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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철과 중국지역경제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15년01월26일 17시12분
  • 최종수정 2016년02월26일 19시58분

작성자

  • 정영록
  •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경제발전론

메타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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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고속철과 중국지역경제
 금년초, 중국이 사천성 청뚜까지의 고속철도 개통을 알리는 소식을 대대적으로 보도하였다.  이는 중국의 고속철도건설에서 남북노선의 간선이랄수 있는 베이징-광조우의 노선에 이어서, 상하이-청뚜의 동서 노선을 완성, 십자권의 고속철 노선의 완공은 물론이고, 기본적으로 지역경제권의 형성이 완성되었다는 것을 의미를 내포한다(마지막 쪽의 지도 <도1>참조).  지난주 국내의 일간 경제지 들은 일제히 중국의 2014년도 경제성장 실적이 7.4%로 24년 만에 최저라는 점을 보도하면서 이것이 우리에게 미칠 영향을 우려하고 있었다.  하지만, 중국경제규모가 10조 달러로 성장했다는데는 신경을 덜 쓰는 것 같이 보였다.  그런데, 중국의 고속철도 건설 사업은 중국지역경제권 형성과 관련 중요한 의미를 가질뿐 아니라, 내수 진작의 결정적인 동력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요성을 가진다.  다시얘기해서 중국의 내수기반 성장을 위한 1단계공사가 이미 어느정도 완성되었다는 것과, 이를 기초로 거점도시를 중심으로 비교적 독자적인 지역경제권이 형성될 것임을 시사해 준다고 할 수 있다.
 
<중국고속철도 건설 배경>
 사실 중국은 한 나라가 아니다.  인구가 근 14억명에 달하고 전세계 국가의 평균인구가 4천만에 약간 못미치는 만큼, 30개 이상의 국가가 모여서 만들어진 국가인 것이다.  특히, 문자는 한자로 통일 되어 있었지만, 지역마다 독특한 방언이 있어서 외지인과 바로 구별이 된다.  1980년대 말 홍콩에서 유학했을때, 물가가 3가지가 있다고 하였다.  현지의 광동어 흥정가격과, 표준어 흥정가격, 그리고 영어 흥정 가격이 각각 다르다 라는 것이다.  중국의 지방색이 얼마나 강한지를 단적으로 나타내주고 있다.  
 
 또 하나가 한-중 수교 초기 백두산여행시 맞닥뜨린 일이다.  옌지(延吉)에서 백두산까지 새벽에 출발해서 가는데, 통행료 수금지역이 약 10개소에 달했다.  잊어먹을 때 쯤 되면, 통행료를 걷어가는 초소가 나오곤 하였다.  이는 수도권이라고 예외는 아니었다.  기본적으로 도로의 관할이 중앙정부, 지방정부, 산림청 등으로 구간이 쪼개져 있어서 그러하였다.  이런 상태에서는 지역경제권의 규모의경제 달성은 무리였다.  
 
 유통망이 중요해지고, 단일 시장권이 형성되어야 하는 당위성 속에서 중국으로서는 적어도 일정 규모가 될 수 있는 경제권 형성을 위한 교통망 확충이 지대한 과제가 된다.  이러한 배경하에서, 중국 중앙정부는 시속 100Km의 고속도로, 시속 250~300Km의 고속철도, 마지막으로 시속 500~1000Km의 항공로선 확충을 염두에 두고 지역 경제권을 만들어 나가기 시작하였다.  얼마전, 고속철도를 탈 기회가 있었다.  북경에서 상하이 구간이었는데, 평균시속 300Km로 200 Km를 가는 매 40분마다 정차, 엄청난 승객을 뿜어내고 있었다.
 
 사실, 중국은 1997년 아시아 경제 위기의 발발을 계기로 지역경제권의 활성화를 통해서 내수위주의 경제발전을 추구해 온 바있었다.  일단, 시급한 것이 고속도로를 확충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중국처럼 광대한 지역은 고속도로만으로 지역경제권을 살리는 데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고속도로 건설과 동시에 중국정부는 더 빠른 고속 철도의 건설을 통해서 경제권역을 더 일체화 하고자 하는 준비를 해오고 있었다.  즉, 7종 8횡이라고 하는 15개의 고속도로 노선을 2008년경 완성한데 이어서, 지금은 4종 4횡이라는 8개의 고속철도 노선의 건설을 통해서 중국경제를 일체화 시키는 것은 물론이고, 한편으로는 몇 개의 경제권역을 확충하고 있다.
 
 한편, 고속철도의 건설은 그 자체만으로도 막대한 단위의 예산이 투입되는 정책사업으로 정부주도의 경기진작 정책의 한 축을 형성하고 있기도 하다.  우리나라도 이 점에 착안, 초기 중국고속철 건설 사업에 참여하기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인바 있었다.  상하이 푸동신공항에서 도심지 까지 약 25Km을 8분만에 주파하는 고속철도도 Siemens 사가 고속철도 수주를 위해 시범적으로 건설한 구간이다.  그러나 이제는 중국이 자체적으로 1만 Km이상의 시공경험을 가진 세계적고속철 사업국가로 성장, 동남아는 물론이고 미국등에도 수출하는 국가가 되어버렸다. 

<고속철도와 중국지역경제의 재편>
 중국의 지형은 만주지역과 운남성지역을 연결시키는 대각선을 경계에 두고 오른쪽과 왼쪽으로 확연히 구분된다.  특히 대각선의 우측은 주로 평지지역으로 산이 많지않아서 그야말로 거대 단일 경제권으로 형성이 가능하다.  파죽지세란 단어는 역설적으로 얼마나 산지가 없었느냐를 단적으로 나타내 준다고 할수 있다.  이 점에서 동부연안과 서부연안 지역경제권을 형성하고 있는 미국과는 차이가 있다.
 
