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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재정과 복지의 새 틀을 짜자 ①‘공약가계부2년‘ 평가부터 시작하자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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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5년02월08일 19시39분
  • 최종수정 2017년12월14일 10시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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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정산 파동에 대한 대응의 중요성
  MB 정부 집권 1년 후 일어난 수입쇠고기 파동은 MB 정부의 중요한 분수령이 되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아마도 박근혜 정부에 있어 연말 정산 파동은 MB 정부의 수입쇠고기 파동에 버금가는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있다. 그런 만큼 연말 정산 파동을 잠재우는데 급급할 일이 아니라 왜 이런 사태가 일어났는지, 국민들은 왜 화가 났는지, 정작 정부는 무엇을 잘못했는지, 연말 정산 파동의 교훈을 잘 정리해서 같은 실수가 거듭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박근혜 정부의 남은 3년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데 매우 중요하다. 
 연말정산 파동은 정부의 부실한 처리도 문제지만 국회의 대응도 졸속 문제가 심각하다. 다시 과세기준을 수정해서 소급입법이라도 해서 세금을 돌려주겠다니 이미 정도(正道)를 이탈했으며, 실체가 파악되기도  여당은 복지 축소를, 야당은 법인세 인상을 거론하고 있다. 연말정산 파동이 복지제도와 조세체계의 개편으로 이어질 경우, 그 결과는 저성장·고령화 시대에 장기적으로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신중을 기해야 마땅하다.
 
전개과정   
1) 경제의 잠재성장율이 둔화되는 국면에서 선거 때마다 복지 확대를 공약한 결과, 구조적으로 성장(경기)-재정(세수)-복지(세출) 간의 불균형 이 심화되었다. 
 
2) 박근혜 정부는 경제성장과 복지지출 부담간의 불균형 문제를 지하경제 등 새로운 세원 발굴과 같은 방법으로 재정 내부에서 해결하겠다는 것(소위 ‘증세 없는 복지’)을 국민들에게 약속했다. 
 
3) 증대하는 세출 부담을 재정 감당하기 어려워짐에 따라 2015년 예산 편성과정에서 2세 이하 어린이 보육비를 지원하는 누리과정과 무상급식 등 복지지출 부담을 둘러싸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의 떠넘기기식의 갈등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4) 정부는 2013년 7~8월 간이세액표를 ‘많이 걷고 많이 돌려주는 방식에서 적게 걷고 적게 돌려주는’ 방식으로 개편하는 한편 소득재분배 효과를 높이기 위하여 종래의 소득공제에서 세액공제로 연말정신방식을 개편하는 초안을 마련했다. 당초안은 세 부담이 늘어나는 연봉 기준액을 3천450만원으로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자 중산층 증세라는 비판이 제기되었고, 대통령의 원점 재검토 지시로 기준액은 5천500만원으로 높아졌으며, 수정안은 12월 31일 국회 기재위를 통과해서 확정되었다.  
 
5) 2015년 1월 연말 정산 자료를 제출하고 정산 결과를 본 상당수 봉급생활자들은 예상과는 크게 다르게 ‘13월의 보너스’가 ‘13월의 세금 폭탄’으로 변한데 대하여 반발하여 여론이 들끓기 시작했다. 
 
6) 정부는 담배값 인상과 소득세 연말정산 방식 개편이 세수 증대와는 무관한 결정이라고 하지만, 국민들이 보기에는 정부의 세수 부진으로 재정 압박이 증대함에 따라 증세 대신에 담배값 인상과 소득세 연말정산 방식 개편을 통해 세수 증대를 도모한 것이 아니냐는 이른바 ‘꼼수 증세’ 의혹을 불러 일으켰다.
 
7) 연말정산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고 국회가 문제를 강력하게 제기하자 기재부 부총리는 1월 20일 정산 공제항목과 공제수준을 조정하여 세 부담을 낮추겠다는 보완책을 발표했으며, 21일 긴급당정협의를 통해 추가 공제액을 3월에 결정하고 4월 국회에서 소급입법을 해서라도 국민들에게 걷은 세금의 일부를 돌려주기로 발표했다.  
 
