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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을 부르는 리더의 진정성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14년11월09일 20시31분
  • 최종수정 2016년02월29일 13시11분

작성자

  • 김낙회
  • 서강대 초빙교수, 前제일기획 대표이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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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소통을 부르는 리더의 진정성

이런 우스개 이야기가 있다. 경상도 할머니가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데, 한참을 기다린 끝에야 버스가 왔다. 할머니는 반가움에 “왔데이~” 하고 소리쳤다. 그러자 옆에 있던 미국인은 무슨 요일이냐(What day)고 묻는 줄 알고 “먼데이”라고 대답했다. 할머니는 미국인이 저게 뭐냐고 묻는 줄 알고 “버스데이~”라고 친절하게 말했다. 미국인은 할머니가 오늘이 생일(birthday)이라고 말하는 줄 알고 “해피 버스데이”라고 축하의 인사를 했다. 할머니는 미국인이 저 버스의 종류가 뭔지 모르는 줄 알고 다시 말했다고 한다. “아니데이~. 직행버스데이~.” 

 

영어를 모르는 할머니와 한국말을 못하는 미국인을 이용한 유머다. 지어낸 이야기겠지만, 절묘하게 이어지는 대화 속에 어딘가 따뜻함이 어려 있지 않은가? 두 사람은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대화는 끊임없이 이어진다. 바로 ‘소통’하고 싶어하는 열정이 있기 때문이다. 

 

소통은 진정성을 전하기 위한 전제조건이다. 진정성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그 내용, 즉 메시지이겠지만 그 메시지가 잘 전달되려면 소통의 방법도 중요하다. 소통에 있어서 헛된 권위, 알맹이 없는 허세는 메시지를 복잡하게 만든다. 진심이 헷갈린다면 그건 사실 진심이 아닐 것이다. 

 

“정확하고 분명하게 의사를 전달하도록 신경 써라. 진리는 문제를 가장 단순하게 만들어줄 것이다.”

 

지배하지 않고 사람을 움직이는 리더의 면목을 보여준 인도의 독립 영웅 마하트마 간디의 말이다. 간디는 그야말로 온 생애를 ‘진정성’이라는 무기로 살지 않았나 싶다. 목표달성을 위해서라면 감옥행이나 죽음도 마다하지 않는 추진력, 분쟁의 양쪽 편을 모두 포용하는 중재력, 자신의 뜻대로 대중을 움직이는 리더십, 검소하지만 결코 돈을 경멸하지 않는 정확한 이해력, 굴욕감을 주지 않으면서 양보를 받아내는 수완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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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디는 인도의 독립과 인종차별 반대라는 큰 목표를 위해 싸우면서도 매일 정확히 시간을 분배해 하루 50통 이상의 편지를 쓰고, 한 시간 동안 물레질을 했으며, 구두를 만들고 화장실을 청소했다고 한다. 권위에 올라탄 리더의 모습이 아니라 권위를 내려놓고 진정 가벼워진 자의 구도자적 행보를 보여준 것이다. 이렇듯 진정성 있는 그의 일상이 인도의 독립이라는 위대한 혁명을 이룬 것 아니겠는가.

 

그의 놀랍도록 철저한 자기관리 능력을 애써 본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의 삶의 성과를 가져다준 가장 근본이 되는 성정인 ‘진정성’에 주목하자는 것뿐이다. 헛된 권위를 내려 놓으면 진정성이 보인다. 소통도 바로 이런 진정성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한다

 

요즈음은 특히 감성경영이란 것이 화두가 되면서 직원들의 감정과 기분을 알아보겠다고 직원들과 무릎을 맞대고 이야기를 듣기 위해 애쓰는 CEO들이 많다. 

그런데 상당수의 CEO들이 두어 번 직원들과의 대화를 시도했다가 금방 그만두거나 형식적인 절차 정도로 끝내곤 한다. 왜 그럴까? 물어보면 대답들이 비슷하다.

 

“직원들이 말들을 잘 안 해요. 한두 놈 이야기하고는 잘 안 하니까, 결국 나만 떠들다 그만두게 되고 해서….”

 

역시 실행방법이 문제다. CEO가 직원들의 이야기를 제대로 들으려면 죄가 있어 매 맞으러 들어가는 사람처럼 입 닥치고 겸손해야 한다. 말로는 뭐든지 이야기하라지만, 관리이사가 다이어리 펴놓고 누가 뭐라고 하나 감시하듯 쳐다보고 있는 분위기에서 쉽게 속내를 꺼내놓을 직원은 없다. 튀기 좋아하는 한두 명이 뻔한 이야기 한두 마디 하고 말 뿐이다. 나머지 시간은 사장님의 일장 훈시, 부장님의 반주 말씀. 그러니 직원들은 썰렁한 농담에 적당히 웃어드리거나, 가끔 심각한 표정만 짓다가 나오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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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목적을 분명히 해야한다. 직원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들의 느낌이나 생각을 파악하는 게 목적이라면 아예 사장님은 입 꼭 다물고 오직 듣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이야기를 편하게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한 번에 일곱명 이내만 참석하게 해서 의제나 시간제한 없이, 기록할 사람 한 명만 데리고, 폐쇄된 공간에서 차 한 잔 대접하며 일선 직원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좋다. 

 

CEO는 원래 할 말이 많다. 여러 사람들의 느낌과 생각을 한 방향으로 이끌어 행복의 나라로 가야 하니 당연하다. 그렇지 않다면 CEO가 아니다. 일선 직원들이 엉뚱한 이야기를 하면 입이 근지러워 견딜 수가 없는 것이다. 그래도 참아야 한다. 참고 또 참아야 한다. 그래야 직원들의 느낌이나 생각을 알고 조직 관리의 소소한 문제점을 조정할 수 있다. 그렇게 노력하다 보면 강한 조직, 생산적인 일터가 되는 것은 시간문제 아니겠는가? 이렇게 진정성을 갖고 경청하는 것이야말로 소통의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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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4년11월09일 20시31분
  • 최종수정 2016년02월29일 13시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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