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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한 가뭄, 대책은 없는가?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15년06월24일 20시07분
  • 최종수정 2016년02월27일 22시15분

작성자

  • 김동환
  • (사)농식품신유통연구원 원장/ 전 안양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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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 현황과 대책

 

 최근 강원도 지역을 중심으로 극심한 가뭄이 계속되고 있다. 뉴스에서 보도되고 있듯이 소양강이 말라붙고 있고 바닥을 드러낸 저수지도 많아지고 있다. 

 

  2015년 5월말까지 전국 누적 강수량은 274.0㎜로 평년대비 84% 수준으로 그리 심각한 수준은 아니다. 전라남도, 경상남도 및 제주도에서는 비교적 비가 많이 온 편이나 서울·경기 및 강원도는 올해 누적강수량이 평년 대비 57%로 강수량 부족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5월 전국 평균 강수량은 57㎜로 평년(102㎜)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인천 강화, 경기 북서부, 강원 영동 등 일부 지역은 강수량이 평년의 50% 미만으로 물 부족 현상이 심각하다. 특히 강원 영동지방 같은 경우에는 평년의 39% 정도로 매우 심각한 상태이며, 강릉 지역 강수량은 평년의 6%에 지나지 않을 정도로 가뭄이 심각하다. 

 

  한국수자원공사에 따르면 현재의 가뭄 단계는 한강유역은 주의, 타 유역은 정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수자원공사에서는 가뭄 단계를 관심, 주의, 경계, 위험의 4단계로 나누고 있다. 다목적 댐의 저수량도 소양강댐 25.9%, 충주댐 22.9%, 횡성 25.0%, 안동 36.5%, 대청 40.0%, 섬진강 28.6%로 예년에 비해 매우 낮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15년 6월 현재 인천・경기・강원・충북・경북 등 5개 시·도, 39개 시·군의 논·밭에서 가뭄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논물마름 현상이 2,737 ha, 밭시들음 현상이 4,304 ha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농업용 저수지의 저수율은 전국 평균 50.5%로 평년의 58.0%에 비해 낮은 수준이며, 전국 평균보다 낮은 지역은 경기 34.2%, 강원 42.3%, 충남 42.8%, 충북 50.3% 등이다. 이들 지역의 저수율은 평년 저수율의 60∼70% 수준이다. 

 

  현재 지속되는 되는 가뭄의 원인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2015년 1월과 2월 기후가 고기압의 영향을 주로 받아 서울·경기를 비롯한 중부지방에는 눈이 적게 내렸으며, 특히 동해안지방에는 동풍의 영향이 약해서 적설량이 매우 적었으며 이로 인해 극심한 가뭄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강원 영동지역의 겨울철 강수량은 평년 대비 27% 수준에 불과하였다. 

 

  2015년 봄에는 제주도와 남해안지방은 남해상을 지나는 저기압의 영향을 자주 받아 강수량이 평년보다 다소 많았으나, 중부지방은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을 주로 받아 강수량이 매우 적었다. 2015년 봄철 강수량의 평년 대비율은 전남 131%, 경남 120%로 높았지만 서울·경기 52%, 강원 영동 44%로 매우 낮은 수준을 기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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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으로의 가뭄 해갈 전망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남해안과 제주도는 평년과 비슷한 시기에 장마가 시작되겠으나, 그 밖의 지방은 북태평양고기압의 북상이 지연되면서 장마가 평년보다 다소 늦게 시작될 가능성이 있다. 장마가 시작되기 전까지는 맑고 건조한 날이 이어지면서 평년보다 높은 기온과 함께 서울·경기도, 강원도 등 중부지방의 가뭄현상이 이어지겠으나, 7월에는 저기압의 영향을 주로 받으면서 가뭄현상이 완화될 전망이다. 7월 강수량은 남부지방에서는 평년과 비슷하겠으며, 중부지방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다소 적은 경향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강원도 지역을 중심으로 한 중부지역의 가뭄은 당분간 해소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계속되는 가뭄과 폭염으로 최근 채소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배추, 대파 등은 지난해보다 100% 이상 오른 데 이어 평년가격을 유지해오던 마늘과 양파 값까지 오름세로 전환했다. 6월부터 본격 출하되기 시작한 봄배추, 감자, 고추 등은 오랜 가뭄 탓에 생육 부진으로 수확량이 감소하여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에 따르면 노지 봄배추 주산지의 배추 생육이 부진해 수확이 작년보다 약 10% 감소하고, 출하 시기도 5∼7일 미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봄배추 주산지인 강원도 영월을 비롯해 영양 등은 5월 강수량이 평년의 30%에도 못 미치고 있으며, 이들 지역에서는 칼슘 결핍이나 잎이 처진 배추가 전체의 30∼4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 강화와 경기 파주 등 수도권의 가뭄도 심각한 수준으로 이 지역의 작물 작황도 좋지 않다. 

