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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남북 정상회담 이후 민심 읽기 : ‘민심 이반의 법칙’ 작동할 것인가?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18년10월03일 18시00분
  • 최종수정 2018년10월02일 16시02분

작성자

  • 김형준
  • 배제대학교 인문사회대학 석좌교수(정치학),전 한국선거학회 회장

메타정보

  • 22

본문


민심이 요동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운영 지지율이 평양 남북정상회담이후 급등했다. 한국갤럽 조사(<표1> 참조)에 따르면 3차 남북정상회담 직전 문 대통령 지지율은 취임 후 처음으로 50% 아래로 떨어졌다. 또한, ‘잘하고 있다’는 긍정 평가와 ‘잘 못하고 있다’는 부정 평가 격차가 10%포인트 이내로 줄었다. 6월 둘째 주(14일) 조사 결과, 문 대통령의 긍정 평가는 79%고 부정 평가는 12%였다. 9월 첫째 주(4일-6일) 조사에선 긍정 49%, 부정 42%였다. 지난 6․13 지방선거이후 약 3개월 새 지지율이 무려 30%포인트 떨어졌고, 직무 긍․부정 격차는 7%포인트로 줄어들었다.

참으로 추락 속도와 폭이 위험 수위였다. 짧은 기간 동안 문 대통령 지지층 10명 중 3명이 이탈한 것인데 지난 대선 때 유권자가 4,247만 명인 것을 감안하면 약 1,200만 명이 등을 돌린 것이다. 주목해야 할 것은 최저임금 인상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자영자 층에서 대통령 지지도가 가장 낮을 뿐만 아니라 부정 평가(59%)가 긍정 평가(32%)의 두 배에 달했다. 또한, 정부가 보호하겠다던 소득 하위층에서 조차 부정(43%)이 긍정(39%)을 앞섰다. 결국 소득주도 성장의 효과가 반대로 나타나고 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6월2주때에는 보수 성향의 50대와 60대 이상 연령층에서 긍정 평가가 각각 74%와 68%를 차지할 정도로 우호적이었다. 하지만 9월1주때 지지도는 거의 반 토막이 났다(50대 38%, 60대 이상 39%).​

 

<1> 대통령 국정운영 지지도 추이 분석(한국갤럽)>

 

62

(14)

72

(10-12)

82

(7-9)

91

(4-6)

긍정

부정

긍정

부정

긍정

부정

긍정

부정

전체

79

12

69

21

58

31

49

42

19-29

84

10

77

16

62

24

61

29

30

86

10

84

14

69

20

62

34

40

87

6

79

13

66

29

54

40

50

74

15

63

28

53

37

38

53

60대이상

68

18

51

31

46

39

39

49

직업

자영업

76

18

65

25

54

44

32

59

블루칼라

76

11

69

23

62

31

54

41

화이트칼라

87

9

80

15

66

23

60

36

주부

72

13

60

22

49

34

48

41

학생

82

15

75

19

56

31

61

30

소득

/중상

79

18

67

23

64

31

48

48

82

11

76

18

63

28

56

38

중하

84

11

71

22

52

37

45

47

66

15

51

28

54

31

39

43

출처한국갤럽데일리 오피니언(310314318322).

 

 

지방선거 압승에도 9월 첫 주 대통령 지지율 급락원인은 경제 악화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여당이 전례 없는 압승을 했는데 왜 대통령의 지지율은 지속적으로 추락한 것일까. 한국갤럽은 “최저임금, 일자리, 소득주도성장, 부동산 시장 불안정 등 경제 문제가 악화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고 분석했다. 지난 9월에 통계청이 발표한 '8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취업자 수가 전년 동기대비 3천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2010년 1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취업자 수가 1만명 감소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실업자는 113만3천명으로 전년 동기대비 13만4천명 늘었고 실업률도 4.0%을 기록해 전년 동기보다 0.4%p 상승했다. 이밖에 청년층(15∼29세) 실업률은 10.0%로 1999년 8월 10.7%를 기록한 이후 1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마디로 고용참사가 확인됐다.

