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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헌과 지식사회의 역할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16년07월18일 16시21분
  • 최종수정 2016년07월18일 16시21분

작성자

  • 조대환
  • 법무법인 대오 고문변호사

메타정보

  • 46

본문

 

1. 국회, 국회의원이 독점하는 개헌 논의

 

  2016. 6. 13. 제20대 국회가 개원하기가 무섭게 정세균 신임 국회 의장은 “내년이면 소위 87년 체제의 산물인 현행 헌법이 제정된 지 30년이 된다. 개헌은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할 일이고 언제까지 외면하고 있을 문제도 아니므로 국회의장으로서 20대 국회가 변화된 시대, 새로운 시대정신을 담아내는 헌정사의 주역이 될 수 있도록 주춧돌을 놓겠다.”고 선언하여 개헌의 필요성과 함께 그 개헌의 주체가 20대 국회임을 명백히 하고 있다.

 

  역대 국회와 국회의원은 기회 있을 때마다 개헌을 언급했지만 이와 관련하여 진정성 있게  국민의 의견을 수렴한 적도 없고, 국민을 설득하기 위해 노력한 정치인도 존재하지 않는다. 역대 국회와 국회의원들은 철저하게 오직 자기와 자기 진영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개헌을 외쳤으며 국민은 안중에도 없었다. 2004. 6. 17대 국회 김원기 국회의장은 “제왕적 대통령제의 권력 집중 완화를 위하여 개헌을 주장했고, 18대 국회 김형오 국회의장 역시 ”개헌을 위한 헌법자문위원회“를 설치하고 개헌 내용을 연구했지만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진척은 없었다. 

 

  그런 의미에서 정세균 의장이 같은 개원사에서 “개헌의 기준과 주체는 권력이 아니라 국민이며 그 목표는 더 큰 대한민국이다.”라고 언급한 것 역시 국민을 빙자한 정치행위에 불과하며 철저히 국민을 외면하는 거짓말이다.

 

2. 국회, 국회의원들에게 개헌문제를 맡길 수 없는 이유

 

  가. 헌법 자체에서 국회의 권한이 지나치게 비대하다.

 

  대통령에게 국회해산권을 주지 않으면서 국회의 국무총리 또는 국무위원의 해임건의권만 주는 것이나 국회에 국정감사권과 국정조사권을 함께 주어 행정부의 효율적 국정수행에 불필요한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게 하는 것은 입법부와 행정부의 균형적인 견제라는 관점에서 국회에만 지나친 행정부 견제수단을 주는 것으로 헌법이론적으로 문제가 있다.(허영)

 

  이렇게 헌법상 국회의 권한이 지나치게 비대하게 된 이유는 헌법 개정 당시 국회의원들이 스스로의 권한을 비대하게 한 헌법 초안을 만들고 이를 국회에서 통과시켜 국민투표에 부쳤기 때문이며 이때 헌법이론의 문제를 지적하는 지식사회의 의견제시는 무시되었다.  

 

  나. 실제로 국회 권한의 비대화는 국정마비, 부조리를 양산하고 있다. 

 

 국회는 예결산 권한과 국정조사, 국정감사 등 무소불위의 권한을 누리고 있음에도 입법권을 남용해 권한을 더욱 확대하려 기도하고 있다. 인사청문회 대상을 확대해 대통령은 사람 하나 쓰기도 어렵다. 지난해는 행정부가 제정하는 법률의 시행령에 대해서도 수정을 요구하는 국회법 개정을 시도하기도 했다. 국회의원들이 제약되지 않은 제도적 권력을 사적 이익과 정파적 목적을 위해 사용할 우려는 상존한다.(이영조)

  

  현재 경제정책수립의 권한은 의회가 3/4, 정부가 1/4을 나눠 갖고 있다. 정부는 그 1/4권한도 정책 콘트롤타워가 사라져 제대로 역할을 못한다.(김광림)

 

  다. 입법부작위야 말로 가장 막강한 권한행사다.

