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공화당 경선 2승째, “최대의 난관은 아직 남아 있어”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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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2024 대선 공화당 후보 선출을 위한 New Hampshire 예비선거(primary)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를 거둬, 지난 15일 열렸던 Iowa 당원대회(caucuses)에 이어 2승째를 기록했다. 지난 23일 열린 New Hampshire 예비선거에서는 트럼프 후보와 헤일리(Nikki Haley; 전 UN 대사) 후보가 양자 대결을 벌인 결과, 트럼프 후보가 예상 투표자의 95%가 개표된 시점에서, 54.4% 대 43.3%(AP 집계)로 승리했다. 10% 이상 득표한 후보들에게 득표율에 따라 대의원을 비례 배분하는 주 선거 관련 법령에 따라 트럼프는 대의원 12명을 확보했고, 헤일리 후보는 9명을 확보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첫 경선인 Iowa 대회에서 승리한 데 이어서 이번 New Hampshire에서도 승리함으로써, 2024 대선 공화당 대통령 후보 지명을 향해 한 걸음 더 다가섰다.
■ “바이든 vs. 트럼프 再대결 가능성↑, 공화 경선판은 추악한 국면”
이번 New Hampshire 경선에서도 트럼프 후보가 승리를 거두자 미국 미디어들은 일제히 11월 미국 대선에서 현직 바이든 대통령과 전임 트럼프 대통령이 재대결을 벌일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보도했다. 같은 날 벌어진 민주당 후보 경선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압도적으로 승리했다. 특이한 점은, 민주당 경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공식 출마자 명단에 없었으나, 투표자들이 직접 이름을 써넣는 ‘Write-In’ 방식으로 진행돼, Dean Phillips 후보에 55.1% 대 19.5%로 대승을 거둔 것이다.
WSJ은 New Hampshire에서 선전했으나 2위에 그친 헤일리 후보가 레이스를 이어갈 것을 선언했음에도 불구하고, 공화당 내에서 헤일리 후보 사퇴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헤일리 후보는 이번 경선 결과가 판명된 직후, ‘경선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This race is far from over). 앞으로 수 십 개 주에서 치러질 경선이 남아 있다’고 주장하면서 경선 캠페인을 계속할 의지를 밝혔다고 전했다.
한편, Washington Post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 후보 경선 초반에 2연승을 거두자, 지금 공화당 경선판은 추악한 장면으로 빠져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후보가 헤일리 후보에 대해 근거 없는 출생 의혹을 제기하고, 부친의 고향인 인도의 문화를 들먹이며 이방인 취급을 하는 등 추악한 공격을 퍼부었다. 심지어, 헤일리 후보의 복장을 두고 ‘보기보다 싸구려’ 라며 근거 없이 외양을 헐뜯고, 지금은 수면 아래에 숨어 있다며 근거도 없는 ‘스캔들’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WP는 트럼프의 이런 언행은 과거에 그가 오바마 대통령, Ted Cruz 상원의원, 헤리스 부통령 등에 했던 수법이라고 전했다. 지금 미국 공화당원들 다수는 이런 추악한 후보를 다시 백악관으로 보내자고 열광하고 있는 것이다. 헤일리 후보는, 지금 수많은 범죄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고 최근에 치러진 3 차례 전국 선거에서 공화당에 패배를 안겨주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한 트럼프 후보와 맞선 가장 유력한 후보이고, 트럼프를 배제하려는 반(反)트럼프 그룹에게는 유일한 기대주다.
한편, 이번 New Hampshire 경선에 모든 것을 걸고 캠페인을 벌였던 헤일리 후보는 Iowa 대회보다는 선전했으나, 트럼프를 꺾을 만큼 충분한 지지를 얻지 못했다. 그러나, 헤일리 후보는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South Carolina 경선을 향해 캠페인을 계속할 의지를 표명했다. 이 지역은 헤일리 후보가 두 차례나 주지사를 지낸 지역이나, 최근 여론조사에서 트럼프가 30P 차이로 헤일리 후보를 앞서고 있어, 자칫, 안방에서 참패를 맛볼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크다. Bloomberg 통신은 헤일리 후보가 캠페인을 계속하려는 배경은, 월街가 선거 자금을 든든하게 밀어주고 있고, Koch 그룹 super PAC 단체의 지지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WP ”트럼프, Iowa에 이어 이번 경선에서도 약점(弱点)을 드러내”
이번 승리로, 트럼프 후보가 가진 약점이 노출되기도 했고, 조속히 후보 지명 입지를 굳히려면 앞으로 그가 더욱 많은 성과를 이뤄야 할 것을 시사한다. 반면, 공화당 Scott Reed 전략가는 ‘트럼프의 초반 연승은 경선 레이스를 조속히 마무리할 모멘텀을 찾았다. 앞으로 (‘수퍼 화요일’까지) 40일은 40개월처럼 느껴질 것’ 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진영이 조속히 대세를 결정지으려는 의도를 나타내는 것이다.
