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의 건강, 신체적 건강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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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을 연상하면 무엇보다도 먼저 몸의 건강, 신체적 건강이 떠오릅니다. 물론 정신 건강도 건강과 연결되어 생각되지만 우선적으로 신체건강이 건강의 다른 이름으로 여겨집니다. 현실적으로 생각과 영혼을 담은 몸이 내 맘대로 움직여 주어야 만사에 자유롭고 무슨 일이든 할 수 있습니다. 신체적 건강은 인생을 무리 없이 잘 살아가는 기본조건이기도 합니다. 오늘은 7가지 무지개 건강으로 필자가 이름 붙인 건강 중에서 ‘신체적 건강, 신체적 안녕함(Physical well-being)’부터 논의를 시작합니다. 신체적 건강은 일반적으로 의학적 의미의 건강을 뜻하지만 다양한 해석이 가능합니다. 의학의 눈부신 발전으로 건강에도 획기적 발상의 전환이 요구됩니다.
1. 주관적 건강과 객관적 건강
건강은 주관적 의미의 건강과 객관적 의미의 건강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의학적으로는 어떤 검사를 해도 정상으로 나오는데도(즉, 의학적으로 건강함, 안녕함에도) 불구하고 주관적으로는 몸이 여기저기 아플 수 있습니다. 나는 분명히 불편하고 아픈데, 의사 선생님들은 괜찮다고 합니다. 얼마나 안타까운 상황인가요! 이럴 경우 과연 진정으로 건강하다고 할 수 없을 것입니다. 반면, 자신은 전혀 아무렇지 않고 매우 건강하다고 느끼는데 의학적으로 검사를 해보니 이상이 발견됩니다. 의학적으로 질병이 있는데 본인은 건강한 느낌이지요. 이렇듯, 엄밀한 의미의 건강을 말할 때 생각해야 할 요소들이 많습니다.
2. 건강과 불건강
다른 관점으로 신체적 건강을 바라보기로 합니다. 필자의 경우, 눈이 나빠 중학교 때부터 안경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분명 시력이 나쁘니 신체적인 안녕, 건강은 온전치 않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안경을 이용하여 재활을 하고 살아온 필자는 눈이 나쁘다고 하여 건강하지 않다고 생각한 적은 거의 없습니다. 눈이 나쁜 여러분들을 비롯하여 비슷한 크고 작은 상황을 모두가 겪으며 살고 있습니다. 신체의 일부가 조금 불편하다 한들 과연 우리는 그 상태를 건강하지 않다고 단언할 수 있을까요? 같은 맥락에서 지체부자유 하다고 건강하지 않다고 지례 생각하는 것은 매우 무례하며 사려깊지 못한 태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극단적인 질병군을 생각해 보죠. 우리나라 사망원인 1위는 암입니다. 현재, 여러 종류의 암으로 진단되어 치료 받았거나 암치료를 받으며 살아가는 100만 이상의 암인구 시대 대한민국입니다. 완치되었어도 우리는 그들을 암환자라 칭합니다. 간염 걸렸었다고 회복된 후 간염환자라고는 하지 않지요. 웬지 암은 몹쓸병 같은 생각을 합니다. 그러나 암은 의학의 눈부신 발달로 이제는 고혈압, 당뇨병, 치매, 그 외 온갖 질병과 마찬가지로 몸에 들어온 만성질환중 하나로 수명을 다 사는, 아니 더 건강에 신경 쓰므로 수명 그 이상을 살 수 있는 질환이기도 합니다. 정도가 가벼운 상황이라면 눈 나빠서 안경 착용한 것보다도 더 가벼울 수 있습니다. 물론 암은 안 걸리는 게 당연히 좋지요.
