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내수 부진의 요인 분석: 금리와 수출을 중심으로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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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문제 제기
■ 최근 수출이 비교적 빠르게 회복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수 회복이 지체되고 있어, 수출의 내수 견인 여부에 대한 관심이 증대됨.
- 2022년 4/4분기에 크게 감소하였던 수출이 2023년 하반기 이후 반도체를 중심으로 회복하고 있는 반면, 2023년 2/4분기부터 증가세가 둔화된 내수의 회복세는 충분히 가시화되지 않고 있는 모습
- 수출 회복은 소득 증가를 통해 내수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되나, 최근 수출과 내수의 격차가 확대되고 있어 수출의 내수 파급 영향 및 시점에 대한 논의를 촉발
- 다만, 최근 내수 회복 지체의 주요 원인으로 고금리의 영향이 거론되고 있음을 감안하여 수출과 금리의 영향을 종합적으로 살펴볼 필요
■ 따라서 본고에서는 수출과 내수 그리고 금리의 관계를 분석하여 최근의 수출과 내수 경기의 격차를 설명하고 향후 내수 흐름에 대한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함.
2. 수출과 금리의 내수 파급 경로 개관
■ 수출의 지속적인 증가는 다양한 경로를 통해 내수를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
- 수출 증대에 따른 해당 기업의 이윤 증가는 임금과 배당 등을 통해 가계의 소득 증가로 연결되면서 소비를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
- 또한 대외 수요가 한동안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면, 수출품 및 중간재의 생산능력 확충을 위한 기업의 신규 설비투자 수요가 증대됨.
- 수출 증가가 지속되는데도 불구하고 내수가 회복되지 못한다면, 이는 국민계정 회계상 경상수지 흑자(≡국민소득-내수지출)가 지속적으로 증가한다는 점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장기적으로 가능하다고 보기 어려움.
■ 고금리 기조의 지속은 기업의 투자와 가계의 소비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
- 높은 수준의 금리는 기업 투자의 기회비용을 상승시키며 투자 수요를 위축시킬 뿐 아니라, 가계의 저축 유인을 증대시키며 현재 소비의 감소를 유발
■ 그러나 수출과 금리가 내수 각 부문(소비, 투자)에 미치는 영향의 발생 시차와 크기, 그리고 파급 기간은 다양한 요인에 의해 상이하게 나타날 가능성
- 설비투자는 증가한 대외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비교적 이른 시점부터 증가하여 관련 기업들의 신규 설비가 완성되는 시점까지 지속될 가능성
- 반면, 소비는 수출기업의 이윤 증가가 임금과 배당 등을 통해 가계에 파급되는 과정에서 다소간의 시차가 발생할 수 있으며, 증가된 소득을 바탕으로 소비를 생애에 걸쳐 평탄 화하려는 일반적 가계 행동 패턴에 의해 당장의 소비 변화폭은 작을 수 있음.
- 한편, 금리조정에 의한 통화정책은 복잡한 경로를 통하여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침으로써 내수로의 본격적인 파급에는 다소간의 시차가 존재하고, 그 파급 효과가 상당 기간 지 속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음.
■ 따라서 최근의 수출-내수 괴리 확대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수출과 금리가 내수에 미 치는 영향의 발생 시차와 크기, 그리고 파급 기간에 대한 면밀한 분석이 필요
3. 수출과 금리가 내수에 미치는 영향 분석
■ 본 절에서는 축차적 벡터자기회귀모형(Recursive VAR)을 사용하여 수출 증가와 금리 인상이 소비와 투자에 미치는 영향의 크기와 시차, 그리고 그 파급 기간을 추정함.
- 수출 증가와 금리 상승이 내수 부문별로 상이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내수에 파급 되기까지 시차가 소요될 수 있고, 그 영향이 상당 기간 지속될 수 있음을 감안하여 분석 모형을 설정함.
- 상품수출을 가장 외생적인 변수로 가정하고, 다음으로 설비투자, 민간소비, 그리고 기 준금리 순으로 축차적 벡터자기회귀모형을 설정함.
* 이러한 변수 배열은 상품수출, 설비투자, 민간소비, 기준금리 순으로 외생적 영향이 파급된다는 식별 가정에 기반함.
* 안정적인 시계열 자료를 사용하기 위해, 수출과 각 부문별 내수는 전년동기대비 증가율을 사 용하였으며, 기준금리는 장기적 추세를 제거하기 위해 전년동기대비 증가분을 사용함.
- 본 연구에서 수출과 내수는 분기별 국민계정 자료를 활용하였으며, 수출은 상품수출을, 투자는 설비투자를, 그리고 소비는 민간소비를 사용함.
