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새해 국제정세 <4> 중국의 2023년 대외전략 평가와 전망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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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대외전략 변화: 다극화된 국제질서 가속화
2023년 3월에 중국 양회(兩會)1)를 통해 모든 참석자들의 만장일치로 시진핑 총서기를 국가주석과 당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에 새롭게 선출하여 역사상 3연임에 성공 하였다. 20차 당 대회 이후 시진핑 주석의 3연임에 성공하면서 당강정약(黨強政弱: 당이 행정부 관리)으로 요약될 수 있는 시진핑-리창(李強)체제가 공식적으로 출범하며 새로운 시진핑 1인 중심 체제가 구축되었다. 특히 새롭게 출범한 시진핑 주석 3기 지도부는 내부 정치 결속 등을 강화하여 새로운 다극화된 국제질서 추진과 미국과의 지속적인 전략경쟁에 대비하고 2035년 사회주의 현대화 달성과 2049년 중국 특색 사회주의 강대국 실현 구상을 명확하게 밝히고 있다.
아울러 시진핑 3기 지도부는미국과의 중장기 전략 경쟁에 대비하고 새로운 다극화된 국제질서구축을 위해 내수 시장과 외자 유치 확대, 국유기업 개혁, 민영기업 활성화, 경제 발전 방식 대전환,금융 리스크 예방과 기본 민생 보장, 주변국을 포함한 일대일로(一帶一路) 확대 등을 제시하며 국가경쟁력 강화에 모든 정책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미 지속적인 경제발전을 대외 영향력 확대와 첨단기술 확보 차원에서 당 중앙과학기술위원회를 새롭게 신설하여 반도체, AI(인공지능). 빅데이타, 배터리, 로봇, 5G-6G기술, 양자컴퓨터 등 첨단 과학기술 연구개발에 보다 집중적인 투자가 예상된다.
현재 중국은 강력한 시진핑 1인중심 지도부 체제 확립, 당의 역할과 책임 강조, 국유 경제와 민영기업 경쟁력 제고 등을 추진하며 새로운 국제질서 도래와 개편에 따른 대외 정책 변화를 적극 추진하는 중이다. 특히 시진핑 3기 지도부 출범 이후 가장 중요한 대외전략 변화는 기존 미국과 서방이 주도하는 규칙에 기반하는 자유주의 국제질서를 더 이상 수용하지 않고 러시아를 포함한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 브릭스(BRICS)국가들과 연대하고 협력하여 다극화된 새로운 국제질서 실현 구상을 명확히 밝히고 있다. 사실상 시진핑 3기 지도부 출범에 맞춰 중러 전략적 경제-안보협력 강화를 시작으로 중국과 중앙아시아 5개국 정상회의, 제3차 일대일로(一帶一路)국제협력정상회의를 연이어 개최하며 다극화된 국제질서실현을 위한 대외정책 근본적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즉 미국 중심 국제질서 변화를 위해 러시아뿐만 아니라 중앙아시아, 아프리카, 남미 등 다극화된 국제질서 실현을 바라는 글로벌 사우스, 브릭스 국가들과 정치-경제-안보 협력을 본격화하고 있으며 20204년에는 우크라이나와 중동 문제 등과 같은 풀기 어려운 각종 국제 현안에 대해 보다 적극적인 개입과 영향력 발휘가 예상된다.2)
사실상 시진핑 3기 지도부는 지속적인 경제 발전와 정치 안정을 통한 국가 경쟁력 제고, 대만 해협 문제 등과 같은 자국 핵심 이익(核心利益)을 절대 수호하며 미국의 패권주의와 강권정치, 진영간 대결에 반대하며 주권 안보와 경제 발전 이익을 적극 수호해 나간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특히 중국은 러시아와 전략적 경제-안보협력 관계뿐만 아니라 브릭스, 상하이협력기구(SCO), 중동,중앙아시아, 아프리카, 남미 등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과 긴밀히 협력하여 글로벌 발전구상(GDI),일대일로(一帶一路)을 통한 정치-경제-안보 영향력 확대와 국제질서 변화를 강조하고 있어 미국과의 본격적인 체제 경쟁과 힘겨루기가 예상된다.
