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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의 뒷북치는 경제전망 “믿거나 말거나?”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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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8년10월28일 17시02분
  • 최종수정 2018년10월30일 15시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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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원(고대 경제학과 초빙교수)

​ 김상봉(한성대 경제학과 교수)

 

뒤 늦은 전망치 조정, 시장에 무엇을 주는가?

  한국은행은  2018년 GDP성장률 전망치를 4월의 3.0%에서 7월에 2.9%로 낮춘데 이어 10월에 2.7%로 다시 하향조정했다. 2018년 취업자 증가에 대한 전망은 2017년 10월 34만 명에서 금년 10월 9만 명으로 낮추었다(<표 1> 참조).

  돌이켜보면, 한국은행은 2018년 GDP성장률 전망치를 2017년 4월 전망부터 10월 전망까지 2.9%로 그대로 유지했으며, 금년 1월 3.0%로 0.1% 포인트 높여 발표했다. 비록 0.1%포인트라고 하더라도 이것은 국민들에게 2018년 경제가 당초 예상보다 좋아질 것이라는 신호를 주는 의미가 있었다.  

 

그러나 올들어 7월 금년 GDP성장률 전망치는 상반기 GDP 추계 성장률과 같은 2.9%로 소폭 수정했다. 

이 전망치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즉 4월 전망치 3.0%보다는 약간 낮아지겠지만 하반기 GDP 전망치가 상반기 추계 성장률과 같기 때문에 경제는 상반기의 성장 흐름이 그대로 하반기에도 계속된다는 신호를 시장에 준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그로부터 불과 석 달이 지난 10월 전망치에서는 7월 전망치보다 0.2% 포인트 낮춘 2.7%를 발표했다. 10월은 이미 4분기에 접어  들었으며, 기업들은 내년 사업계획을 고민하는 시점이다. 다 지나가는 시점에 “경제가 예상보다 나빠졌습니다.”하는 전망은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시장과 국민들은 경제사정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을 이미 체험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런 전망치는 시장이 주목할 이유가 없다.   

  

내년에도 같은 실수 반복할 것인가?

  문제는 한국은행이 2018년에 했던 실수를 내년에도 반복할 가능성을 이미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은 내년 GDP성장률 전망치를 금년 1월 2.9%에서 7월 2.8%, 10월 2.7%로 낮추었다. 그러나 2.7%는 금년 전망치와 같으므로 이것은 내년 경제가 금년과 다름없는 성장흐름이 지속될 것이라는 신호를 시장에 주는 것과 같다. 이미 미국을 제외한 유럽·중국·일본 등의 경기가 하향국면으로 전환했으며, 특히 미국과 중국의 무역마찰은 전 세계적으로 내년 경제의 최대 하방위험으로 등장해 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게는 더욱 결정적인 중요성을 가지고 있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은행은 내년 경제가 금년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신호를 시장과 국민들에게 주고 있다. 과연 이래도 좋은가?

  

한국은행 독립성, 결과로 믿게 하라!

  국회의 한국은행 국정감사에서는 박근혜 정부시절 청와대와 기재부가 한국은행에 금리 인하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 당연히 한은 총재는 강력하게 부인했으며, 한국은행과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의 독립성을 강조했다. 우리도 한국은행의 입장을 믿고 지지한다. 그러나 한국은행과 금통위가 주목해야 할 사실은 금리 정책의 결정과 경기의 흐름 및 관련지표들의 동향을 돌이켜 보면 그런 의혹이 제기될 여지가 충분하다는 점이다. 경제전망에서도 같은 의혹이 제기될 수 있다. 성장률 전망치 조정이 이와 같이 지연된 이유가 혹시나  현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정책을 둘러 싼 정치적 논란에 대한 부담에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이 제기될 여지가 있다는 점이다.

 

  현재와 같은 구조적 전환기의 경제 변화를 과거의 추세에 주로 의존하는 계량예측모델이 반영하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예측모델의 한계라면, 할 말은 없다. 그러나 국가미래연구원은 2018년 5월 상반기 예측에서 경제성장률을 2.8%, 9월 고용전망에서 경제성장률을 2.6%로 낮게 예측하였다. 또한, 민간 경제연구소들의 경제성장률 예측치는 한국은행 예측치보다 훨씬 낮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7%, LG경제연구원은 2.5%, 현대경제연구원은 2.8%로 수정 전망하였다. 반면에 정부는 보다 장밋빛 경제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은행 7월 전망치는 2.9%, 한국개발연구원도 2.9%로 예측했다. 

