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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경제에 낙수효과는 나타나고 있는가?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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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5년03월17일 18시25분
  • 최종수정 2016년02월29일 13시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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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경제에 낙수효과는 나타나고 있는가?

 

  최근 박 근혜 대통령은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부동산3법이 늑장 처리되어 퉁퉁 불어터진 국수가 됐는데 우리 경제가 그것을 먹고 힘을 내 꿈틀 거리고 있다. 경제 활성화를 국정 운영의 최우선 순위에 두겠다. 경제 활성화 법안처리와 핵심 개혁과제 추진에 힘 모아 달라.’로 언급하였다. 경제 침체가 지속되어 국민의 삶이 고달파진 상황에서 경기가 좋아지기를 바라지 않은 국민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경제통인 이 혜훈 전의원은 한 방송사와 인터뷰에서‘박 대통령 인식은 부동산3법이 경제를 살리는 묘약이라는 전제를 깔고 있는데 그렇게 보기 어렵다. 건설경기가 전체를 끌고 가는 시대가 아니고 시간이 지나면 오히려 많은 부작용을 낳을 우려가 있는 법이다. 내수가 살아나지 않는 것이 문제인데 부동산 경기가 내수를 살리기는 어렵다. 경제민주화를 통해 수출 대기업이 돈을 벌면 중소기업이나 근로자에게 흘러들어가도록 뚫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반박하였다.

 

 과거 정부는 경기가 침체되면 부동산 경기 활성화 대책을 발표하여 건설경기로 하여금 전체 경기를 선도하도록 하여 재미를 본적이 많았다. 경기가 과열되면 부동산 시장을 규제하고 경기가 침체되면 부동산 규제를 풀어 냉온탕 식 처방을 많이 활용하였고 성공을 거둔 적도 있었다.

 

 또한 금리나 환율 정책을 통하여 대기업 위주 성장을 하면 그 과실이 중소기업으로, 근로자인 국민에게 돌아간다는 ‘낙수효과’를 기대한 정책이 과거 정부의 대체적인 경제정책방안이었다. 이 정부에서도 그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각 지역에 창조경제 혁신 센터를 주로 대기업을 동원하여 추진하고 있는 것을 보면 대기업이 창조경제를 이끌면 중소기업이나 벤처 생태계가 살아날 것을 기대하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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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부터 2012년 사이 우리나라 1인당 GDP는 20,000달러 전후로 총GDP크기에 큰 변화가 없었다. 그러나 그 사이 대기업은 우리 경제성장을 주도하며 수출, 순이익 측면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구가한다. 2009년 대기업 순이익은 전년 대비 39%, 2011년에는 60% 증가한다. 2013년 상장기업 전체 순이익 중 삼성전자 한 회사가 차지한 비율이 51%에 이른다. 10대 대기업의 자산 총액은 10년 사이 3배로 증가하고 계열사 수는 2배로 늘어난다.

 

 이는 상대적으로 대기업 군에 속하지 않은 기업이나 국민들의 실질 소득은 감소하였음을 의미한다. 저금리와 환율 절하 효과가 대기업에 주로 나타나 우리 경제에서 낙수효과가 나타나지 않은 것 은 아닌지 의구심이 든 내용이다.

 

 고려대학교 장 하성교수는 2014년에 발간한 ‘한국의 자본주의’란 책에서 우리나라에서 낙수효과가 점점 사라지고 있음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1990년대에는 대체적으로 낙수효과가 나타난다. 1990년에서 1999년까지 국민총소득이 5.9% 증가하고 가계소득도 5.7%, 기업소득은 6.0% 증가하여 국민총소득 증가가 가계부분과 기업 부분에 균등하게 돌아갔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서면서 이 현상은 점점 사라지고 있다. 2000년에서 2009년 사이 국민소득이 3.5% 증가하나 가계소득은 2.4% 증가에 그치고 기업소득은 7.5% 증가한다. 2008년에서 2012년 사이 국민총소득은 2.1% 증가하고 기업소득은 5.1% 증가하나 가계소득은 1.4% 증가에 그쳐 국민소득 증가분이 대부분 기업소득 증가로 이어지고 가계부분으로 소득 배분 비율은 점점 낮아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국민총소득이 가계소득, 기업소득, 정부소득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에서 각 부분의 소득비중을 보면 가계소득 비중이 급격하게 낮아지고 있음을 볼 수 있다. 1990년대에는 가계소득비중이 71.5%, 기업소득비중이 16.1%, 저부소득비중이 12.4%로 나타난다. 2000년에는 이 비율이 가계부분 68.7%, 기업비중 16.5%, 정부부분 14.8%로 나타난다. 그러나 2012년에는 가계비중이 더 크게 낮아진다. 가계소득비중 62.3%, 기업소득비중 23.3%, 정부소득비중 14.4%이다.

