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중 무역전쟁』 1년; 양국 모두 심대한 타격, 협상 원해 본문듣기
작성시간
관련링크
본문
- 양국 경제에 타격, 미국의 對中 수출이 중국의 對美 수출보다 더 크게 축소
- 중국 경제, 제조업 부문이 결정적인 타격을 입어 고용 문제도 심각한 상황
- 블룸버그 “중국, 예측 불가한 트럼프냐?’ 전략적 민주당이냐? 저울질하는 중”
■ 『美 中 무역전쟁』 1년 간 美國의 對中 수출이 더 크게 감소
미국과 중국이 상대국으로부터 수입되는 제품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함으로써 촉발된 『美 中 무역전쟁』 이 시작된 지 지난 6일로 만 1년이 지났다. 양국이 벌이고 있는 무역전쟁이 세계적으로 유례가 드물게 장기화됨으로써 당사국들뿐만 아니라 양국 경제와 연계된 세계 각국에 이미 광범한 타격을 주고 있다.
당초 『美 中 무역전쟁』 은 작년 7월 초, 美 트럼프 정부가 중국에 의한 지적재산권 침해 등에 대한 제재를 명분으로 340억 달러 상당의 중국産 제품 수입(輸入)에 25%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선언하면서 촉발됐다. 이어서 8월에 추가로 160억 달러 상당에 25% 관세를 부과했고, 중국도 즉각 같은 규모 관세 부과로 보복했다.
나아가, 같은 해 9월에는 미국이 2,000억 달러 상당에 10% 관세를 부과했고, 중국은 600억 달러 상당에 5~10% 관세를 부과하며 대항했다. 금년 들어서도, 미국은 지난 5월에 그간 과세를 유보해 오던 2,000억 달러 상당 중국産 수입에 대한 관세율을 25%로 인상했고 중국도 이에 대응하는 보복 조치를 단행했다.
이렇게 지난 1년 간 제재와 보복을 주고받는 형태로 진행돼 온 『美 中 무역전쟁』 의 결과, 미국은 對中 수입의 50%, 중국은 對美 수입의 70% 정도가 관세 대상이 됐다. 금년 4월까지 중국의 해당 품목 對美 수출액은 180억 달러가 감소(감소율 14%), 이는 총 연간 對美 수출의 약 3%에 해당한다. 반면, 미국의 對中 수출액은 약 230억 달러가 감소(감소율 38%), 총 연간 對中 수출액의 15%에 해당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시로, 중국에 대한 제재 관세 부과로 미국 정부는 중국 기업들로부터 상당한 규모의 관세 수입(收入)을 얻고 있다며 ‘모호한’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美 中 무역전쟁으로 중국 측이 對美 수출에서 받는 타격보다도 미국 측의 對中 수출이 더욱 심대한 타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 중국도 미국도 내심으로는 무역전쟁 ‘終戰’을 위한 협상을 원해
美 · 中 양국은 무역전쟁이 본격화된 이후, 작년 12월 아르헨티나 G20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들이 합의한 바에 따라 무역전쟁 종식(終熄)을 위한 협상을 시작했고, 지금까지 많은 우여곡절을 겪으며 협상을 벌여 왔다. 그러나, 지난 5월 뚜렷한 결실을 보지 못하고 결렬됐고 주요 난제들은 여전히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다.
그러던 중, 지난 6월 오사카 G20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들이 다시 협상 재개에 합의함에 따라 조만간 고위급 협상이 재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고 물밑에서 어렵사리 접촉을 이어오고 있던 중, 최근 美 므뉘신(Steven Mnuchin) 재무장관이 중국과의 접촉 사실을 밝히며 “잘 진행되면 라이트하이저(Robert Lighthizer) 美무역대표부(USTR) 장관과 함께 중국을 방문, 고위급 협상을 재개할 수 있다”는 기대를 피력, 일단 고위급 협상 재개에 청신호를 보냈다.
한편, 최근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금년 2Q GDP 성장률이 연율 6.2%로 나타나, 1992년 관련 통계 발표 개시 이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美 中 무역전쟁으로 중국 제조업 등이 심대한 타격을 받고 있는 것이 선명하게 드러났다. 2차 산업 성장률은 5.6%로 1Q 성장률 대비 0.5%P나 축소했다. 이를 배경으로, 중국 상무부 까오펑(高峰) 대변인은 “美 中 무역 마찰로 일부 중국 진출 외국계 기업들이 기업 신뢰가 흔들려 중국 정부에 의한 보복을 두려워하고 있다” 고 인정했다.
