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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거수의 ‘디자인 시선’ 지난번 ‘국가 미래 디자인 전략’ 4회분(‘나라장터 디자인 입찰 시스템 개선’, ‘디자인 이력제 도입’, ‘권한 있는 실무형 총괄디자이너 시스템 확대’, ‘디자인 발주 공무원의 안목 강화’)을 통해 대한민국 디자인 정책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해결 방안을 제안했다. 새로운 이번 연재 시리즈로 ‘지금 대한민국에 가장 필요한 공공디자인’을 주제로, 우리가 직면한 현실과 시급한 개선이 필요한 3가지 핵심 영역을 논의하고자 한다.
대한민국 공공디자인의 현실과 시급한 개선이 필요한 3가지 영역
디자인의 본질적 의미: 디자인은 결국 대상을 ‘정리’를 하는 것이다.
디자인이란 무엇인가? 많은 사람들이 디자인을 단순히 미적인 요소로 인식하지만, 본질적으로 디자인이란 복잡한 것을 쉽고 단순하게 정리하는 행위이다. 인간은 시각적으로 정돈된 환경에서 더 편리함과 안정감을 느끼며, 디자인의 역할은 이러한 질서를 창조하는 것이다.
이러한 개념을 고려할 때, 대한민국의 공공디자인은 얼마나 체계적으로 정리되어 있을까? 과거에 비해 상당히 개선되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공공디자인이 비효율적이고 난잡하게 구성되며, 국가와 지자체 차원의 체계적 관리 또한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대한민국 공공디자인의 현실과 그 원인
대한민국의 공공디자인이 발전하지 못한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다. 대표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
- 전쟁 이후 복구 중심의 도시 개발:
한국전쟁 이후 국가 재건이 최우선 과제가 되면서 공공디자인은 중요하지 않은 요소로 간주되었다.
- 빠른 산업화와 도시화:
경제성장이 급격히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공공디자인은 체계적으로 정리되지 못했다.
- 민간과 공공 부문의 디자인 격차:
삼성, LG와 같은 대기업들은 생존을 위한 디자인 경쟁력을 확보했지만, 공공디자인은 여전히 행정 중심의 절차적 접근에 머물러 있는 듯하다.
이러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체계적이지 못한 공공디자인 환경이 형성되었으며, 이를 개선하지 않는한 대한민국의 공공디자인과 도시경쟁력은 계속해서 저하될 것이라고 본다.
시급한 개선이 필요한 3가지 핵심 공공디자인 영역
대한민국 공공디자인 중에서도 특히 다음 3가지 분야는 시급한 개선이 필요하다.
1_ 공공기관 건축물과 조화롭지 못한 외부 간판 사인 디자인
민간 건축물을 차치하고라도 대규모 세금과 비용이 투자되는 공공기관 건축물의 아름다움을 해치는 간판 사인 디자인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 전국 각 시구군청사의 간판 사인 디자인을 살펴보자. 그 지역과 건축물이 지닌 상징성과 주목성, 의식과 무의식중에 전달되는 세련되지 못한 이미지는 전체적인 도시 미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렇다면 왜 이런 일이 발생하고 지속되는지 그 본질적인 원인을 파악해볼 필요가 있다. 건축물이 정교하게 설계된 경우에도 관공서의 외부 사인(간판) 디자인이 건축물과 어울리는 디자인으로 고려되거나 조화롭게 반영되지 않아 건물의 가치와 심미성을 떨어뜨리는 경우가 많이 있다. 소위 건축 설계도면이나 건축물 조감도 어디를 봐도 외부 사인 디자인 공간이 보이지 않는다. 서울시 용산구의 상징 용산 구청사인이 이를 증명해 준다.
명칭 사인이 건축물과 어울리지 않는 위치와 크기로 부착됨으로써 전체적인 디자인 조화를 해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즉 애초부터
2_ 보도블록 디자인의 부재와 관리되지 않는 현실
보도블록은 도시 환경에서 가장 넓은 면적을 차지하는 공공디자인 요소 중 하나임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디자인 논의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는다.
대부분의 보도블록 디자인은 현장 시공 반장의 감각에 의존하여 결정되며, 주변 환경과 조화롭지 못한 색상과 패턴이 적용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문제는 도시의 미관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보행자의 안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3_ 그래피티를 활용한 공공공간 기획 및 K-Design Art 육성
해외에서는 공공 공간에 예술적인 그래피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도시의 개성을 강화하고 있지만, 대한민국에서는 그래피티가 공공디자인 요소로 인정받지 못하는 현실이다.
과거 홍대 앞 ‘피카소 거리’처럼 그래피티를 활용한 공간이 일부 존재했지만, 이러한 시도는 매우 제한적이었으며, 체계적인 정책적 지원이 부재했다.
대한민국도 공공 건축 설계 단계부터 그래피티 공간을 반영하고, 미디어 파사드 및 디지털 아트와 결합한 현대적 그래피티를 도입하는 방향으로 K-Design Art를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이번 연재 다음 회부터는 위에서 언급한 3가지 핵심 영역에 대해 보다 심층적으로 다룰 예정이다. 각 핵심 3가지 영역에 대한 문제점을 분석하고, 해외 사례를 참고하여 대한민국에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해결책을 제안할 것이다.
이번 연재가 대한민국 공공디자인의 방향성을 재정립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라며, 다음 회차에서도 깊이 있는 논의를 이어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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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입력 2025년02월12일 17시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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