어야 할 때다. 대한민국이 세계 AI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을 수 있을 것인가, 아니면 뒤처져 도태될 것인가. 이제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많지 않다.
<ifsPOST>
- 기사입력 2025년02월25일 17시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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