고용뿐만 아니라 소득과 투자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 2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소득 하위 20% 가구 소득이 7.6%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 폭으로 감소한 것이다. 지난 1분기에도 이 계층의 소득이 8.0% 떨어져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소득주도 성장이 저소득층의 소득을 외려 감소시켰다는 게 확인됐다. 통계청이 발표한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7월 설비투자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10.4%(전월 대비 0.6% 하락) 하락했다. 갤럽조사에 따르면, 지방선거 이후 대통령 직무 부정 평가 이유에서 '경제/민생 문제 해결 부족' 비중이 줄곧 40% 안팎을 차지하는 가운데 ’최저임금 인상', '부동산 정책, '일자리 문제/고용 부족' 등의 요인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갤럽이 매월 초 조사하는 향후 1년 경기·살림살이 등 경제 전망에서도 4개월 연속 비관론이 낙관론을 앞섰고 있다. 가령, 갤럽 9월 1주 조사에서 향후 1년 우리나라 경기 전망을 물은 결과 19%가 '좋아질 것', 49%는 '나빠질 것', 27%는 '비슷할 것'으로 응답했다. 이런 수치들은 국민들이 체감하는 민생 경제가 얼마나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지 잘 보여준다.​

 

3차 남북정상회담 이후 대통령지지율 급반전갤럽조사 11.0% 포인트 상승

 

이런 민심의 흐름이 3차 남북정상회담이후 급반전됐다. 무엇보다 정상회담으로 문 대통령 지지율이 11.0% 포인트 급상승했다. 이는 4·27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직후의 상승세(10%p)보다 높은 수치다. 그렇다면 3차 남북 정상회담이후 급상승한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지속될 것인가? 그 대답은 유보적이다. 한국갤럽 조사(<표2> 참조)에 따르면, 대통령 국정운영 지지도가 1차 남북 정상회담직후 10% 포인트 급등했다. 그런데 60대 이상 15%p, 자영업자 18%p, TK 20%p 등 현 정부에 대한 비우호층에서 지지율이 전국 평균보다 크게 상승했다. 결과적으로 대통령 지지율 상승은 오래 지속되지 못하고 2개월만에 급락하기 시작했다. 3차 남북 정상회담 직전 갤럽 조사에 따르면, 60대 이상, 자영업자, PK 지역, 주부층, 소득 하위층 등 5대 계층에서 대통령이 국정 운영을 ‘잘 못한다“는 부정 평가가 ’잘 한다‘는 긍정 평가 보다 훨씬 높았다.

 

그런데 지난 1차 정상회담 때와 같이 60대 이상 16%p, 자영업자 16%p, PK 지역 19%p, 주부층, 11%p, 소득 하위층 11%p 등 정부 비우호 계층에서 전국 평균보다 훨씬 높게 지지율이 상승했다. 지지율 상승 요인이 그만큼 취약하다는 것을 보여 주는 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20대에서는 대통령 지지율이 오히려 하락(-4%p)했다. 10%대에 이르는 청년실업률이 해소되지 않고 9․19 평양 선언 이행을 위해 추진 중인 북한 철도․도로 현대화에 수십조 원의 막대한 재정이 필요하다는 사실에 젊은 세대가 이의를 제기하고 있기 때문으로 추론된다.

 

20대와 소득 상/중상층의 대통령 지지율은 되레 3~4%p 하락

소득 상/중상층의 대통령 지지율도 3%p 하락했다. 1차 남북정상회담 직후 이 계층에서 지지율이 무려 15% 포인트 급등한 것과 비교해 보면 큰 변화다. 끝을 모르고 상승하는 집값을 잡기 위해 정부가 내놓은 역대급 고강도 9․13 부동산 대책으로 고소득층이 직견탄을 맞으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보인다. 곧 개최될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핵 시설 신고와 같은 가식적인 북한 비핵화 조치가 이뤄지면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은 올해 말까지는 그럭저럭 유지 될 것이다. 4․27 판문점 선언이후 약 2개월 동안 문 대통령 지지율이 70%대에서 유지되었던 것과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3차 남북정상회담 이전에 문 대통령 지지율 하락 원인이 먹고사는 경제 때문이라는 것이 확인된 만큼 올 연말까지 민생과 관련된 가시적인 성과를 내놓지 못하면 민심은 빠르게 이반될 것이다.

 

<2> 남북 정상회담 전후 대통령 국정운영 지지도 변화 추이 분석(한국갤럽)

 

1차 남북정상회담(판문점)

3차 남북정상회담(평양)

(4/24l-4/26)

(5/2-5/3)

차이

(9/11-913)

(9/18-9/20)

차이

긍정(A)

부정

긍정(B)

부정

B-A

긍정(C)

부정

긍정(D)