중국 정부 내 일부에서는 “기업들이 채산이 맞지 않아 중국을 떠나는 것은 ‘철수’가 아니라 ‘산업고도화’ 과정이라는 강기(强氣)의 주장도 있으나, 실제로는 ‘농민공(農民工)’ 등의 고용에 심각한 불안이 나타나고 있다. 금년 상반기 도시 지역 신규 고용 증가가 737만명으로 전년동기 대비 2% 감소했고, 新卒 대학생들이 진출하는 7월 이후에는 더욱 심각한 문제로 대두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실정이다. 아울러, 민간 기업들의 도산(倒産)도 높은 수준으로 치닫고 있어, 미국의 추가 관세 조치가 그야 말로 치명적인 타격을 주기 시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Nikkei)
■ “트 · 시 휴전 합의가 무역전쟁 종식에 충분치 않다는 게 중평”
그럼에도, 전문가들 사이에는 비록 美 · 中 정상들이 무역전쟁 휴전 및 협상 재개에 합의했음에도 지금 글로벌 통상 관계 분쟁을 지배하는 근본 상황들을 타개하는 것은 그리 녹녹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배경은 양국 정상들도 현재의 글로벌 교역 질서를 형성하는 요인들을 통제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겉으로는 양국의 휴전 협상 재개 합의가 다소 정서적 안도를 줄 것이나, 다른 측면에서, 현 상황은 미국 경제도 사상 최장 호황기를 이어오고 있어 언제 하강기로 접어들지 모를 상황이고, 중국은 이미 장기 둔화 궤도로 들어간 상황이다. 유럽 경제도 부진하기는 마찬가지다. 이런 상황에서, 글로벌 교역은 글로벌 금융 위기 직후 반짝 증가한 수준에서 최근 10여년 간 완만하게 위축되어 온 것이다.
한편, 英 BBC 방송은 설령, 미국과 중국이 무역전쟁 종식에 합의해도 이들 경제 대국 간의 다툼은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지금 두 나라가 벌이는 무역전쟁이 겉으로는 ‘무역’ 분쟁이나, 내면적으로는 대단히 다른 세계관을 가진 두 나라가 글로벌 ‘패권’ 다툼을 벌이는 것이라는 진단이다. 따라서, 美 中 무역 합의는 단지 양국 글로벌 패권 다툼의 한 단면의 조정을 마친 것에 불과한 것이다.
중국의 저명한 국제경제학자 위(余永定) 前 中國社會科學院 세계경제정치연구소장도 최근 한 기고문(Project Syndicate)에서, 양국 정상들의 휴전 협상 재개 합의로 양국이 주고받는 수입 관세 부과는 더 이상 확대되거나 제거되지 않고 오랜 동안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향후 벌어질 무역전쟁 전개 양상을 예상하면, 무역전쟁 종식까지는 아직 먼 길을 앞두고 있다고 관망한다.
위(余) 前 소장은 중국이 취할 수 있는 행동 옵션을 3 가지로 예상한다. 미국의 압력에 굴복하여 자국의 글로벌 첨단 기술 굴기(屈起) 전략을 포기하던가, 미국이 자국 기업들의 손해를 견디지 못해 후퇴할 때까지 버티던가, 아니면 중국 기업들에 대한 지원을 계속해서 자국의 글로벌 위상을 높이던가, 하는 길이다. 어느 경우에도 단기간 내에 무역전쟁이 종식되기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 日經 “양국의 첨단 기술 경쟁 가열 속에 무역 마찰은 계속될 것”
지금 중국에서는 실제로 주로 해외 기업들이 베트남, 태국 등 인근 저비용 국가들로 옮겨가고 있고, 트럼프도 사실 미국 기업들이 중국을 떠나기를 기대하고 있다. 트럼프는 중국을 글로벌 가치 사슬에서 배제하려고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비록 美 中 정상들이 무역전쟁 휴전에 합의하고 협상 재개에 대한 기대도 커졌음에도 양국은 격렬한 패권 경쟁 양상을 근본적으로 조정할 방도를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러한 패권 대결 양상이 극명하게 드러나는 분야가 양국이 사활을 걸고 선두 다툼을 벌이고 있는 첨단 기술 분야이다.
