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려있는 정책플랫폼 |
국가미래연구원은 폭 넓은 주제를 깊은 통찰력으로 다룹니다

※ 여기에 실린 글은 필자 개인의 의견이며 국가미래연구원(IFS)의 공식입장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전완식의 생동하는 문화예술 <15> 관광 대국으로 가는 길 ⑤ 집약적 관광지 구성의 필요성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24년01월15일 07시39분
  • 최종수정 2024년01월15일 07시39분

작성자

  • 전완식
  • 한성대학교 ICT디자인학부 교수

메타정보

  • 2

본문

우리나라 관광지와 해외 관광지를 비교하면 확연히 차이 나는 것이 있다. 그것은 이동 경로와 거리이다. 가장 집약되어있는 서울의 경우도 도보로 다니기에는 문제가 있다. 

 

I. 집약된 관광지 관광특구 


관광진흥법 시행령에 나타나 있는 관광특구는 다음과 같은 요건으로 지정된다.

제58조(관광특구의 지정요건) ① 법 제70조제1항제1호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이란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이 고시하는 기준을 갖춘 통계전문기관의 통계결과 해당 지역의 최근 1년간 외국인 관광객 수가 10만명(서울특별시는 50만 명)인 것을 말한다. 

② 법 제70조제1항제3호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이란 관광특구 전체 면적 중 관광활동과 직접적인 관련성이 없는 토지가 차지하는 비율이 10퍼센트인 것을 말한다. 

 

관광특구는 전국 13개 시, 도에 34곳이 지정되어있다. 관광특구에는 관광진흥개발기금 대여, 음식점 옥외 조리 허용, 옥외 광고 제한 완화, 카지노 허가 등의 혜택이 부여된다. 이런 혜택을 주면서까지 법령을 제정하여 확대하려는 이유가 무엇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상품을 잘 팔려면 소비자의 입장에서, 영화가 흥행하려면 관객의 입장에서, 관광업이 잘 되려면 관광객의 입장에서 생각해야한다. 관광객은 어떤 낯선 상황에서 감동할 준비를 하고 오는 사람들이다. 감동은 그 순간 모든 스트레스가 날아가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스트레스 지수가 올라간다. 즉, 피로도가 높아진다. 좋은 일도 나쁜 일도 피로도는 올라간다. 집에 아무일 없이 가만히 있는 것이 제일 편하다. 그래서 신나게 즐기고 온 다음에 몸살 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이유로 세계 유명 관광지 중 동선이 간단한 곳이 잘 된다. 

 

d551ff06ee47b3c1a61bd9e5b2f9e95e_1705271
연간 3,900만 명이 오는 라스베이거스를 예를 들면 광활한 시 전체가 관광지가 아니고 7개의 블록이 붙어있는 지역에 모든 관광업소가 집약되어있다. 호텔, 카지노, 마이스 시설과 휴양시설 모두가 한곳에 있어서 관광객은 매우 편리하게 관광의 흥이 깨지지 않고 즐길 수 있다. 물론 모두 걸어 다닐만한 거리이다. 

필리핀의 작은 섬 보라카이도 2023년 관광객수 200만명을 넘겼다. 4km에 해당하는 화이트비치의 중심에 디몰이 있고 그 주변 500m 이내에 모든 관광시설이 들어서 있다. 

 

필자는 디자인과 교수라서 시각에 관련된 현상에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 사람이 어떤 환경과 동일 또는 비슷하다고 느끼는 것에 대한 거리가 약 30m라고 판단된다. 따라서 어떤 시설물을 설치하여 분위기를 고조시키려 한다면 30m 이내에 동일한 이미지를 계속 연출해야한다. 그래서 가로등의 거리도 평균 30m 이내에 하나씩 설치를 한다. 관광객이 흥이 깨지지 않고 계속 어떤 기분에 빠져있어야 즐거운 관광을 했다고 느끼고 돌아갈 수 있다. 그 경험이 다시 재방문을 할 수 있게 하는 힘이다. 또 그 흥이 유지되어야 소비액도 늘어난다. 그러면 우리나라의 관광객이 제일 많이 찾는 서울의 관광지는 어떠한가? 우리는 블록 단위로 되어있지 않지만 서울의 대표 관광지 북촌, 인사동, 경복궁, 명동은 연결도 되어있지 않지만 30m 이내에 동질성이 약하다. 그리고 네 군데를 다 돈다면 진이 빠질 것이다. 또, 야간에 놀이문화를 찾아가려면 신촌이나 홍대앞으로 가거나 강남역 주변으로 가야한다. 옷을 사거나 쇼핑을 하려면 동대문으로 오거나 명동 등을 다시 찾아야한다. 동선이 매우 어지럽다. 

 

2. 우리나라 관광 거점의 확립


라스베이거스나 보라카이처럼 전 세계인 누가 보아도 관광거점이라고 보이는 지역이 있어야한다. 그리고 그 안에는 관광특구가 설치되어 도보로 모든 관광이 이뤄지고 개인 취향에 따라 궁궐도 가고 옷을 사러도 가며 놀이동산도 가는 구조가 되어야한다. 

 

미국의 라스베이거스나 필리핀의 보라카이도 비슷한 자연조건을 가진 자국의 관광지와 차별화가 되는 이유는 집약성 때문이다. 우리도 보라카이 같은 해변을 제주도에 가지고 있으나 그 해변 주변에 보라카이 같은 시설은 없다. 우리도 라스베이거스 비슷하게 호텔이 모여있는 영종도나 송도가 있으나 서비스 상품의 구성 품목이 현저히 떨어진다. 

단순하게 말하면 1시간 동안 걸어서 다니는 공간내에는 30m에 하나씩 관광상품이 있어야한다. 

 

3. 맺음말


각지에 흩어져 있는 관광시설을 찾아다니는 것은 내국인은 할 수 있지만 외국인은 어려운 문제이다. 이미 감동하려고 오는 과정에서도 피로도가 있는데 와서도 낯선 곳을 찾아다닌다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다. 확실히 편리하고 안정된 거점에서 관광을 즐기면서 요즘 늘어나고 있는 개별관광의 체험을 한 두개 찾아가서 한다면 관광의 만족도는 급상승할 수 있다고 본다. 지자체는 현재 구성되어있는 관광인프라를 조사하여 관광특구로 지정하고 그 지역 내에는 관광을 목적으로 하는 서비스 제공을 유도해야 한다. 집약적이고 종합적인 구성을 해야 성공 확률이 높아진다. 현재의 문제는 자율적으로 관광지가 형성되다 보니 땅값이 싼 쪽으로 흩어져 서로 상승효과를 내지 못하는 것이다. 관이 주도하여 가장 효과적인 지역을 활성화하고 명성을 높이게 유도해야한다.​ 

<ifsPOST>

2
  • 기사입력 2024년01월15일 07시39분
  • 최종수정 2024년01월15일 07시39분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