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려있는 정책플랫폼 |
국가미래연구원은 폭 넓은 주제를 깊은 통찰력으로 다룹니다

※ 여기에 실린 글은 필자 개인의 의견이며 국가미래연구원(IFS)의 공식입장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중국 20기 3중전회에 나타난 경제정책 방향과 전망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24년08월25일 16시40분

작성자

  • 지만수
  •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메타정보

  • 2

본문

중국 공산당 지도부는 20기 3중전회에서 “전면적 개혁을 지속하여 높은 수준의 사회주의 시장경제를 구축한다”는 내용의 장기 정책방향을 제시하였음. 동 회의의 주요 발표를 통해 성장활력 둔화, 부동산 및 지방정부 재정 리스크, 민영기업의 미래 불안, 산업고도화의 방향 등 중국경제의 현안 이슈에 대한 중국 지도부의 인식을 확인할 수 있음. 중국은 성장둔화를 감수하면서 부동산 의존 탈피 등 구조개혁과 리스크 관리에 주력할 것으로 보이나, 이 과정에서 제조업 고도화 및 설비투자를 강조하면서 과잉설비 및 기업부실화 우려가 커질 가능성이 있음


■ 중국 공산당은 20기 중앙위원회 제3차전체회의(三中全會, 이하, 3중전회)를 통해 향후 10년의 장기 정책방향을 밝힘.

 

 - 7월 15~18일 개최된 3중전회에서는 “개혁의 전면적 심화를 진일보시켜 중국식 현대화를 추진하는 데 관한 결정”을 발표하고 회의 공보(公報), 결정문, 설명문, 기자브리핑 등을 통해 향후 10년간의 중장기 정책방향을 공개함. 

  * 중국 공산당은 1993년, 2003년, 2013년 등 10년 주기의 최고지도부 교체 시기에 개최되는 3중전회에서 당해 지도부의 집권기간의 장기 정책방향을 담은 “결정”을 밝히는 관례를 유지하고 있음. 

 - 총서기 교체 없이 시진핑 3기 체제가 출범하는 만큼 이번 “결정”에서는 중국식 현대화, 양질의(高質量) 성장, 새로운(新質) 생산력 구축 등 이미 20차 당대회(2022년 10월) 등에서 제시

하였던 전략적 목표를 재강조하고 있으며 새롭고 획기적인 내용이 등장하지는 않았다고 평가됨.

 - 그러나 3중전회를 통해 부동산 시장 침체, 지방정부 부채 과다, 민영기업 위축 등 중국경제의 최근 주요 현안에 대한 중국 지도부의 시각을 파악하고 향후의 정책 방향을 추측할 수 있음. 


■ 부동산 시장이 장기침체하는 가운데서도 부동산 시장에 대한 구조조정을 지속한다는 방침을 밝히는 등 관련 구조조정과 리스크 예방을 위해 성장률 둔화를 감수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함. 


 - 부동산 시장이 사상 최장기간 침체하면서 소비와 투자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음. 

  * 부동산 시장 침체 지속 기간 : 투자액 기준 27개월, 판매액 기준 29개월, 자금조달액 기준 37개월, 경기지수 기준 31개월, 가격지수 기준 29개월 (전년동기대비, 2024년 6월 현재)

 - 부동산 시장 침체와 가격 하락으로 주택구매와 직결되는 가전, 가구, 인테리어 등 내구재 소비가 둔화되고 부(負)의 자산효과에 따른 소비의 전반적 둔화도 나타나고 있으며, 고정자산 투자 중에서 부동산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 또한 2020년 27.3%에서 2024년 상반기 21.4%로 상당폭 감소하였음. 

 - 그러나 중앙재경위원회 한원슈(韓文秀) 부주임은 최근 부동산 시장은 “바람직한 변화”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하고, “부동산 시장의 수급에서 나타난 중대한 변화(신규주택 수요감소 전망)”를 반영하여 향후에도 고부채형 부동산 성장의 폐단을 제거해 나가겠다고 밝힘. 

 - “결정”에서도 실수요 중심의 부동산 정책을 강조하고 부동산 개발 금융방식과 사전분양제도개혁(각각 자기자본 요구 강화 및 사전분양 요건 강화로 해석됨), 부동산세 정비 등 공급과 수요를 오히려 추가로 위축시킬 수 있는 정책 방향을 제시함. 

 

■ 지방정부 부채 문제에 대해서는 당해 지방정부가 대차대조표에 공식 반영되지 않는 음성부채 해결을 책임지되, 장기적으로 지방정부의 세입기반을 확충하여 지방정부 재정을 안정화하는 방향을 제시함. 

 

 - 중국은 2023년 7월에 지방정부 음성부채 해소를 위한 종합패키지를 발표하고 이를 추진중이며, 3중전회에서도 관련 지방채 발행 확대, 지방채무 전수(全數) 모니터링 체계 구축, LGFVs 개혁 가속 등 관련 정책을 재강조함. 