아울러 우크라이나와 중동 사태 이후 시진핑 3기지도부는 미국의 패권 쇠퇴를 지적하며 기존 수동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보다 강경한 소위 눈에는 눈, 이에는 이(以眼還眼 以牙還牙)방식으로 미국과의 본격적인 전략경쟁을 펼쳐 나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더욱이 최근 시진핑 3기 지도부는 새로운 국제질서 변화 차원에서 미국 중심 단극 체제를 상징하는 달러가 반미–반서방 국가들의 강력한 제재와 압박을 위한 무기로 사용되고 있다면서 탈 달러화(de-dollarization) 및 새로운 브릭스 결제 화폐 추진을 주장하기 시작하였다.
2023년 8월에 열린 브릭스 주요 7개국 정상회의에서 중국과 러시아는 탈(脫)달러화 흐름은 시대적 요구로 브릭스국가들 사이 통상과 교역에서 기존 달러에 대한의존도를 대폭 줄여 나가고 있으며 브릭스 화폐구축 필요성과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다극화된 국제질서 구축을 위해 브릭스는 평등, 상호 지지, 상호 이익 존중을 토대로 보다 적극적인협력과 연대를 강조하고 있다. 이미 브릭스는 전세계 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누적 점유율이약 26%을 넘었으며 구매력 측면에서도 기존 G7(서방 7개국) 30%를 넘어 전 세계 경제 31%를차지하는 등 새로운 글로벌 정치-경제 핵심으로자리매김하는 중이다.3)
이미 2023년 8월 24일 개최된 제15차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중국과 러시아 전략적 협력 하에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아랍에미리트, 아르헨티나, 이집트, 에티오피아 6개국이 신규 회원국으로 확정되었고 이들과의 상품교역 정에서 달러 결제비율을 줄이고 위안화 또는 독자적인 브릭스 결제 화폐를 모색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어 2024년에는 중러 주도의 새로운 브릭스 결제 화폐 방안이 구체화되어 될 것으로 보인다.
사실 세계 최대 산업 공급망 국가이자 제1의 제조업 대국으로 위치한 중국이 미국 중심의 서방 금융 자본주의를 대체하고 글로벌 개발구상(GDI)과 일대일로를바탕으로 대규모 외수-내수 소비시장 확대 및 주변국 인프라(철도, 도로, 발전소 등)구축, 천연 희토류 자원과 에너지 개발 등을 본격화한다면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새로운 브릭스 중심의 국제 정치-경제 거대 벨트 출현이 예상된다.4)그동안 중국은 미국의 달러 패권 문제를 지적하며 중러간 교역뿐만 아니라 브릭스, 상하이협력기구(SCO),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과의 강력한 연대와 협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브릭스 화폐 구축 등을 통한 탈 달러화 추진과 상품 교역 결제를 확대시킨다는 구상을 갖고 있어 2024년부터 탈 달러화 교역 확대를 위한 각종 정책 조치가 예상된다.
특히 시진핑 3기 지도부는 우크라이나 사태와 이스라엘-하마스 무력 충돌 발생은 2차 세계 대전이후 형성된 미국 주도의 단극 국제질서가 무너지고 중국과 러시아를 포함한 상하이협력기구(SCO), 브릭스,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과 긴밀히공조하여 다극화된 새로운 국제질서를 구축하는 차원에서 새로운 브릭스 화폐 추진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시진핑 3기 지도부는러시아와 전략적 경제-안보 협력을 통해 사우디와 이란 관계 정상화 추진,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을 위한 평화 중재안 제안,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두 국가 방안(兩國方案: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독립 국가) 강조, 대만 국민당과의 연대를 통한 제3차 국공(國共)합작 제시, 북핵 문제 해결과 새로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새로운 역내 6자회담 제안 등 미국(서방)과는 분명히 다른 방향의새로운 해결방안 제시하고 있다. 따라서 2024년에는 중국이 보다 주도적이고 적극적인 자세를 통해 새로운 중국 주도 새로운 국제 질서 구축을 강조하고 있어 우크라이나와 중동 사태 뿐만 아니라 대만해협과 한반도 문제에도 직접적인 영향이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우크라이나와 중동 사태 이후 미국은 러시아를 포함한 이란 등을 고립시키기 위해 전 세계 모든 국가들에게 강력한 대러-대이란 제재 동참을 요구하고 있으나 중국, 인도, 사우디, UAE 등 다수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 모두 실질적 제재 동참을 거부하면서 국제질서에 큰 폭의 지각 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특히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 폭격 이후 국제사회는 연일 이스라엘을 비판하며 가자지구 폭격 중단을 요구하는데 반해 미국은 하마스 무장단체의 이스라엘 테러공격을 비난하고 있다. 결국 상호간 대립이 격화되는 가운데 이란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예멘 후티 반군이 홍해를 거쳐 이스라엘과 수에즈운하로 향하는 민간 화물 선박을 공격하고 나포하는 사건이 벌어지자 즉각 미국은 홍해 안보 수호를 위한 '번영의 수호자 작전'을 밝히며 적극적인 동참을 요구하였으나 과거와 달리 사우디,UAE, 호주, 유럽 국가들은 거부 의사를 밝히며 실패로 귀결되었다.
