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인공지능의 부상에 따른 경제·사회적 임팩트와 이슈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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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 인공지능의 부상과 확산
최근의 AI 기술 발전은 마치 캄브리아기의 생명체 폭발을 연상케 하는 다채롭고 역동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기존 AI가 데이터 기반 예측과 분류에 국한되었다면, 현재는 ‘생성형 AI’라는 매력적인 전환점에서 다양한 기술과 서비스가 폭발적으로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주목할 만한 진보의 예가 OpenAI의 챗GPT이다. 2023년 3월, 이전 모델인 GPT 3.5보다 약 500배 더 큰 규모의 챗GPT-4가 출시되어 큰 화제를 모았다. 또한 2023년 말에는 구글이자체 생성형 AI 모델인 제미나이(Gemini)를 선보이며 새로운 AI 시대의 서막을 알렸다.
이처럼 AI 기술은 끊임없는 진화를 통해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있다. 기술 개발 속도뿐만 아니라 도입 속도의 측면에서도 인상적이다. 스마트폰은 2007년 아이폰이 출시된 후 전세계적으로 1억 명의 사용자를 확보하는 데 2년이 넘는 시간이 소요되었고, 태블릿의 경우,2010년 iPad 출시 후 약 2년 만에 7,500만 명의 사용자를 기록한 반면, 생성형 AI는 이러한 전례를 뛰어넘어 출시 2개월 만에 전 세계적으로 1억 명 이상의 사용자를 확보하는 기록을 세웠으며, 2023년 7월 기준으로 챗GPT 사용자 수는 약 15억 명에 달하고 있다. Botco.ai의 2023년 3월 조사에 따르면, 이 기술이 아직 초기 단계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케팅 임원의 73%가 회사 내에서 생성형 AI를 사용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는 생성형 AI가 기업 환경에서 빠르게 채택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Emarketer의 조사에 따르면, 18세에서 34세 사이의 젊은 세대가 이전 세대보다 AI를 활용하는 비율이 거의 두 배에 달한다. 특히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 중 13.5%가 이미 챗GPT와 같은 도구를 사용한 경험이 있다고 보고했다.생성형 AI의 급속한 발전과 그에 따른 도입 속도는 단순히 기술적 진보의 문제를 넘어, 광범위한 사회경제적 변화를 초래하고 있으며, 이는 우리 모두에게 중대한 의미를 갖는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 기술의 발전이 가져오는 다양한 변화를 심층적으로 이해하고, 이에 대응하는 전략을 도출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를 위해, 본고에서는 생성형 AI가 노동시장과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기존의 연구를 살펴보고 해결해야 할 이슈에 대해 다루고자 한다.
생성형 AI와 노동 충격에 대한 논의
AI가 우리 사회·경제적 변화를 이해하는데 있어 초기의 연구는 노동 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논의가 주를 이뤘다. 이러한 논의의 시발점이 된 것은 Frey & Osborne(2013)의 연구로 볼 수 있는데, 이들은 로봇에 의한 노동 대체 가능성을 중점적으로 조명했으며, 전체 직업 중 약 47%가 이들 기술에 의해 대체될 위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이들이 제시한 높은 대체 위험률이 많은 주목을 받았다. 이어서 Brynjolfsson & McAfee(2014)는 단순한 대체율을 넘어 기술 혁신이 숙련편향적, 자본편향적, 그리고 재능편향적 기술 변화를 촉발하며 이에 따라 소득 양극화가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의 연구가 로봇과 AI를 함께 분석했다면 최근의 연구는 AI 자체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 Webb, M. (2019)의 연구는 로봇과 인공지능의 영향을 구분해 분석했으며 저숙련 직종은 로봇, 중숙련 직종은소프트웨어, 고숙련 직종은 AI에 가장 많이 노출되어 있으며, 특히 AI는 고학력자와 노년층 근로자에게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최근에는 노동 대체율을 넘어 AI의 도입과 생산성에 관한 연구로 이어지고 있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2023)의 연구에서는 미국의 채용 공고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인공지능 투자 비중과 생산성과의 긍정적인 영향 관계를 찾기도 했으며,한국은행(2023.11)의 연구 결과 역시 국내에서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음을 지적하며,이는 AI의 도입이 노동 시장 전반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이기도 했다.