감기를 비롯하여 일생 살면서 질환에 노출됩니다. 일생 병원 신세를 지지 않고 살아도 될만큼 건강한 분은 매우 행운인 삶을 살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만 크고 작은 질환으로 우리는 의사들의 도움을 필요로 하고 삽니다. 건강과 질환은 다음과 같이 두가지 운명을 가집니다. 첫째, ① 건강-질병없음-불건강-질환-회복 , 둘째, ② 건강-질병없음-불건강-질환-사망입니다. 질병에서 회복된 우리는 일상생활을 건강하게 혹은 불건강의 상황을 일정부분 가지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겉으로 들어나지는 않지만 희귀질환을 가진 분들의 생활도 있습니다.
3. 질병의 예방: 1차예방, 2차예방, 3차예방
모든 질병은 적극적 예방이 최고입니다. 예방이란 학문적으로 한마디로 요약하면 ‘위험도를 낮추는 작업’입니다. risk reduction으로 정의합니다. 예방은 1차 예방, 2차 예방, 3차 예방으로 나눕니다. 결코 있어서는 안 되었을 비극인 세월호 사건을 본다면 1차, 2차, 3차 예방이 모두 참담한 상황으로 전개되었던 경우입니다.
간단하게 이 3단계의 예방을 정리하자면, 1차 예방이 제일 이상적인데 질병, 혹은 사고가 아예 생기지 않도록 하는 노력입니다. 지식이 있어야 예방도 가능하므로 교육이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더하여 우리가 예방주사를 맞고, 교통사고로 부터의 위험을 낮추기 위해 전조등을 키고, 안전띠를 착용하는 것도 모두 1차 예방에 속합니다. 화장실 다녀오며 꼭 손을 씻는 습관을 드리는 것도 모두 적극적 1차 예방입니다. 세월호 사건을 예로 들자면 1차 예방의 전 부분을 망라하여 부실하였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몇 가지만 지적해 보지요. 우선, 배 자체가 무리한 증축으로 예방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무시하였습니다. 선원들을 비롯하여 모두에게 안전교육은 없었고, 배 선적은 예방과는 거리가 먼, 위험도를 증가시키는 방향이었습니다. 안전 평가를 하는 기관들은 모두 자신이 무슨 일을 하는지도 모르는 수준이었습니다. 또한 실질적이며 단순하되 맥락을 뚫고 여러 기관에 공통되게 적용되어야 하는 원칙을 지닌 매뉴얼은 존재하지도, 작동하지도 않았습니다. 이 1차 예방은 우리의 안전한 실생활을 위해서도 도처에 적용해야 하는 원칙입니다. 더 자세한 논의는 다른 기회에 하겠습니다.
다음은 2차 예방입니다. 2차 예방은 두 부분으로 나눕니다. 1차 예방의 노력을 하였지만 질병에 걸렸을 경우(사고가 났을 때) 빠르게 조기진단(첫 부분)을 하고 조기치료, 조기처치(두 번째 부분)를 시도하는 것입니다. 신체적 건강을 대입해 보면 어떤 질병이든지 빠르게 조기발견을 하여야 빠르게 회복이 가능합니다. 조기진단이 되었어도 조기치료가 따르지 않으면 질병은 계속 진행됩니다. 이러한 원칙은 철저히 안전에도 적용되는 것으로 전 국민의 안녕, 안전과 관계된 국가적 안전시스템에는 이 예방의 원칙이 무결점을 지향하며 적용되어야죠. 세월호 사건에서 우리 해경과 행정부의 대응상황은 이 부분의 심각한 문제점을 들어내고 있습니다. 우리의 집단 지성적 지혜를 모으고 집단 기억을 양성적인 방향으로 돌려야 하는 역사적 소명이 이 시대를 사는 우리 앞에 놓여 있습니다. 결코 늦출 수 없는 작업입니다.
