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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 받으며 떠난 대통령이 없는 나라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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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5년06월03일 19시59분
  • 최종수정 2016년02월29일 09시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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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 받으며 떠난 대통령이 없는 나라

 

 대한민국 정부 수립이후 70여년 가까이 된 현재까지 우리는 열 분의 대통령이 물러나는 것을 지켜봤습니다. 불행히도 국민의 박수갈채를 받으면서 청와대를 떠난 대통령은 한 분도 없었습니다. 박수는 아니더라도 국민의 마음속에 아쉬움을 남기면서 떠난 대통령도 없었다고 나는 보고 있습니다. 여기서의 국민은 건전한 양식과 사회통념을 지닌 다수 국민을 이릅니다. 임기 말이 가까워질수록 국민들의 손가락질을 받으면서 쫓기듯 황망히 떠나는 대통령의 모습에서 한국정치의 후진적 자화상을 보는 것 같아 허탈감이 엄습합니다.

 

 권좌에서 물러난 후에도 심판론이니 몸통론이니  하는 여론의 압박감에 시달리면서 편안한 일상의 삶을 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영어(囹圄)의 몸이 되는가 하면 급기야 한분의 대통령은 비극적 삶을 맞이하기도 하였습니다. 과연 우리 국민들의 심성이 모질어서 그런가 아니면 영웅을 키우지 않는  우리의 고질적인 풍토 때문인가? 나는 그 일차적 책임은 대통령 자신에게 있다고 봅니다. 그 다음으로 총리를 비롯한 측근들에 있습니다. 한국대통령 실패의 가장 큰 원인은 대다수 국민들의 뜻을 저버린 대통령의 독선적인 인사정책입니다. 

 

 중국 춘추시대부터 진(秦)나라 통일까지의 장구한 550년의 역사를 풀어쓴「열국지」는 이렇게 끝을 맺습니다. “자고로 흥하고 망한 나라를 보라, 모든 원인은 당시에 어진 신하를 등용했느냐 아니면 간신을 등용했느냐 에서 판가름 났도다.” 통치자가 어떤 인재를 쓰느냐에 그 정권 더 나아가 그 나라의 흥망성쇠가 결정된다는 것입니다. 군인즉신직(君仁則臣直)-임금이 어질면 신하는 곧다. 즉, 바른말 하는 신하가 있어야 성공한 군주가 된다, 중국 북송의 역사서「자치통감」에 나오는 명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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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에게도 똑같이 적용되는 말입니다. 지도자가 어질다는 것은 성품이 완벽하여 흠이 없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세상에 완벽하고 흠이 없는 것은 없지요. 어질다는 것은 자신의 과오를 인정할 수 있는 넉넉함과 남의 말을 잘 들을 수 있는 아량과 자신의 잘못을 시정하여 바로 행동으로 옮길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직언을 하는 자를 내치고 입에 맞는 말만 하는 자를 곁에 둔 지도자들은 대업을 성취할 수 없음은 물론 나라를 위태로운 지경으로 몰고 갈 수도 있습니다. 

 

 사마천은 「사기」에서 통치자 곁에는 천사람의 예, 예 하는 사람보다 바른 말하는 한사람의 선비가 필요하다고 하면서 “통치자가 어떤 사람인지를 알려거든 그가 기용한 사람을 보라(不知其君, 視其所使)”고 했습니다. 만고의 진리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인재를 몰라보는 것, 알면서도 쓰지 않는 것, 쓰더라도 위임하지 않는 것, 이 세 가지가 나라의 불상사라고 했던 제(齊)나라 명재상 안영(晏嬰)의 지적은 인재를 등용하는 지도자의 안목이 그 나라의 흥망을 결정한다는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인재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나라의 소중한 재산이자 보물입니다. 링컨은 “유능하고 뛰어난 인재들이 나라에 공헌 할 수 있는 기회를 빼앗을 권한은 대통령인 나에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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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5년06월03일 19시59분
  • 최종수정 2016년02월29일 09시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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