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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플랫폼 정부와 일하는 방식 혁신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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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2년09월21일 17시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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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 있을 때마다 국가디지털전환책임자(CDTrO, Chief Digital Transformation Officer)를 둬야 한다고 강조해 온 입장에서 대통령직속의 디지털플랫폼정부 위원회를 출범시킨 것은 일단 반길 일이다.  또한 공공의 일하는 방식 혁신을 위해 행안부에 자문을 해온 나로서는 ‘일하는방식혁신 분과’가 포함된 건 더 의미 있게 다가온다. 

 

위원회가 출범하는 시점에 몇 가지 짚어 보려 한다. 우선 이 위원회의 책임과 권한이 어디까지 인지 명확히 해야 한다. 지난 정부들도 정보화 관련 위원회를 여러 번 설치하였지만 권한과 집행력을 갖지 못한 상태에서 큰 성과를 내지 못했다. 사실 지금 각 분과에서 제시할 내용들을 몰라서 못하는 것은 거의 없을 것이다. 기술이든, 서비스든, 규제든, 생태계 구축이든 해야 할 일들은 얼마 걸리지 않아 정리할 수 있다. 문제는 실행이다. 그래서 디지털전환에 관한 전권을 가진 최고책임자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일하는방식혁신 분과를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안에 둔 것은 짐작하건 데 데이터, AI, 디지털인프라 기반을 구축하고 그 바탕 위에서 정부, 기업, 국민이 문제를 같이 해결하라는 뜻일 것이다.

 

일하는 방식을 혁신 하려면 현재가 어떻길래 무얼 혁신해야 하는지 명확히 이해해야 한다. 일하는 사람들을 단순히 혁신의 대상으로만 여기지 않았는지 돌아 봐야 한다. 이들을 혁신하겠다고 소통, 개방, 협업, 창의를 강조해도 잘 안 된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디지털인프라를 포함한 일하는 환경, 즉 일터(workplace)는 혁신하지 않고 사람(더구나 아랫사람)만 바꿀 것을 강조하니 안 된다. 일터는 일하는 사람들을 규율하는 제도와 문화가 있고 일하는 사람들의 활동을 지원하는 디지털인프라와 공간이 있다. 이 걸 바꿔야 한다.

 

최근 몇몇 단체장들을 만나 일하는 방식을 혁신하려면 아랫사람에게만 강조할 것이 아니라 본인들이 바뀌어야 하고 직원들의 일하는 환경을 바꿔주라고 강조하고 있다. 그래야 실마리가 풀린다.

조직이 너무 세분화 되어 있고 칸막이(silo)현상이 심해 통섭, 통합, 협업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최근 유명 대학의 석좌교수 한 분이 이렇게 학과 간의 분절(silo)이 심한 상황에서는 융합 연구가 불가능하다고 일갈하며 대학을 떠났다. 중앙정부나 지방정부도 마찬가지이다. 조직을 갈기갈기 갈라 놓고 다시 협업을 하라 하니 조직이기주의가 작용하는 것이다. 

 

일의 개념이 바뀌었다. 과거에는 칸막이 속에서 집중(Focus)해서 일했다면 이제는 소통과 우연한 만남(Socialize)이 있어야 하고 융합과 통합을 위한 협업(Collaborate)을 해야 하며 또 필요한 배움(Learning)을 해야 한다. 즉 이와 같은 활동의 변화를 뒷받침할 수 있는 제도, 문화, IT, 공간이 마련되어야 한다.

 

목표가 집행 실적이 아니라 결과로 평가되어야 한다. 그 예로 출산장려, 시장활성화 예산 확보와 집행이 아니라 얼마나 개선되었는지 평가해야 한다. 그래야 그 과정에서 데이터가 필요하고 데이터를 활용할 인센티브가 생긴다. 평가의 틀을 바꾸고 성과에 대해 차등하는 제도가 없는 한 현장에서 혁신은 기대하기 어렵다. 복지지원금을 일방적으로 나누어 주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복지지원을 받는 대상을 데이터와 인프라로 좀 더 잘 관리하고 파악하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수직적, 관료주의적, 끼리끼리, 눈치보기 등의 문화가 철폐되지 않는 한 아무리 좋은 플랫폼을 갖춰도 그 활용을 기대하기 어렵다. 창의적인 발상과 민주적 토론을 이런 문화가 지배하기 때문이다.

차제에 디지털플랫폼을 갖추고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것도 좋지만 개개인의 일하는 IT 환경을 살피기 바란다. 개인 IT 환경은 상상할 수 없는 시대로 접어들어 영유아도 모바일로 필요한 걸 스스로 해결하는 시대에 우리 공무원들의 IT환경을 돌아보자.

 

정보기관에서 불허한다며 WiFi도 구축 못하고 클라우드컴퓨팅은 이런저런 이유로 보급이 더디기만 하다. 이런 상태에서 펜데믹 대비, 재택근무, 유연근무, 자율좌석 등은 요원하기만 한 것이다. 웃기는 건 스마트폰은 마음대로 사용하게 하면서 유선 인프라 만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는 것이다. 

 

공간도 마찬가지이다. 우리의 공간 할당(?)을 보면 신분제를 보는 듯 하다. 일하는 데 필요한 공간을 구축하는 것이 아니라 직급별로 정해진 크기의 공간을 분양(?)받듯이 하고 있다. 윗사람들이 차지하고 있는 공간을 다 모아 공유할 수 있는 소통, 협업, 휴식, 학습 등을 위한 공간을 많이 만들어야 한다.

 

새로 구축하고 갖추기에 앞서 부족한 것부터 우선 해결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관련 담당자 일부는 변할지 몰라도 사회 전반의 일하는 방식을 혁신하는 길은 아직도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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