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려있는 정책플랫폼 |
국가미래연구원은 폭 넓은 주제를 깊은 통찰력으로 다룹니다

※ 여기에 실린 글은 필자 개인의 의견이며 국가미래연구원(IFS)의 공식입장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국민계정 2020년 1차 개편 결과와 민생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24년06월17일 17시10분
  • 최종수정 2024년06월17일 07시04분

작성자

  • 김상봉
  • 한성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메타정보

  • 3

본문

기준년도 개편으로 명목 GDP가 증가했다.

 

한국은행은 국민계정 2020년 1차 개편 결과를 6월에 내놓았다. 2020년 기준년 개편, 2022년 확정, 2023년 잠정 추계결과를 반영한 결과, 2001~07년 중 경제성장률은 연평균 5.2%로 비교적 높은 수준이었으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성장세가 둔화되어 2008~19년중 3.2%, 팬데믹 이후 2020~23년 중 2.0%로 낮아졌다고 보고 있다. 또한, 2023년 경제성장률은 1.4%로 종전 공표치와 동일하였으나,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2,401조원으로 집계되었다. 한국은행이 지난 3월 발표한 2023년 GDP 잠정치(2,236조원)보다 7.4% 증

가한 것이다.  

2b6225edd50a8ec133eb085fe875a596_1718072

기준년도 개편으로 1인당 GNI가 증가했다

 

기준년도 개편에 따라 우리나라가 1인당 국민총소득(GNI)도 변화가 있었다. 1인당 국민총소득 (미국$ 기준)은 2023년 $36,194를 기록하였다. 2001~2023년중에 연평균 증가율은 4.7%로 나타났다. 2005년($20,026)에 $2만을 넘어선 이후 9년만인 2014년($30,798)에 $3만을 상회하였다.

2b6225edd50a8ec133eb085fe875a596_1718073

이를 통해 언론에서는 1인당 GNI가 이탈리아보다는 낮지만 일본과 대만보다는 높은 수준이라는 평가를 내놓았다. 2023년 일본의 1인당 GNI는 $3만 5,793로 전년 대비 1.5% 감소했다. 이는 일본 당국에서 발표한 엔화 기준 GNI를 인구로 나눈 뒤 달러화로 환산한 수치다. 대만($3만 3,365)과 이탈리아($3만 8,182달러)의 1인당 GNI도 각국 공식 통계를 달러 대비 대만달러 및 유로화 환율로 변환해 계산했다. 인구 5000만 명 이상인 국가 중에서는 우리나라가 미국,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에 이어 여섯 번째로 높았다고 보고 있다.

 

기준년도 개편에 따라 명목 GDP가 상승하여 각종 지표가 좋아졌다

 

기준년도 변경으로 2023년 한국의 명목 GDP 순위는 세계 12위로 높아졌다. 기존 GDP 기준으로는 호주($1조 7968억)와 멕시코($1조 7889억)에 뒤져 14위까지 밀려났지만 개편 이후 두 계단 상승해 2022년 순위를 유지했다.

명목 GDP가 쓰이는 부채 관련 지표도 개선됐다. 가계부채비율, 국가채무비율 등이 명목 GDP 대비 비율로 계산되기 때문이다. 한국은행과 정부에 따르면 2023년말 기준 100.4%이던 가계부채비율은 93.5%로 낮아졌다. 국가채무비율은 같은 시점 기준으로 50.4%에서 46.9%로 하락했다.


인플레이션 요인이 잠재되어 있다.

 

그렇다면 기준년도 하나의 개편으로 이러한 많은 일들이 일어날 수 있을까? GDP디플레이터는 명목 GDP를 실질 GDP로 나눈 값으로 물가지표 중 하나이다. 기준년도 개편에 따라 물가가 적게는 0.2%p, 많게는 0.5%p 상승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물가상승에 따라 명목 GDP가 상승한 부분이 존재한다.

2b6225edd50a8ec133eb085fe875a596_1718073
기준년도 개편에 대한 GNI 등의 증가에 대해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

 

기준년 개편으로 GDP가 크게 증가했지만 큰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렵다. 경제의 실질은 그대로인데 수치상 증가만 나타났기 때문이다. 따라서 경제지표 개선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보다 인구가 줄고 있는 상태에서 구조개혁을 통한 잠재성장률 확충 등 본질적인 체질 개선에 나서야 한다.

일본이나 다른 국가들도 기준년을 2020년 등으로 개편하면 한국 GDP와 GNI의 글로벌 순위가 다시 내려올 가능성이 있다. 

 

환율문제와 인구수도 눈여겨 보아야 한다.

 

환율문제도 끼어 있다. 우리나라의 1인당 GNI 순위가 일본이나 대만보다 오른 것은 통화가치 하락 정도가 상대적으로 낮았던 영향으로 분석된다. 주요국이 미국과 기준금리 격차로 인해 통화 약세를 겪고 있으며 특히 일본 엔화는 기록적인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엔/달러 환율은 지난 4월 34년 만에 160엔대를 찍었다가 최근 155엔대로 내렸지만 여전히 기록적인 슈퍼 엔저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우리의 인구수는 계속 감소하는 추세에 있다. 이 경우 전체 GNI가 고정적이라면 1인당 GNI는 계속 높아질 수밖에 없다.

 

수치상으로 민생을 제대로 반영하기 어렵다.

 

1인당 GNI가 $36,000라면 현재의 환율로 약 5,000만원에 가까워진다. 3인 가구 기준으로 1억 5천만원이고, 4인 가족 기준으로 2억원이다. 이것이 과연 우리의 중위소득이 될 수 있을까? 2023년 중위소득은 1인당 약 228만원으로 3인 가족 471만원, 4인 가족 573만원이다. 연간으로 환산하면 1인당 약 2,736만원으로 3인 가족 5,652만원, 4인 가족 6,876만원이다. 여기에 100%를 더해도 1인당 GNI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 

 

기준년도 개편으로 인해 수치적으로 좋아졌을 수 있겠지만, 당장의 우리 현실과 너무 괴리가 있다. 체감 경제성장이나 체감 물가 등 우리의 민생과 너무나도 멀리 있다고 보여진다.

<ifsPOST>​ 

3
  • 기사입력 2024년06월17일 17시10분
  • 최종수정 2024년06월17일 07시04분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