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함을 바다로 내보내자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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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0억 원을 들여 3,500톤급의 최신 구조함으로 건조된 통영함은 지난 4월 세월호 참사 때에 현장에 투입되지도 않았고, 지금도 해군에 인도되지 못한 상태로 조선소에 머물고 있다. 통영함은 노후된 해군 구조함인 광양함을 대체하기 위해 2010년에 건조하기 시작했던 해군의 구조함이다. 그러나, 고가(高價)의 비용을 지불하고도 성능에 미달하는 소나장비를 장착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통영함은 문제의 함정이 되어 버렸고, 비리에 연루된 방위사업청 직원들에 대해서는 고강도 수사가 진행 중이다. 방산(防産) 비리에 대한 엄정한 수사와 처벌은 당연한 일이나, 국민세금으로 만들어진 함정이 본연의 자리인 바다로 나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는 별도의 판단이 필요할지 모른다.
러시아가 경제난에 시달리던 1990년대 중반의 일이다. 러시아는 척당 연간 1억 5천말 달러에 달하는 운영비를 감당하지 못해 구소련 시절 건조된 키예프급 항모 4척을 고철용으로 해외에 매각했다. 그 중 민스크호와 노보로시스크호는 한국의 민간기업에게 팔렸다. 하지만 민스크호는 주민들의 부풀린 보상요구에 시달리면서 해체장소를 찾지 못해 떠돌다가 1998년 중국기업에 재매각되었고, 지금은 중국에서 해상테마공원으로 관광객을 맞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들 항모들의 해체를 통해 한국도 언젠가는 보유해야 할 항모의 건조기술을 습득하기를 원했고 무기장착 기술도 배우기를 원했지먼, 이 부분에 아쉬움이 남은 것이 사실이었다. 이 무렵 한국사회는 연일 터져나오는 비자금 사건과 전직대통령 구속 사건에 함몰되어 있었다. 지금은 방산비리 분노에 함몰되어 통영함의 활용에 대해서는 너무 무신경한 것이 아닐까.
통상 구조함은 동력을 상실한 선박을 예인하거나 좌초된 선박을 끌어내는 이초(離礁), 침몰한 선박이나 항공기를 찾는 수색·탐지, 수중 잔해들을 수상으로 끌어올리는 인양 등의 임무를 수행하며, 잠수부의 수중 활동을 지원하는 잠수지원도 구조함이 갖추어야 하는 필수적인 기능이다. 또한, 구조함은 항만이나 수로의 수상 및 수중에 존재하는 장애물을 제거하거나 선박의 화재를 소화하며 손상함정에 대한 제한적 수리정비를 제공하거나 해양오염에 대한 방재작업을 수행하기도 한다. 통영함의 경우 문제가 되는 것은 수색·탐지 부분이다. 더 정확하게 말해, 수중의 물체를 탐지하는 선체고정음탐기(HMS)와 수중무인탐사기(ROV)가 작전운용 성능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이다. 이 부분을 제외한 통영함의 다른 장비들은 정상작동이 가능하기 때문에 통영함은 해군이 운용 중인 광양함이나 평택함보다 훨씬 더 우수한 구조함임에 틀림이 없다. 이는 11월 26일 실시된 실전투입 시범에서도 여실히 증명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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