AI의 사회경제적 영향에 대한 논의는 직업 대체나 생산성 향상의 효과 분석을 넘어서,AI가 실제 업무의 생산성을 어떻게 향상시키는지로 발전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다양한 실험들이 진행되었는데, 그 중에서도 Brynjolfsson, & Raymond (2023)의 연구가 주목할만하다. 이 연구팀은 5,179명의 고객 지원 상담원의 데이터를 분석하여 생성형 AI가 평균 14%의 생산성 향상을 가져온다는 것을 발견했다. 특히 이 연구는 숙련된 작업자보다 초보자 및 저숙련 작업자에게 더 높은 생산성 향상(35%)을 가져온다는 점을 강조했다. 유사하게 Eloundou 외(2023)의 연구도 숙련도에 따른 AI의 영향을 분석했는데, 이 연구에 따르면, 챗GPT와 같은 거대언어모델(LLM)의 도입은 특히 고숙련, 고소득 일자리에 큰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이 연구는 미국 인력의 약 80%가 LLM 도입으로 최소 10%의 생산성 향상을 경험할 수 있으며, 약 19%는 작업의 최소 50% 이상의 생산성 향상을 얻을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 변화는 특정 산업에 국한되지 않고, 미국 내 근로자의 약 15%가 동일한 품질의 작업을 훨씬 더 빠르게 완료할 수 있음을 밝히기도 했다. 이와 더불어 Noy, S., & Zhang, W.(2023)의 연구 역시 중요한 결과를 제시했는데, 이 연구는 생성형 AI를 활용한 그룹이 문서 작업의 평균 품질을 높이는 동시에 59%의 생산성 향상을 달성했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OECD(2023)의 AI 조사는 생성형 AI가 개인의 업무 성과 및 근로 조건개선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이 연구는 생성형 AI가 개별 근로자의 단순한 업무나 위험한 작업을 자동화함으로써 성과를 제고하고 있으며, 복잡한 업무의 의사결정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
창의성과 AI에 관한 연구는 생산성을 넘어 인간의 고유 영역이라고 여겨진 창의성에 대한 AI의 영향도 분석하고 있다. 몇몇 연구 결과, AI는 일관된 수준의 창의성을 보여준 반면,인간 참가자 중 소수는 AI의 창의성을 뛰어넘기도 했지만, 전반적으로는 AI보다 낮은 창의성 수준에 머물렀다.(Haase, & Hanel, 2023) 이러한 결과는 ‘AI 의존의 패러독스’를 시사한다. 즉, 창의성 향상에 AI가 도움이 될 수는 있지만, 인간이 AI에 과도하게 의존할 경우 오히려 본연의 창의성을 발휘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는 AI와 인간의 상호작용이 창의성 발현에 미치는 영향을 새롭게 조명하는 동시에, AI의 사용이 인간의 창의적 능력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에 대한 중요한 통찰을 제공하고 있다.
생성형 AI와 고용 트랜드의 변화
AI 고용 트렌드의 변화를 살펴보는 것은 현재 직업 시장에서 AI 기술의 영향력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와 관련하여,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의 2023년 연구는 실제 데이터를 통해 AI 관련 채용 추세를 면밀히 분석한 바 있다. 이 연구에 따르면, 미국 채용공고 데이터(Lightcast)를 통해 본 결과, 총 채용공고 대비 AI 기술에 대한 채용공고의 비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2018년 하반기부터 이러한 증가 추세가 뚜렷하게 나타났으며, 코로나19 초기에 전체 채용공고 수가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2021년부터는 다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AI 기술에 대한 채용공고 비율은 2021년 기준으로 1.61%로 상대적으로 낮아 보일 수 있지만, 이는 모든 채용 공고에 대한 비율을 나타낸 것으로 이를 다른 기술 분야와 비교할 때 그 중요성이 드러난다. Alekseeva et al.(2021)의 연구에 따르면, 인공지능 관련 채용은 로봇 공학의 두 배, 사물인터넷의 세배, 나노공학의 25배에 달하는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또한, 소프트웨어 관련 기술 중에서도 인공지능 기술은 SQL의 5배, 파이썬의 2.5배에 이르는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이러한 데이터는 AI 기술의 채용 수요가 다른 기술 분야에 비해 상당히 높다는 것을보여주며, AI 기술이 노동 시장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이 증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고용 증가와 함께, 기업에서의 AI 기술 도입 난이도 역시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 관찰되고 있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0년간(2010년부터 2021년) 미국 채용공고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일반적인 능력과 기술적 능력을 AI 활용에 필요한 AI 능력으로 점수화하여 분석했을 때, 이 AI 필요 능력 점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즉, AI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필수적인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는 기업과 조직이 AI를 활용하여 운영 효율성을 높이고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탐색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교육 및 훈련 프로그램의 발전은 더 많은 사람들이 AI 기술을 습득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는 점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변화들은 AI 기술이 직업 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시사하며, 향후 AI 기술에 대한 수요와 그 도입의 복잡성이 계속 증가할 것임을 예측하게 한다. 기업들은 이러한 트렌드에 발맞추어 AI 기술을 효율적으로 도입하고 활용하는 방법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해결해야 할 이슈
앞서 생성형 AI의 노동 시장에 대한 영향, AI의 직업 대체 가능성, 그리고 AI 기술의 도입과 이에 따른 생산성 변화에 대한 기존의 연구를 살펴봤다. 이를 바탕으로, 해결해야 할 중요한 이슈들을 제시하고자 한다.