 

  강수량 부족으로 강원도 평창과 횡성 등 고랭지 지역의 배추와 무 파종률은 전년의 40%에도 못 미치는 상황이다. 여름에 출하되는 고랭지 배추 주산지인 대관령도 강수량 부족으로 파종에 심각한 차질을 빚고 있어 고랭지 무와 감자의 출하시기인 8월에 이들 채소의 공급량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대파도 주요 생산지인 경기 여주와 포천 등의 가뭄으로 7~8월 출하량 급감이 점쳐진다. 

 

  전문가들은 지금까지의 대증요법으론 갈수록 잦아지는 가뭄에 대처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가뭄 피해가 자주 발생되는 지역을 파악해 중장기 맞춤형 마스터플랜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가뭄대책의 핵심은 농작물 파종기인 5~6월 상습 가뭄 지역에서의 농업용수 확보다. 2000년대 들어 가뭄은 경기도·강원도·충청·경북에서 주로 발생하고 있다. 문제는 가뭄 발생 지역이 이들 광역자치단체 안에서도 일부 시·군에 흩어져 있다는 점이다. 이를 해결하려면 대형 다목적댐보다는 가뭄이 심한 시·군을 대상으로 한 중소형 댐이나 저수지 건설이 효율적이다. 

 

  다시 말해 가뭄 피해가 자주 생기는 하천을 대상으로 부족한 용수 양을 파악해 맞춤형 댐을 건설하는 것이 필요하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가뭄 해소에 필요한 물의 양은 연간 1억6000만~4억6000만톤으로, 대표적 다목적댐인 소양강댐 저수용량(29억t)의 10분의 1 안팎이다. 저수용량 1000만t급의 댐 16~46개를 지으면 가뭄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주민의견 수렴과 예비타당성 조사가 진행 중인 원주천댐(강원 원주)·봉화댐(경북 봉화)·대덕댐(경북 김천)이 좋은 예다. 그러나 일부 지역에서는 주민 및 환경단체들이 환경훼손 문제를 들어 댐 건설을 반대하고 있어 중소형 댐 건설을 위해서는 관련 이해당사자간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는 것이 필요하다. 

 

  둘째, 4대 강 사업으로 건설한 보의 활용도를 높이는 방안도 시급하다. 보가 있는 본류 지역엔 물이 남아돌지만 이를 지류 지역으로 보낼 방안은 마련하지 않았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31년까지 4대 강 11개 보의 용수를 20개 지구(1만2428㏊)에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양수장을 설치한 뒤 관으로 연결해 가뭄 때 물을 흘려보내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예산을 1조원 이상 투입해야 하기 때문에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해 비용 대비 효과를 충분히 검증한 뒤 사업을 진행해야 할 것이다. 

 

  셋째, 효율적인 가뭄 대응을 위해서는 가뭄을 통합적으로 관리할 기관이 필요하다. 현재 국토부는 ‘댐 용수 공급량’을, 농식품부는 ‘논 저수율과 밭의 수분 상태’를, 환경부는 ‘상수도의 급수 제한 상태’를 바탕으로 가뭄 정도를 확인하고 있다. 부처별로 가뭄 정도를 판단하는 기준이 다른 문제점이 있다. 이 때문에 같은 상황에서 각 부처가 다른 판단을 내려 효율적인 가뭄 대책을 시행할 수 없다.

 

  반면 미국은 국립가뭄경감센터(NDMC)와 가뭄포털을 통해 미국 전 지역의 가뭄을 확인한다. 연방정부는 이 정보를 바탕으로 가뭄 대비책을 수립한다. 올해 4월 캘리포니아주 가뭄 때도 NDMC는 지난해부터 발생한 주별 가뭄 기록을 바탕으로 대응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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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에도 가뭄 모니터링 시스템이 마련돼 있지만 한국수자원공사, 국민안전처, 농어촌공사, 기상청이 각기 다른 시스템을 쓰고 있으며, 가뭄예측 정보는 제공하지 않고 있다. 가뭄통합관리기관을 설치하고 가뭄통합관리시스템을 개발해 가뭄지수를 통합·표준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가뭄통합관리시스템은 실시간 위성 정보 및 과거 사례를 바탕으로 가뭄을 전망하고 관련 예보·경보를 내릴 수 있도록 해야 하며, 각 부처와 지방자치단체는 통합관리기관의 판단과 예측에 따라 구체적인 대응방안을 수립하도록 해야 한다. 

 

  농산물 수급안정 측면에서는 가뭄에 대비하여 선제적인 수급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강원도 고랭지 지역 작물들의 생산량 감소가 전망되므로 강원도 이외 준고랭지 지역에서 파종, 정식량을 늘려 해당 품목의 공급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예비 묘 등을 준비하여 작황 부진시 즉시 정식에 들어가고 일부 물량을 저장하여 가격 폭등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또한 소비자들에게 고랭지 농업 품목의 가격 동향 등 정보 제공을 확대하고 대체 농산물 등을 홍보하여 가격 급등 시 타 품목 소비로의 전환을 유도해야 할 것이다. 가뭄으로 인해 생산량이 급감한 농가에 대해서는 농작물 재해보험 등을 활용하여 소득을 보전하는 방안의 모색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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