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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당 130엔과 한국경제의 비관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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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5년01월07일 23시21분
  • 최종수정 2016년02월26일 19시31분

작성자

  • 신세돈
  • 숙명여자대학교 경제학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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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달러당 130엔과 한국경제의 비관
미국 달러에 대한 엔화환율이 12월 5일 121엔을 돌파했다. 2007년 6월 이후 7년 6개월 만에 최고치다. 1976년 「브레튼-우즈(The Bretton Woods)체제」가 붕괴된 이후 지난 40년 동안 엔화환율은 대체로 다섯 번의 강세기(환율하락)와 다섯 번의 약세기(환율상승)가 반복되어왔다.(아래 [표.1] 참조) 엔화 강세기는 평균적으로 44개월 동안 23%-53%의 엔화강세가 나타난 반면 엔화약세기는 30개월 동안에 걸쳐 19%-73%의 엔화약세가 진행되었었다. 일반적으로 엔화강세는 보다 긴 기간에 완만하게 일어난 반면 엔화약세는 짧은 기간 급격하게 진행된 특징이 있다.  
과거 엔화가 약세가 될 때에는 28엔(88년), 60엔(95년), 32엔(2000년) 그리고 20엔(2005년) 정도 올랐다. 그런 역사적 관점에서 보면 2012년 10월 이후에 시작된 지금까지의 약 44엔 엔화약세는 다소 과도한 면이 있다. 많은 전문가들이 엔화환율 이 120엔을 넘지 않을 것으로 본 이유도 그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다르다. 첫째, 금년 1-10월 일본 무역수지 적자가 사상 최대인 11조엔(약 1000억달러)에 달하고 있다. 둘째, 아베 정부와 중앙은행에 엔화약세를 단단히 벼르고 있다. 무제한적 양적완화와 더불어 대대적인 엔화약세를 통하여 전 세계로 ‘자본특공대’를 급파하고 있다. 일본정부가 이렇게 적극적으로 시장에 개입하여 엔화약세를 벼른 적이 과거에는 없었다. 셋째로는 엔화 약세, 즉 달러강세가 미국의 국익에 반하지 않는다는 ‘묵인’이 도사리고 있다. 미국이 조만간 연방기금금리(Federal Funds Rate)를 올리겠다는 생각이 그것을 뒷받침한다. 따라서 엔화환율이 달러당 130엔 혹은 그 이상으로 올라가더라도 이상할 것이 없다. 1995년 초 고베 대지진 이후 엔화환율은 80엔 대에서 143엔 까지 치솟은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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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76년 이후 다섯 번의 엔화약세는 예외 없이 한국경제에 악영향을 미쳤다.1988년 12월 이후 28개월 엔화는 31% 가량 약세였는데 수출증가율은 1988년의 28.9%에서 1989년과 1990년 각각 2.7%와 3.5%로 추락하였다. 1995년의 엔화 약세도 마찬가지였다. 엔화는 73% 약세로 반전되었는데 우리나라 수출은 1995년 30% 증가세에서 1996년과 1997년 각각 4.1%와 6.4%로 급격히 둔화되었고 이것이 IMF위기를 촉발하는 단초가 된다. 세 번째 엔화약세는 2000년 1월부터 2002년 2월까지 32% 진행되었는데 한국의 수출도 2000년 24.6% 증가에서 2001년 –13.6%도 위축되었다. 네 번째 엔화약세는 2005년 1월부터 30개월 진행되었는데 한국의 수출증가율이 2009년 –15.9%로 악화된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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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약세가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대개 2년 정도의 시차를 지나서 나타난다. 시차가 발생하는 이유는 첫째로, 일본 수출업자들이 달러표시 수출가격을 내리는 데 시간이 걸린다. 만약 엔화로 수출가격을 표시했다면 엔화약세 시 즉각 수출가격이 하락하지만 달러로 수출가격을 표시(약 70%)했다면 수출가격을 내리는데 시간이 좀 걸린다. 둘째로 수입업자들이 내린 일본제품으로 수입계약을 전환하는데 시간이 걸린다. 통상적으로 구매계약이라는 것이 일정한 계약기간을 두고 이루어지므로 이 기간 중에는 일본수출품의 가격이 인하되더라도 기존계약을 일본으로 변경하는 것은 쉽지 않다. 셋째 이 계약에 따라 생산하고 수출하는 데에 그 만큼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이 모든 시차요인이 결합하여 통상 엔화환율변동 이후 2년 정도 지나야 우리나라 수출에 가시적인 영향이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2012년 말에 시작된 엔저의 한국수출 타격효과는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난다고 봐야 한다. 
1980년 이후 다섯 번의엔화 약세기 동안 수출증가율 22%(88년)에서 47%(2005년) 떨어졌다. 아베정부 집권 이후 최근의 엔화약세의 폭과 속도를 보면 수출증가율이 두 자리 수로 떨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한국수출과 경제위기는 필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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