 

   국회는 내부규정으로 통제해야 할 의원들 간 폭력행위를 방지한다는 미명하에 재적의원 60% 이상의 동의가 없으면 어떠한 법률도 통과되지 못하게 하는 이른바 “국회선진화법”을 법률로 정하고 이 법률 조항을 빌미로 입법활동에 있어 “합법적 태업”을 저지르고 있다. 국회의원들은 법을 핑계로 태업을 하고 있지만 그 법을 국회의원 자신이 만든 것이므로 근거가 되지 못한다. 자기의 책임을 자기만의 논리로 회피할 수는 없다. 이러한 셀프 책임회피는 문명국가에서는 유례가 없는 일이며 우리 국민들의 의사에 의한 것도 아니었다. 

 

  입법 당시 분명히 일부 언론과 지식사회에서는 국회선진화법의 취지는 좋지만 현재와 같이 이념적으로 대립되고 비슷하게 의석을 분할하여 가진 양당제도하에서는 국회의원 60%이상의 의사 합치에 의한 법률통과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하였다. 국회의원 개개인의 양심이 몰각된 당론에 따라 정파의 이익만을 내세울 뿐이지 국리민복과 국가 장래를 걱정하는 합리적 토론과 대승적 의사합치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현실론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동물국회에서 식물국회로 전락할 것이라는 지적이 있었음에도 국회는 절대 다수의 찬성으로 국회선진화법을 통과시켰다. 

 

  입법불임의 상태는 지금껏 이어지고 있고 이로 인해 정부 정책을 뒷받침할 수 있는 법률안은 전부 사장되었다. 정부의 해야 할 일을 하지 못하게 훼방 놓고 국민의 정당한 권익을 보장해야 할 법안을 통과시키지 않는 입법부작위만큼 막강한 권한의 행사가 어디에 있겠는가?

 

   일부 국회의원들은 뒤늦게 국회선진화법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이를 고치려 하지만 정당간의 공고한 분열상태는 그 해결을 불가능하게 한다. 오죽했으면 국회 내부 의사절차에 관한 문제임에도 스스로 해결하지 못한 채 헌법재판소에 위헌심사까지 청구했겠는가. 더욱 한심한 것은 국회 내 다수당 지위의 변화에 따라 국회선진화법의 개정에 대한 입장을 정반대로 뒤집었음에도 어떠한 설명도 하지 않는 것이 국회의원들이다.

 

  라. 국회의원들은 경제파탄의 책임회피를 위해 개헌을 꺼냈다.

 

  전세계적으로 경제는 어렵다. 지구의 자원은 과다한 인구와 과잉생산, 과잉소비 때문에 더 이상 지속하기 어려울 정도로 바닥이 났고 산업화 이후 저질러진 환경파괴와 환경오염으로 인해 후세대들이 과연 지구상에 생존이 가능할 지조차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기계화와 IT화는 일자리를 지속적으로 앗아가고 실질임금을 떨어뜨리고 있다. 

 

  지금 시민들의 삶에 대한 위협은 초창기 기술-경제 패러다임의 변동에서 촉발되고 있다. 산업화 시대 인간 노동의 종말에서 비롯되고 있다. 수백만명의 젊은이가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방황하고, 그나마 힘겹게 구한 비정규직에서조차 얼마 전 구의역의 비극적 사건처럼 죽음 같은 위험으로 내몰리고 있는 배경에는 거대한 기술-경제 패러다임의 변화가 자리 잡고 있다. 로봇이 인간 노동을 대체하고 인공지능이 사람의 역할을 위협하는 스마트 경제로 현란하게 이동하고 있다. 지능을 갖춘 기계가 공장 근로자들 뿐만 아니라 의사, 교수, 법률가들의 일자리도 대체해 가는 제2의 기계 시대는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인공지능과 VR , 사물인터넷이 주도하는 신경제는 수많은 일자리뿐만 아니라 표준지식을 가르치던 학교들도 머지않아 침몰시킬 것이다. (장훈)

 

  이미 전세계적으로 임박한 경제적 위기와 대혼란에 대해 국민들에게 현상을 설명하고 새로운 생활지표를 제시하며 국가사회를 이끌어가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해야 한다. 전세계 어느 정부도 아직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는 시급하고 중차대한 문제다.