日 Nikkei紙가 집계한 2018년도 첨단 기술 분야의 대표적인 9개 품목의 양국의 글로벌 점유율을 살펴보면 PC 부문에서 양국은 호각을 이루며 선두 경쟁을 하고 있고, 스마트폰 분야에서도 美 애플 및 中 화웨이(華爲), 샤오미(小米) 등 간판 기업들이 한국 삼성에 이어 치열한 2위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동통신 인프라 구성을 담당하는 기지국 분야에서도 中 화웨이(華爲)는 글로벌 선두를 지키고 있다. 종합적으로, Nikkei의 조사 대상 74개 품목 중, 주요 첨단 기술 분야 25개 품목에서 상위 5개에 들어간 기업체 수는 중국勢가 연 33개, 미국勢가 동 38개이다.
이러한 경쟁 양상을 배경으로, 미국은 글로벌 패권 경쟁에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는 중국의 화웨이(華爲) 그룹에 대해 미국産 핵심 부품의 공급을 제한했던 것이다. 이를 감안하면, 미국에 의한 중국 하이테크 기업들에 대한 봉쇄 작전은 당분간 지속되지 않을 수 없는 것이고, 중국勢가 글로벌 비중을 압도하면 할수록 미국의 견제는 극심해지지 않을 수 없는 것이 양국이 당면한 숙명적인 현실이다.
■ 블룸버그 ”트럼프, 중국 화웨이(華爲)를 ‘정치적 도구’로 삼고 있어”
이달 초, 블룸버그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 격렬한 대치를 이어가고 있는 무역전쟁 구도 속에서도, 미국 기업들의 첨단기술 제품을 일정한 조건 부로 화웨이(華爲)기술 그룹 등에 판매를 재개할 의향을 밝힌 것은 美 中 간의 긴장 완화, 나아가서는 양국 간 무역전쟁 종식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평가했던 적이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 안보에 중대한 위협이 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美 첨단기술 부품을 화웨이(華爲)에 판매 재개를 허용할 것을 밝힌 것은 미국의 협상 입지를 약화시키는 것이고, 중국의 입장을 세워주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는 트럼프 정부가 그 간 화웨이에 대해 안보 위협을 빌미로 첨단 부품 판매를 중단한 것은 적어도 부분적으로 과잉 대응이었다는 점을 드러낸 것이기 때문이다.
동시에, 중국이 자체 기술 개발을 위해서는 아직도 미국의 첨단기술 제품을 필요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일부 첨단 부품 판매 재개 허용은 美 · 中 기술 격차를 축소하는 것을 도와주는 결과가 되는 것이다. 결국, 트럼프가 지난 5월 화웨이(華爲)에 대한 판매 금지 명령에서 미국 안보에 “잠재적으로 재앙적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강변했던 것은 사실과 거리가 한참 멀다는 것을 자인한 셈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것은 실제로 화웨이(華爲) 그룹이 최근 몇 달 동안 전 세계를 향해 홍보해 온 것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고, 이는 바로 미국의 안보 정책이 얼마나 오락가락하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동 통신은 이러한 입장 번복 혹은 무역전쟁 휴전 등에도 불구하고, 무역 분쟁을 둘러싸고 벌이는 새로운 냉전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고 글로벌 기술 분야를 양분하는 “디지털 鐵의 장막(digital iron curtain)”은 계속 유지될 것으로 전망한다.
英 The Independent紙는 최근 Oxford Economics를 인용하여 美 · 中 양국이 글로벌 교역에서 차지하는 절대적으로 큰 비중을 감안하면, 양국 간 무역 분쟁의 여파로 2020년에 글로벌 GDP가 0.5%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게다가, 다른 나라들이나 경제권들이 이들 양국의 무역 분쟁에 빠져들게 되면 쉽게 글로벌 불황으로 악화될 잠재적 리스크가 있다고 경고한다. 그럼에도 양국은 단시일 내에 분쟁을 종식시킬 합의에 도달할 가능성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우려한다.
■ Foreign Affairs “트럼프의 對中 무역전쟁은 잘못된 경쟁 노선”
이런 상황에서, 미국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에서도 트럼프 정부가 지금 중국과 벌이고 있는 “무역전쟁”은 중국과 올바른 경쟁 방도가 아니라는 비난이 확산되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인 외교 관계 전문誌 ‘Foreign Affairs’는 금년 초, 트럼프 정권이 추구하는 ‘방어적인 보호주의(defensive protectionism)’는 21세기의 기술 선도 국가로써 미국이 중국의 도전에 대항하는 데에는 부족하다고 지적한 바가 있다.