* 분석을 위한 자료는 2004년 1/4분기부터 2024년 1/4분기까지의 총 20년간으로 설정
* 수출 증가가 수출품 및 중간재 생산능력 제고를 위한 설비투자 확대로 이어진다는 점에 착안 하여 건설투자를 포함하는 총고정투자보다는 설비투자를 중심으로 분석을 진행
* 분석 기간 중 글로벌 금융위기 기간과 코로나19 기간의 특수성을 통제하기 위하여 해당 기간 더미변수를 모형에 외생 변수로 추가
- 모형을 통해 도출되는 충격반응함수(Impulse Response Function)는 수출 및 금리의 (외생적) 변화가 발생한 시점부터 향후 내수의 각 부문에 미치는 영향을 나타냄.
* 이를 통해 수출 및 금리가 내수의 각 부문에 미치는 영향의 크기, 시차, 그리고 파급 기간을 동시에 파악할 수 있음.
■ 분석 결과, 수출 증가는 소비와 투자의 증가로 이어지며, 즉각적으로는 투자에 대한 영향이 더 크게 나타나지만 소비에 대한 영향이 더 오랜 기간 지속되는 것으로 추정됨.
- 상품수출이 1%p 증가하면 설비투자는 동 분기에 최대폭(0.36%p)으로 증가하고, 약 2분기 후까지 그 영향이 유의미하게 파급됨.
* 이는 상품수출 증가의 영향이 설비투자로 시차를 두지 않고 빠르게 파급됨을 의미하며, 해당 분기를 포함하면 약 3분기에 걸쳐 유의미하게 나타남을 시사함.
- 한편, 상품수출이 1%p 증가하면 민간소비는 1분기 후에야 최대 0.07%p 상승한 후 약 3분기 후까지 그 영향이 유의미하게 파급됨.
* 이는 상품수출 증가의 영향이 민간소비로 큰 시차를 두지 않고 파급됨을 의미하며, 해당 분기를 포함하면 그 영향이 약 1년간 유의미하게 나타남을 시사함.
- 이러한 추정 결과는, 기업은 상품수요 증가에 즉각 대응하여 투자를 확대하나, 가계는 중장기적 소비 평탄화(smoothing)를 추구하므로 소비 반응성이 비교적 작게 나타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음.
* 이는 상품수출 증가의 영향이 민간소비로 큰 시차를 두지 않고 파급됨을 의미하며, 해당 분기를 포함하면 그 영향이 약 1년간 유의미하게 나타남을 시사함.
* 이는 시계열상에서 소비 변동성이 투자 변동성에 비해 작게 나타나는 현상과도 연관됨.
- 한편, 수출 증가에 따른 소비 및 투자의 반응이 해당 분기를 포함하여 약 3~4분기 동안 유의미하게 지속됨에 따라, 2023년 상반기의 수출 부진이 내수 각 부문에 최근까지도 일부 영향을 미치고 있을 가능성
■ 한편, 정책금리 인상은 소비와 투자를 모두 유의미하게 감소시키나, 본격적인 효과가 나타나기까지는 약 3~4분기가 소요되는 한편 파급 효과는 상당 기간 지속되는 것으로 추정
- 정책금리가 1%p 인상됨에 따라 민간소비는 3분기 후 최대 0.7%p 감소하며, 그 영향은 인상 후 9분기까지 유의미하게 지속되는 것으로 추정됨.
- 정책금리가 1%p 인상됨에 따라 설비투자는 3분기 후 최대 2.9%p 감소하며, 그 영향은 인상 후 8분기까지 유의미하게 지속되는 것으로 추정됨.
- 이러한 추정 결과는, 통화정책 변경의 파급 효과가 금융시장에서는 즉각적으로 나타나나, 가계나 기업의 의사결정 변경으로 인한 실물경제 파급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기까 지는 상당한 시차가 존재한다는 일반적인 이해와 일관된 것으로 보임.
* 통화정책은 단기금융시장, 채권시장, 외환시장 등에는 비교적 빠르게 파급되나, 대다수 가계나 기업이 직접 영향을 받는 예대금리에 반영되기까지는 다소간의 시차가 존재함.
* 또한 예대금리가 변화하더라도 기존에 계약된 명목채권이나 고정금리대출 등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하며, 차환 시점에서야 비로소 그 효과가 파급될 수 있음.
- 한편, 정책금리 인상의 파급 효과가 장기간에 걸쳐 지속된다는 사실은 과거의 정책금리 변경의 영향이 최근까지 유의미하게 지속되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
* 통화정책의 파급 효과가 약 9~10분기 동안 지속된다는 사실은, 1~2년 전의 통화정책도 현재 내수에 일부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의미함.
4. 수출과 정책금리 추이가 현재 및 향후 내수에 미치는 영향
■ 본 절에서는 앞 절의 추정 결과에 기반한 역사적 분해(Historical Decomposition)를 수행하여 최근 내수 변화에 대한 금리 및 수출의 상대적 기여도를 추산
- 즉, 2023년 상⋅하반기와 2024년 1/4분기의 소비와 투자에 대해 과거부터 해당 시점 까지의 수출 및 금리의 변화가 미친 영향을 추산
■ 내수가 위축되기 시작한 2023년 상반기에는 수출 급락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추정되며, 해당 시점까지의 금리 인상 영향은 아직 본격화되지 않았던 것으로 추정됨.
