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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눈물 밖에 마실 물이 없는 생명들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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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5년03월06일 20시55분
  • 최종수정 2016년02월29일 13시24분

작성자

  • 하지원
  • (사)에코맘코리아 대표·지구환경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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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눈물 밖에 마실 물이 없는 생명들

 

UNEP 회의로 케냐를 방문하며 아프리카를 만나다.

 

나이로비와 마사이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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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에서 나이로비 시내로 들어오는데 거리 곳곳에서 소나 염소떼를 몰고 온 목동들이 보였고, 시내의 잔디화단까지 올라와서 그 풀을 뜯어먹는 가축을 보고 깜짝 놀랐다. 알고 보니 목동들이 먼 외곽에서 소와 염소에게 물과 풀을 먹이기 위해서 나이로비까지 온거였다. 

 

나이로비의 “나”는 “맑은 물”이라는 뜻으로 “나이로비”는 “맑은 물이 있는 곳”이라는 뜻이었다. 전반적으로 물이 귀하고 건조한 나라 케냐에 그래도 물이 풍부한 곳인 나이로비에서 생활하던 마사이족은 글도 모르고 땅문서도 없던 때라 영리한 부족인 “끼꾸유족”에게 가장 좋은 땅인 나이로비를 빼앗기고, 외곽지대에 흩어져서 살고 있었다. 그들이 사는 마을을 가보니 여성들이 소똥과 흙을 섞어 집짓고, 밥하고, 일하고, 하루 18km를 왕복하여 물을 길러가야 하는 현실 속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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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물이 부족해 수 십키로가 떨어진 곳까지 가서 물을 길러야 하고, 물을 기르는 일은 주로 연약한 여성과 어린 소녀들의 몫이어서 물을 기르는 일 때문에 학교를 다니지 못한다. 게다가 먼 길을 물동이를 이고 이동하는 과정에서 성폭행이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물 문제가 여성인권에도 커다란 영향을 끼치는 것이다. 산업화가 진행 중인 시내에서도 지하수로 연결된 수도시설을 갖춘 특별한 곳을 제외하고는 수도가 연결된 특정지역까지 가야 물을 얻을 수 있는 것이 지금의 모습이다. 

 

물과 기후재앙 그리고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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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은 인간에게 있어서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자원이다. 그러나 깨끗한 물에 접근할 수 있는 권리를 누구나 누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지표면이 낮은 방글라데시는 기후변화로 해수면이 상승해 짠 해수가 담수에 섞이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어쩔 수 없이 사람들은 그 물을 식수로 사용하고 있으며, 그 물을 마신 임산부들은 임신중독증에 걸려 산모와 태아가 사망하는 안타까운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북부 아랍계와 남부 아프리카계 사이의 인종과 종교갈등으로 보이는 다르푸르 분쟁의 숨겨진 원인에는 물과 얽힌 사연이 있다. UN통계에 따르면 인도양의 기온 상승이 계절풍에 영향을 미쳐 강수량이 40%가 줄어들었고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지역의 가뭄을 불러일으켰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수단의 북부 아랍계는 주로 유목민이었고 남부 아프리카계는 농경사회를 이루고 있었는데 물이 부족해진 유목민들이 농부들의 땅으로 와 가축들이 마실 물을 구하면서 갈등이 시작되었다. 예전에는 기꺼이 물을 나눴던 농민들은 가뭄이 계속되자 지나치게 몰려드는 가축들을 막기 위해 담을 쌓았고 결국 전쟁으로 이어져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 현재 케냐에서도 유목생활을 하는 마사이족들이 농사를 짓는 마을로 내려와 유사한 분쟁이 빈번하게 생겨 큰 문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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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동에서 일어나는 분쟁과 갈등도 기후변화와 무관하지 않다. 기후변화로 인한 곡물수급 위기가 갈등이 폭발하게 만든 원인이 되었다. 기후변화에서 분쟁까지 이어지는 파이프라인은 표면에 드러나지 않는 곳곳에 숨어있다. 그리고 이 파이프라인은 모든 것과 연결되어 결코 나와 무관할 수 없다. 지금 우리는 물론, 우리 자식들인 미래세대까지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수명이 20년 남은 킬리만자로의 만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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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설로 유명한 킬리만자로 주변은 고산지대의 시원한 기후, 물을 공급해주는 만년설 덕분에 커피산지로 이름을 날릴 수 있었다. 게다가 그 물로 그 주변의 생태계가 유지되는데, 지금은 만년설이 지속되는 고온현상과 가뭄 때문에 최초 관측 이래로 눈이 85%가 줄어들었다. 커피농장은 황폐화 되었고 기근에 시달린 사람들은 산의 나무를 베어다가 숯을 만들어 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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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킬리만자로의 만년설 수명이 20년밖에 남지 않았다. 킬리만자로 주변의 얼룩말, 하이에나, 버팔로, 하마 등 20년 후에는 그들이 마실 물이 없어 영원히 못 볼 수도 있다. 

아프리카와 우리는 전혀 관계가 없는 것일까? 킬리만자로의 만년설이 거치고, 그 지역의 모든 생명체가 멸종해도 그저 지구 반대편의 일 일뿐일까? 그러나 이미 우리는 안다. 이 지구상의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고 서로 순환되고 있으며, 우리의 욕심과 이기심이 많은 생명들을 빼앗고 있음을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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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게도 동물에게도 가장 귀한 생명줄 물! 우리는 지금 이 물을 어떻게 쓰고 있나? 이제 우리는 이 물을 어떻게 사용하고, 어떻게 아낄 것인가?

눈물밖에 마실 물이 없을지도 모르는 생명을 위해 우리가 행동할 수 있는 시간도 그리 많지 않다. 물을 아끼는 노력, 기후변화를 막는 행동! 실천하지 않으면 지킬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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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5년03월06일 20시55분
  • 최종수정 2016년02월29일 13시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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