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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전쟁과 주식시장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18년07월09일 17시08분
  • 최종수정 2018년07월09일 17시30분

작성자

  • 김영익
  • 서강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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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말에 미국이 중국으로부터 340억 달러 수입상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했고 중국도 곧바로 대응했다. 미중 무역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투키디데스 함정’이 시사하는 것처럼 이는 강대국과 그 강대국을 위협하는 신흥국간의 패권 싸움이기 때문에 미중 무역전쟁은 쉽게 끝나지는 않을 것이고, 글로벌 주식시장에도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다.

 

아래 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올해 세계 주요국의 주가가 하락했다. 특히 중국 상하이종합주가지수가 지난 주말까지(7월6일) 16.9%나 떨어져 하락 폭이 가장 컸다. 그러나 미국의 대표적 주가지수인 S&P500은 3.2% 올라 아직까지 견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중국 주가가 가장 크게 떨어진 이유는 미중 무역전쟁의 직접적 당사국 탓이지만 본질적 문제는 중국 경제에 내재해 있는 펀더멘털에 있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선진국 경제가 마이너스(-) 3.5%(세계 경제 전체는 -0.4%) 성장해 침체에 빠졌는데, 중국 경제 성장률은 9.2%로 매우 높았다. 당시 중국 정부는 기업에 투자를 유도해 고성장을 달성했다. 중국 국내총생산(GDP)에서 고정투자가 차지하는 비중 2000년 35%에서 2008년 44%(2011년 48%)로 급등했다. 세계 평균이 22% 정도인 것을 고려하면, 중국 기업들이 얼마나 많은 투자를 했는가를 짐작할 수 있다. 

 

문제는 투자 중심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중국의 부채 특히 기업부채가 크게 늘었다는 데 있다. 중국 정부와 민간부문의 부채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08년 169%에서 2017년에는 300%를 넘어섰다. 특히 기업부채가 같은 기간 GDP의 92%에서 167%로 증가했다. 중국 기업이 주로 간접금융을 통해 자금을 조달했기 때문에 기업 부실은 곧 은행 부실일 수밖에 없다. 

 

기업들이 생산 능력은 크게 늘려 놓았는데, 국내외 수요가 뒤따르지 못하고 있다. 디플레이션 압력은 소비 등 수요가 증가하거나 기업의 구조조정을 통해 생산 능력이 감소해야 해소될 수 있다. 이러한 가운데 미국이 무역전쟁을 강화하면서 대중 수입을 규제한다면, 중국 경제에 내재해 있는 디플레이션 압력은 더 커질 것이다. 초과공급을 해소하기 위해 기업이 구조조정을 해야 할 수밖에 없는 데, 미국과의 무역전쟁은 수출을 감소시켜 구조조정을 더 빠른 속도로 촉진시킬 것이다.

 

미국 주가는 계속 상승할 수 있을 것인가? 이 역시 경기에 달려 있다. 미국 경제는 2009년 6월을 저점으로 올해 7월까지 108개월 확장국면을 이어가고 있는데, 이는 1991년 3월에서 2001년 3월까지의 120개월 다음으로 길다. 그러나 경기에 선행하는 장단기금리 차이나 실업률을 보면 2019년 어느 시점에 미국 경기가 정점에 도달 할 가능성이 높다.

 

1954년 이래로 미국 경기는 9번의 순환을 거쳤는데, 장단기 금리차이(=국채 10년과 2년 수익률 차이)가 역전되고 평균 10개월(순환기간에 따라서 5~16개월) 후에 경기정점이 왔다. 지난 6월 장단기 금리차이가 0.38% 포인트로 2007년 8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중 무역전쟁이 장단기 금리차이 역전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 미국 경제가 역사상 2번째 긴 경기 확장국면이 지속되는 가운데 물가상승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 수요 측면에서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실제 GDP가 잠재 수준을 넘어서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나타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 유가가 지난해보다 28%나 오르면서 역시 공급 측면에서 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다가 무역전쟁에 따른 관세 인상으로 수입물가가 오르면서 물가 상승을 가속화할 수 있는 것이다. 이미 미국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통화정책 목표로 내세운 2%를 넘어섰는데, 하반기에는 물가 상승률이 더 높아질 전망이다. 그렇게 되면 연준은 더 빠른 속도로 정책금리를 인상하고, 이는 장단기 금리 차이를 더 축소시킬 것이다. 최근 미 10년 국채수익률이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소폭 하락했는데, 금리를 인상하면 할수록 미래 소비와 투자 위축을 금융시장이 미리 반영하는 것이다. 

 

또한 실업률의 저점이 경기 정점에 평균 9개월(1~16개월) 선행했다. 지난 6월 실업률은 3.8%로 2000년 4월 이후로 가장 낮았으나 6월에는 4.0%로 상승했다.  금리차이의 축소가 경기 정점을 미리 예고하는 것처럼 실업률이 더 이상 낮아지지 않는다면, 2019년 어느 시점에서 경기확장 국면이 마무리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주가(S&P500)는 경기 정점 이전에 떨어지기 시작했고, 과거 6번의 경기순환에서 경기 정점 이후에 평균 23% 하락했다. 미중 무역전쟁은 그 시기를 더 앞당길 수 있다.

 

우리 주가(KOSPI)도 올해 들어 7.9% 떨어져 중국 시장에 영향을 받고 있다.  올해 상반기 우리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26.7%로 절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수출비중이 높은 나라가 미국(11.5%)이다. 내년에 미국 경기 정점과 더불어 미국 주가마저 하락하면 우리 주가 역시 한 번 더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최근 급락에 따른 반등은 있겠지만, 우리 주가는 미중 주식시장 흐름과 달리 움직이지는 않을 것이다. 주식시장에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할 이유이다.<ifs POST>

 

<그림> 세계 주요국의 주가 변동률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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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2018년 7월6일 기준

   자료: Bloombe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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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수정 2018년07월09일 17시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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