그러나, Washington Post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New Hampshire 경선에서 승리하고, 같은 날 민주당 측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압승을 거둠으로써, 이들 양자 간 리턴 매치 구도가 굳어짐에 따라 유권자들은 두려움을 느낄 것이라고 전했다.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Ronna McDaniel 위원장이나 바이든 후보 진영은 이제 공화당 후보 경선은 끝난 게 아닌가 하고 판단하고 있을지 모르나, 경선 승리가 주는 의미는 11월 본선에서 그가 어떻게 될 것인지와는 의미가 다르다는 분석이다.
특히, 트럼프 후보가 지난 번 Iowa 경선에서는 2위인 DeSantis 후보와 30P 차이로 이겼으나, 이번에는 겨우 11P 밖에 차이가 나오지 않은 것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사전 여론조사 결과보다 득표율 차이가 적어 헤일리 후보도 나름대로 선전을 벌여 예상외로 도움을 얻었다는 평가다. 따라서, 헤일리 후보가 경선을 계속할 상당한 명분도 얻었다는 판단이다. 46%에 달하는 New Hampshire 공화당원들이 일견 후보 지명을 향해 순항하고 있는 트럼프에 반기를 든 것이다.
한편, 최근 여론조사 결과로는, Iowa 경선 투표자들의 31%, New Hampshire 경선 투표자들의 42%가 트럼프가 지금 안고 있는 각종 형사 범죄 혐의들이 유죄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대통령직에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런 비율은 전국 여론조사 결과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이다. 지난 화요일 조사에서도 온건/진보 투표자들의 73%, MAGA 그룹에 참여하지 않은 투표자들의 64%가 트럼프가 유죄로 판결되면 대통령직에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11월 실시된 NYT/Siena 조사에서는 트럼프가 유죄로 판결되면 그의 현재 지지율의 20% 정도를 잃을 것이라는 결과도 나왔다.
또 하나, 이번 New Hampshire 경선에서 특기할 현상으로, 많은 관측자들이 중도파 투표자들과 공화당원들 간의 지지율 차이를 들고 있다. 헤일리 후보의 경우에는 그 차이가 21P에 불과하나, 트럼프의 경우에는 무려 50P에 달하는 점이다. 이는 21세기 들어 전례가 없는 사례라는 지적이다. 2000년 대선에서 중도파들을 상대로 선전했던 John McCain 후보의 경우에는 그 차이가 거의 절반에 불과했다. 이렇게, 두 유권자 그룹 간에 지지율 차이가 크게 벌어진 것은, New Hampshire 지역이라는 특수성을 감안해도, 트럼프 지지층의 정파적 편중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런 점들을 감안하면, 지금까지 진행된 두 차례 경선에서 나타난 결과는, 트럼프 후보로 하여금 향후 치러질 본선에서 이런 ‘잠재적인 반대’ 세력을 뒤덮을 만큼 월등한 지지를 추가로 얻지 않으면 안 될 것이라는 과제를 안겨주는 것이다. 실제로, 현 상황에서 민주당 내에 바이든 대통령을 후보로 다시 지명하는 데 찬동하는 비율이 공화당 내에서 트럼프를 다시 지명하는 데 찬동하는 비율보다 더 크다. 이를 감안하면, 두 차례 경선에서 나타난 수치의 의미는, 최종 국면에서 트럼프 쪽으로 기울어지는 것을 주저할 가능성이 더욱 큰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Washington Post는 지금까지 치러진 두 차례 경선 결과 드러난 특징을 감안하면, 트럼프가 ‘착실하나 그리 압도적이지 않은(healthy bur not quite overwhelming) 승리를 거둔 실적의 의미를 진지하게 생각해 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즉, 공화당 내부에는 헤일리 후보 경선 잔류가 당내에 대결 양상을 장기화하고 심각한 분단을 야기할 것이므로 11월 본선을 감안하면 좋은 상황이 아니라는 점을 들어 사퇴를 압박하고 있으나, 지금까지 나타난 현상을 감안하면 지금 공화당 내부에서 제기되는 헤일리 후보에 대한 ‘경선 사퇴’ 압력을 설명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 ”초반의 연승 불구, 재판 일정 등으로 모멘텀을 유지할지는 의문”