 사실, 중국의 지역경제권은, 역사적으로 자연스레 형성되어 왔다고 할수 있다.  베이징을 중심으로한 수도권지역, 상하이를 중심으로한 화동지역경제권, 홍콩-광조우를 중심으로한 화남경제권, 그리고, 청뚜-충칭을 중심으로한 서부지역경제권, 그리고, 우한-창사지역을 중심으로한 화중경제권 등이 중요하다고 본다.  물론, 일제 치하의 만주국의 유산과 구쏘련의 집중적인 원조, 유전개발 등으로 형성된 동북경제권도 있다.  중국의 지역경제권은 나름대로 산업적 특성이 여타 지역과 구분되는 독특한 점이 있다.  즉, 산업분포상 6개 지역경제권이 동시에 불황에 빠질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적다.  또한 지역경제권은 중앙 지도자의 양성을 위한 중간실험지로서의 역할등을 통해서 그 특장을 살려나가고 있다.
 
 중국의 각지역이나, 도시는 소위 경제규모 1조RMB달성에 상당히 목을 걸었다.  최근에, 청뚜시가 2014년을 기해 1조RMB를 넘었다는 것을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상하이시는 2014년에 이미 2조 RMB를 달성 하기도 했다.  사실, 중국은 광역 도시로서 같은 행정 지역이라도 도시와 농촌지역이 혼재한다.  가령 북경의 경우 행정관할지역은 1만 6,410Km2를 넘어서 우리나라의 경기도보다 오히려 훨씬 크다.  인구도 2115 만명인데, 사실, 도심의 인구는 그 절반을 약간 넘는 1227만 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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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에는 공식적으로 654개의 도시가 있으며, 이 가운데 인구 1000만 이상의 도시는 8개 정도로 집계된다.  그런데, 앞에서 얘기한 것처럼 광역도시인 만큼, 실제로 도심지가 인구 1천만명 이상인 도시는 베이징과, 상하이 두 개밖에 없다.  그 뒤를 이어서 텐진도 도심지 인구가 1천만명에 육박하고 있기는 하다.  <표1>은 총 654개 도시가운데, 고속철이 지나는 16개 중심도시를 고속철 노선과 연결, 6개 지역경제권으로 나누어 정리한 것이다.  이들 16개 도시 가운데, 충칭을 제외한 15개 도시는 이미 인당 소득이 1만달러를 넘었다.  물론 16개 도시 전체로도 인구규모가 근 2억 명(1억 9379만명)이고 1인당 소득은 14,167달러로 집게되었다.  특히, 션쩐, 쑤조우, 광조우 3개 도시는 2014년을 깃점으로 이미 1인당 소득 2만달러를 향유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 3개 도시의 인구의 합이 3천만명이다.
 
 그런데, 앞으로는 중국고속 철도의 건설과 그 복합적연결에 따라서, 지역경제권은 급속하게 고속철도 정차역 주변으로 재편될 것으로 예상된다.  첨부된 지도에서 나타난 계획된 모든 노선이 완성되는 2020년의 경우, 중국의 국내수요는 엄청나게 늘어날 것이다.  이를 주목해야한다.  특히, 베이징-광조우 노선과 상하이-청뚜 노선이 교차하는 우한(武漢)을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다.  즉, 한 개의 고속전철역을 중심으로 동.서.남.북의 4방 1~2시간 이내의 거리에 있는 도시를 배후로 하는 상권이 자연스럽게 형성, 내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소지가 충분히 있다.  2년전 베이징-광조우 노선이 완성 되었을 때에도, 우한에서 심지어 4~5시간 거리에 있는 홍콩으로부터 유아용 분유를 대량으로 수입, 홍콩분유시장이 일시적으로 마비된 사건이 이를 단적으로 나타내 준다. 
<우리나라에 대한 의미>
 앞에서 본 것처럼 중국은 한 나라가 아니다.  그렇지만, 앞에서도 지적한대로 고속철 건설과 함께 대체로 6개 권역의 경제권이 자연스럽게 형성될 것인만큼, 역설적으로 시장개척에는 더 쉬운 측면이 있다.  즉, 한 개 기업은 중국전역을 시장으로 삼을게 아니라, 한 경제권을 집중적으로 마켓팅을 전개, 한 경제권에서만 성공한다면 다른 지역으로 확산시키는 것은 그만큼, 용이해질 개연성이 있는 것이다.  또한, 구태여, 눈에 두드러 지는 최첨단 발전지역이 아닌 지역으로 들어갈 여지도 어느정도 있음을 나타내 주기도 한다.  현재로서는 아직은 서부경제권과 동북경제권이 frontier로 남아있다.
 또한, 다른 경제권역에서는 시장성격이 판이하게 다르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한다.  모 방송국에 정기적으로 출연하는 중국인이 일간지에 기고한 한 컬럼에서, 지역별 특수성과 풍습을 고려한 마켓팅을 주문하고 있는데 주목해야한다.  사실 앞의 <표1>에서도 나타내고 있는 것처럼 6개 경제권 하나하나가 인구규모가 2~5천 만명에 달할뿐 아니라 상당한 경제규모로 성장, 자체만으로도 거의 독자적인 경제발전을 할수 있는 경제권역을 충분히 형성하고 있다.  우리로서는 개별 기업단위에서는 이들 한 개 지역과의 집중적인 교류가 보다 현실적일 것이다.  
 
<도1> 중국의 고속철 노선도(계획 및 완공구간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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