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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續)여의도에는 왜? 정신병원이 없을까 <11> 심상정, 장혜영, 류호정은 왜 당내 성폭력에 침묵했을까…정의당의 외눈박이 정의 ②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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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4년08월06일 17시01분
  • 최종수정 2024년08월06일 11시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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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우리를 이끄는 지도자와 그 집단에 대해 야박해서 눈물이 날 정도로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야 한다. 그들이 힘들어 울어야 국민이 웃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 삶이 나아지지 않는 건… 정책이나 전문가가 모자라서가 아니라 사회지도층이 국민보다 힘들지 않고 편하게 살기 때문이다.> (졸저 ‘여의도에는 왜? 정신병원이 없을까’ 중)

 

“당이 (성추행 사건에 대해) 진상조사를 안 했다고요?”

 

“진상조사를 하려면 담당 기구가 있어야 하고, 제가 출석해 공식적으로 진술을 해야 하잖아요. 양측 주장의 사실관계도 확인하고요. 그런 과정은 없었어요.”

 

“당신이 폭로하자마자 당시 당 수석대변인이 사실관계를 면밀히 파악했다고 국회에서 브리핑까지 했는데요?”

 

“성폭력이 벌어진 다음 날인 작년(2021년) 11월 21일 배복주 당 젠더인권특별위원장에게 성폭력을 알리면서 지도부 회의를 요청했어요. 그다음 날 열린 회의에서 피해 사실을 말했는데 그건 진상조사가 아니잖아요. 여영국 당 대표는 그 자리에서 ‘이 일은 공식 절차를 밟지 않고, 다만 다음에 또 이 같은 일이 일어나면 그때는 절차대로 처리하겠다. 내가 해당 위원장에게 엄중히 경고하겠다’라고 결론을 내렸어요. 피해 호소 당일에 사실상 종결됐는데 사실관계를 면밀히 파악했다는 게 말이 되나요?” 

 

첫 인터뷰 후 6개월여 만인 2022년 5월 25일 강민진 전 청년정의당 대표를 다시 인터뷰했다. 그가 자신의 피해 사실을 알린 뒤 9일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 인터뷰는 서울 마포의 한 오피스텔의 회의실을 빌려서 했는데,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지만 그가 사람들의 시선을 부담스러워했기 때문이다. 검은 선글라스를 쓰고 온 그는 6개월 전 활기찼던 청년정의당 대표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인터뷰 내내 굉장히 위축되고 힘들어했다. 마침 점심때였고, 밥을 먹으러 나갈 상황도 아니었기에 인근 초밥집에서 초밥을 사 왔는데 그는 거의 한 점도 먹지 못했다.

 

성추행 발생 자체보다 더 기가 막혔던 건 사건을 대하는 정의당의 자세다. 그동안 그들이 일반 사회나 다른 당에서 벌어진 성폭력 사건에 대해 숱하게 지적하고 비판했던 것과는 너무도 다른 태도. 뭐 이런 ‘거지 같은’ 경우가 있을까. 정의당이 그동안 성범죄에 대해 어떤 말을 했는지 되돌아보면 기가 찬다는 말이 이럴 때 쓰는 게 아닌가 싶다. 

 

2022년 2월 3일, 제20대 대통령 선거 첫 대선후보 TV 토론에서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2차 가해로 고통받고 있는 피해자 김지은 씨에게 이 자리를 빌려서 사과할 용의가 있느냐”고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를 공격했다. 윤 후보 부인 김건희 씨가 소위 ‘7시간 통화 녹음’에서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력 사건을 옹호한 점을 지적한 것이다. 그리고 남편과 아내를 싸잡아서 “윤 후보는 성범죄자 안희정 편이냐”라고 했다. (심 후보는 2017년 4월 제19대 대선 첫 TV 토론에서도 당시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를 겨냥해 “성폭력 범죄를 공모한 후보를 경쟁 후보로 인정할 수 없다. 홍 후보는 사퇴하는 게 맞다. 오늘 홍 후보와는 토론하지 않겠다”라고 했다. 홍 후보의 자전적 에세이에 등장한 ‘돼지 흥분제’ 문제를 지적한 것이다. 