  * 지방정부 음성부채 : 지방정부가 부동산 등 지역 개발사업을 위한 자금을 소속 국유기업이나 특수목적회사 등(이른바 LGFVs, Local-Government Financing Vehicles)을 통해 은행 등에서 대출하여 발생한 사실상의 지방정부 채무

  * 음성부채 해소 방향 : 사업의 성격에 따라, 상업적 사업에서 발생한 부실채권은 은행이 흡수하고, 공공적사업의 부채는 전용지방채 발행 등을 통해 지방정부 공식 채무로 전환 

 - 부동산 경기둔화로 지방정부의 토지매각 수입이 급감(2021년 8.7조 위안 → 2023년 5.8조 위안, 그림 1)하는 상황에서, 소비세와 각종 부가세 징수 및 사용권을 지방으로 이관하고 부가가치세의 중앙과 지방간 배분비율을 개선하는 등 지방세원 확충 방향을 제시함

* 신규 지방 세원 추정(2023년 기준) : 소비세 1.61조 위안 (세수의 8.9%), 교육 부가세 4,273억 위안(추정치), 건설 부가세 5.223억 위안 등 총 약 2.6조 위안

 - 한편 중앙재정 사업을 지방정부에 위탁 · 대행하던 방식을 축소하고 중앙정부가 직접 집행하며, 지방정부가 집행할 필요가 있는 사업은 그 필요 재원을 특정 교부금 형태로 공식적으로 배분토록 하는 등 중앙정부의 재정 집행 권한을 강화함

 

ee0c351203f51560a46e572fcf40c9d1_1724480 

■ 민영기업의 활력 위축에 대응하기 위해 민영경제촉진법 제정 등을 예고하고 있으나, 국유기업 중심의 정책기조가 전환된 것은 아니어서 단기간내 민영경제의 활력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려움. 

 

 - 민영기업의 투자가 둔화되고<그림 3> 전체 고정자산 투자에서 민영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감소<그림 4>하면서 2023년부터 민영기업의 투자 활력을 제고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발표하였으나 성과는 뚜렷하지 않음.

 - 3중전회에서도 국가안보나 공공서비스 분야 뿐 아니라 “국민경제의 명맥에서 중요한 산업과 영역”에서 국유기업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으며, 국유기업을 “원천기술의 발원지”로 육성해야 한다는 방침을 밝히는 등 앞으로는 혁신 분야에서도 국유기업의 역할을 강화할 전망임.

ee0c351203f51560a46e572fcf40c9d1_1724480 

■ 각 지역과 업종의 실정에 맞게(因地制宜) 새로운(新質) 생산력을 구축한다는 방침을 제시함으로써, 사실상 업종과 분야를 가리지 않고 전면적인 설비투자 확대가 나타날 수 있는 정책환경을 조성함.

 

 - 고품질(高質量) 발전, 새로운(新質) 생산력 체제 구축 등 새로운 개념을 내세우며 지속적인 산업 및 기술 고도화 필요성을 강조하고 중점 육성분야 등을 제시하고 있음.

  * 중점육성 기술 : 핵심공통응용기술, 첨단선도기술, 선진공정기술, 파괴적 혁신기술 등

  * 전략성 산업 : 차세대통신, 인공지능, 우주항공, 신에너지, 신소재, 첨단장비, 바이오, 양자기술 등 

 - 그러나 낙후설비의 도태와 부채비율 축소 등을 강조했던 ‘공급측 개혁’에 대한 강조는 줄고 대신 각 기업과 지방정부가 ‘실정에 맞게’ 새로운 생산력을 구축하라는 메시지를 내고 있어, 산업고도화를 명분으로 사실상 전 업종에서 경쟁적으로 설비투자를 확대할 수 있는 정책환경을 조성함. 

 - 실제로 2024년부터 제조업 설비확장 및 설비구매 투자가 급증하고 있는데<그림 5> 이는 한편으로는 부동산시장 침체 등에 따른 투자 부진을 상쇄하는 역할을 하고 있으나, 동시에 중국내외의 제조업 공급과잉 상황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음 <그림 6>. 

ee0c351203f51560a46e572fcf40c9d1_1724480

■ 중국 3중전회는 장기적 구조개혁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으나 성장활력을 되살릴 수 있는 새로운 계기나 메시지를 제시했다고 보기는 어려우며, 산업고도화를 명분으로 진행되는 제조업 설비확대 붐이 산업 과잉설비 및 기업 부실화로 이어질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음. 

 - 성장의 발목을 잡고있는 부동산시장 장기침체나 민간기업의 활력 저하 상황을 역전시킬 수있는 정책이나 메시지가 제시되었다고 보기 어려움. 

  * 실제로 3중전회 폐막 이후 상해종합지수는 하락하는 양상 : 7월 19일 2,982 → 8월 13일 2,855 <KIF>


<ifsPOST>

 ※ 이 자료는 한국금융연구원(KIF)이 발간한 [금융브리프 33권 17호](2024.8.23.) ‘금융포커스’에 실린 것으로 연구원의 동의를 얻어 게재합니다. <편집자>​

 

2
  • 기사입력 2024년08월25일 16시40분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