마지막 3차 예방은 되도록 빠르게 회복하여 정상 생활, 일상생활로 돌아오게 하는 노력입니다. 재활 노력입니다. 심장마비에 걸렸어도 즉각적인 처치로 회복이 가능하지만 그로부터 일상생활에 적응하는 것은 단계적 재활노력을 거쳐야 합니다. 완전 정상생활로의 회복도 가능합니다. 실질적으로 사망했다가 살아나는 것입니다. 인생의 예기치 않은 변환도 마찬가지고 사고나 재난에서의 회복도 적극적 재활의 단계를 거쳐야 됩니다. 이번 세월호 사건의 예에서는 그 상황을 직면했던 피해자들은 물론이고 사망과 실종자 가족을 비롯하여 여러 상황으로 관계했던 모든 분들을 포함하여 넓게는 전 국민의 세심하고 전문적인 재활이 필요합니다. 절망감과 무력감에서 전 국민이 빠르게 벗어나야 합니다. 국가안전사고 후의 재활노력은 대단히 전문적으로 속도감 있게 진행되어야 합니다. 시스템의 전체 3단계 구축노력이 최소한 있어야 합니다.
이 3가지 적극적 예방은 질병은 물론이고 우리 실생활의 모든 분야에서 언제나 유효합니다. 바라건대 이번 세월호 사건이 계기가 되어 우리 사회에 다시는 그러한 비극이 없도록 각 분야에서 이 3단계 예방의 원칙이 근본이 되는 시스템 구축을 철저히 하였으면 합니다. 이 참담하고 비극적인 사건을 대한민국의 안전 도약의 기회로 만드는 일로 피해자들을 위로하고 기려야 할 것입니다. 제 염원이자 우리 모두의 소망일 것입니다.
4. 의학의 발달과 신체적 건강
신체적 건강에 대하여 마무리 합니다. 하루가 다르게 눈부신 속도로 발달하고 있는 현대의학을 생각하면 먼저 객관적으로 우리의 신체적 건강상태가 어떤지 아는 일은 매우 중요합니다. 암이라 한들 조기발견과 조기치료로 우리는 수명보다도 더 오래살 수 있습니다. 혈압의 예를 들어보죠. 평소 혈압 정도는 알고 있어야 합니다. 전화번호 기억하는 것보다 더 중요합니다. 수축기 혈압이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면 음식섭취나 생활방식을 조금 변형함으로써 더 나빠지는 것을 예방할 수도 있고 필요하면 약을 복용하여 신체적 건강을 적극적으로 지킬 수 있는 것입니다. 고혈압이 된 상황에서 발견되었다고 해도 고혈압은 섭생과 치료만 잘하면 더 이상 진행되지 않는 일방통행의 질환입니다. 당뇨병도 마찬가지입니다. 정확한 지식으로 무장되고, 자신의 상황을 돌보고 살핌으로써 이 세상을 매우 생산적이고 즐겁고 행복하게 살아나가는 기본 조건으로서의 신체적 건강을 잘 지킬 수 있습니다. 그 전제로 ‘아는 것이 힘’임을 마음에 깊이 간직한 필요가 있습니다.
더불어 강조 한마디... 귀동냥은 별 도움이 안됩니다. 남들이 좋다는 것 무조건 따라 하는 것이 결코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남에게 약이어도 나에게는 엄청난 독이 될 수 있어요. 자신의 의학적 상태를 잘 인지하고 그에 적합한 섭생을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정기적인 건강 검진 등 필요한 검사를 하고 전문가, 주치의 의사선생님들과 함께 허심탄회하게 상의하는 방법입니다. 선무당들이 나설 수 없는 지점을 나 자신이 구축해야 합니다. 냉철한 판단이 필요한 대목입니다.
여담으로 경청할 만한 미국 속담을 알려드립니다. “건강하려면 Dr. Right를 만나야 한다”는 속담입니다. 나에게 꼭 맞는 주치의, 사랑이 많은 실력 있는 의사를 만나는 일입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점은 자신(성인)의 몸의 건강은 자신이 잘 알고 사랑하며 돌보는 데서 시작합니다. 가족이 신경 더 써주면 금상첨화이일 것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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