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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시간

  • 기사입력 2014년12월03일 19시34분
  • 최종수정 2016년02월29일 10시39분

작성자

  • 김낙회
  • 서강대 초빙교수, 前제일기획 대표이사 사장

메타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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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팔리는 컨텐츠
지구촌 구석구석에서 말춤을 추며 오빤 강남 스타일을 불러대는 모습은 얼마나 자랑스러웠던가. 점핑점핑 하면 모두가 손을 곱게 모으고 뛰기 시작한다. 크레용 팝의 빠빠빠! 사람들이 따라하는 육기통 춤 이라는 것도 우리를 신나게 한다. 어린이들이 병원에서 주사를 맞고 나서 뽀로로 반창고를 붙여주면 울음이 그치더라는 뽀로로 간증 시리즈는 또 어떤가. 창조경제라는 시대적 화두가 떠오르며 다시 문화 컨텐츠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잘 팔리고 인기가 있으려면 무엇보다 내용물이라고 할 수 있는 컨텐츠 자체가 재미있어야 하고 감동을 줄 수 있어야 한다. 시청자에 따라 다른 견해들이 있지만 리얼리티 오디션 프로그램도 방송가에서 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다. 슈퍼스타K, 나는 가수다, 불후의 명곡 등 음악장르에 시청자들이 열광하더니 요즘에는 쿠킹 코리아,한식 대첩 등 요리 프로그램으로 진화하고 있다. 전국 요리 고수들이 지역 특색을 살린 요리 실력으로 승부를 다투는 한식대첩은 심사위원, MC, 참가자들의 입담까지 예능적 요소를 갖추고 있어 보는 이의 재미를 더해주고 있다.
 
세계적으로 이런 형식의 리얼리티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시작된 것은 1990년대 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서바이버"라는 리얼리티 쇼가 영국에서 제작되어 스웨덴에서 최초로 방영되었고 이후 미국에서 "서바이버" 프로그램 포맷을 들여와 역시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리얼리티 서바이벌 쇼는 변신을 거듭하여 오늘날 브리튼즈 갓 탤런트나 아메리칸 아이돌과 같은 전세계인들이 열광하는 프로그램으로 진화 하기도 하였다. 이렇게 컨텐츠는 새로운 컬쳐를 만나면서 자연스럽게 그 컬쳐에 맞는 새로운 포맷으로 변형되어 계속 진화하는 힘이 있다.
 
나도 요즘 불후의 명곡을 즐겨 보고 있는데 재미와 감동을 주는 요소들을 잘 갖추고 있는 컨텐츠는 정말 힘이 센 것 같다. 기존의 명곡이 노래 부르는 사람에 의해 재해석 되고 다시 태어나는 과정은 대중들에게 감동을 주고 신선한 자극이 되기에 충분하다. 거기에다 예측 불가능한 결과가 가져다 주는 긴장감과 관객과 시청자가 직접 투표를 통해 참여한다는 것도 재미를 더해준다. 인간적인 감동 스토리가 담겨진 진정성 그리고 참여의 편리성과 플랫폼의 특성을 잘 살릴 수 있도록 치밀하게 짜여진 컨텐츠야 말로 대중에 사랑 받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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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보다 더 중요한 것이 어떻게 컨텐츠를 머천다이징 하고 마케팅 할 것인가 하는 문제다. 오륜 마크(5개의 링)라는 컨텐츠 플랫폼을 가지고 파워 브랜드를 만든 올림픽을 보자. 브랜드 파이넌스라고 하는 조사기관이 2012년에 발표한 올림픽의 브랜드 가치는 476억 달러였다. 당시 애플(700억 달러)보다는 작았지만 구글(474 억 달러)보다는 높았다. 비영리 기관인 올림픽 조직위원회(IOC)가 매번 올림픽이 열릴 때 마다 벌어들이는 수입은 방송 중계료, 입장료, 그리고 스폰서 쉽 등을 합치면 수십억 달러에 이른다고 한다. 올림픽 마케팅에 불을 붙인 것은 사마란치 IOC 위원장이었다. 1984년 LA 올림픽 때부터 톱 스폰서 제도를 도입하여 글로벌 기업들을 스폰서로 끌어들인 것이다.
 