 

2020년 7월 10일 정의당 장혜영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고 박원순 서울시장 빈소에 조문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그가 올린 글이다. 

“차마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애도할 수 없다. 고인이 우리 사회에 남긴 족적이 아무리 크고 의미 있는 것이었다 해도, 아직 우리가 알아야 할 것들이 있다. 누군가 용기를 내어 문제를 제기했지만, 수사를 받을 사람은 이 세상에서 사라졌다. 그렇게 이 이야기의 끝이 ‘공소권 없음’과 서울특별시의 이름으로 치르는 전례 없는 장례식이 되는 것에 당혹감을 느낀다. 어렵게 피해를 밝히고 문제를 제기한 사람의 마음을 돌보기는커녕 이에 대한 음해와 비난, 2차 가해가 일어나는 것에 단호히 반대한다. 슬픔과 분노 속에서도 우리는 알아야 한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아야 한다. 제대로 알지 못하면 제대로 기억할 수 없고, 기억할 수 없다면 이다음에도 제대로 대처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전례 없이 행해져야 하는 것은 서울특별시장이 아니라 고위공직자들이 저지르는 위계에 의한 성폭력에 대한 철저한 진상 파악이고 재발 방지 대책.” 

 

2023년 5월 11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 영화 ‘박원순 다큐멘터리 첫 변론(감독 김대현·제작 박원순을 믿는 사람들)’ 개봉과 관련해 김 감독과 정의당 류호정 의원의 대담.

 

(김 감독) “박원순 시장의 여러 가지 사건에 대한 논란들이 지금까지 3년이 지난 지금까지 정리가 안 되고 있는데요. 그동안에 어떻게 보면 박 시장이 일방적으로, 일방적인 주장에 의해서 성희롱범으로 낙인이 찍혀 있어서 저희가 그런 국가인권위원회의 직권조사에서 보장받지 못했던 그런 방어권을 행사하는 의미, 그런 의미에서 첫 변론이라는 타이틀로 영화를 만들게 됐습니다.”

 

(류 의원) “분명하게 좀 정리를 하고 싶은데요. 지금 성범죄 사실 자체를 부정하는 대목들도 있지 않습니까? 성범죄 유무는 박원순 시장님 사망 때문에 확정하지 못하게 된 것이죠. 이런 2차 가해가 자행될 게 뻔했기 때문에 피해자는 최소한의 법적 판단이라도 받아 둬야 했던 거고요. 그래서 나온 게 지금 국가인권위의 결정인 거고 인권위는 박원순 시장님의 성적 언동은 부하 직원에 대한 성적 대상화이며 성희롱이라고 결정했죠. 그리고 인권위 결정이 있고 난 뒤에 피해자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아직 피해 사실에 관한 의문을 제기하는 분들께서는 이제 소모적 논쟁을 중단해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그만들 좀 하셨으면 좋겠어요. 말씀하신 대로 인권변호사였던 시장님의 유지가 이런 것일 리가 있겠습니까? 내가 내 과거를 잊고 싶어 하는 만큼 다른 사람의 과거도 잊어주려고 하는 게 인간이거든요. 추모도 좋고 예술도 다 좋은데 인간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먼저.”

 

성범죄에 관한 생각, 피해자에 대한 예의, 그리고 특정 사안을 떠나 인간이 가지는 상식과 양심의 전형이라고 봐도 무방할 듯하다. 죄를 저지르고도 ‘뭘 봐’하며 뻔뻔한 인간들이 즐비한 세상에서 시원한 사이다 같다. 그런데…. <⓷편으로 계속> ​ 

<ifs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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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수정 2024년08월06일 11시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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