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특별법” 에 관하여!!! 본문듣기
작성시간
관련링크
본문
지난 12월 초 오랫동안 의료계에서 논의하던 중요한 법률안 하나가 통과되었다. 전공의 (인턴, 레지던트)의 수련환경 개선과 지위향상을 위한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및 지위향상에 관한 법률안' 이다.
가장 우수한 이과계 고등학교생 대부분이 의과대학을 선택하고, 의대 졸업생 대부분이 환자를 진료하는 전문의가 되고 싶어하는 우리나라 진로 선택의 흐름 속에서 전공의 과정은 필수 선택이지만 여러 문제점이 노정되고 있었다. 전공의들 사이에서는 2일 근무 하루 저녁 휴가, 심하면 매일 일하고 주말에 한번 집에 가는 험한 당직생활 속에서 월화수목금금금 이라는 당직생활에 대한 자조적 표현도 있다. 과다한 단과 전문의의 배출, 어렵게 전문의가 되고 나서도 일할 자리가 없는 의료 환경, 힘든 수련과목의 기피 현상 등은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전문과목이 늘게 되어, 현재는 꼭 필요한 외과 계열, 산부인과 의사의 부족이 예측되고 있으며, 내과도 미래의 불확실성으로 전공의를 채우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병원계에서는 새로운 시설 투자도 어려운 저수가의 의료제도하에서 전공의 인력에 대한 인건비 부담을 힘들게 받아 들이고 있다. 또한 전공의는 단순한 근무 노동자가 아니라 미래를 위한 지식과 술기, 경험을 쌓는 훈련생의 신분인데도, 교육에 대한 비용은 지불하지 않으면서 많은 월급이 병원에서의 인건비로 지불하고 있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다.
이번에 새롭게 제정된 전공의특별법에는 수련시간(근무 시간) 상한 시간, 여성 전공의의 모성보호, 수련평가기구 독립 및 수련규칙 제정 및 수련병원 이행 의무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전공의의 법정 근로시간은 4주 기준 최대 80시간이지만 교육 목적으로 8시간을 추가 할 수 있도록 하였다. 다만 연속근무는 36시간(응급상황 발생시 40시간)을 초과하지 못하도록 하였고, 연속수련 후 최소 10시간의 휴식시간을 보장하였다. 여성 전공의에 대해서는 출산 전후 휴가 및 유산•사산 휴가를 근로기준법을 따르도록 하였다. 지금까지 병원협회의 신임위원회에서 하던 수련평가를 복지부 장관 소속으로 수련환경 개선 및 전공의의 지위향상을 위한 제도와 수련규칙 항목 등을 심의 의결하는 '전공의 수련환경 평가위원회'에서 여러 관련 단체의 위원들을 모아 현안을 논의하도록 하였다. 수련 시간, 연속 근무, 휴식 및 휴가 등에 대한 수련규칙의 표준안을 작성해 수련병원장에게 제공하도록 하고 제도 정착을 위하여 1년 뒤 시행되도록 하였고, 전공의 수련시간과 관련한 조항은2년 뒤 시행되도록 하였다.
법안 통과와 관련해서는 각 관련 단체별로 "이번 법안으로 전공의 지위 향상이 가능해졌고, 이를 통해 양질의 의료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졌다" 전공의 인권과 환자 안전을 위해 국회와 국민이 해결의 첫 단추를 끼웠다는 데 대해서는 전반적인 취지에서 환영한다. 는 환영과 말과 함께 “이번 법안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병원의 손실과 관련해서는 적절한 보전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 주기 바란다” “수련기관 역할을 잘 하는 병원에 대해서는 정부가 지원을 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 등의 수련 지원 요청의 의견이 나왔다.
우리나라에서의 전공의제도는 1958년 인턴제 도입으로부터 약 56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으나, 최초의 도제식 제도에서 시작되어 지금에 이르러서는 일년에 약 3200명의 전공의가 배출되는 시기까지 계속 확대 발전해 왔다. 2015년의 의과대학 수시의 입학정원은 2,255 명이지만 전공의 모집 정원은 3,482명으로 오히려 모집 인원이 훨씬 많은 상황이다. 병원의 급속한 팽창에 따라 전공의 수요는 졸업하는 의과대학 학생 수를 넘어서는 지경까지 왔지만, 적절한 각과별 TO, 과다한 근로시간, 표준화 되지 못한 교육과정 등은 계속 문제점이었다. 여러 병원에서 전공의 근무지침 등을 만들어 전공의 교육을 위하여 노력해 왔으나, 열악한 환경 및 교육상의 문제 등으로 전공의 집단행동 등 많은 문제가 있어 왔다.
의료기관의 본질적 기능은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이다. 병원에서 제공된 의료서비스에 대해서 적절한 수가가 지급되는 것은 기본적인 일이다. 환자 치료에 대해서는 적절한 수가를 통하여 병원 서비스가 유지되어야 하며, 그 외에도 미래를 위해 수련병원과 의과대학이 담당하는 중요한 기능으로 교육과 연구가 있다. 연구를 위해서는 많은 병원과 대학이 다양한 연구비 지원을 받고 있지만,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는 전공의 교육에 있어서 체계적인 지원이 없는 실정이다. 해외 선진국에서는 전공의 교육 지원을 위한 여러 제도가 있다. 미국은 전공의 교육 지원을 위해서 직접 인건비 지원과 함께 교육하는 지도 전문의의 인건비도 지급하고 있다. 교육을 위한 인건비 이외에도, 전공의 수련에 따라 발생되는 환자 치료비용 및 부대비용도 간접적으로 지원해 주고 있다. 그 외 국방부, 보훈처 및 민간보험회사에서도 상당량의 예산을 지원해 주고 있다. 영국과 호주는 국가 주도의 의료시스템으로 의과대학 교육과 함께 수련 중에 있는 전공의에 대해서 지속적인 지원이 되고 있다. 일본에서도 의과대학 졸업 후의 2년간의 졸업 후 임상수련 과정에 대해서는 모두 국가에서 지원하고 있다.
적절한 의료 공급에 대한 정책적 방향 부족과 저수가 제도하에서 민간중심의 병원의 과도한 팽창, 환자들의 자유로운 병원 선택은 공급과잉의 입원 병실과 함께 우리나라 국민을 세계에서 제일 병원을 많이 찾는 나라로 만들었다. 무분별한 의료 공급의 억제, 의료전달체계의 확립을 통한 적절한 의료 이용, 적절한 의료 수가의 제공 등은 선진형 의료 체계로 가기 위한 우리의 중요한 현안 과제이다. 입원 환자를 돌보는 진료 인력으로써의 전공의의 역할 이외에도, 연구와 교육을 통해 미래 국민 건강과 의료 발전을 책임지는 양질의 전공의 양성은 국가 의료의 기본 인프라이다. 호스피탈리스트(입원 환자 전문의) 및 의사보조인력의 효율적 활용 등을 통한 병원 조직의 선진화, 미래 수요에 맞춘 일차의료 전공의의 확대 및 단과 전문의의 적절한 공급을 통한 최적의 인력 양성이 요망된다. 국가 정책에 맞추어 교육 수련에 대한 비용을 국가 세금 또는 국민건강보험에서 지원할 수가 있으며, 수련병원에 대해서는 수련 역량에 맞추어 수가에서의 일정 비율의 가산도 가능하다. 사회가 필요로 하는 양질의 의료인 양성은 국민건강향상과 국가 보건의료체계 목표 달성의 핵심이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