한편, 미국의 일부 미디어들은 트럼프 후보가 2024 대선 공화당 후보 경선에서 연승을 거두고 있으나, 이와 동시에, 선거 일정과 그가 출정해야 하는 재판 등 사법 절차가 상당 부분 겹치고 있어, 과연 그가 예비선거 기간 동안, 그리고 11월 본선까지 그런 모멘텀을 유지할 수 있을지 의문이 일어나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금 싸우고 있는 재판 등 사법 절차는 몇 가지에 달한다. 우선, 연방 정부 사법부가 제소한 2020 대선 번복을 위해 2021년 1월 6일 발생한 의사당 습격 사건에 연루된 혐의 관련 소송, 뉴욕 주 검찰이 진행하는 기업 회계 조작 혐의 소송, Colorado주 및 Maine주 관리들이 트럼프를 투표용지에서 배제한다는 결정에 대한 연방 최고법원의 심리, 트럼프가 퇴임 당시 국가 기밀문서를 불법으로 반출, 취급했다는 혐의 관련 소송, Georgia주 검찰이 제기한 트럼프 추종 참모 집단이 주 선거 결과를 번복하려고 시도한 조직적 공갈 혐의 소송, 포르노 배우 Stormy Daniels에 불법 입막음 돈을 지불한 혐의 소송, E. Jean Caroll이 제기한 명예 훼손 및 성추행 소송 등, 트럼프가 참여할 소송 건은 부지기수다.
특이한 현상은, 그가 재판에 나오는 장면들은 그 대마다 그의 공화당 후보 지명 가능성을 공고히 해주는 방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대부분 공화당원들은 설령 트럼프가 유죄로 판결된다 해도 공화당 대선 후보로 지명되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한 공화당 전략가는 “트럼프가 재판정에 나오는 장면이 비춰질 때마다 그의 지지자들은 그가 자신들을 위해 싸우고 있는 것으로 연상한다” 고 말한다. 이런 상황에서, 많은 소송이 이미 진행 중이고, 아직 일정이 확정되지 않은 것들도 있으나, 11월 대선 이전에 재판 결론이 나올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그리고, 지금까지 재판 진행 결과를 감안하면,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후보 지명을 받는 것은 무난해 보인다. 그러나, 작년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 결과, 몇 개라도 불리한 판결이 나오면 11월 본선에서 트럼프에 타격을 줄 것으로 나타난 바가 있다.
그럼에도, 현재까지 확정된 재판 일정 및 선거 일정을 감안하면, 트럼프는 앞으로, 2월에는 재판 일정이 없으나, 3월부터는 많은 재판 일정과 선거 일정이 겹쳐서 대단히 분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중요한 일정은 3월 5일 ‘수퍼 화요일’을 하루 앞두고 4일 개시될 예정으로 있는 워싱턴 D.C. 연방 법원에서 열릴 2020 대선 결과 번복 시도 혐의에 대한 재판이다. 이날 North Dakoda주 예비선거도 열린다.
미 USA Today지는 트럼프의 ‘빼곡한(full speed)’ 선거 일정이 그의 재판 일정과 정면 충동할 상황이라고 전했다. 올해 첫 재판은 그가 승리를 거둔 Iowa 경선 바로 다음날 열렸다. 동 지는 공화당 선두 주자인 트럼프는 지금 4개 형사 범죄 혐의 관련 재판 및 2 개의 민사 소송을 함께 치르는 중이라고 소개했다. 민사 소송에는 반드시 재판정에 출두할 필요는 없으나, 트럼프는 올해 처음 열린 E. Jean Carroll이 명예 훼손으로 1천만 달러를 청구하는 재판에 출석했다. 트럼프는 또 다른 민사 재판도 받고 있다. 뉴욕 주 검찰이 기업 회계 조작과 관련한 3억7천만 달러 청구 소송도 진행 중이다. 담당 판사는 1월 내에 선고할 예정임을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미 시사 주간지 ‘TIME’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금년 중 최소한 7 차례 정도 재판에 출석해야 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리고, 이런 빼곡한 재판 일정은 그의 중요한 정치 일정과 대부분 교차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재판들이 현행대로 진행된다면 트럼프 후보는 유권자들이 이런 재판 결과에서 그가 유죄인지 여부를 알기 전인 오는 7월에 열릴 예정으로 있는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2024 대선 공화당 대통령 후보로 지명될 것으로 전망했다.