결국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이 점차 이란(아랍-시아파)과 이스라엘(서방-미국) 상호 갈등으로 확대되고 있어 과거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어 새로운 중동 질서 재편이 예상된다.
한편 나토(NATO)의 지속적인 동진과 인도-태평양 전략 연대를 줄곧 반대하던 러시아와 중국은 우크라이나 사태에 이은 이스라엘과 하마스 무력충돌 이후 중러 전략적 안보-경제 협력 관계에 힘입어 반미-반서방 연대로 강하게 뭉치기 시작하였다. 이미 중러 전략적 경제-안보 협력을 통해 다극화된 국제질서 구축에 기반하는 유라시아 지역경제-안보 공동체 구상을 밝히고 있어 2024년에는 유라시아 지역 통합 정책 방안 등이 적극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우크라이나 사태와 이스라엘-하마스 무력 충돌 이후 미중간 서로 다른 입장과 해결 방안들을 제시하며 전 세계 국가로부터 지지를 얻기 위한 물밑 노력을 기울여 나가고 있어 2024년에는 미국-서방 VS 중국-러시아 모두 새로운 국제질서 주도권을 확보하고자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따라서 2024년에 우크라이나 사태 뿐만 아니라 중동 무력 충돌(이스라엘 VS하마스) 결말이 미국(서방/이스라엘) 혹은 중국과러시아, 이란(시아파 벨트 국가들) 등이 주도하는방식을 통해 해결 되느냐에 따라 국제질서 변화에도 직접적인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상호 협력과 경쟁의 미중 관계 이중주
2023년 10월 24일 미국 외교 전문지 포린 어페어스(FA)에 ‘미국 힘의 근원(The Sources of American Power)’이라는 글이 기고 되었으며 상기 기고문은 76년 전 ‘X’라는 미스터리의 인물이 같은 매체에 보내 당시 ‘아티클 X’로 불리우던 ‘소련 행동의 근원(The Sources of SovietConduct)’을 토대로 미 백악관 NSC 안보 보좌관인 설리번이 작성한 것으로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 정책 노선 변화 및 새로운 미중 협력 중심의 공존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5)
특히 이번 글을 통해 설리번 미 백악관 NSC 안보 보좌관은 사실상 미국은 제3시대 시기에 직면 중이라 밝혔으며 2차세계대전 이후 글로벌 패권을 놓고 미소가 대결했던 냉전 시기, 소련 붕괴 이후 미국이 유일한 초강대국으로 올라선 탈(脫)냉전 시기에 이어 상호적 의존과 초(超)국가적인 도전 속 새로운 미중전략 경쟁 시대에 접어들었다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즉 미국 중심의 일극 질서 체제가 점차 저물고 미국과 중국이 상호 경쟁하며 적응해 나가는 새로운 다극 질서 체제가 열렸음을 밝히고 있다.더욱이 설리반 미 백악관 NSC 보좌관은 미중경쟁이 과거 소련 붕괴와 같은 변혁적 최종 상태로 끝나길 기대하지 않는다고 지적하며 미국은 지정학적 경쟁 프리즘으로만 세계를 바라보고 대다수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을 미중간 대리 경쟁의 장(場)으로 삼으려는 전략적인 유혹을 피할 것이라 강조하였다.
즉 미중 양국은 반도체, AI 등 수출 규제엔 좁은 범위의 첨단 기술에 초점을 맞추고 상호간 뗄래야 뗄 수 없는 연결된 세계 경제의 안정적 발전과 유지를 위해 노력해 나간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특히 대중 봉쇄 정책을 통한 중국 내부 체제 분열을 추진하지 않으며 아시아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와 같은 새로운다자안보협력체제를 확장하지 않으며, 수출 규제의 무분별한 확대를 통한 미중간 경제-무역 디커플링(de-coupling)을 추구하지 않는다는 미국판 ‘3불(不) 원칙’을 밝히고 있다.