 

  미국 공화당 정치인 트럼프는 경제위기의 책임을 무슬림을 포함한 외국인과 자유무역에 의한 무역적자 등 외부 원인으로 돌리고 있지만 민주당 정치인 샌더스가 지적한 것처럼 대책없는 팽창경제와 이로 인하여 발생한 양극화 등 구조적 원인 때문이라는 분석이 더 정확하다. 영국 역시 경제위기를 이민과 유로국가에 대한 퍼주기 때문이라 진단한 일부 정치인들 때문에 국민투표는 브렉싯을 결정했지만 이는 경제적 위기의 본질과 동떨어진 반응일 뿐이다. 

 

  우리나라 역시 경제위기의 근본적인 원인은 구조적인 것이다. 대통령 이하 행정부 공무원, 국회나 국회의원 역시 그 심화에 일부 관여하였겠지만 어떤 정권, 어느 공무원이 담당하였다 하여도 결과에 별반 편차가 나타나지 않았을 구조적 요인을 결정적 원인으로 봐야 할 것이다.

 

  새로운 패러다임이 요구되는 경제위기의 현실에서 누가 그 극복의 책임을 맡아 정확하게 원인을 진단하고 적정한 대책을 세운 다음 국민들을 설득할 것인가가 문제될 뿐이다. 국회와 국회의원들은 그동안 국정을 농단해 왔지만 경제위기를 극복할 의사나 능력은 보이지 않는다. 현재 대통령과 정부는 그동안 발목잡기만 해온 국회와 국회의원들에게 그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 국회는 아직도 경제위기의 해법 제시와 해법에 대한 대국민 설득의 역할을 전폭적으로 대통령과 정부에 맡기고 이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싶지 않은 것같다. 

 

  경제위기의 해법과 대국민설득의 의사와 능력이 없는 상황에서 그 심각함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일시적이나마 다른 곳에 돌릴 수만 있다면 그들의 임기동안 편안하게 무소불위의 국회의원의 특권을 누리고 행정부의 우위에 서서 국정을 농단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정치공학적 판단을 쉽게 도출하는 것이 여, 야당을 비롯한 국회의원들의 행태였다. 일단 국회의원에 당선되자 말자 개헌문제를 들고 나오는 정치인들에 대하여 박근혜 대통령이 경제를 외면하게 만드는 “블랙홀”이라는 이유로 개헌을 반대한데는 함께 정치권에 몸담아 체험한 혜안이 작용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막상 개헌절차가 진행된다면 국회의원 재적 2/3이상의 찬성이라는 헌법 상 필수적 절차 때문에 자신들의 주가를 올릴 수 있다는 판단 역시 국회의원들이 개헌을 주장하는 이유 중에 하나라고 본다.

 

 도대체 지금의 세계적 구조적 경제위기에 대한 해법을 시급히 고민해야 할 심각한 시점에서 한가하게 내각책임제, 대통령 4년 중임, 이원집정부제를 논하는 국회의원들은 제 정신들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마. 국회의원들에게 개헌문제를 맡길 수 없는 이유

 

  미국의 경우에도 의회와 의원의 문제는 심각하다. 경제성장과 침체란 경제현상은 대개 대통령이 어떻게 해 볼 수 없는 변수로 결정된다.(앨런 블라인더, 마크 왓슨) 물론 상당 부분의 경제영역은 대통령이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지만 대통령의 권한을 행사하려면 의회의 뒷받침이 필요하다. 문제는 의회의 법률가결률은 꾸준히 하락해 왔다는 점이다. 하지만 경제는 야당이나 의회가 아니라 대통령에게 있다는 인식이 미국민들에게 굳건히 뿌리박혀 있다.(브라이스 코버트)

 

  우리 국회, 국회의원 역시 소통능력과 분노해결능력을 상실했다. 무능한 국회, 국회의원만이 존재하는 현실이야 말로 국회와 국회의원의 권한 축소를 필연적으로 요구한다. 그럼에도 경제위기의 발생과 미해결 문제를 통치구조 특히 대통령의 비대한 권한에 있다고 국민을 눈속임하고 대통령 권한의 분산을 전제로 한 개헌안을 내놓는 사람들에게 개헌 문제를 맡길수는 없다. 김종인, 원희룡은 내각책임제를, 김무성, 홍문종은 이원집정부제를 각 주장하고 문재인, 유승민은 대통령 4년 중임제를 채택하되 대통령의 권한은  대폭 국회 등에 분산할 것을 요구한다. 