TIME은, 이런 정치 일정이 전개되는 배경에서 트럼프 후보자의 사법 일정이 겹치는 일종의 ‘정치적 도전’ 과제와 관련한 새로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리고 “미국 역사상 전례가 없는 사법 절차가 트럼프의 정치적 입장에 타격을 줄 것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이런 시간과 비용 부담은 트럼프에 분명한 영향을 줄 것” 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트럼프 피고인이 반드시 출석해야 하는 형사 재판에서는 트럼프 대통령 후보는 선거 캠페인 일정을 제쳐 두고 재판에 나가야 하는 처지인 것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그가 11월 선거에서 승리해 백악관 재입성에 성공해도, 이를 전후해 나올 형사 재판 결과가, 유죄로 판결되는 경우에는, 일련의 심각한 법률적, 헌법적 문제를 야기할 것을 우려했다.
* 참고; 향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참석해야 하는 재판 및 선거 일정
Jan. 15, 2024: Iowa 공화당 당원대회 종료; 트럼프 승리
Jan 16, 2024: E. Jean Carroll 명예 훼손 및 성추행 소송 2차 공판 개시
Jan 22, 2024: E. Jean Carroll명예 훼손 재판에 트럼프가 출석해 증언
Jan. 23, 2024: New Hampshire 공화당 예비선거 종료; 트럼프 승리
Jan. 31, 2024: 뉴욕 최고법원, ‘트럼프 기업’ 회계 조작 관련 판결 통지 가능성
Feb. 8, 2024: 연방 최고법원, Colorado주 최고법원이 14차 수정 헌법에 따라 ‘트럼프를 투표 용지에서 배제하는’ 판결에 대한 항고심을 위한 청문회 예정. 같은 날, 공화당 Nevada주 당원대회 개최 예정
Feb. 24, 2024: South Carolina주 공화당 예비선거 개최
March 4, 2024: Washington, D.C. 연방 법원, 트럼프 후보의 ‘2020 대선’ 결과 번복 시도와 관련한 형사 재판 개시 예정
March 5, 2024: ‘수퍼 화요일(Super Tuesday)’; 10개 이상(Colorado, Maine주 포함)의 주에서 공화당 예비선거 실시, 총 대의원 수(2,429명)의 절반 이상이 확정될 예정
March 25, 2024: 포르노 배우에 대한 불법 ‘입막음 돈’ 지불 관련 재판 개시
April 17, 2024: 기밀문서 불법 취급 관련 재판을 위한 청문회 개최
May 14, 2024: 기밀문서 불법 취급 관련 재판을 위한 (추가) 청문회 개최
May 20, 2024: 기밀문서 불법 취급 관련 재판 개시; 6월까지 진행될 전망
July 15-18, 2024: 공화당 전당대회(Milwaukee市) 개최, 대선 후보 공식 결정
Aug. 5, 2024: Georgia주 Fulton County검찰이 제기한 ‘2020 대선’ 결과 번복을 위해 주 선거 공무원들을 공갈한 조직 범죄 혐의 재판 개시 예정; 동 재판은 4~5 개월 이어질 것으로 보여 11월 선거일과 겹침
Nov. 5, 2024: ‘2024 대통령 선거’
■ ”트럼프의 최대 관문은 연방 최고법원의 ‘후보 자격’에 대한 판결”
미 정치 전문지 POLITICO는 이미 치러진 두 차례 경선 결과, 트럼프가 압도적 승리를 거둔 뒤에도, 트럼프가 후보 지명을 향한 대세를 확보한 것은 아니라고 전한다. 트럼프 후보가 대통령에 출마할 자격이 있는가? 하는 근본적인 법률적 의문은 여전히 남아 있다는 지적이다. 동 지는 이 문제가 트럼프가 직면한 ‘중대한 장벽(significant hurdle)’이고, 그는 자신이 대선에 출마하기 위해서는 이 연방 최고법원의 결정적인 판결에서 승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그가 선거 자금을 얼마나 모금하거나 유권자들을 많이 확보한다 해도 결코 해소할 수 없는 난관이다.
미 연방 최고법원은 지난 5일, Colorado주 최고법원이 이례적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투표용지에 들어갈 수 없다는 판결을 내린 뒤, 이에 대한 항고에 대한 심리에 들어갈 것에 합의했다. Colorado 최고법원 판결의 효력은 오직 해당 주에만 미치게 되지만, 다른 몇 개 주 법원도 트럼프 후보 자격에 관한 제소 사건을 심리했다. 따라서, 연방 최고법원은 Colorado 사건을 신속하게 판결할 방침이다. 현재 Colorado주 최고법원 판결은 연방 최고법원 판결을 기다리며 유보된 상태여서 트럼프 후보는 경선에 남아 있다. 연방 최고법원은 23년 전 Bush vs. Gore 판결 이후 대통령 선거에 가장 결정적으로 관여하는 중요한 판결을 앞두고 있다.
