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코로나19 위기대응 100일 (2) 코로나19 위기의 시작과 초기방역 패착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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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생을 통해 머리와 몸에 익힌 학문과 경험, 그리고 끊임없는 생각과 사유의 힘은 여전히 나 자신과 영원히 함께하므로 실상 인간의 삶에 은퇴란 없습니다. 사유의 거듭함으로 지성의 축적은 더 큽니다. 우리 사회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인류의 삶을 송두리째 흔드는 이 전대미문의 새로운 감염병 코로나19(covid-19)의 상황진전을 1월부터 세계적 동향과 함께 관찰하였습니다. 공식적으로 현직을 떠난 저는 현직에서 수고하는 많은 분들을 뒤에서 조용하지만 열렬히 응원하고 격려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여기고 필요하면 은밀히 의견을 개진했습니다.
그러나 변화는 쉽지 않았고 글과 표현의 힘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으며 행동에 이르렀습니다. 3월 중순이후부터 의견 개진을 적극적으로 하였으나 여전히 변화는 더뎠습니다. 분명한 것은 행동하는 지성과 양심은 불꽃과 빛으로 늘 살아있어야 이 세계가 진화하고 발전할 것이라는 믿음입니다. 제 관찰과 의견을 공유하는 이 작업이 다양한 영역의 독자들과 함께 치열한 고민을 거치는 협력으로 집단지성, 공동체 작업의 창의적 위기대응으로 거듭나기 바랍니다.
감염병 위기대응의 가장 기본원칙이며 최고원칙은 감염원의 적극적 차단입니다. 미지의 신종감염병이라면 그 원칙은 더 잘 지켜져야만 합니다. 우리나라의 초기 혼돈스러운 상황은 전문가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초기에 중국에서의 감염원 입국 차단을 못한 결과입니다. 영원히 불변할 진리의 사실(fact)입니다. 또한 위기대응에 속도는 과학적 근거에 입각한 결정과 더불어 희생과 피해를 줄이는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느린 대응속도에 피해는 눈덩이같이 불어납니다. 무고한 희생은 바로 따라옵니다.
전염병대응은 철저한 과학과 의학의 영역입니다. 최선을 다하여 완벽함, 무결점을 지향해야 하는 사안입니다. 생명의 문제입니다. 일반적으로 “의사는 실수하면 안 된다”고들 합니다. 1명의 환자를 돌보는 의사에게 주어지는 막중한 임무는 실상 전 국민의 생명을 돌보아야하는 최고지도자들과 위정자들에게는 더 중하게 적용되어야 마땅합니다. 이 코로나19야말로 5,200만 전 국민의 목숨, 생명이 실제적으로 달려있어서 대통령, 정부야말로 한 치의 실수도 범해서는 안 됩니다. 신중하고 철저하게 사안을 점검하며 무결점의 정점을 지향하는 것은 그들의 기본 임무이자 책임입니다.
중국과의 관계에서 이해득실이 우리보다 더 큰 대만이나 홍콩, 베트남, 싱가포르 등 이웃나라들의 신속한 중국인 유입금지 방역조치를 보면서도 우리는 이 대원칙을 지키지 않고 감염원인 중국으로부터의 유입을 막지 않았습니다. 사스, 메르스의 축적된 경험에도 불구하고 초기방역에는 대실패를 했습니다. 무고한 생명들이 목숨을 잃게 되었고, 많은 국민들이 불편과 공포에서 이 질환을 겪었습니다. 앞으로의 피해도 근본원인은 초기실패 때문입니다. 진심어린 사과도 없는 국가와 정부의 무책임은 어느새 잊혀 진 듯합니다.
코로나19 같은 신종감염병으로 돌아가신 분들은 돌아가신 즉시 화장하게 되어 장례의 생략은 물론 사랑하는 가족, 지인들과의 이별 의식조차 못하는 애통함이 극에 달하는 한맺힌 사별을 하게 됩니다. 이미 유명을 달리하신 244분과 그 가족들의 슬픔은 무엇으로도 위로가 안 될 터입니다.
우리나라 코로나19사태 초기 중국에서의 유입인구에 대한 정부의 무지한(? 혹은 무모한? 혹은 의도적인?) 태도와 그에 이은 국가 간 방역문제가 우리의 초기대응의 혼란상의 명백한 원인이며 지속적 문제였으므로 그 부분은 확실하게 짚고 가야 할 문제입니다. 관광통계지표(https://know.tour.go.kr/stat/tourStatSearchDis.do) 에 의하면 1월 중국으로부터의 입국자만 481,681명입니다. 2월에는 중국자체가 이미 우한봉쇄(1월 23일 봉쇄시행, 4월 8일 해제)를 시점으로 적극적으로 중국 내 인구 이동 및 출입국을 막은 터라 104,806명입니다. 그러나 여전히 엄청난 숫자입니다. 12월 31일 중국이 공식 발표하고 4달이 지난 이 즈음, 중국에서는 11월부터 환자가 발생했다고 이미 알려져 있고, 우리나라 기준 코로나19 100일 시점에 전 세계 코로나 확진자는 3,037,690명에 사망자 211,764명입니다.
