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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환과 진념의 진검 승부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14년08월24일 15시23분
  • 최종수정 2016년02월29일 21시50분

작성자

  • 신세돈
  • 숙명여자대학교 경제학부 명예교수

메타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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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최경환과 진념의 진검 승부

 

知 특강  "최경환 경제팀의 경기부양책 평가 - 역대정부와의 비교​" 동영상을 참조 부탁드립니다.

http://www.ifs.or.kr/bbs/board.php?bo_table=board_tech&wr_id=135

 

“정부는 지속적인 내수진작 대책으로 설비투자 등 투자를 촉진하고, 신산업 등 새로운 성장 동력 확충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며 청소년 일자리 창출과 중산 서민층 생활안정과 지역불균형해소 및 농업서비스업 중장기 대책을 중점과제로 추진하겠다.” 누구의 말일까? 꼭 13년 전인 2001년 8월 16일 ‘준비된 김대중 대통령’의 진념 경제부총리가 내놓은 경기부양정책의 윤곽이다. 성장인프라를 위한 내수촉진 확장재정으로 요약된다. 당시 정부는 6월 추경(5조1천억)과 8조원의 예산집행 등으로 14조원의 재정지출 확대효과, 성장률로는 0.9% 정도의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당시 GDP가 2013년의 절반인 651조원 이니까 현재로 환산하면 대략 두 배인 28조원 규모라고 볼 수 있다. 

 

<최경환-진념비교>

‘준비된 여성 대통령’의 2기 최경환팀이 7월에 내놓은 경제활성화 방안, 소위 「최경환노믹스」도 대충 비슷하다. 물론 형식적 구색은 훨씬 다양하게 되어있다. 첫째 꼭지가 「내수활성화」고 둘째 꼭지가 「민생안정」이며 셋째 꼭지가 「경제혁신」이다. 요즈음 버즈-워드(자주 언급되는 말)가 ‘민생’이고 ‘혁신’이다 보니 처방전에 넣기는 넣었다. 그러나 계획만 나열되어 있는 것이 많아서 예고편 안내장 같은 느낌을 준다. 최경환 처방전의 핵심이자 13년 전 진념대책과 외견상 가장 닮은 부분이 첫째 꼭지, 즉 내수촉진 확장재정 이다. 41조원 패키지로 구성된 최경환의 처방전 안에 재정처방전은 12조원이고 나머지 29조는 금융지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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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지원 규모만 놓고 보면 진념정책(28조 상당)보다 최경환정책이 훨씬 적다. 이 중 절반인 6조원이 (서민용)주택건설지원이다. 29조원의 금융처방전은 평택-익산 고속도로(2.6조원), 수도권광역급행철도(3.1조원), 및 평택호 관광단지(1.8조원) 등 건설투자에 상당 부분 쏠려있다. 최경환정책은 진념부총리 정부보다 훨씬 건설투자에 집중되어있다.LTV-DTI 한도를 상향조정한 것도 따지고 보면 주택건설경기 부양책으로 볼 수 있다. 부총리 스스로 ‘걸어가 보지 않은 길’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진념정책과 다른 점도 많다. 가장 돋보이는 부분이 ‘가계소득을 위한 기업증세’다.

 

  진념부총리는 투자활성화와 서민의 내수진작을 위해 봉급생활자(600만 명)와 과세대상 자영업자(50만 명)의 소득세를 10% 정도 경감해 줄 필요가 있다고 봤다. 그러나 최경환정책은 기업소득의 노동소득분배와 배당을 촉진하기 위한 기업증세를 검토하고 있다. 기업소득이 가계소득으로 흘러들어가도록 임금인상이나 배당지급에 인센티브를 주거나 역행하면 과세하겠다는 거다. 진념정책이 직접적인 소득세를 인하했다면 최경환정책은 기업의 배당소득 혹은 기업소득배분에 과세하여 간접적으로 소득을 올리겠다는 거다. ‘혁명적인 발상’이기는 하나 효과에 대해서는 갸우뚱 거리는 고개가 훨씬 많다.   

 

<최경환 정책의 효과?>

최경환 재정확장 처방전이 경제활성화에 효과가 있을까?

 첫째, 주택, 도로 혹은 철도와 같은 인프라 건설은 장기적인 효과는커녕 단기적 경제활성화에도 효과가 의문시된다. 역사가 그것을 증명하고 있다. 진념 부총리의 2001년 인프라 건설정책은 2002년에는 성공적으로 보였다. 성장률이 2001년 4.5%에서 2002년 7.4%으로 급등한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건설 때문이 아니었다. 건설투자는 2001년 과 2002년에 각각 6.5%와 6.4%로 거의 변화가 없다. 오히려 민간소비가 같은 기간 5.7%에서 8.9%로 증가했고 설비투자도 –8.8%에서 7.0%로 상승한 것이 경제성장에 결정적인 기여를 한 것이다. 문제는 2003년 이었다. 경제성장률은 2.9%로 추락했고 민간소비와 설비투자는 각각 –0.5%와 –0.9%로 감소했다. 그 이유는 2002년의 7.4% 경제성장률 회복이 정부의 인프라 투자활성화 정책 때문이 아니라 진념부총리 정부의 히든-카드, 즉  2001년의 네 차례 금리인하(5.25%->4.0%)와 2000년과 2001년의 신용카드 사용 활성화 대책(복권제도, 소득공제, 길거리 회원모집 등)으로 인한 ‘민간소비의 과열거품’ 때문이었다. 민간소비 증가율은 2001년 5.7%에서 2002년 8.9%로  급등하였다. 그러나 그 다음해에는 –0.4%와 0.3%로 급격히 추락하였다. 2001년 진념정책이 2003년에야 실패한 것이 드러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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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둘째, 정규직 전환에 대한 부분적인 임금보조로 600만 비정규직의 실질적인 감소효과를 낼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더구나 1800여 만 명의 근로자의 소득이 증대되지 않는 한 민간소비의 증대는 기대하기 어렵다. 셋째, 기업소득에 대한 과세를 통하여 노동소득을 올린다는 착상도 기업의 불만만 높일 뿐 크게 기대할 것이 없어 보인다.

 

<정책대안: 일자리 문제는 증상일 뿐 원인이 아니다.>

경제부진의 근본원인은 민간기업의 경쟁력침체와 이에 따른 일자리 및 가계소득의 정체다. 일자리 부족이나 소득부진은 문제의 근원이 아니라 문제의 증상에 불과하다. 잘 나가는 몇몇 기업을 빼면 거의 모든 기업과 중소자영업자의 생존 자체가 점차 힘들어지고 있다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다. 기업의 생존이 어려워지는 원인은 규제, 인적자원의 창의력 부족, 정부의 기업 혁신 부족 등 이루 말할 수 없이 많다. 40여만 개 기업 및 600만 자영업자가 정상적으로 성장하지 못하면 1800만 근로자의 실질소득이 정상적으로 증대되기는 어렵다. 민영화나 공기업혁신이나 규제완화 못지않게 기업의 자본력과 기술력 확충이 시급하다. 정부의 역량이 집중되어야 할 부분은 기업의 자본력 확충과 기술혁신이다. 아무리 인프라 재정을 많이 투입해도 40여만 기업과 600만 자영업자의 자본-기술 경쟁력이 확충되지 않는 한 한국경제의 미래는 절대로 밝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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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4년08월24일 15시23분
  • 최종수정 2016년02월29일 21시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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