부정

D-C

전체

73

18

83

10

10

50

39

61

30

11

19-29

78

14

86

8

8

67

21

63

25

-4

30

85

7

89

7

4

58

32

70

23

12

40

82

11

87

7

5

61

31

66

25

5

50

65

25

80

12

15

43

52

50

41

7

60대이상

60

27

75

14

15

32

54

8

32

16

자영업

65

25

83

12

18

36

58

52

40

16

블루

77

13

84

6

7

48

38

58

31

10

화이트

81

12

89

6

8

65

28

69

25

3

주부

70

18

72

16

2

40

47

51

34

11

학생

76

15

83

11

7

62

22

68

20

8

/중상

70

21

85

10

15

60

35

57

37

-3

76

1

86

8

10

57

36

64

25

7

중하

77

7

82

10

5

44

46

63

30

17

64

15

66

11

12

41

42

52

35

11

서울

72

21

85

9

13

51

37

64

29

13

인천경기

80

13

85

9

5

54

36

60

29

6

충청

71

14

82

9

11

48

42

53

34

5

호남

90

5

96

3

5

76

18

85

12

9

TK

59

35

70

17

20

35

57

44

43

11

PK

67

23

74

15

7

38

52

57

31

19

보수

48

44

60

23

12

31

60

39

55

8

중도

76

15

86

8

10

47

43

59

30

12

진보

90

6

82

10

-8

74

21

83

13

9

무응답

65

13

66

11

1

41

40

52

27

11

 

실증된 ‘1년 6개월의 법칙… “1년 반 안에 경제성과 못 내면 민심 외면

5년 단임 대통령제인 한국에는 실증적으로 입증된 ‘1년 6개월의 법칙’이 있다. 집권 후 1년 6개월 동안 소득주도 성장과 같은 정부의 핵심 경제 정책이 성과를 내지 못하면 아무리 강력한 평화 이슈도 민심 이반을 막을 수 없다. 만약 정부가 “남북 관계가 잘되면 경제는 깽판 쳐도 된다”는 생각을 하면 결코 경제를 살릴 수 없다. 참여정부 출범 1년 9개월 만에 경영난에 시달리던 음식점 업주들이 서울 여의도 한강둔치에 모여 솥단지 400여 개를 내던지며 항의시위를 벌였다. 이를 계기로 노무현 대통령을 향해 ‘경포대’(경제를 포기한 대통령)’라는 조어까지 만들어졌다.

새 정부 출범 약 1년 4개월 만에 장대비가 퍼붓는 가운데 소상공인·자영업자 2만여 명이 “못 살겠다”면서 지난 달 29일 서울 광화문광장에 모여 최저임금제도 개선을 촉구하는 총궐기 국민대회를 열었다. 단언컨대, ‘고용참사, 소득 양극화 심화, 투자 부진‘이라는 경제 3대 쇼크를 조속히 해결하지 못하면 지지율은 또 다시 추락할 것이다. 성과 없는 정책은 공허하다. 천하의 인재를 다시모아 경제를 살려야한다. 경제는 이념이 아니라 실력으로 풀어야 한다.

더불어 “현 정부의 정책 기조가 옳기 때문에 시간이 흐르면 정책은 성공할 것이다. 정책 집행의 속도를 내면 정책 효과가 나타날 것이다. 기대한 만큼의 정책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는 것은 과거 보수 정부의 잘못된 경제정책 때문이다. 고용지표가 악화되는 것은 우리 경제의 체질이 바뀌면서 수반되는 통증이다. 재정 지출을 확대하면 일자리가 만들어 진다.”라는 잘못된 인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정책 대응력 떨어지면 민심 이반 가속소득주도성장 출구전략 모색해야

 

좋은 정책이 되려면 정책을 입안할 때 각계각층의 의견을 폭 넓게 수렴하고최종 정책 결정을 할 때는 권력자가 아니라 전문가의 판단을 존중해야 한다그리고 정책을 집행할 때는 일관성 있게 추진해야 한다하지만 기대한 정책 효과가 나오지 않으면 그 원인을 잡아내어 빠르게 수정해야 한다이와 같은 정책 대응력이 떨어지면 정책의 적시성을 잃게 되고 민심은 빠르게 이반된다그런 의미에서 정부는 남북 관계 타이밍 못지않게 경제 타이밍을 놓쳐서는 안 된다최저임금과 52시간 근로시간 단축의 덫에 빠진 소득주도성장에 대한 출구전략을 모색해야 한다.

 

추석연휴 이후에 실시된 리얼미터 조사(9월27-28일)에서 문 대통령 지지도는 정상회담 전보다 12.2%p(53.1%→65.3%)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추석 전후로 비교해보면 3.4%p(61.9%→65.3%) 상승에 그쳤다. 추석 밥상머리 민심에 3차 남북 정상회담이 최대 화제였다는 것을 감안하면 낮은 수치다. 그만큼 남북문제에 대한 관심이 빠르게 변화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정부는 올해 1~8월 월평균 실업자가 113만 명으로, 1999년 이후 최다를 기록했고, 실업급여 지급액도 역대 최대급인 4조 5000억 원을 넘었다는 것을 무거운 마음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대한민국 국민들은 열광과 환멸의 주기가 지극히 짧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ifs 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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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8년10월03일 18시00분
  • 최종수정 2018년10월02일 16시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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