 

  1987.이후 우리의 헌법사는 국회, 국회의원 권한 확대의 역사였으며 그 필연적 결과로 국민과 공동체 희생의 역사가 되었다. 국회, 국회의원이야 말로 개혁의 대상이므로 그들에게 개헌 논의의 주체가 되게 맡겨둬서는 안된다. 그들은 지금의 세계적 경제위기를 해결할 의사나 능력이 전혀 없으며 개헌 논의를 통해 그들이 감당못하는 스스로의 위치와 책무를 덮으려는 치졸한 정상배들일 뿐이다.   

 

3. 그러나 개헌 논의 필요성은 급하고 크다.

 

  가. 통치구조의 문제는 개헌논의에서 제외해야 한다.

 

  개헌 논의가 시작되면 민생ㆍ경제 문제가 모두 묻히고 만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개헌 블랙홀론’은 민생, 경제를 위해서는 개헌논의가 필요하다는 말로 재해석되어야 한다.  권력구조는 내각제, 대통령제로 하든 또 대통령제에서도 4년 중임제로 하든 이원집정부제로 하든 대만식 혹은 프랑스식 총통제로 하든 어느 것으로 하든지 간에 각 제도마다 장점이 있고 단점이 있다. 각 제도 자체로 인해 우열이 갈린다면 진작에 세계의 모든 통치구조는 가장 우수한 제도로 통일되었을 것이다. 통치구조 자체는 결코 우열이 없다. 오직 각 통치구조를 운영하는 국가와 국민이 얼마나 잘 운영하는가의 문제에 불과하다. 

 

  같은 미국식 대통령제를 가진 미국과 필리핀의 경우, 실제로 운영되는 현실과 운영의 결과는 양국 국민의 정치적 능력에 따라 천양지차로 갈라진다. 역사상 가장 먼저 내각제가 도입되어 수많은 나라의 모범이 되어왔고 이를 통해 세계 경제 4위의 선진경제국인 영국의 경우에도 일부 정치인의 잘못된 선택은 브렉싯이라는 어처구니 없는 국민투표 결과를 초래하는바 이것이 어찌하여 통치구조의 탓이란 말인가?

 

  나. 경제패러다임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개헌이 되어야 한다.

 

  o 기본소득제도에 대하여

 

  기계화, IT화의 발전은 지속적으로 일자리를 앗아가고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은 새로운 일자리를 찾을 수 없는 것이 현재 세계경제의 본질적 문제이고 결코 일시적 불황의 여파가 아니라는 것이 경제학자들의 일치된 진단이다. 이러한 일자리 부족 현상은 인공지능의 발달과 함께 더욱 심하여지면 심하여졌지 완화될 가능성은 전혀 없다. 이러한 의미에서 일자리문제야 말로 헌법 경제조항이 해결해야 할 핵심적, 본질적 문제이다.

 

  일자리가 없는 사람은 생존의 갈림길에 서게 되며 생산-소비-생산의 순환과정에서  소비자의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됨으로써 결국 경제순환구조 자체를 붕괴시킨다. 이러한 근본적 경제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경제학자가 “전국민에게 어떠한 차별도 없이 일정액의 소득을 보장(지급)하는” 이른바 기본소득제도를 실시할 것을 주장한다. 일자리 대책으로 나온 방안이니 만큼 일자리가 있는 사람을 전제로 하는 “일하려는 의욕을 없앤다.”는 반대론은  옳지 않다.

 

  기본소득제도는 최근 스위스에서 국민투표에 부쳐졌으나 부결되었으며 미국, 프랑스, 핀란드 등 여러 국가의 지방정부에서도 기본소득의 도입을 위해 엄청난 연구와 실험을 하고 있는 등 전세계 경제계의 핫이슈이다. 그렇다면 당연히 우리나라도 기본소득제도 도입을 위해 깊은 고민과 논의를 해야 한다. 우리 정치, 경제계 인사들은 외국의 사례를 강건너 불구경하고 무시하고 있다. 한시 바삐 기본소득제도 실시 여부를 개헌 문제의 핵심 과제로 삼아 연구하고 논의하여 국민투표에 부쳐야 할 것이다.

