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부총리 추가부양책, 묘수(妙手)인가 악수(惡手)인가? 본문듣기
작성시간
관련링크
본문
민간투자와 내수 회복세가 예상보다 부진한데다 엔저 충격에 대한 대응 필요성이 제기됨에 따라 정부는 경기부양을 위해 하반기에 방출하기로 계획했던 정책자금 규모를 당초 계획한 26조원에 5조원을 추가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새 경제팀의 경기부양을 위한 확대거시정책의 총자금규모는 42조5천억 원으로 증가하고, 이 중 금년 하반기에 31조원이 방출될 계획이다. 경제를 살리기 위해 안간 힘을 쓰고 있는 최 부총리 경제팀의 적극적인 노력에 대해서는 칭찬해 마땅할 것이다.
구조개혁 없는 일방적 확대거시정책 “문제 있다”
그러나 한 걸음 더 나아가 생각해 보면 이 적극적인 확대거시정책은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중요한 문제점들을 안고 있다.
첫째, 위기에 대한 인식 문제이다. 금년 우리 경제가 3.7% 성장한다면, 이는 거의 잠재성장률에 가까운 성장률을 실현하는 것으로 결코 현재 한국경제 상황이 위기에 있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경제전문가들이 인식을 공유하고 있는 “한국경제 위기론”은 금년의 상황보다 잠재성장률의 둔화로 인한 장기저성장 추세에 대한 우려이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산업·노동·기업 전반에 걸친 ‘구조개혁’ 정책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최 부총리의 정책은 국민들이 듣기 좋은 수요 진작정책으로 일관할 뿐 국민들이 듣기 불편하지만 불가피하게 치러야 할 고통과 인내와 협조를 요구하는 구조개혁정책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둘째, 확대거시정책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있다. 정부가 기대하는 바와 같이 마중물 효과로 내년 경제가 호전되면 다행이지만, 만약 적극적인 확대정책에도 불구하고 내년에도 경기호전이 부진하다면, 내년에는 어떻게 할 것인가? 또 과감한 재정적자를 감수하고라도 금년과 같은 확대정책을 지속할 것인가? 경제가 호전되지 않는 상황에서 수요를 적극 뒷받침해 오던 재정이 손을 놓으면, 경제는 더욱 위축될 것이며, 반면에 내년에도 적극적인 확대거시정책을 지속한다면, 재정 건전성은 크게 나빠질 것이다. 따라서 정부는 더욱 어려운 선택의 기로에 직면하게 될 수 있다.
셋째, 재정건전성 악화 문제를 정부는 너무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금년 대기업들의 수익성 악화로 인해 내년 법인세 세수 부진은 이미 예정되어 있다. “지출확대 → 내수 진작 → 세수증대의 선(善)순환구조를 정착시켜 재정건전성을 제고(提高)한다”는 정부의 논리는 재정지출의 마중물 효과를 과대평가하고 재정건전성 악화 가능성을 과소평가한 것으로 과연 내년 예산안에서도 같은 이야기를 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단적인 예로 기재부가 작년 예산안에 제출한 ‘2013~2017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서 2017년 국가채무는 610조원으로 추정한 반면에 금년에 제출한 ‘2014~2018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서 2017년 국가채무는 659조원으로 1년 사이에 무려 49조원이 증가하였다. 이런 고무줄 같은 장기재정계획을 국민들이 믿고 장기 재정건전성을 안심하라고 할 수 있겠는가?
국가채무 누증에 재정건전성 악화 우려
기재부의 추정에 따르면 박근혜정부 기간 중 국가채무는 2012년 443조원에서 2017년 659조원으로 무려 49%가 늘어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실제는 이 추정치보다 국가채무 규모가 늘어날 것은 거의 확실해 보인다. 정부가 학수고대하는 확대거시정책의 마중물 효과가 기대만큼 일어나지 않는다면, 경제는 호전되지 않고 국가채무의 증가만 남게 된다. 과거 정부의 확대거시정책의 효과를 검토해 보면 마중물 효과는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과감한 확대거시정책’에 대한 우려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지금 국제금융시장에서 발생하고 있는 ‘달러 강세, 엔화 약세’현상은 내년 미국 연준의 금리 인상을 상정한 국제금융시장의 선제적 반응이라고 할 수 있다. 이미 지난 1월말과 2월초 국제금융시장은 개도국 증권시장을 위협한 바 있다. 국제금융시장은 미국 경제의 호조와 내년 연준의 금리 인상을 앞두고 ‘달러 강세와 엔저’현상은 시작일 뿐만 아니라 앞으로 언제 어떤 양상으로 전개될지를 모를 뿐 불확실성이 증대하고 있다는 전망이 강하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