한편 2023년 11월 15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APEC 정상회담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중국의 시진핑 주석은 우드사이드(Woodside)별장에서 회담을 갖고 첫째, 미국의 대중정책 전략적 조정 확인, 둘째 미국의 ‘하나의 중국 원칙(一個中國原則)’ 입장 재확인, 셋째, 미중 군사 충돌 회피를 위한 군사 채널 복원, 넷째, 첨단 산업 공급망 회복 등을 토대로 미중간 경제 관계 회복 의지를 밝혔다. 특히 미중간 정상회담을 통해 미국의 대중정책 노선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으며 기존 디커플링(de-coupling)대중정책을 폐기하고 지속적인 경쟁은 불가피하나 협력이 필요한 영역에서는 상호 협력을 통해 국제사회에서 책임 있는 대국으로 면모를 보여줌으로써 중국과의 평화공존(Peaceful co-exist)을 시사하고 있다.
결국 미중정상은 충돌 방지를 위한 군사 소통 채널 재개와 양국 관계의 안정적 관리에 합의했다. 이는 바이든 대통령은 11월 대선을 앞두고 미중간 대립과 갈등이 너무 커지는 것을 염려했으며 시진핑 주석도 중국 경제 침체라는 복잡하고 어려운 내부경제-민생 사정 등으로 상호 전략적 화해가 아닌 전술적 휴식기를 모색하게 되었다. 아울러 미중간 정상 합의 내용 중 실질적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는 부분은 첨단 산업 공급망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고 기술 협력과 시장 확대를 모색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사실 미국의 대중 정책 재조정이 이뤄진 것은 미 동부의 월가(Wall Street)와 서부의 실리콘 밸리가 적극적으로 나섰기 때문으로 재닛 옐런(Janet L. Yellen)재무장관은 과학기술 영역에서 미국이 우선 협력해야 하는 국가로 중국을 지목했다.
따라서 2024년 미중관계는 본질적인 측면에서 전략경쟁은 더욱 가속화될것이나 실질적인 상호 이익이 되는 일부 경제 영역에서는 소통과 협력이 예상된다.물론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대중 강경 목소리도 적지 않어 미중 전략 경쟁이 더욱 격화될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다. 특히 2023년 12월10일 미국 의회에서 아시아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구축을 위해 인도-태평양 안보-경제 연합체 구성 논의 안건을 전격 발의하였다. 미 공화당 소속 마이클 롤러 하원의원이 인도-태평양 지역안보 상황 분석을 담당하는 태스크 포스팀(TF)구성안을 발의하였으며 인도-태평양조약기구(IPTO)법으로 일컫어지는 상기 법안은 인도-태평양 안보 상황을 분석하고 미국이 주도하여 인도-태평양 지역 국가들을 함께 묶어 나토(NATO)와유사한 다자안보협의체를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주지하다시피 미국은 유럽과 북대서양 지역 안보상황에는 나토라는 포괄적 동맹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인도-태평양 지역에서는 한국, 일본, 호주,인도 등과의 양자간 동맹 내지 쿼드(QUAD) 등 대략 3-4개 국가로 이뤄진 소다자주의 의체에 주력해 왔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와 중동 사태 이후 미중간 전략 경쟁이 한층 더 격화되고 미국의 대외정책 중심축도 급격히 인도-태평양 지역으로 옮겨가고 있어 2024년에는 본격적인 새로운 아시아판 나토 구축 논의도 전혀 배제할 수 없다.