 

  o 기후변화에 대처

 

  2030년이 되도록 현재의 산업, 생활, 에너지 체제를 유지할 경우 기온 상승 등 기후변화로 인하여 더 이상 지구에 인류가 생존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므로 후손들의 안전한 생활을 위하여서는 현세대가 지금부터 이산화탄소 배출을 급격히 줄이는 산업, 생활, 에너지 분야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 2015. 파리협약의 내용이며 우리 정부도 이에 참여하여 환경개선계획을 제출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경문제는 산업경쟁력, 경제성장논리에 짓눌려 환경개선계획은 단지 구호에 그치고 있다. 이 때문에 환경오염과 환경훼손은 오히려 더욱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다. 

 

  현행 헌법도 국민의 환경권과 국가의 환경보전노력을 정하고 있지만(제35조) 경제성장에 역점을 둔 다른 헌법규정 즉 국민경제자문회의(제93조), 경제제도의 보장(제119조부터 제127조), 경제활동의 자유(제14조, 제15조, 제23조) 등 자본주의적 경제활동자유 보장원칙의 압도적 위력 때문에 전혀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후손들의 환경권의 환경(조건)은 더욱 열약해져 가고 있는 실정이다.

 

  각종 인권의 우열에 있어 환경권이 경제자유권에 우선하고, 정책결정 기구에 있어 환경정책위원회가 국민경제자문회의에 우위를 점하며, 경제적 제도에 있어 산업의 자유와 창의를 위해 경제주체들을 방임하기 보다 후세대를 위해 환경을 규제할 수 있게 하는 형평의 관념이 우선하도록 헌법의 경제관련 조항을 손질하지 않으면 안된다.

 

  o 사형제 폐지와 관련하여

 

  우리나라 형법제도 상 사형이 가능하고 실무에서도 사형 선고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현재 사형수 약 70명이 사형 집행을 기다리고 있지만, 1987년 이래 사형이 집행되지 않고 있는 실질상 사형폐지국가 취급을 받는다. 

 

  국회는 오래 전부터 주기적으로 사형폐지 입법안을 발의하지만 한번도 이를 본회의 상정하여 표결에 부친 일이 없다. 그 이유는 국회의원들은 사형제 폐지 찬성의견이 많지만 일반 국민들은 사형제 존치를 압도적으로 지지하기 때문에 여론의 역풍이 두려워 입법 처리를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사형제도의 사실상 포기는 국법질서 일각의 붕괴를 의미하며 국민으로 하여금 사법정의에 대한 불신을 갖게 한다. 경제사범이든 흉악범이든 사형이 제대로 선고되고 집행된다면 국법질서가 확립되고 경제정의에 있어서도 신뢰가 향상될 것이다. 만약 수많은 인명에 대한 구호조치 없이 선박에서 도망친 선장에 대하여 사형이 선고되고 또 집행이 이뤄진다는 신뢰가 있었다면 세월호 선장이 수백명의 학생이 수장될 것을 알고도 무책임하게 퇴선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법원은 사형을 선고하여도 집행 가능성이 없으므로 아예 처음부터 사형 선고를 꺼리게 된다. 형의 선고는 더욱 온정화로 흐르고 국법질서의 엄정함은 사라진다. 사법질서의 붕괴는 대한민국 경제질서에 대한 신뢰라는 큰 법이 소리 없이 무너져 내리게 한다. 신뢰 없는 나라는 정보 탐색비용이 높아짐으로 인하여 경제적 비용은 높아지고 국제적 경쟁력은 날로 하락할 수밖에 없다.

 

  o 국회선진화법 개정에 대하여

 

  사실 국회 의결의 정족수는 국회 내부의 절차이며 이걸 굳이 입법으로 정할 필요도 없다. 국회의원 자율로 법률을 통과시키면 된다. 그럼에도 국회의원들은 스스로 자율할 능력을 상실하고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60%이상 합의시에만 표결이 가능하도록 국회법을 개정함으로써 쟁점법안은 어느 것도 통과시킬 수 없는 불임국회를 만들었다.

