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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경제가 정말 경착륙하는가?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14년11월05일 20시25분
  • 최종수정 2016년02월29일 13시18분

작성자

  • 정영록
  •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경제발전론

메타정보

  • 32

본문

중국경제가 정말 경착륙하는가

 최근들어 중국경제 경착륙에 대한 논쟁이 재연되는 듯하다.  특히, 중국의 3분기 성장률이 연간 목표치인 7.5%를 밑도는 7.3%를 기록, 하방곡선을 그리게 됨으로써 많은 사람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는 듯하다.  또한, 외환보유고가 다소 떨어지는 현상을 자본이탈로 성급하게 해석, 이를 불붙인 것 같다.  결론적으로 현재 중국경제는 구조개혁을 위한 조정기로 성장률 자체에 더 이상 집착하지않고 있다.  우리로서는 오히려, 그것 보다는 구조조정을 지나, 중국경제가 더욱 탄탄해진다면 우리가 여하히 대응 할 수 있을 지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사실 중국경제의 경착륙 논쟁은 하루 이틀된 문제가 아니다.  1978년 중국이 본격적으로 경제건설에 나선이후 몇 차례의 경착륙논쟁이 있어왔다.  첫째가 1989년 천안문사태가 일어나서, 체제붕괴에 의한 경착륙가능성 이었다.  둘째가, 1997년 아시아금융위기 발발시, 아시아발전모델의 자체 결함에 의한 contagion 붕괴론 이었다.  셋째, 중국의 WTO가입협상이 한창이던 1990년대 후반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국유기업체간 거래어음의 부실화와 이와 관련된 4대 국유은행의 연쇄 부실자산 과다 문제로 인한 경착륙 문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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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0여년을 돌이켜 본다면 그 결말은 무척 흥미롭다.  그 우려속에서도 1978년 이후 2013년 현재까지 35년간 연평균 10% 가까운 성장률을 기록한 것이다.  그야말로 기적이라고 할수 있다.  일본과 한국이 근 15~20여년간 7%대의 성장률을 기록한 것만으로도 기적이라고 부르니 말이다.

 

   최근의 경착륙론을 다시한번 짚어보자.  그 핵심은 지방정부 부채문제, 그림자금융, 부동산버블붕괴론 등이 그것이다.  사실 지방정부 채무로, 약 RMB 30조로 추정되는 국가부채, 또, RMB 20~30로 추정되는 그림자금융, 그리고 지역에 따라서 10% 이상의 아파트 공실률등, 규모로 보아서 기가 딱 질리기에 충분하다.  이 문제들은 최근에 와서도 서방 선진 국가경제를 괴롭혔던 원흉으로 볼수 있다.  당장, 일본경제가 승승장구하다가, 1990년 초반 부터 부동산 가격의 폭락으로 이어지고 나서 지금까지도 Abenomics 라는 극약 처방을 쓰고 있다.  미국 또한 2008년 세계금융위기를 촉발시킨 도화선이 sub-prime mortgage 문제로 역시 부동산 문제였으며, 1980년대 캘리포니아 어바인시파산, 그리고 최근의 디트로이트시의 지방 파산이 문제시 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중국의 경우, 중국경제의 운영 구조를 좀 더 이해 한다면, 아직은 너무 걱정할 정도가 아니라는 것을 금세 알수 있다.

 

   사실, 경제학은 종합적으로 어떤 임계치에 달하면 어떤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예측력이 무척 약하다.  그점에서 필자의 예측도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  하지만,  몇 가지 논거를 낸다면 좀 더 예측 가능성은 높아질 수 있지 않을까?

 

   첫째로, 중국은 2012년말 과 2013년초를 거쳐 시.리 정권이 출범하면서, 이미 고도성장을 더 이상 추구하지 않겠다는 노선을 분명하게 제시한바 있다.  아마 내심 6% 이상의 성장률이면, 감내할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지는 않을까?   또한, 그야말로 이번에 구조개혁을 하지 못한다면 앞으로 더 큰 어려움에 빠질지도 모른다는 선제적인 조치에 나서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현재 중국의 경제 체제의 골격은 만 20년 전인 1994년, 당시 총리이던 주롱지의  소위 거시경제개혁으로 만들어 진 체제이다.  당시 개혁의 한 축은 세제 개혁을 통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관계 정립이었다.  당시 중앙정부의 힘은 경제적으로 약했다.  지방정부의 조세수입 비중이 1993년의 경우 78%로 근 80%에 육박, 중앙정부의 입김이 작용할 여지가 약했다.  따라서 징세권을 중앙으로 이관, 60% 정도를 중앙 정부가 행사, 이를 지방으로 재교부해 주는 실질적인 힘의 역전을 추구한바 있다.  또 한축이 개발은행, 농업개발은행, 수출입은행을 설립, 이전의 국유은행이 담당하던 정책금융을 완전히 이들 정책 은행에 이관한 것이다.  즉, 은행의 상업은행화와 중앙정부의 재정력 강화였다.  이 것이 과거 20년의 경제를 이끌어온 체제였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중국정부는 또 다시 현 체제를 한번 대폭 개편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2011년을 깃점으로 또 다시 지방정부의 조세수입비중이 50%를 넘고 있다.  그만큼, 지방정부의 힘이 더 커 간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이는 지방 정부의 부채증가에 의한 무분별한 개발로 이어질 소지가 계속해서 있는 것이다. (지방부채 증가)  또 한편, 금융부문에서도 소위 5대 제도권 은행권의 힘이 약화되면서, 거시정책의 효용을 감소시킬수 있는 것이다.  즉, 그림자 금융의 증가인 것이다.  그 만큼, 경제 체질의 강화가 요구되고 있다.