불확실성의 대만해협과 새로운 대립 구도의 한반도 안보 환경
2024년 1월 대만 총통선거를 앞두고 다시 한번 대만해협의 리스크와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중국인민해방군은 2023년 9월 약 20척의 군함을 동원해 대만 포위훈련을 실시하였고 12월에는 각종 미사일이 대만 상공으로 날아가고 항모 전대와 전투기 등을 동원하며 방공식별구역(ADIZ)과 중간선을 넘어 대규모 군사훈련을 전개하였다. 특히 중국의 해군과 공군이 대만 해역에서 4차례 합동 기동훈련을 펼쳤으며 12월 11일에도 중국 항공모함 산둥함을 주축으로 하는 해군 전단이 대만해협을 통과했으며 12월 10일에는 중국 쓰촨성에서 발사된 창정-2D 로켓이 대만 남서쪽 영공을 통과하여 대만 해협 긴장 수위는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이에 반해 바이든 행정부는 대만관계법에 더해 향후 4년간 45억 달러(약 5조 8천억원) 규모의 군사- 안보 지원을 시행하는 대만 정책법을통과시켰다. 예컨대 독립-친미 성향 라이칭더(賴淸德) 후보가 당선된다면 지속적인 미중 갈등와양안관계 긴장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이나친중 성향인 허우유이(侯友宜) 후보가 당선된다면 중국과의 즉각적인 대화 개시와 경제-인적 교류 재개를 통한 안정적인 관계가 예상된다. 결국1월 대만 총통 선거를 통해 라이칭더 후보가 당선될 경우 미국과의 관계 강화를 통한 대만 독립 공간 모색이 예상되나 허우유이 후보가 당선될 경우 다시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토대로 대만해협긴장은 다소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주지하다시피 2022년 9월14일 미국은 대만을하나의 국가로 인정토록 하는 내용이 담긴 대만정책법안(Taiwan Policy Act of 2022)을 통과 시켰다. 상기 법안의 주요 내용은 대만을 나토(NATO)밖의 동맹국으로 대우하고 4년간 약 45억달러 규모의 군사-안보 지원을 하며 대만을 적대시하거나 군사-안보적 위협을 초래할 경우 중국지도부를 포함한 행정관리와 금융기관 등을 직접제재할 수 있는 행정 권한을 미국 대통령에게 직접 부여하였다. 특히 지난해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 대만방문 이후 대만 해협 긴장 수위가 급격히 높아지고 있어 미국의 대만 군사-안보 지원도점차 구체화되고 있으며 2023년 12월 15일 미국은 약 3억 달러 규모 전술 정보시스템(대만군의지휘, 통제, 통신, 컴퓨터-C4)지원 하기로 결정하였다.
이에 중국은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 대만방문 이후 강력히 반발하며 눈에는 눈, 이에는 이(tit for tat)의 대응 방식을 통한 새로운 대만 강경전략을 공식화하며 대규모 군사훈련을 연일 펼쳐나가고 있다. 아울러 하나의 중국 원칙(一個中國原則)뿐만 아니라 국제법과 국제관계 기준원칙에도 위반된다고 강력히 지적하며 대만 독립-분열세력에게 매우 위험하고 심각한 신호를 주는 불법 행위로 연일 비판하고 있다. 물론 주펑렌(朱鳳蓮)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대변인은 기자회견을 통해 “대만 독립은 양안간 전쟁을 의미하고 독립 분열 세력과 활동은 대만해협 평화와 안정, 민중의 이익에 대한 최대의위협”이라 강조하며 동시에 대만과 마주 보는 푸젠성(福建省) 신임부성장을 대만인 2세로 임명하고 경제-인적 교류 확대와 같은 당근책도 내놓으며 대만 선거에서 친중 후보인 허우유이를 측면에서 지원하는 강온전술을 펼쳐 나가는 중이다.
더욱이 1월 대만 총통 선거에 앞서 열린 11월15일 미중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주석은 직접 바이든 대통령을 향해 향후 미국은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구체적인 행동으로 보여줄 것과 대만 군사적 무장을 중단하고 중국의 평화통일을 지지할 것을 요구하였다.6) 특히 시진핑주석은 “어느 시점에 중국과 대만은 결국 통일될 것이고 반드시 통일될 것”이라고 강조하며 외부에서 줄곧 제기되어 온 대만 무력 침공 가능성에 대해 “몇 년 내에 대만을 무력 침공할 계획은 없으나 그렇다고 대만과의 통일 차원에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전혀 배제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직접 입장을 밝혔다. 여기에 바이든 대통령은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이 중요하며 어느 일방의 현상 변경을 반대하며 하나의 중국(一個中國原則)정책에 변화가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하며 대만해협에서 대규모 군사훈련 활동을 중단하고 민주선거 절차를 존중할 것을 요구하였다.