이런 중대한 상황을 감안해서 연방 최고법원은 소위 ‘트럼프 자격 논란(Trump Ballot-Challenge Cases)’에 대해 상당히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청문회 일정을 확정해 2월 8일 ‘트럼프 후보가, 반란에 연루된 자는 대통령직을 담임할 수 없다고 정한 14차 수정 헌법에 정한 ‘반란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다루는 첫 청문회를 개최한다. 이는 Colorado주 최고법원이 ‘트럼프가 2021년 1월 6일 발생한 의사당 습격 사건 전후에 행한 언동들이 14차 수정 헌법에 저촉돼 대통령 출마 자격이 없다’ 고 판결한 것에 대해 트럼프 측이 항소함으로써 심리가 시작된 것이다.
■ ”전문가들 ‘법원, 트럼프 손을 들어줄 것’, 3월 5일에 대세 결판나”
앞에 소개한 POLITICO는 “만일, 연방 최고법원이 ‘출마 불가’로 판결할 경우에는, 앞으로 진행될 경선 및 11월 본선에 적용되게 되어 트럼프는 경선 결과에 불구하고 공화당 후보가 될 수 없게 된다. 많은 법률 전문가들은 연방 최고법원이 트럼프가 출마 자격이 없다고 판결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가능성이 높은 판결은, 14차 수정 헌법이 정한 ‘반란(insurrection)’의 범위를 좁게 해석하는 방법으로, ‘교묘한’ 출구를 찾아내 트럼프가 투표에 남아있게 할 것”으로 전망했다.
Loyola Marymount 대학 Jessica Levinson 법학 교수도 ‘트럼프가 지금 유례없이 어려운 법적 난관들은 안고 있다는 것은, 그가 경선 초반에 후보 지명을 획득할 수 있다는 정치적 행운과 얼마나 복잡하게 얽혀 있는가를 잘 보여준다’고 말하고, 향후 연방 최고법원이 유권자들의 선택을 빼앗는 주체가 되기를 원치 않을 것이기 때문에 결국, 트럼프가 후보 자격이 있다는 결론을 찾아낼 것으로 전망했다.
사실, 트럼프가 당면한 법적 문제들 가운데, 후보 자격에 직접 위협이 되는 것은 오직 14차 수정 헌법과 관련된 사건이고, 나머지 4개 형사 사건들은 그의 캠페인 과정을 저해할 가능성이 낮아지고 있다. Jack Smith 특별검사가 제소한 ‘2020 대선 결과 번복 시도’ 및 ‘비밀문건 불법 취급’ 사건은 오는 봄 무렵에 심리가 시작될 예정이나, 11월 선거 이후로 연기될 가능성도 있다. 또한, Georgia주 검찰이 제기한 2020 대선에서 바이든 당선 번복을 위해 조직 범죄로 공갈한 혐의에 대한 재판은 아직 일정이 잡히지 않고 있어, 선거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도 있다. 그리고, 설령, 유죄 판결이 나와도, 미국 법령 상, 범죄자 신분으로도 출마가 가능하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일련의 형사 재판 절차에 대해 바이든 정권 사법부나 바이든 대통령 자신은 대응을 자제하며 철저하게 함구로 일관하고 있다. 심지어, 역사적인 14차 수정 헌법 관련 청문회에도 사법부는 의견을 제출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최근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반란에 가담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법원의 절차에는 철저히 함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분명한 자세로 “의문의 여지가 없다. ‘None’ ‘Zero’” 라고 단호하게 대답한 적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후보에 대한 유일한 대항마로 남아있는 헤일리 후보는 보다 정통적인 공화당의 이념을 반영하고 있고, 트럼프에 대해서는 그의 고령, 인지 능력 부족 등의 개인적 결함, 그리고, 사법적 부담으로 본선에서 민주당의 공세를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점을 들어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그럼에도, 헤일리 후보 진영 동료들도 헤일리 후보가 New Hampshire 경선을 앞두고 보다 일찍, 그리고 보다 강하게 트럼프 후보에 대해 공세를 취했어야 했다고 말하고 있다. 이제, 앞으로 몇 달 동안 전개될 공화당 경선 과정에 온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관심의 초점은 중도파 및 온건 정통 보수 유권자들의 향배에 쏠려 있는 형국이다. 혹시, 헤일리가 기적 같은 반전을 만들어 낼 수 있을 지가 큰 흥미를 돋우는 대목이다. 그리고, 아마도, 3월 5일 ‘수퍼 화요일’ 이면 대세가 결판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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