프랑스 칸에서 열리는 국제 광고제 만 해도 그렇다. 작은 해변 도시 칸에서 일 년에 한 번씩 열리는 국제 광고제에서 올리는 매출액이 수백억이 된다고 한다.전 세계에서 광고 작품(년간 3만5천여 점)의 출품료, 광고제 참가자의 참가비, 수상 작품 수록 CD판매 수익, 세미나와 전시 참가 기업들의 부스 사용비, 티셔츠, 가방, 머그컵 등 칸 광고제 로고가 들어 간 각종 기념품판매, 심지어 일주일간 열리는 광고제의 참가자들이 묵는 호텔 어렌지 피까지 정말 비즈니스화 하여 돈을 버는 데는 귀재들인 것 같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아직도 컨텐츠를 활용하는 마케팅력이 취약하게만 느껴진다. 2000년대 초에 "욘사마" "지우히메" 하며 일본에서 겨울연가가 한참 인기를 얻은 적이 있었다. 드라마 판권 수익,음반, 출판,DVD,모바일,애니메이션, 뮤지컬 등 다방면으로 부가가치 창출을 했다고는 하지만 우리나라 보다 일본 방송사와 기업들이 훨씬 더 많은 매출이익을 올렸다고 하지 않는가. 하나의 컨텐츠를 다양한 매체로 활용하여 부가가치를 극대화 하는 소위 OSMU(one source multi use)역량을 개발하는데 힘을 쏟아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통섭력이다. 작년 SBS에서 주관했던 서울 디지털 포럼에서 드림웍스사의 애니메이션 영화 크루즈 패밀리의 연출을 맡았던 커크드미코 와 크리스샌더스 감독의 얘기가 인상적이었다. 이 영화는 20여명의 아티스트들과 함께 3년 반에 걸쳐 만들었는데 만일 혼자 애니메이션 작업을 한다면 얼마나 걸렸겠냐는 질문에 500년 이라고 대답했다. 애니메이션은 고도의 협력이 필요한 비즈니스라는 것을 에둘러 표현한 말이다. 창의적인 아이디어에 기술의 협력이 더해져야 한다는 것이다. 더구나 디지털 기술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고 3D 홀로그램 등 특수영상 기법 등이 등장하는 오늘날 컨텐츠 작업을 하는데 아웃소싱과 네트워크는 더 절실해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관련되는 전문가들과 기업들이 협력하고 협업하는 이른바 서로가 윈윈하는 생태계를 만드는 것은 하드웨어 뿐 아니라 소프트 웨어 제작에서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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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의 피카소라 불리는 페르난도 보테로(Fernando Botero)는 라틴풍의 화려한 색감과 풍만한 양감을 강조하는 화가다. 그가 자신의 대표작인 "모나리자 12세"를 설명하면서 고전 명화인 "모나리자"를 재해석 하고 거기에 자신의 스타일을 접목하여 자신만의 새로운 예술성을 관객들에게 전하고자 했다고 한다. 고전의 틀 안에 자신의 작품을 가두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새로운 관점과 가치를 고전과 절묘하게 융합시켜 새로운 가치를 관객들에게 전달하는 것이다. 이렇게 외부의 이질적인 것과 결합하여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것을 통섭 이라 한다면 이 통섭이야말로  잘 팔리는 컨텐츠의 중요한 요소라고 아니할 수 없다. 통섭을 잘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열린 생각이 전제가 되어야 한다. 계층간의 구분, 인문과 과학의 구분, 아날로그와 디지털간의 경계를 허물 때에서야 비로소 세계 속에서 각광받고 잘 팔리는 킬러 컨텐츠가 만들어지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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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4년12월03일 19시34분
  • 최종수정 2016년02월29일 10시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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