이처럼 대만 총통선거를 앞두고 미중 정상 모두 강경한 입장과 상호 신경전을 벌이고 있어 선거 결과 여부에 따라 양안관계 뿐만 아니라 미중관계 변화에도 직접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결국 대만 문제 해결 방안을 놓고 미중간 양보할 수 없는 강경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어 내년 1월 총통 선거 결과에따라 대만 해협뿐만 아니라 역내 질서가 크게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결국 내년 1월 대만 총통선거는 친미-독립 성향라이칭더 민진당 후보와 친중-반독립 성향의 허우유이(侯友宜) 국민당 후보 사이 2파전으로 압축되면서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 특히 대만총통 선거는 대만 내부 세대와 지역 갈등에 이어 미중 대리전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어 집권 민진당 라이칭더(賴淸德) 후보와 제1야당 국민당 허우유이(侯友宜) 후보간 약 3% 오차 범위 안에서 초접전을 벌이고 있으며 누가 최종 승자가 되건 2위 후보와의 격차는 매우 근소할 것이다. 이미 라이칭더 후보는 대만 자체적 전쟁 억지력 구축, 경제안보가 곧 국가안보 기조, 전 세계의 모든 민주국가와 동반자 관계 확립, 안정적이고 원칙에 입각한 양안관계 유지라는 대만 해협 4대 지주(支柱)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여기에 국민당 허우유이 후보는 양안관계에서 기존 92공식(九二共識·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각자 명칭을 사용하기로한 합의)을 수용하고 대만 독립과 같은 현상변경이 아닌 현상 유지를 강조하며 억제(Deterrence),대화(Dialogue), 긴장 완화(De-escalation) 3D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 사실상 지난 몇 년간 대만해협을 놓고 상호간 전쟁 발발 가능성이 높아지고 경제-군사 안보 위협이 증대되면서 대만 내부 역시 피로감과 내부 반발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어 1월 총통 선거 결과에 직접적인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우크라이나와 중동 사태 발발 이후 미중전략 경쟁 격화로 인해 유라시아 끝 자락에 위치한 대만해협과 한반도가 군사 충돌 가능성이 가장 높은 지역으로 부각되기 시작하였다. 특히 시진핑 3기 지도부는 유라시아 지역 핵심 국가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에 대해 미국이 주도하여 나토와 인도-태평양 전략을 연계시켜 우크라이나-중동-대만-한반도 문제에 개입하고 중국과 러시아 영향력 확대 차단과 체제 균열을 시도하는 것에 대해 모두 실현 불가능한 매우 위험한 대중-대러 전략으로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아울러 중러관계는 역사상 최고로 가까운 전략적 안보-경제 협력관계를 구축하였으며 시진핑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미국과 서방 국가들이 추진하는 대중-대러 포위 강경 전략에 적극 대응해 나간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어 대만 해협을 비롯한 한반도 안보 위기는 더욱 고조될 가능성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미국을 포함한 서방 국가들은 중국의 러시아 무기 지원이 지속될 경우 대중 제재 가능성을 줄곧 제기하며 강한 압박을 벌이고 있으나 중러간 경제-교역 규모액의 급격한 증가로 인해 서방의 강력한 대러 제제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경제는 안정적인 발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중국은 일관되게 러시아에 대한 무기 지원 가능성은 부인하나 러시아와의 경제-무역-인적-에너지 교류는 더욱 확대시켜 나간다는 입장을 명확히 밝히고 있어 북한이 2024년부터 러시아에 대한 재래식 무기 지원과 군사협력이 본격화될 경우 우크라이나 전쟁 변화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작금의 북중관계는 북핵문제로 다소 우여곡절을 겪었으나 미중간 전략경쟁이 점차 격화되면서 2018년 김정은 위원장의 세 차례 방중, 2019년 6월 시진핑 주석의 평양 방문을 거치며 북중관계는 과거 불편했던 사이를 정리하고 사회주의 특수관계로 완전히 복원되었다. 2024년에는 북중관계 75주년으로 김정은 위원장의 베이징 방문을 통해 북러관계에 이어 북중관계 강화도 예상된다.7) 특히 2023년 7월 27일 북한 전승절 70주년을 맞이해 맞이해 개최된 대규모 열병식에 중국과 러시아고위급 대표단이 참석한 것은 한반도 정세의 대변화를 시사하고 있다. 이미 중국과 러시아는 한미일 3국 주도의 기존 북핵문제 해법에 더 이상동참할 의사가 없음을 보여준 것이며 북중러 3자간 연대에 대응하기 위해 한미일 3국간 안보협력을 더욱 강화시켜 나갈 경우 과거 냉전 시기와는 전혀 다른 차원의 한미일 vs 북중러 대립 구도 출현도 전혀 배제할 수 없다.