먼저, 생성형 AI의 발전과 그에 따른 다양한 응용은 기존의 AI 기능과 역할에 대한 재정의의 필요성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현재 사용되는 AI의 정의와 개념은 AI 기술의 빠른 진보를 완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문제가 있다. 이에 따라, 새로운 기능과 역할을 반영할 수 있는 지속적인 개념 정의가 필요하다. 또한 생성형 AI의 급속한 발전과 그 응용 가능성을 고려할 때, 이러한 개념의 재정립은 AI 기술이 사회와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고 최적화하는데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필요성은 대표적인 직업별 AI 노출도와 필요 역량에 관한 연구에서도 나타난다.
Felten et al(2021)의 연구는 미국 첨단전자재단(Electronic Frontier Foundation, EFF)이 2017년에 수행한 AI 응용 분야에 대한 연구를 기반으로 하고 있어최근에는 생성형 AI의 기능과 역할에 대한 다양한 새로운 연구에 대한 반영이 미흡하다고 할 수 있다. 최근의 연구들은 정보검색(Guo et al., 2020), 토픽모델링(Mustak, Salminen,Plé & Wirtz, 2021), 텍스트마이닝(Kumar, Kar & Ilavarasan, 2021), 문서 자동화와 요약(El-Kassas, Salama, Rafea & Mohamed, 2021), 아이디어 도출, 배경 연구, 코딩, 산술적 계산(Korinek, 2023) 등 다양한 분야에서 AI의 새로운 응용을 탐색하고 있다. 이러한 연구의 트렌드는 AI의 기능과 역할에 대한 재정의가 시급함을 보여주며, 이는 향후 AI 연구와 응용의 방향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다음으로는, 산업별 특성을 고려한 생성형 AI의 활용 전략의 중요성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기존의 AI 연구가 대체로 일반적인 업무의 활용에 집중했다면, 최근의 연구는 각 산업별 특성을 고려한 생성형 AI의 활용과 역할에 주목하고 있다. 이는 각 산업의 고유한 요구사항과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AI의 도입과 효과 극대화 방안을 모색하는 데 있어 중요성이 크다. 산업별로 AI의 활용 방식은 상당히 다양하다. 예를 들어, 비즈니스 섹터에서의 AI 활용은 Chui 외 (2022)의 연구에서 다루어졌으며, 교육 분야에서의 AI는 Yang(2023)의 연구가 참조될 수 있다. 헬스케어 분야에서의 AI 활용은 Kung 외(2023)의 연구가 재무회계 분야에서는 Scepanovic 외 (2023)의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건설 분야에서 AI의 활용은 Ghimire 외 (2023)의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다양한 분야에서의 AI 활용연구는 산업별 특성에 맞춘 생성형 AI의 전략적 도입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고 있으며, 각 산업의 독특한 요구사항을 이해하고, 이에 맞춰 AI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앞으로 AI 기술이 사회와 산업에 더 큰 영향을 미치기 위한 핵심 요소가 될 것을 반증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AI의 활용은 그 방식에 따라 크게 다른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며, 이러한 관점에서 활용 방식에 대한 전략 모색이 필요하다. 최근의 많은 연구 결과에서 AI가 고숙련 비정형 업무에서 생산성을 제고하는 효과적인 도구가 될 수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잘못 활용될 때 인간의 역량 증강을 방해하고, 일자리 감소나 경제의 양극화를 확대하는 부정적 결과를 낳을 위험이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로봇이나 기타 시설 장비와는 달리, AI의 경우 기술의 도입 자체가 자동으로 생산성 제고로 이어지지 않기 때문이며, AI의 생산성은 인간이 이 기술을 어떻게 활용하느냐, 또는 인간과 AI 간의 창의적 협업이 얼마나 효과적이냐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때문에 생성형 AI 기술의 활용과 효과성을 측정하는 방법이 AI 혁신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 이 과정에서 기존의 단순 투입 대비 산출 방식을 넘어, AI의 차별화된 특성과 기업조직, 시장 등의 다양한 변수를 고려한 측정 방식을 OCUS 탐색할 필요가 있다. 이와 관련하여 인간의 역량, 기술 변수와 시장 특성을 매개변수로 하는 연구(Soni, 2023), 조직 특성을 고려한 연구(Agrawal, 2023), 팀 단위의 역량 증강(Bouschery 외, 2023) 등의 연구를 통해 AI 활용의 복잡성을 이해하고, 그 효과성을 최대화하기 위한 새로운 방법론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끝>
▧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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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
▲ 김준연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혁신전략연구팀 팀장
▲ 박강민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혁신전략연구팀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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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SPRi)가 발간한 [월간 SW중심사회 2024년 1월호]에 실린 것으로 연구소의 동의를 얻어 게재합니다.<편집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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