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 의장 "미 경제 과열은 아냐", 9월 금리 인하 포석(?)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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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준(FRB) Jerome Powell 의장이 지난 9일 열린 의회 정례 금융정책 청문회에서 “미 경제는 아직 과열하고 있지 않다” 고 언급, 연준이 현재 금리 인하 국면을 탐색 중이 아닌가 하는 추측을 불러오고 있다. 이로써, 연준이 드디어 금융 ‘긴축’ 자세에서 ‘완화’ 방향으로 방향을 전환하는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아울러, 연준이 오는 9월 FOMC에서 처음으로 금리(Fed Fund 금리 유도 목표)인하를 시작할 것으로 기대하는 참가자들에게 큰 자신을 불어넣어주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Bloomberg 통신은 Powell 의장의 이번 의회 증언은 연준 관리들이 인플레이션이 하락하고 있다는 더욱 확실한 증거를 기다리고 있는 가운데, 고금리로 인한 노동시장 둔화의 잠재적 리스크를 더욱 중시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Powell 의장이, 신중한 발언 자세로, 금리 인하 시간표를 시사하지는 않았으나, 시장 투자자들은 이제 9월 금리 인하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 파월 의장 "정책금리를 인하하기 위해서는 더욱 큰 확신이 필요"
이날 Powell 의장은 연방 의회 상원 금융/주택/도시 문제 위원회 연 2 차례 하는 정례 정책 청문회에서 ‘미 경제의 인플레이션이 2년 전 40년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한 뒤 장기간에 걸쳐 하락세를 보여 오고 있다’고 증언했다. 그는 가장 최근 인플레이션 지표가 적절하게(modest) 개선되고 있으나 이런 양호한 지표들이 더 많아지면 인플레이션이 2%를 향해 진전한다는 확신을 강화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Powell 의장은 연준 관리들은 금리를 인하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목표치 2% 수준을 향해 진행하고 있다는 ‘더욱 큰 확신(greater confidence)’을 가질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Powell 의장은 청문회 증언 중에 금년 중 금리 인하 가능성이 있는지 여부 혹은 첫 금리 인하가 언제쯤 있을 것인지에 대해 특정해서 시사하지는 않았다. 자신의 종전 자세를 전환할 것이라는 언급도 하지 않았다.
연준은 2022년 6월 전후 기록적으로 치솟았던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23년래 최고인 5%대 정책금리를 지난 1년여 동안 유지해 오고 있다. 그 뒤 2023년 들어 인플레이션은 극적으로 진정세를 보여 시장의 관심은 언제쯤 첫 금리 인하가 있을지에 집중되어 왔다. 그러나, 금년 초 돌출적으로 인플레이션이 재연할 기미를 보이자 연준 관리들은 아직도 인플레이션의 지속적인 안정에 확신이 낮아 금리 인하 돌입을 주저하고 있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연준의 핵심 정책금리는 미국 경제 전반에 걸쳐서 기업, 개인 등 자금 수요자들의 차입 비용에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금년 봄 이후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다시 하향 추세를 보이기 시작했고 시장에서 금리 인하 기대는 다시 높아지고 있으나, 연준 관리들은 ‘2% 전후’ 목표를 향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하는 더 많은 증거가 나타나기를 기다리고 있다. 6월 인플레이션은, 연준이 가장 중요하게 참고하는 PCE 기준으로 월 상승률이 2023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0’을 보였다. 연간 상승률도 전월 2.7%에서 약간 하락한 2.6%에 머물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John Williams 뉴욕 연은 총재는 인플레이션은 2.5% 수준에 있고 하향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Williams 총재도 인플레이션이 지속가능한 2%대에 도달하려면 좀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 "연준, 최근 정책 중심을 물가 안정에서 노동시장 유지로 옮겨가"
연준이 금융(금리)정책 결정에 고려하는 요인은 인플레이션만이 아니다. Powell 의장은 이날 청문회에서 연준은 국민 생활 및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최대 고용’, 물가 안정’ 이라는 양면의 리스크를 철저하게 명심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연준이 금리를 너무 일찍 내려서 인플레이션을 과열시킬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금리를 너무 오랜 동안 내리지 않아 고용시장이 약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경제는 Covid-19 사태 기간에 잠시 침체를 보였으나, 오랜 동안 강력함을 유지해 왔다. 이런 배경에는 강력한 노동시장이 있으나, 최근 들어 이런 추세는 다소 약화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지난 4일 발표된 6월 고용 통계에서는 비농업 부문 고용 증가는 20만6,000명으로 시장 예상을 약간 상회했으나, 4, 5월 실적을 하회했다. 실업률도 2021년 11월 이후 최고인 4.1%로 상승했다. 지난 1년 간 노동시장 긴장도를 보여주는 구인 및 구직자 수의 격차도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한편, 미국 경제의 최대 성장 엔진인 개인소비 부문은 최근 들어 다소 균열을 보이기 시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공표되는 소비 지표 및 소매 매출 관련 데이터를 보면 미국 소비자들은 다소 위축되는 기미를 보이는 것으로 나오고 있다. 최근 몇 달 간 소매 매출은 지속적으로 예상을 상회하는 큰 폭으로 약화되고 있는가 하면, 서비스 제공 기업들도 소비자 수요가 작년에 대단히 활발한 호황을 보인 것에 비해 금년 여름까지는 급격히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를 감안해서 연준은 종전에는 정책 중심을 두 개의 사명 중 인플레이션 억지에 두어 왔으나, 최근에는 이보다는 고용 유지로 무게를 옮긴 것으로 보인다. Powell 의장은 최근에는 연준의 이 두 가지 목표가 1년 전보다는 훨씬 균형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평가하면서도 “만일, 노동시장이 예상치 않게 ‘상당히(in a material way)’ 약화되는 경우에는, 연준은 이에 대응할 것” 이라며 강력한 대응 의지를 밝혔다.
■ "금융시장에 ‘연준, 9월 FOMC에서 금리 인하 시작’ 전망이 커져"
이상을 종합해 보면, 현상적으로는 미국 경제가 둔화되고 있다는 명확한 징후가 나타나지 않고 있고, 그간 인플레이션 압력이 다소 후퇴하고는 있으나, 연준이 여차하면 정책금리 인하로 전환할 수 있는 태세를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미국 경제의 앞날에 대해서는 낙관론이 강해지고 있는 상황임에는 틀림없어 보인다.
한편, 고용시장이 다소 약화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6월 고용통계 및 이번 Powell 연준 의장의 의회 증언 등을 감안하면, 금융시장에는 연준이 오는 9월 FOMC에서 정책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이라는 관측이 한층 커지고 있다. 금리선물 시장에서 가격 형성에 반영하는 것을 감안하면 오는 9월까지 연준이 금리를 인하할 확률이 6월 고용통계 발표 전 70%대 전반에서 발표 후에 80% 가까이로 상승했다. 여기에 Powell 의장의 의회 증언으로 이런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Bloomberg 통신은 아직 Powell 의장이 금리를 ‘너무 일찍, 너무 큰 폭으로’ 인하하면 인플레이션 개선 추세를 반전시킬 우려를 지적하고 있다면서도, 정책 평가 기관 LH Myer 정책분석가 Dereck Tang의 분석을 인용해서 “연준의 관심은 이제 분명 고용시장에 맞춰져 있다” 고 전했다. 아울러, 향후 고용시장이 더욱 약화되면 인플레이션이 더 이상 개선되지 않아도 행동에 나설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전했다. 그러나, 다음 FOMC(7월 30-31일)에서 인하할 가능성은 없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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