 

 시대 상황이 이렇게 변하고 있는데 정부 정책은 낙수효과를 기대하고 부동산 경기를 살려 경기를 회복해보겠다거나 대기업 위주 성장 정책의 90년대 방식을 취하고 있으니 효과가 나타날 리 없고 오히려 부작용만 나타날 위험이 지적되고 있는 것이다. 정책도 시대의 패러다임에 맞아야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비용만 지불하고 효과는 나타나지 않을 위험이 크다.

 

 지금 우리 경제의 어려움은 나빠진 대외 여건 뿐 아니라 내수 침체에 기인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이다. 대외 여건은 우리의 노력으로 치유하는 데 한계가 있는 외생 변수이다. 그러나 내수 활성화는 우리가 하기에 따라 극복 가능한 내생변수라 할 수 있다.

MB정부는 낙수효과에 너무 의존하여 법인세를 인하하면 기업의 투자가 활성화되고 이는 궁극으로 가계부분의 소득으로 이어져 소비가 진작되리라 기대하였다. 그러나 투자는 늘어나지 않고 5년 동안 기업의 사내유보만 28조가 늘었다는 통계가 보여주듯 가계소득은 줄고 기업소득만 늘어나 이것이 소비 침체의 한 원인이 되고 있는지 모른다.

실제 MB정부 때 법인세를 인하하여 2008년 전체법인세 실효세율이 20.5%에서 2013년 16.0%로 낮아졌고 근로소득세 실효세율은 2008년 4.0%에서 2013년 4.5%로 높아졌다. 이는 법인세율 인하와 동시에 법인세 감면 효과 때문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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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비가 늘어나려면 질 좋은 일자리가 많아져야 하고 비정규직들의 임금이 적정선 이상으로 올라가 그들의 소비여력이 높아지는 수밖에 없다. 650만 명 이상의 비정규직들의 임금 수준이 대기업 정규직 임금수준의 40% 선에 머무는 현상황하에서 민간 소비의 획기적 진작을 기대할 수는 없다. 

 

 이제 발상의 전환을 하여 최 부총리가 취임당시 얘기했던 가보지 않은 길을 가 보아야 한다. 법인세를 인상하면 기업의 투자가 위축되고 경기가 어려워진다는 교과서적인 논리에서 벗어나보자. 법인세율을 인하하여 경기를 활성화시키면 궁극적으로 세수가 늘어난다고 하지만 2000년대 이후 경제가 성장하면 가계소득 증가보다 기업소득이 더 많이 증가한다는 사실에 입각하여 ,기업의 사내유보 중 임금이나 배당 그리고 투자로 활용하지 않은 분에 대하여 3%의 세금을 부과하는 사내유보 과세 대신 MB정부 때 인하하였던 법인세율을 원래 상태로 환원해보자. 그리고 기업의 법인세 감면제도도 원천적으로 재검토를 할 시기가 온 것 같다.

 

 법인세율 인하가 국제적인 트렌드라지만 세계국가들은 명목세율은 내렸지만 조세감면을 동시에 줄여 실효세율은 그다지 낮아지지 않았다는 분석이 있다. 가계부분과 기업부분의 불균형 성장을 시정하는 것이 내수 활성화의 길일수도 있음을 인정해보자.

대기업들이 비정규직 문제를 전향적으로 해소하면 일시적으로 인건비 부담으로 수익성이 나빠질 수 있지만 궁극적으로 소비가 진작되어 기업의 이익이 올라갈 수 있다는 발상의 전환을 해보자. 조세정책을 통해서든, 기업의 임금 정책을 통해서든 가계소득 증가가 결국 기업의 이익을 증가시킨다는 과감한 발상의 전환을 통해 한국경제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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