사실상 북한 전승절 기념 열병식에서 공개된 각종 신형 재래식 무기, 간탄도미사일(ICBM) 등에 중국과 러시아 고위급 대표단들이 참석하여 지켜보았다는 것은 북한 뒤에 중국과 러시아가 받쳐주고 있다는 정치-안보적 함의를 내포하고 있다. 따라서 2024년 북중,북러, 중러 연대에 대항하기 위해 한미일 3국 안보협력 강화와 대북-대러-대중 군사-제재 압박이 본격화 될 경우 북한의 7차 핵실험 혹은 신형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추가 발사가 예상되나 유엔(UN) 대북제재 결의안은 중국, 러시아 반대로 무산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
이처럼 우크라이나와 중동 사태 발발 이후 한반도 안보 리스크가 과거에 비해 훨씬 높아지고 있으며 미중 전략경쟁 격화와 중러 전략적 경제-안보협력 본격화, 북중러 대 한미일 대립 구도 출현 등으로 한중관계는 매우 큰 어려움과 도전을 맞이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한미일 3국과 나토, 쿼드(QUAD), 오커스(AUKUS) 연대 가능성을 예의 주시하며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위해 배타적 다자주의가 아닌 포용적-우호적 다자주의 구축을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한중 모두 다극화된 국제질서 출현을 자의적 해석이 아닌 객관적으로 인식할 필요가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기존 고정된 사고에서 탈피하여 새로운 국제 질서 변화와 흐름에 맞춘 보다 창의적이고 협력 지향적인 대중정책 모색과 한중관계 구축이 요망된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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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양회(兩會)는 중국에서 보통 매년 3월에 연례행사로 거행되는 전국인민대표대회(全國人民代表大會;약칭 전인대)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全國人民政治協商會議;약칭 정협)를 통칭하는 용어이며 양회를 통하여 중국 정부의 국정운영 방침이 정해지고 있어 중국에서 열리는 최대의 정치행사로 주목을 받고 있다.
2)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는 주로 전 세계(Global)와 남쪽(South)의 합성어로 저개발국, 후진국, 제3 세계 등을 함께 묶어서 부르는 용어가 되었으며 이들 나라 대부분이적도 기준 남반부에 있어 글로벌 사우스라고 불리우고 있다.주로 중부 아메리카, 남아메리카, 아프리카 전역, 중동과 아시아의 약 120여 개국이 글로벌 사우스에 해당된다.
3) 브릭스(BRICs) 혹은 BRICS로 불리 우며 브라질(Brazil), 러시아(Russia), 인도(India), 중국(China), 남아프리카 공화국(South Africa) 5개국의 머릿글자를 따서 부르는 명칭이다. 기존의 경제 강국들인 G7(서방 7개국) 위상이 과거에 비해 상대적으로 축소되고 면적과 인구 규모가 큰 5개국이 부상함에 따라 처음에는 4개국만 묶은 BRICs로시작하였으나 이후에 남아프리카 공화국이 정식으로 참가하면서 BRICS로 자리매김하였다.
4)2023년 5월 중국은 처음으로 중앙 아시아 5개국 정상들을 실크로드 출발지 시안(西安)으로 초대하여 중국-중앙아시아 5개국 정상회의를 개최하였으며 10월에는 베이징에서 일대일로 국제 정상포럼을 개최하여 글로벌 발전구상(GDI) 및 글로벌 안보구상(GSI) 구상을 밝히면서 다극화된국제질서 개편을 위해 본격적인 노력을 펼쳐 나가고 있다.
5) 과거 미국의 주소련 대리 대사 조지 케넌이 국무부에보낸 비밀 전문으로 밝혀진 상기 글 X는 과거 소련 체제 붕괴를 유도하기 위한 봉쇄 정책을 주장해 미소 냉전의 서막을 열었다고 평가 받고 있다.
6) 11월15일에 개최된 시진핑 주석은 바이든 대통령과의정상회담에서 대만과의 평화 통일을 모색해 나갈 것이나 무력 사용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여주며2027년 혹은 2035년 대만 침공 시나리오에 대해 그런 계획이 전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7) 2023년 12월 18일 중국통인 박명호 외무상 부상이 베이징을 방문하여 왕이(王毅)당 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과의 회담을 통해 2024년 북중수교 75주년 기념행사를 원만히 개최하여 북중 우호협력 관계의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발전을 추진하기로 합의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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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세종연구소가 발간한 [정세와정책 2024-1월호 제68호](2024.1.2)에 실린 것으로 연구소의 동의를 얻어 게재합니다. <편집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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