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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역사에서 찾아보는 여성 몸에 대한 시각의 변화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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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4년07월30일 16시58분
  • 최종수정 2016년03월07일 15시51분

작성자

  • 정현주
  • (사) 역사ㆍ여성ㆍ미래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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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서양 역사에서 찾아보는 여성 몸에 대한 시각의 변화
인류가 지구상에 살게 된 이래 여성과 남성이 ‘함께’ 역사를 만들어온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기록의 역사’에서 여성은 그 모습이 미미하다. 한편 인류의 기록의 역사는 매우 짧은 시기에 불과하다. 문자(기록)의 탄생은 기껏해야 기원전 3천년이 약간 넘는 정도이다. 그래서 구석기시대, 신석기시대의 인류가 어떻게 살았는지는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구전에 의한 것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신화 속에 등장하는 신과 다양한 인간들의 이야기는 어머니의 어머니, 그 어머니의 어머니에게서 전해지고 새롭게 덧붙여졌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기록에 등장하는 여성은 부정적인 모습을 띠거나 아예 모습을 감추기 시작했으며, 여성의 제한적인 이미지만을 두드러지게 강조하는 조각 등이 등장했다. 이러한 상황을 미국의 유명한 여성사가인 거다 러너는 ‘남성중심의 가부장제’의 창조와 연관 지어 설명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기록이전의 선사(先史)시대와 가부장제가 정착되기 시작한 고대국가 이후에 여성의 모습에는 어떤 차이가 나타나는가? 그러한 차이는 여성누드상(像)에서 가장 극명하게 드러난다. 구석기 시대인 기원전 2만년부터 2만5천년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빌렌도르프의 비너스상과 기원전 4세기경에 그리스의 프락시텔레스가 조각한 크니도스의 비너스 상을 비교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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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석기 시대의 빌렌도르프의 비너스는 풍만한 가슴과 잘 발달한 둔부로 인해 여성의 다산(多産), 재생산(출산)의 상징임을 알 수 있다. 양손을 가슴위에 편안히 올리고, 의젓하게 정면을 향한 모습이다. 손과 발은 과감하게 표현을 단순화 한 것에 비해 가슴과 둔부는 과장되어 묘사되었다. 이것은 다산을 상징할 뿐 에로틱한 어떤 감정을 불러일으키지 않는다. 또한 촘촘히 7단으로 땋아 올린 머리모양은 전체적으로 보면 가장 세밀하게 묘사가 이루어지는 부분으로 완전함을 상징하는 신비의 숫자 7을 머리모양에 담아냈다. 고개를 살짝 내리고 있는 모습이 마치 깊은 생각에 잠긴듯하다. 이처럼 그녀는 다산의 땅의 어머니신, 지모신(地母神)으로서 자존감과 당당함이 엿보인다. 
 
그러나 오른쪽 크니도스의 비너스를 보자. 그녀는 다소곳한 모습에 양손으로 몸의 주요 부위를 숨기고 있을 뿐만 아니라, 언제라도 벗은 몸을 감출 수 있도록 주위에는 옷이 걸쳐져 있다. 이러한 모습의 비너스상은 이후 수많은 비너스상의 원형이 되었다. 
   
대체 기원전 2만여 년부터 기원전 4세기 사이에 어떤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 구석기, 신석기 시대의 인류는 채집과 수렵으로 생활하였다. 대체로 여성이 채집, 남성이 수렵을 담당하였다. 신석기 시대에 들어서 농경생활을 시작하였는데 한 곳에서 정착해 살면서, 여성과 남성이 여전히 채집과 수렵에 대해 분업하면서도 일정한 기간 여성의 우위가 지속되었다. 그러나 청동기시대로 접어들면서 목축과 농경으로 잉여생산이 생겨나고 사유재산이 증가하면서 일단의 남성들이 재산을 자신의 자식에게 상속하려는 욕구를 가지게 되었다. 또한 농사를 위해 관개시설이 필요하고, 그에 따라 권력을 한 곳에 집중할 필요성이 생기면서 국가가 발생했고, 국가가 발생하면서 남성중심의 가부장제가 자리 잡게 되었다는 것이 일반적인 학설이다. 이러한 경제적 변화에 뒤이어 사회적 변화도 나타났는데, 여신들과 여사제들의 몰락은 그러한 시대적 변화와 함께 한다. 
 
이후 여성의 몸은 기원전 4세기의 크니도스의 비너스에게서 나타나듯이, 성애의 몸, 교태스러운 몸짓으로 표현되었다. 이제, 여성의 출산과 다산은 남성의 종족 보존을 위한 수단이 되었다. 
 
* 이 글은 사단법인 역사․여성․미래가 여성가족부의 예산지원으로 실시하고 있는 ‘여성사강사양성과정’의 제1강: 미디어로 읽는 서양여성의 역사(기계형, 한양대)에서 발췌정리한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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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4년07월30일 16시58분
  • 최종수정 2016년03월07일 15시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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