 

  같은 문제는 여전히 반복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10월 18일 금년도 성장률 전망치를 2.7%로 수정했다. 그러나 꼭 일주일 뒤인 25일 발표한 3분기 성장률 속보에 따르면, 3분기 성장률 추정치는 전기대비 0.6%, 전년동기대비 2.0%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성장률이 1분기와 2분기 2.8%, 3분기 2.0%라면, 산술적으로 4분기 성장률은 2.8%가 되어야 금년 성장률은 2.6% 정도가 된다. 따라서 한국은행은 불과 일주일 후에는 이미 달성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은 것이 드러날 수정 전망치 2.7%를 18일 발표했던 것이다. 한국 경제의 최고 경제분석기관임이 분명한 한국은행이 이래도 좋은가? 

 

한국은행 독립성의 필요성을 다시 생각한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왜 한국은행과 금통위의 독립성이 중요한가를 다시 확인할 필요가 있다. 대통령 5년 단임제 체제에서 정권은 5년마다 바뀌고, 따라서 경제정책의 기조도 바뀌기 십상이다. 정권은 자기 임기 안에 성과를 보이고 싶어 조바심을 내기 마련이다. 그 결과로 정부의 경제전망과 실적 평가는 왜곡되기 쉽다. 

반면에 어떤 정권이 들어서도 국민경제의 안정과 성장을 도모하는 중앙은행의 역할은 변하지 않는다. 이것이 바로 한국은행의 독립성이 중요하고, 한국은행의 경제전망이 중요한 이유다. 독립성을 가진 중앙은행의 경제전망은 시장이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미래에 대한 신호이자 등불이기 때문이다. 그 신호가 갈수록 이상해지고 있다. 시장의 변화보다 더 늦게 바뀌어 신호로서 유용성이 떨어지고, 신뢰성이 낮아지고 있다. 그러면 국민들은 어떤 지표를 보고 미래의 경제 동향을 가늠할 수 있는가? 인기 있는 1인 TV채널 진행자의 주장이 훨씬 피부에 와닿기 때문에 그 소리를 믿고 경제주체들이 경제행위를 한다면, 과연 어떤 결과가 올 것인지 예상하기조차 끔직하다.

 

  한국은행은 ‘한은 독립성’의 당위성만 주장하고, 그 뒤에 숨을 것이 아니라 ‘독립성이 왜 국민경제에 중요한지’, ‘한국은행에 대한 신뢰성이 왜 필요한지’ 그 실체를 보여주어야 한다. 

한국은행의 경제전망이 금리 정책만큼이나 중요한 이유는 그것이 시장 경제주체들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주는 가장 중요한 신호이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경제전망의 신뢰성 제고를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미국 연준(聯準)과 같이 통화위원회의 위원들이 전망하는 GDP성장률과 금리, 물가상승율 등 지표 전망치를 발표하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우리는 왜 한국은행의 경제전망치가 늦게 조정되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없다. 정부 눈치를 보기 때문인지, 능력의 한계인지, 용기의 부족인지. 그 이유가 무엇이든 한국은행의 경제전망치가 시장에 주는 가장 중요한 경제신호로서 역할을 하고자 한다면, 분명한 것은 이대로는 안 된다는 점이다. 독립해 있다는 일방적 주장은 더 이상 소용이 없어 보인다. 제도적으로 신뢰성을 제고하고자 하는 변화의 적극적 노력이 필요하다.

<ifs POST>

 

<1> 한국은행 경제전망 추이

 

 

 

GDP성장률(%)

취업자 증감(만명)

전망 시점

2017

2018

2019

2017

2018

2019

2017. 1

2.5

2.8

-

26

28

 

2017. 4

2.6

2.9

-

28

30

 

2017. 7

2.8

2.9

-

36

35

 

2017.10

3.0

2.9

-

35

34

 

2018. 1

3.1

3.0

2.9

30

30

29

2018. 4

3.1

3.0

2.9

32

26

29

2018. 7

3.1

2.9

2.9

32

18

24

2018.10

3.1

2.7

2.7

32

9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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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수정 2018년10월30일 15시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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