- 수출은 비교적 즉각적으로 내수에 파급되는 반면 금리 변화는 다소간의 시차를 두고 파급됨에 따라 수출 부진의 부정적 영향이 크게 나타남.
■ 그러나 2023년 하반기에는 누적된 금리 인상 효과가 시차를 두고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하여, 수출이 일부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내수 위축이 심화
- 이 시기에 내수가 위축되면서 인플레이션이 가시적으로 안정되기 시작하였다는 점에서, 물가 안정을 위한 금리 인상 정책의 의도된 효과가 성공적으로 시현된 것으로 평가할 수 있음.
■ 수출 회복이 본격화된 2024년 1/4분기에는 누적된 금리 인상 효과가 지속되고 있음에도 불 구하고 수출 회복의 긍정적 효과가 확대되면서 내수 위축의 정도가 완화되는 것으로 추정
■ 현재까지의 수출과 금리 흐름이 지속된다고 가정할 경우, 2024년에 내수 위축의 정도는 완화될 것으로 예상되나, 충분한 회복세를 보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추정됨.
- 2023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수출 회복이 2024년도 소비와 설비투자를 각각 0.3%p, 0.7%p 상승시킬 것으로 추정되나,
- 누적된 정책금리의 영향은 2024년도 소비와 설비투자를 각각 0.4%p, 1.4%p 감소시 키면서 여전히 내수 회복의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추정됨.
■ 그러나 2024년 중 수출 회복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거나 금리 인하가 단행될 경우, 내수가 다소 빠르게 회복될 가능성은 존재
- 아울러 본 연구는 내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양한 요인 중 수출과 정책금리만을 분석하였으며, 향후 내수 경기 흐름은 기타 요인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을 수 있음에 유의할 필요
* 현재의 지정학적 위험과 주요국의 통화정책 방향성에 대한 대외 불확실성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등 고금리 이외에도 내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다수 존재
5. 결론 및 정책적 시사점
■ 2023년 상반기 수출의 부진과 이후 회복세가 시차를 두고 누적되어 반영되며 내수에 긍정적 요소로 작용하고 있으나, 고금리 기조의 지속으로 내수 회복이 제약
- 2023년 상반기 수출 부진이 시차를 두고 내수에 부정적 영향을 미쳐 왔으나, 2023년 하반기부터 수출 회복세가 강화되면서 내수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기 시작하고 있는 것으로 보임.
- 그러나 고금리정책 지속에 따른 부정적 파급 효과가 누적되면서 2023년 하반기부터의 수출 회복에 따른 긍정적 파급 효과를 상회하고 있는 모습
* 다만, 고금리로 인한 추가적인 내수 제약은 최근 다소 완화되는 모습도 일부 나타나고 있음.
■ 최근 수출 회복에 따른 내수로의 긍정적인 파급이 본격화됨에 따라, 향후 통화긴축 기조가 전환되면 점진적으로 내수 회복이 가시화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판단
- 최근 2023년 상반기 수출 부진의 부정적 영향이 사라지고 2023년 하반기부터의 상승세가 내수에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됨.
- 다만, 2024년 하반기에 정책금리가 인하될 경우에도, 통화정책 효과의 내수 파급에는 상당한 시차가 존재함에 따라, 그 본격적인 영향은 2024년보다 2025년에 가시화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판단됨.
■ 최근 수출 회복에도 불구하고 고금리정책으로 인해 내수 회복이 제약되고 있는 현상은 인플레이션 안정을 위한 정상적이고 불가피한 통화정책의 결과로 해석될 필요
-기조적인 물가 상승세는 실제로 내수가 위축되기 시작한 2023년 중반 이후 가시적으로 안정되기 시작하였으며, 그 결과 주요 선진국들에 비해 빠르게 안정되는 모습
■ 아울러 향후에도 금리정책의 내수 및 인플레이션에 대한 파급의 시차를 감안하여 선제적인 통화정책을 수행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판단됨.
- 작년 이후 진행되고 있는 인플레이션 안정 추세를 면밀히 분석하여, 어느 시점에 긴축 기조를 완화하는 것이 중기적으로 인플레이션을 목표 수준인 2% 내외에서 안정시키는 데 효과적일지 판단할 필요
- 이 과정에서 대규모 내수 부양 등 인플레이션 안정 추세를 교란할 수 있는 정책은 가급적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임.
* 연구진
▲ 김미루 KDI 국채연구팀 국채연구팀장 |
|
▲ 김준형 KDI 경제전망실 모형총괄 |
<ifsPOST>
※ 이 자료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간한 [KDI 현안분석(2024.5.2.)] (KDI 경제전망, 2024 상반기)에 실린 것으로 연구원의 동의를 얻어 게재합니다. <편집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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