 

  국회선진화법은 현실적으로 지키기 어려운 법이라 하더라도 더욱 다수의 입장이 반영된다는 의미에서 더욱 민주적이며, 더욱 이상적이므로 위헌적 요소도 없다.

 

  오직 현실적 여건 때문에 국회선진화법은 실천이 불가능할 뿐이다. 현실을 수용하고 신속하고 효율적 입법활동이 필요하다는 실용적 입장에서만 국회선진화법을 다시 원래의 “과반수 출석, 출석 과반수 의결”로 원상회복할 필요성이 대두될 뿐이다. 국회선진화법의 개정은 바로 그 국회선진화법 때문에 불가능하다. 즉 국회나 국회의원의 자율로는 결코 국회선진화법을 개정할 수 없다.

 

  이제는 국민들이 직접 나서서 국회의 표결 방법을 고쳐 주어야 한다. 국회를 대신하여 국민이 직접 고쳐주는 결단 절차가 개헌 국민투표이다.

 

  o 국회의원의 수에 대하여

 

  헌법은 국회의원은 200명 이상으로 하되 법률로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제41조) 공직선거법은 국회의원 정수를 300인으로 정하고 있지만 현재 국민 대다수는 국회의원 수자가 너무 많다는 인식을 하고 있다. 

 

  대도시 지역구의 경우 기초자치 단체 하나에 국회의원이 4명이 선출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농촌지역은 4개 이상의 기초자치단체를 합하여 국회의원 1명을 선출하는 곳도 있어 어 전통적인 지역대표성이 약화되고 자치단체 간 형평성이 문제되는 데다가, 국회의원들이 출신 지역에 밀착하여 국가 전체를 위한 큰 그림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지역 발전공약과 지역민원에 매몰되는 경향이 더욱 노골화되면서 지방자치의원이나 다를 바가 없어졌다.

 

  이에 국회의원 수자를 대폭 줄여 대표하는 지역을 광역화함으로써 “국민의 대표” 적 성격을 강화하고 국회의원으로 하여금 지역민원을 초월하여 전국적, 광역적 갈등해소에 전념하는 한편 국가 전체의 거시적 미래 발전에 기여하도록 개정할 필요가 있는바, 이를 공직선거법 문제로 보고 국회에 맡긴다면 그동안 지켜봐 온 것처럼 국회 이기주의에 눈멀어 오히려 국회의원 수자를 늘리지 않으면 다행일 것이다. 마땅히 국민들이 대신 결단해 줄 수밖에 없다.

 

  o 지방자치제도의 재정비

 

  지방자치제도는 풀뿌리 민주주의라는 제도적 취지는 좋으나 그 실제 운용과정은 너무 고비용이고 비효율적이어서 비판이 많다. 지역 토호가 당선되어 부패를 조장하고 소 지역간 갈등을 부추기며 지역 현안과 민원을 원만히 해결하는 역할이기 보다는 국회의원들의 선거운동원, 자금원의 역할에 하는 등 주민자치제에 기여하지 못한다는 지적(김재경)과 당초 무보수 명예직으로 도입된 지자체 의원들이 모두 유급화된 이후 날로 급여가 증액되고 있으며 그들이 사용하는 지자체의 예산 낭비가 과도할 뿐더러 부당하게 지방정부 행정에 개입하는 등 부정과 부패가 만연함에도 제대로 통제장치가 없다는 비효율, 고비용구조로 인하여 광역 혹은 기초 지방의회 의원 중 하나는 폐지되어야 한다는 것이 국민 여론이지만 그 개혁을 위한 입법절차를 국회에 맡겨둘 경우 국회의원들은 자신들의 선거운동원들인 자치단체 의원들의 압력과 상호이해관계를 위하여 지방자치 의원의 조직과 예산을 확대할지언정 이를 폐지하는 입법을 할리는 만무하다. 부득이 국민들이 나서서 대신 결단해주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교육지방자치제도는 초, 중, 고 교육을 관할하는데 초중고생은 아직 인생관, 국가관을 형성하지 못한 성장기의 청소년들이므로 그들로 하여금 올바른 국가관을 형성하고 국민생활을 함에 있어 필수적인 교양과 기술을 습득할 수 있도록 전국적으로 통일성을 가지고 일률적으로 가르쳐야 옳다. 선진 문명국가 대부분은 교육 내용은 국가 차원에서 통일적으로 실시하고, 재정은 지방자치로 하고 있는 반면에 우라나라는 정반대이다. 재정적 측면은 전부 중앙정부의 지원을 받으면서 교육 내용은 각 교육자치단체장의 이념 편향에 따라 국가 정체성에 어긋나는 교육 내용이 독선적으로 가르쳐지기도 한다. 지역적 불균형과 이념적 편향이 강한 그래서 국민통합을 해치는 교육지방자치는 폐지되어야 한다는 것이 전국민의 강력한 여론이다. 그동안 교육지방자치의 개혁이 수많이 외쳐졌으나 국회에서는 이를 외면하여 왔다, 국민 여론보다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집착하는 국회의원들에게 맡겨 두어서는 아니 될 영역이라 할 것이다.