동 誌는 중국의 첨단 기술 중심의 중상(重商)주의 노선이 미국 경제의 경쟁력 및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지적은 옳은 것이라고 전제하면서도, 미국이 국내 경제 및 산업에 활력을 불어넣고 글로벌 지위를 되찾기 위해서는 중국의 행동을 전환시키려는 대안을 넘어서 더욱 원대한 야심을 가진 적극적인 전략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게다가, 제재 관세는 기껏해야 美 기업들에 중국 시장 진출 기회를 넓히거나 무역수지를 다소 개선할 정도에 그치는 하책(下策)이라는 지적이다.
오히려, 예를 들어, 지난 1957년 소련이 우주 개발 분야에서 선수를 쳐서 스프트닉(Sputnik)號 발사에 성공하여 큰 충격에 빠졌을 때, 미국이 과학기술 교육 분야 전반을 한 단계 끌어 올리기 위해 “국가방위교육법(NDEA)”을 제정하고, NASA 등 전문 기구를 설치하는 등, 기초 과학 분야에 획기적인 투자를 집중했던 결과, 미국의 과학기술 수준을 극적으로 향상, 반전시켰던 사고를 권고하는 것이다.
요하면, 지금 트럼프 정부는 중국에 과도하게 초점을 맞추고 있고, 정작 미국 국내 문제 자체에는 초점을 맞추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는, 중국産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로 중국을 때리기보다는 미국의 과학, 기술, 교육, 인프라 등 핵심 가치에 대한 투자를 획기적으로 늘리는 한편, 우방국들과 동맹을 강화하고, 타국의 숙련 근로자 및 우수 인재 영입 등을 위한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 “中 지도부 ‘불가칙한 트럼프냐?’, ‘전략적인 민주당이냐?’ 저울질”
요즈음, 美 中 간 무역전쟁을 관망하는 글로벌 사회가 우려와 불안을 떨치지 못하는 것은, 다름이 아니라, 이 문제가 2020 대선에 임하는 트럼프의 선거 전략과 맞물려 있다는 점에도 기인한다. 그리고, 양국에 강경파들이 압도하고 있는 한, 양국 협상 대표들이 항구적인 합의를 이루기는 대단히 어려울 것이라는 점도 있다.
이러한 관점과 관련하여, 블룸버그 통신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 및 시 주석이 무역전쟁 휴전에 합의한 이후, 중국 측의 관료들, 자문역들 및 전문가들이 협의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분위기를 전하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가까운 시일 내에 양국이 합의를 도출할 수 있을 것인가를 결정짓는 가장 핵심적인 요인은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2020년 대선에 임하는 선거 전략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중국 관리들은 미국의 2020 대선에 관해 언급하는 것을 꺼린다. 러시아 형식의 선거 개입 의혹을 받을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그런 가운데, 중국의 한 전직 고위 관료(魏建國 前 상무부 副부장)는 “트럼프의 최대 목표는 내년 대선에서 재선을 이루는 것이고 그의 모든 행동은 그 목표에 맞춰져 있다” 고 말한다.
블룸버그 통신은 지금 중국 베이징街에는 두 갈래의 견해가 형성되고 있다고 전한다. 하나는 2020 대선이 본격화하면서 지지 기반을 충족시키기 위해 중국의 요구를 수용하는 합의를 이룰 것이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민주당 내 對中 강경파들의 공격에 직면하여 선거 캠페인 내내 현 상황을 끌고 갈 것이라는 견해다.
일부 중국 내 인사들은 지난 2년여 기간 동안에 트럼프가 취해온 모든 도발적 행동에도 불구하고 보다 나은 합의에 동의할 것으로 본다. 그는 기본적으로 실용적이어서 선거에 대비해서라도 중국과 대립을 계속하기보다 화친(和親)을 추구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이런 견해는 중국 기득권층에 존재하는 클린턴(Hillary Clinton) 前 후보를 포함한 민주당에 대한 뿌리깊은 우려를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다.