이미 그동안 코로나19 환자 중 무증상 환자가 적게는 전체 코로나19 환자의 25%에서 많게는 50%까지 보는 논문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고 대규모 항체검사를 통해 뉴욕주민 7500명을 대상으로 한 항체검사에서 뉴욕주 전체적으로는 14.9%가, 뉴욕시의 경우는 24.9%가 항체에 양성률을 보인다는 조사도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지금 항체검사를 안 해서 알 수 없지만 같은 공식을 적용하자면 중국에 가장 가까우며 무증상 감염 중국인들이 대거 1, 2월(12월은 제외하더라도) 한국에 다녀갔음을 쉽게 유추할 수 있는데, 지금 전 국민 항체검사를 한다면 1월 2월 무증상이거나 감기, 독감으로 여기며 지나쳤던 코로나19환자가 분명 있었을 것으로 과학적 근거와 논리로 추리할 수 있고 또 대거 항체검사를 함으로써 증명이 될 것으로 사료됩니다. 항체검사에 대해서는 더 자세한 글을 후에 게재할 것입니다.
빠른 경제회복은 물론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도 시급하게 대규모 항체검사를 진행해야 하는 많은 이유가 있습니다. 전 세계 모든 선진국이 이 항체검사를 대규모로 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우리만 유독 이러저러한 궁색한 이유로 안 하는 이유가(유전체 분석 역시) 중국유입을 막지 않은 결정적 초기 방역 실패의 명백한 과학적 증거가 드러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일 수 있다는 과학적 추론을 학자로서 자연스레 하게 됩니다.
3월까지 한국인 입국금지를 천명한 나라가 180여개 국(전세계 국가수는 220개 정도입니다.)였는데 우리나라는 일본을 제외한 모든 나라에 입국을 개방하고 있다가 아주 뒤늦게 21대국회의원선거를 바로 앞둔 4월 10일에야 13일부터 외교적 상호주의에 입각하여 입국 차단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결국 원칙도 없이 때가 한참 늦은, 매우 어정쩡한 입장의 결정이었습니다.
한편 3월22일부터 유럽발 입국인, 이어서 4월 들어서야 미국발 입국인에게 공항에서 우리 국민의 세금으로 선별검사와 2주일 격리를 시작하며(후에 외국인은 수익자부담원칙으로 전환) 놀랍게도 역설적으로 1월과 2월에 중국에서 유입되었을 무증상 확진 입국자 및 그 후 지역사회에서의 확진을 학자라면 누구나 유추할 수 밖에 없는, 정부는 원치 않던 통계를 들어내게 되었습니다. 이 유입자 검사 및 격리 정책결정도 미리미리 준비도 하지 않고 즉흥적으로 우왕좌왕 요동치며 시작하는 바람에 입국자 예측도 제대로 못하고(매일의 입국동향과 전세계 코로나 19 확진자증가 동향만 분석해도 예측이 가능했을 터인데...) 좌충우돌했습니다.
3월 25일 하루 통계만 보아도 하루(24일) 입국자(이 때는 유럽발 입국자만 전수선별검사할 때) 7,614명이었고 입국 검사시 발견 안 되고 나중에 확진된 경우를 합하여 발견된 숫자 총계는 하루동안 57명이었습니다. 단기 체류자와 무증상 입국자는 검사를 하지 않았으므로 이 숫자를 보면 역설적이게도 1월(하루 평균 16,000명의 중국발 입국자)과 2월에 바로 옆나라 중국에서의 유입수와 비교하고 특히 춘절을 전후해서 대거 입국한 대부분이 단기체류자였을 중국인 관광객들을 떠올려보면 우리나라에 유입되었을 다수의 무증상, 유증상 중국발 관광 목적의 단기체류 잠재감염자 가능성을 유추해 볼 수 있습니다. 더군다나 하루 2만 이상의 선별검사 능력이 있다고 하면서도 대부분의 검사는 외국유입자들의 검사와 추적검사들입니다. 외국에서는 대거 선별검사를 확대하는데 비해 오히려 국내의 고위험군 등 적극적으로 확대해야할 검사는 하지 않음을 매일의 질병관리본부의 정확한 구분 없는 두루뭉술한 발표자료로 유추할 수 있을 뿐입니다.
모든 성공과 진화는 초기에 실패와 패착이 있었어도 빠르게 그 실패와 패착을 인정하고 분석하여 잘못을 고쳐 앞으로 나아가는데 기반합니다. 잘못을 숨기려고 급급할 것이 아니라 솔직히 인정하고 진정한 사과와 함께 바로잡아야 혁신적 발전이 있는 것입니다. 우리 정부도 지금이라도 더 늦기 전에 그러한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좋겠습니다. <ifs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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