8) 2월 3일 김무성 여당 대표 연설과 여당 원내대표 선출을 계기로 하여 증세 없는 복지가 화두로 떠올랐으며, 이에 야당 대표는 문제의 근본원인을 ‘부자 감세’ 탓으로 돌리고 법인세 인상을 들고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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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무엇을 잘못했는가? 
  2014년 간이세액표를 ‘많이 걷고 많이 돌려주는 방식에서 적게 걷고 적게 돌려주는’ 방식으로 개편하는 한편 소득재분배 효과를 높이기 위하여 종래의 소득공제에서 세액공제로 연말정신방식을 개편한 정부의 정책 방향은 타당하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연말정산방식 개편은  당연히 국회의 여야 합의 하에서 진행된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연말정산 문제가 이렇게 국민들의 분노를 일으키고 정부를 궁지로 몰아넣고 있는가? 
 
  정부는 세 가지 실책(失策)으로 국민들을 화나게 했다.
1) 기재부는 소득공제를 세액공제로 전환하는데 따른 충격을 과소평가했다. 기재부는 소득공제를 세액공제로 전환할 경우 세 부담이 과세구간별·공제항목·가족 수 등 조건별 어떤 변화가 있는지에 대하여 세밀하게 파악하지 못함으로써 상당수 봉급생활자들의 세 부담이 현저하게 증가하여 ‘세금 폭탄’ 문제로 비화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했다. 
 
2) 정부는 국민들에게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 정부는 종래의 많이 걷고 많이 돌려주는 방식에서 적게 걷고 적게 돌려주는 환급방식의 변화일 뿐 대부분의 소득계층에서 조세 부담이 크게 변화하지 않기 때문에 증세가 아니라는 설명만 반복했다. 반면에 연말정산 결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공제방식과 공제대상의 개편에 대해서는 국민들이 납득할 만한 정부의 설명이 부족했다. 
 
※ 기재부, 2014년 2월 28일, 보도참고자료, “‘14년 소득에 대한 소득세의 경우 총급여액 5,500만 원 이하의 근로자는 평균적으로 세 부담이 늘어나지 않고, 총급여액 5,500~7천만 원의 경우 평균 2~3만원 수준의 세 부담 증가”.
  
3) 정부와 국회는 연말정산 파동의 조기진화를 서둘다가 더 큰 것을 잃었다. 기재부의 보도자료(이하 참조)를 분석해 보면, 왜 정부와 국회가 연말정산 문제를 정리하기 위해 소급입법까지 해야 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기재부 설명에 따르면 연말정산방식 개편은 총급여 55백만원 이하의 13백만 근로자에게는 소득세 부담을 경감시키고, 총급여 55백만원~7천만원이하의 약 1백만명은 평균 2-3만원(총 260억원) 세금을 더 부담하게 되며, 연 소득 7천만 원 이상의 상위 160만 명은 약 1.3조원의 세 부담이 추가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세제 개편방향은 매우 타당하게 설계된 것이 아닌가?  기재부 보도자료에 “다만”이라는 단서조항에 해당하는 국민들의 반발 때문에 소급입법까지 하는 것인가? 이 정도의 반발도 감당하지 못하여 소급입법까지 한다면, 그런 취약한 정부와 국회가 어떻게 공무원 연금을 개혁하고 경제 전반의 구조개혁을 추진할 수 있는가? 정부는 연말정산방식의 개편이 가져올 충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거나 또는 당초 소득세의 소득재분배기능을 강화한다는 개편 목적을 실현하고자 하는 정책의지가 약했다.  
 
  여하 간에 연말정산 문제를 조기에 진화하기 위한 정부와 국회의 섣부른 대응은 국민들의 신뢰와 구조개혁의 추진력에 심각한 손상을 가져 왔다. 특히 연말정산 파동은 국민들이 시끄러우면 정부가 물러선다는 선례를 남김으로써 복지 프로그램은 더욱 축소하기 어려워졌으며, 조세 부담 증가에 대한 국민들의 반발로 증세도 단행하기 어렵게 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 기재부, 연말정산 관련 경제부총리 브리핑(2015년 1월 20일)
“총급여 5,500만원 이하 근로자(약 1,300만명)는 평균적으로인 세부담이 줄어들게 되어 전체적으로 약 4,600억원 경감되고, 총급여 7,000만원 이하 근로자(약 100만명)는 평균 2~3만원 수준에서 증가하여 전체적으로 약 260억원 늘어나며, 주로 총급여 7,000만원을 초과하는 상위 10% 근로자(약160만명)의 세부담이 약 1.3조원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다만, 총급여 5,00만원 이하자 중 아주 일부 근로자의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부양가족 공제, 자녀의 교육비· 설의료비 공제 등을 적용 받지 못해 세부 담이 증가할 수 있는데 이는 개인적인 사정에 따라 불가피하게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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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약 가계부’ 2년 결산 발표로 돌파구를 찾자    
  복지제도 개편과 증세론으로 까지 확산된 연말정산 파동을 어떻게 정리할 것인가? 정리방안의 실마리는 ‘공약가계부’에서부터 찾아야 한다고 본다. 2013년 5월 박근혜 정부는 대선 공약을 실천하기 위한 140개 국정과제 수행에 필요한 134조 8천억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소위 ‘공약가계부’를 발표했다. 이중 60%에 달하는 79조원의 예상이 국민행복에 편성되어 있었다. 이 공약가계부에서 발표된 더욱 야심찬 새로운 공약(?)은 134.8조원을 새로운 증세 없이 조달하겠다는 소위 ‘증세 없는 복지 확대’로 국민을 행복하게 하겠다는 것이었다. 134.8조원의 재원은 세입 확충으로 50.7조원 및 세출 절감으로 84.1조원이며, 세입 확충 중 비과세·감면정비로 18조원, 지하경제양성화로로 27.2조원, 금융소득 과세 강화로 2.9조원을 조달한다는 것이다. 
 
