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복이 자랑스러워야 본문듣기
작성시간
관련링크
본문
겨울 바람이 매섭다. 이 맘 때 쯤이면 어김없이 김장김치며 연탄을 들고 불우이웃과 독거노인을 찾아나서는 신문 기사가 눈에 많이 들어온다. 그런데 전방에서 고생하는 육군 병사들이 먼저 떠오르는 것은 아마도 내가 군 생활을 최전방 철책선에서 한 탓도 있겠지만 올해 유난히 크고 작은 사건들로 군의 사기가 떨어져있으니 마음인들 오죽 추우랴 싶은 측은지심이 발동한 것일 게다.
얼마 전 SNS에 미국유학중인 한 젊은이가 올린 글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비행기가 뉴욕 공항에 도착 하자 ”이 비행기에는 이라크에서 전사한 000 사병의 유해가 실려 있으니 하차 수속에 협조를 바란다”는 기장의 안내 방송이 나왔다. 승객들은 질서정연하게 기다렸다 내리면서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성조기로 둘러싸인 관 앞에 모여 묵념을 하거나 경례를 하는 장면을 보면서 이것이 미국임을 느꼈다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비행기에 타고 내릴 때 제복 입은 사람을 먼저 내리게 하고 일반인이 내린다고 할 정도로 예우를 해준다고 하지 않는가
큰 바위 얼굴이 새겨진 러시모어 산에는 여름이 되면 매일 밤 야간 행사가 열린다. 관광객들에게 독립전쟁 영화를 보여주고 영화가 끝날 때 쯤 링컨과 조지 워싱턴 대통령의 얼굴에 조명이 비추기 시작하면 사람들은 하나 둘씩 일어나 미국 국가를 합창한다. 이어서 사회자가 무대에 올라와 관광객 중에서 참전 용사나 예비역 군인들을 무대위로 올라오게 하여 한명 한명 소개하고 이들의 애국심을 찬양해주는 멘트를 해준다. 보이스카웃 소년들이 성조기를 내리는 하강식을 끝으로 행사가 마무리 되는데 관광지에서 흔히 보는 이벤트쯤으로 여기기에는 너무나 다르다고 생각되었다. 인종이 다양한 미국인들에게 자연스럽게 애국심을 고취할 수 있는 치밀함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우리는 어떤 가. 언제 무너질지도 모르는 섭씨 1,800도씨의 불구덩이로 뛰어드는 소방관들, 불법 조업을 하는 중국어선들을 단속하기 위해 격투를 벌이며 목숨을 거는 해양 경찰, 연평도 해전에서 그리고 천안함 피침에서 소리 없이 희생된 젊은 용사들! 그들을 우리정부와 국민들은 어떻게 대하고 있는가? 매년 7-8명이 숨지고 300여명이 부상당하는 화재 현장에 출동하는 소방관들의 평균 방화복 사용기간이 5-7년이라고 한다. 그래서 모 아파트 화재 진압 중 안전 장갑이 녹아 소방관이 손에 3도 화상을 입었다는 뉴스는 우리를 아프게 한다. 나라에 목숨을 바친 영웅들을 기리는 “호국보훈의 불꽃”상징물을 서울 광화문 광장에 세우려 던 계획도 아직 실현이 안되고 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