 

4. 개헌은 지식사회의 활발한 공론화를 거쳐야 한다.

 

  개헌은 필요하지만 그 방법과 절차가 더욱 중요하다. 만약 영국의 브렉싯 찬반 국민투표처럼 엉터리 개헌안을 만들어 찬반 중 택일하라고 국민에게 강요한다면 국민은 브렉싯처럼 국익에 정반대되는 엉터리 결정을 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더욱 위험한 것은 개헌안에 국민이 선택할 진정한 개헌 대상이 빠지고 엉터리 내용만 넣어 선택을 강요당하는 것이며, 이러한 일은 절대로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먼저 국회나 국회의원들에게 개헌논의를 전담시켜서는 안 된다. 영국 브렉싯도 보수당 내 국회의원들 간의 패권다툼의 여파로 국민투표에 부쳐졌으며 보수당의 일부 인사들이 거짓 정보와 허위 선동으로 정확한 판단능력이 없는 하층민들을 선동하여 가결을 얻어낸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된다.

 

 시민사회에는 국가와 사회의 미래를 걱정하고 연구하는 사람들의 집단 즉 지식사회가 존재한다고 믿는다. 그들은 정치를 혐오하고 정치와 담 쌓고 사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사이비 엘리트들이 황색 언론, 특정 운동권 집단과 야합하여 그들의 견해를 마치 국민 의사인양 여론을 오도하고 장악하고 있는 현상을 안타까와 한다.

 

 지식사회는 전문가 집단이며 그들의 전문가적 견해를 일반 시민들에게 전달해야 할 책무가 있다. 지식사회의 책무에는 시민들을 일깨우고 그들을 이끌고 가야 할 의무가 있다. 세월호 사고 조사 및 수습과정에서 선박, 해양, 구조 전문가는 입을 닫고 책임있는 의견을 제출하지 않았다. STX조선,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회사에 막대한 공적 자금이 투입되는데 있어 회계전문가 집단은 조선회사 이사들의 횡령 등 범죄의 방조범을 넘어서 교사범 역할을 했다.

 

  지식사회는 자기 개인과 가족만 잘 먹고 잘살고자 해서는 안 되며 그들의 선도적 역할을 기대하는 지역 주민들을 이끌고 가야할 책무가 있다. 그동안 지식사회는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개인의 이익과 영달에만 매달렸고 국가적 사회적 이슈에 소극적 태도를 넘어서 외면하였다. 그 결과는 우리나라의 세월호 침몰과 대우조선해양의 도산이며, 영국의 브렉싯이다.

 

  이제는 지식사회가 나서야 한다. 이번 개헌 문제부터라도 지식사회가 나서서 시민들을 일깨우고 이끌어 나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미 시민사회의 수준으로부터도 낙후된 국회, 국회의원들이 우리나라, 우리 국민을 통치구조 개혁 등 엉뚱한 데로 오도하여 경제위기에 대한 해법을 찾을 기회를 놓치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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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6년07월18일 16시21분
  • 최종수정 2016년07월18일 16시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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