 

   둘째로 중국의 경제력이 커졌고, 지금 거론 되는 3대 문제들이 이전보다 상대적으로는 심각하지않을 수도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아직도 7% 정도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으면, 이것은 역사적으로 보아도 높은 수준이다.  중국의 경제규모가 이미 9조 달러 수준을 넘어 절대적으로 뿐 만 아니라, 상대적인 지위도 급성장했다.  또 한 가지 지적해야 할 것은 중국이 실질적으로 세계경제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가령, 한 해의 세계경제성장률가운데, 중국이 얼마나 기여하는 지를 간단히 계산해 본다면, 2008년 세계금융위기의 발발 이후 급격하게 중요성이 제고, 현재는 무려 29% 정도의 세계성장 기여도를 기록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중국을 안정화 시키지 못하면 세계가 문제시 되는 자체 안정망을 구축해 버렸다. (미국은 13.1%, 일본은 3.0% 정도의 기여도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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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미시적인 단계에서도 다소 안도할 수 있는 점이 있다.  우선, 중국당국이 문제의 잠재적인 심각성을 깊이 인식하고 있다.  그리고, 중앙 정부가 강하게 그 해결에 나서고 있다는 점이다.  지방정부 부채만 하더라도 우리나라의 감사원의 회계부문 책임 기관이 5만명이 넘는 인원을 동원, 현지실사를 하고, 이를 기본으로 중.장기적 해소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인사들이 모두 다 국유기업과 국유은행을 정상화 시킨 경험이 있다.  감사원 기능을 총괄하는 당의 최고 책임자는 금융인 출신인 Wang Qishan으로 홍콩발 사스 역병발발시 깔끔하게 해결했던 점에 신뢰를 보내고 싶다.  또한 각종 개선안 마련에 실무적으로 주도하는 인사가, 모두 장관으로 Liu He 당중앙 금융.재정 T/F 팀장, Li Wei DRC주임(우리나라의 KDI원장 해당)이나, Lou Jiwei 재정부 장관, Zhou Xiaochuan 인민은행장 등이다.  이들은 딱 20년전   주롱지 총리시절 WTO가입을 포함한 경제개혁을 주도했던 인사들이라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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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가 중국은 아직도 자체 발전 프론티어가 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나 일본은 손쉬운 성장의 프론티어가 소진, 정부의 재정정책이나 금융정책이 쉽게 통할수 있는 여지가 없다.  그러나, 중국은 아직도 연간 1500만명 정도의 농촌인구를 도시인구로 전환시키는 소위 도시화작업에 의한 일정정도의 성장률 달성이 가능하다.  여기에다가 아직도 시속 300킬로미터의 고속철도 건설로 대표되는 각종 사회간접 자본의 건설이 필요한 상태이다.  이에 의해서 경제가 보다 더 확충된 네트워크로 연결되고 새로운 수요가 창출되는 만큼, 정부 당국의 정책의 방향에 따라서는 부동산버블, 지방부채, 그림자금융등 현안 위험요소도 중.장기적으로 해결되거나 이연시킬 여지가 충분하다.  적어도 연평균 6~7% 의 성장을 가져올수 있는 프론티어는 충분히 있다.

 

   마지막으로 많은 우려 속에서도 또한, IMF, World Bank등이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향후 중국 경제전망치가 아직은 그렇게 부정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물론 또 하나 중요한 것이 이들 세계적인 기관에 중국인사가 집행부에 입성, 혹시 있을 수 있는 중국배제 움직임에도 견제할수 있는 대안을 갖고 있다.  

 

   한 마디로 중국의 시.리정부가 안정과 성장의 두 마리 토끼를 잡고자 하고 있으며, 거대국가로서, 실기하지않고 확실히 구조조정을 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이해한다.  이는 경제적으로 충분한 의미가 있다.  그리고 우리나라로서는 성장의 축을 아직 갖고있는 이웃이 있다는 것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문제는 우리에게 있다.  혹시 중국의 과다한 경착륙우려로 너무 움츠려 들거나, 외면하는 것은 문제를 바로 대하는 태도가 아닐 것이다.  오히려, 한중 FTA협상, 원-위안화 직거래, 기 확보된 RQFII의 적절한 활용, 한중 새만금 산업단지 공동개발 등의 기회를 적극 활용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이, 중국의 고속성장, 특히 확대되는 내수시장의 한켠이라도 확보, 우리의 확실한 선진국정착에 일조할수 있게 해야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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