웨이지엔궈(魏建國; 中國國際交流中心(CCIEE) 副회장)씨는 “중국인 및 싱크탱크들은 민주당 및 힐러리 前 후보에 대해 나쁜 기억을 가지고 있다” 고 말한다. 동시에 “트럼프의 가장 큰 문제는 항상 말과 다르게 행동해서 예측 불가하다는 점” 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는 협상할 수 있는 상대” 라고 평가한다. 따라서, 지금 가장 큰 우려는 트럼프가 과연 신뢰할 수 없을 만큼 예측 불가한가, 하는 점이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전통적으로 인권 문제에 초점을 맞추고, 동맹 관계를 중시하며 이들과 공조해서 중국에 압박을 가해 왔으나, 대체로 중국을 존경으로 대하면서 기존의 제도를 통해 접근해 왔다고 믿는다. 중국 국가외교위원회 자문역인 人民大學 시인홍(時恩弘) 교수는 “시 주석은 트럼프가 재선되기를 원하지 않을 것” 이라고 말한다. 민주당 인사들은 비교적 덜 무자비한 성향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어느 경우가 됐던 간에, 중국 내 분위기는 미국의 2020 대선 결과에 불구하고, 미국과의 대치 상태가 오래 지속될 것에 대비해야 한다는 견해가 팽배하다. 그러한 견해가 타당한 이유는 다양하다. 양국은 지난 5월 협상이 결렬된 이유에 대해서도 견해가 갈린다. 따라서, 일단 양국 정상들이 휴전에 합의하고 협상 재개에 합의한 이상, 본격 협상을 위해서는 이에 대한 조각들을 찾아내 꿰 맞춰야 할 것이다.
■ “누가 세계를 지배할 것인가를 겨루는 장기전 체스(Chess) 게임”
한편, 중국 측 인사들은 트럼프가 이미 취한 일련의 관세율 인상 및 화웨이(華爲) 그룹에 대한 미국産 첨단기술 부품 수출 제재 등 블랙리스트 규제 조치들이 시 주석으로 하여금 운신할 수 있는 폭을 좁혀 놓은 점도 지적한다. 미국이 국유기업들에 대한 개혁을 요구하며 제재 관세를 유지하는 것은 시진핑 주석에게는 정치적으로 가장 큰 난제인 것이다. 중국공산당 내 강경파들은 시 주석에게 이러한 요구를 담은 불평등 협정에 서명하지 말도록 압력을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중국 측 협상자들은 또 다른 분야의 저항에 직면하고 있다. 예를 들어, 지난 번 합의문 초안이 회람되었을 당시 정부 내 다른 부문으로부터 거센 반대에 직면했다. 합의문 초안 중에 특히, 기술 이전 및 사이버 보안 문제와 관련한 입법 조치 요구에 반대가 심했다고 한다. 中國世界化中心(CCG) 창립자 왕후이야오(王輝耀)씨는 “트럼프는 중국 정부 및 군부 강경파들에게 많은 입지를 제공했다” 며, “이런 상황을 만드는 것은 협상 추진에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못한 것” 이라고 평했다.
그리고, 그는, 트럼프는 이번 중국과의 무역전쟁 협상을 너무나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말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휴전 합의를 발표하면서 미 농업 종사자들을 ‘위대한 애국자들’이라는 중국 측이 미국 농산품 수입을 대폭 확대한다고 확약했다고 장황하게 설명했으나, 정작 중국 측은 최종 합의가 이루어지기 전에는 농산품 수입을 확대한다는 약속을 한 바가 없다고 부인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금 상황을 보면, 가장 현실적인 기대는, 양국이 언젠가는 일정 부문에서 상호 협력하고, 상호 번영하고, 상호 이익이 되는 관계를 구축할 것이나, 다른 첨단 기술 관련 분야를 중심으로 더 많은 분야에서 또 다른 장벽을 쌓는 노력을 경쟁하는 “선택적 분리(selective decoupling)” 양상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對中 무역적자는 현재 미국이 안고 있는 전체 무역적자 규모에 비하면 그리 큰 문제가 아니라는 점도 인식하고, 보다 넓은 시야에서 상황을 조망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중국으로 하여금 미국産 제품을 더 많이 구입하도록 압박하는 것은 다른 나라 제품 수입을 그만큼 줄이도록 만드는 것이 된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그런 타격을 입을 많은 상대국들은 미국의 우방국들이라는 점이다. 이는 글로벌 사회가 구축해온 자유무역주의 근간을 해치는 행동일 뿐이다. 그야말로, 지금 벌어지는 美 中 대립은 누가 힘이 강한가를 겨루는 것이고, 누가 장래에 세계를 압도할 것인가를 다투는 장기 체스 게임인 것이다. <ifs POST>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