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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부총리 추가부양책, 묘수(妙手)인가 악수(惡手)인가?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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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4년10월12일 22시06분
  • 최종수정 2016년02월29일 13시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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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부총리 추가부양책, 묘수(妙手)인가 악수(惡手)인가?

민간투자와 내수 회복세가 예상보다 부진한데다 엔저 충격에 대한 대응 필요성이 제기됨에 따라 정부는 경기부양을 위해 하반기에 방출하기로 계획했던 정책자금 규모를 당초 계획한 26조원에 5조원을 추가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새 경제팀의 경기부양을 위한 확대거시정책의 총자금규모는 42조5천억 원으로 증가하고, 이 중 금년 하반기에 31조원이 방출될 계획이다. 경제를 살리기 위해 안간 힘을 쓰고 있는 최 부총리 경제팀의 적극적인 노력에 대해서는 칭찬해 마땅할 것이다.

 

구조개혁 없는 일방적 확대거시정책 “문제 있다”

 

그러나 한 걸음 더 나아가 생각해 보면 이 적극적인 확대거시정책은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중요한 문제점들을 안고 있다.

 

첫째, 위기에 대한 인식 문제이다. 금년 우리 경제가 3.7% 성장한다면, 이는 거의 잠재성장률에 가까운 성장률을 실현하는 것으로 결코 현재 한국경제 상황이 위기에 있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경제전문가들이 인식을 공유하고 있는 “한국경제 위기론”은 금년의 상황보다 잠재성장률의 둔화로 인한 장기저성장 추세에 대한 우려이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산업·노동·기업 전반에 걸친 ‘구조개혁’ 정책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최 부총리의 정책은 국민들이 듣기 좋은 수요 진작정책으로 일관할 뿐 국민들이 듣기 불편하지만 불가피하게 치러야 할 고통과 인내와 협조를 요구하는 구조개혁정책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둘째, 확대거시정책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있다. 정부가 기대하는 바와 같이 마중물 효과로 내년 경제가 호전되면 다행이지만, 만약 적극적인 확대정책에도 불구하고 내년에도 경기호전이 부진하다면, 내년에는 어떻게 할 것인가? 또 과감한 재정적자를 감수하고라도 금년과 같은 확대정책을 지속할 것인가? 경제가 호전되지 않는 상황에서 수요를 적극 뒷받침해 오던 재정이 손을 놓으면, 경제는 더욱 위축될 것이며, 반면에 내년에도 적극적인 확대거시정책을 지속한다면, 재정 건전성은 크게 나빠질 것이다. 따라서 정부는 더욱 어려운 선택의 기로에 직면하게 될 수 있다.

 

셋째, 재정건전성 악화 문제를 정부는 너무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금년 대기업들의 수익성 악화로 인해 내년 법인세 세수 부진은 이미 예정되어 있다. “지출확대 → 내수 진작 → 세수증대의 선(善)순환구조를 정착시켜 재정건전성을 제고(提高)한다”는 정부의 논리는 재정지출의 마중물 효과를 과대평가하고 재정건전성 악화 가능성을 과소평가한 것으로 과연 내년 예산안에서도 같은 이야기를 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단적인 예로 기재부가 작년 예산안에 제출한 ‘2013~2017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서 2017년 국가채무는 610조원으로 추정한 반면에 금년에 제출한 ‘2014~2018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서 2017년 국가채무는 659조원으로 1년 사이에 무려 49조원이 증가하였다. 이런 고무줄 같은 장기재정계획을 국민들이 믿고 장기 재정건전성을 안심하라고 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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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채무 누증에 재정건전성 악화 우려

 

기재부의 추정에 따르면 박근혜정부 기간 중 국가채무는 2012년 443조원에서 2017년 659조원으로 무려 49%가 늘어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실제는 이 추정치보다 국가채무 규모가 늘어날 것은 거의 확실해 보인다. 정부가 학수고대하는 확대거시정책의 마중물 효과가 기대만큼 일어나지 않는다면, 경제는 호전되지 않고 국가채무의 증가만 남게 된다. 과거 정부의 확대거시정책의 효과를 검토해 보면 마중물 효과는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과감한 확대거시정책’에 대한 우려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지금 국제금융시장에서 발생하고 있는 ‘달러 강세, 엔화 약세’현상은 내년 미국 연준의 금리 인상을 상정한 국제금융시장의 선제적 반응이라고 할 수 있다. 이미 지난 1월말과 2월초 국제금융시장은 개도국 증권시장을 위협한 바 있다. 국제금융시장은 미국 경제의 호조와 내년 연준의 금리 인상을 앞두고 ‘달러 강세와 엔저’현상은 시작일 뿐만 아니라 앞으로 언제 어떤 양상으로 전개될지를 모를 뿐 불확실성이 증대하고 있다는 전망이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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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 하방위험 상존 … 경제의 기초체력 강화 절실
 
보다 심각한 우려는 IMF가 우려하고 있는 바와 같이 세계경제의 기류가 성장의 모멘텀을 찾지 못하고 위험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는 점이다. IMF 세계경제전망보고서(WEO)는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012년 이후 계속 하향조정해 오고 있다. 그 결과 2015년부터 세계경제가 새로운 성장궤도에 진입할 것이라는 당초의 전망과는 달리 하방위험에 휘둘린 세계경제의 앞날은 갈수록 어두워져 가고 있다. 미국 연준의 금리정책 변화에 대한 우려와 지정학적 위험 등 세계경제의 하방위험이 계속 증대하고 있어 내년 경제의 호전 가능성을 낙관적으로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2016년 세계경제 침체전망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세계경제 여건 하에서 특히 우리나라 수출의 70%를 의존하고 있는 개도국 경제의 위축으로 갈수록 ‘수출 부진’ 문제가 심각한 과제로 대두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만약 2015년 세계 경제가 호전되지 않고, 2016년 더욱 어려워질 경우, 정부는 과연 계속 확대거시정책을 지속할 수 있을 것인가?
 
IMF의 권고는 과감한 수요 진작과 더불어 경제의 기초체력을 강화하기 위한 구조개혁을 병행하라는 것이다. IMF가 권고하는 바와 같이 최 부총리는 “과감하고 야심찬 정책”을 추진하고 있음은 분명하다. 그러나 수요 진작정책의 지속 가능성 여부는 불투명하고, 경제의 기초체력 강화를 위한 구조개혁은 외면하고 있다는데 문제가 있다. 경제정책을 책임지는 부총리가 바뀌고, 세월이 가서 정권이 바뀌어도 경제는 그 모든 정책의 성과와 상처를 안고 계속 흘러간다. 이 장기적 흐름의 관점에서 본다면, 세계경제의 먹구름에도 불구하고 경제의 기초체력 강화를 도모하는 구조개혁은 외면하고 수요 진작에 치우친 확대거시정책으로 국면을 돌파하려는 현 경제팀의 정책기조가 과연 한국경제의 위기를 돌파하는 묘수(妙手)가 될 수 있을 것인가? 현 경제팀의 과감한 확대거시정책이 부디 묘수가 되고 악수(惡手)가 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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