  이제 박근혜 정부 집권 2년이 지난 만큼 공약가계부의 결산 실적을 밝힐 필요가 있다고 본다. 지금과 같이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가 떨어지고 있을 때, 공약가계부의 이행 실적을 발표한다면 국민들의 지지도를 반전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반면에 재원 조달 애로로 인하여 이대로는 향후 3년간 남아 있는 84%의 공약사업을 제대로 추진할 수 없다면, 더 늦기 전에 사업을 조정하든 재원을 확충하든 재정비하는 것이 책임 있는 정부가 가야 할 방향이다.  
 
  정부가 “꼼수 증세”를 했는지 또는 증세 의사가 없었든지 어느 것이 진실이든 더 이상 의미가 없다. 이미 국민들의 80%기 “현 정부는 증세를 하고 있다”고 인식하고 있으며, “증세를 하고 있지 않다”는 국민의 비율은 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한국갤럽, 2015년 1월 20일 발표). 한편 동 여론조사에서 국민들의 65%가 증세 없는 복지는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으며, 그것이 가능하다는 국민의 비율은 2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 만큼 이제라도 실체를 드러내고 국민들에게 복지와 재정 문제에 대해 진솔하게 이해를 구하는 것이 타당한 방향이라고 할 것이다. 그 첫 걸음이 “공약가계부 2년 결산”을 국민들에게 발표하는 것이며, 그 결과를 토대로 향후 복지와 재정의 지속가능한 틀을 국민들에게 제안하는 과정이 타당하다. 
 
저성장·고령화시대에 대응하는 지속가능한 재정과 복지의 틀을 다시 세워라 
  앞서 지적한 바와 같이 정부나 정치권은 “연말정산 파동”을 잠재우기 위해 섣불리 증세나 복지 개편을 거론해서는 안 된다. 문제의 본질은 저성장·고령화라는 구조적이고 시대적인 여건에 대한민국이 직면해 있다는데 있다. 따라서 저성장·고령화 시대에 지속가능한 장기적인 재정과 복지의 새로운 균형 틀을 마련하는 것이 정부와 정치권이 해결해야 할 과제다. 지난 2년이 여하 간에, 공약이 무엇이든 간에 이 새로운 틀을 정립하는 것만으로도 박근혜 정부는 시대적 사명을 다 하는 것이며, 이에 기초하여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복지와 재정의 균형안을 수립한다면 야당 역시 사대적 사명을 다하는 것이다. 여당과 야당은 ‘정치적 득실’계산을 버려야 한다. 그 이유는 국민들은 더 이상 정치적 득실로 지지 정당을 가름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 국민들은 진실을 원한다. 
 
  정부는 ‘공약 가계부 2년 결산’을 국민들에게 보고하고, 그 결과에 기초하여 국회는 차제에 저성장·고령화시대에 대응하는 지속가능한 재정과 복지의 틀을 다시 세우는 것이 해답이다. 이미 시행되고 있는 복지 사업 자체를 없애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만큼 복지 지출사업의 구조개혁을 통해 지출누수를 막아 효율성을 최대한 높이는 방향으로 재정 부담을 최대한 완화하고, 그래도 구조적으로 세수 부족 문제가 심각하다면, 차선의 대책으로 일부 증세를 통해 세수 확대를 추진하는 것이 타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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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5년02월08일 19시39분
  • 최종수정 2017년12월14일 10시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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