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재정건전성 괜찮은가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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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금융시장의 불안조짐과 재정건전성 이슈
글로벌 금융위기이후 급증한 국내 기업 및 지방정부의 부채문제의 해결을 위해 그동안 중국정부는 노력을 기울여 왔다. 이러한 부채감축작업은 2017년이후 미국의 본격적인 금리정상화 움직임과 더불어 더욱 속도를 내어야할 상황에 직면했다.
그러나 금년 들어 미국과의 무역분쟁이 날로 격화되면서 최근 중국의 국내경기가 침체조짐을 보이고 자본시장에 유입된 외국자본의 유출움직임도 나타났다. 그 영향으로 6월28일현재 상해종합지수는 2,787로 전년말(3,307)대비 약 16% 하락하였으며 금년 들어 한때 미 달러당 6.2위안대까지 강세를 나타내었던 중국위안화는 6월28일현재 달러당 6.62위안으로 그 가치가 크게 하락하였다.
이에따라 중국인민은행은 금년 들어 세번째로 7월5일부터 상업은행들에 대한 지급준비율을 추가 인하키로 하는 등 금융시장의 불안 해소를 위한 금융완화조치를 발표하였다. 이러한 중국정부의 움직임과 관련하여 그동안 국내 부실기업 및 지방정부의 과다채무문제의 해결을 위해 노력하던 중국정부가 다시 금융완화정책으로 되돌아 가면서 구조개혁을 통한 재정건전화 노력은 후퇴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의구심을 낳고 있다.
중국의 재정수지 악화에는 지방정부 자금조달회사(LGFV)부채도 한 몫
IMF의 발표자료(Fiscal Monitor, 2018.4월)에 의하면 중국의 일반정부(중앙정부 및 지방정부) 재정수지의 대 GDP비율(%)은 2012년에는 불과 –0.3%(마이너스부호는 적자를 의미)에 불과했으나 그후 빠르게 상승하여 2017년에는 –4.0%를 기록하였다. 이 수치는 동년중 미국(-4.6%), 일본(-4.2%) 보다는 낮은 수준이나 유로지역 평균(-0.9%), 영국(-2.3%)과 비교하여 훨씬 높은 편이며 여타 중소득 신흥시장국인 인도(-6.9%), 브라질(-7.8%) 보다는 낮다. 중국의 경제규모를 감안할 때 중국의 높은 재정수지적자는 2017년중 전세계 평균비율(-3.3%) 및 중소득 신흥시장국전체 평균비율(-4.4%)을 높히는데 기여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의 재정수지적자비율이 이렇게 높은 데에는 글로벌금융위기 이후 국내 경기부양을 위해 민간소비 진작, 중소기업 지원, 사회인프라 건설투자 확대 등을 위한 재정지출이 크게 늘어난데 주원인이 있었다. 그리고 지방정부 자금조달회사 (Local Government Financing Vehicles: LGFV)들의 과다부채 역시 수지 악화의 원인이 되고 있다. 즉 지방정부들이 서로 성장경쟁을 벌리는 과정에서 투자자금확보에 치중하게 되고 이를 위해 설립된 지방정부 자금조달회사들이 채권발행 등으로 조달한 자금의 상환이 어려워지면 이것이 지방정부의 예산외 채무(off-budget borrowing)가 된다. 즉, 지방정부 자금조달회사의 채무는 당초 지방정부의 예산관리 범위에 포함되지는 않으나 이들 회사들의 자금상환이 어렵게 될 경우 지방정부의 우발채무가 되는 것이다.
BIS의 자료에 의하면 2017년말현재 중국전체의 비금융부문에 대한 부채총액은 약 32조달러로 GDP의 255.7% (2012년은 194.6%)로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중국의 정부부채만을 보면 총부채는 약 6조달러로 대 GDP 비율은 47.0%로 2012년의 34.4%에서 크게 높아진 수준이다. 동 수준은 2017년말의 일본(200.6%)은 물론 독일(64.0%), 프랑스(96.9%), 캐나다(71.6%) 등과 비교할 때 높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지방정부 및 지방정부 자금조달회사들의 채무를 모두 합칠 경우 중국정부의 총부채의 GDP비율은 약 70%에 달할 것으로 IMF는 추정하고 있다. 중국의 정부부채가 상대적으로 많지 않다라고하기가 어렵게 될 수 있다.
지방정부 자금조달회사의 채무급증과 더불어 2014년이후 중국정부가 재정건전성을 제고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민관협력사업’(Public Private Partnerships)과 정부관리기금들도 정부 재정악화의 요인이 되고 있다. 정부가 민간자본을 이용하여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이러한 ‘민관협력사업’들은 일반적으로 투자회수율이 낮고 리스크가 높아 지방정부의 보조와 지급보증을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표> 주요국 정부의 재정수지 추이 및 전망
| 2012 | 2015 | 2017 | 2018p | 2021p | 2023p |
<세 계 전 체> | -3.7 | -3.3 | -3.3 | -3.2 | -3.0 | -2.8 |
<선 진 국> | -5.5 | -2.6 | -2.6 | -2.7 | -2.3 | -2.0 |
미 국 | -7.9 | -3.5 | -4.6 | -5.3 | -5.5 | -5.0 |
유로지역 | -3.6 | -2.6 | -0.9 | -0.6 | -0.1 | 0.1 |
일 본 | -8.6 | -3.8 | -4.2 | -3.4 | -2.1 | -2.0 |
영 국 | -7.6 | -4.3 | -2.3 | -1.8 | -1.1 | -0.6 |
<중소득 신흥시장국> | -1.0 | -4.4 | -4.4 | -4.2 | -3.9 | -3.8 |
중 국 | -0.3 | -2.8 | -4.0 | -4.1 | -4.3 | -4.3 |
인 도 | -7.5 | -7.0 | -6.9 | -6.5 | -6.2 | -5.9 |
브라질 | -2.5 | -10.3 | -7.8 | -8.3 | -7.6 | -6.6 |
멕시코 | -3.7 | -4.0 | -1.1 | -2.5 | -2.5 | -2.5 |
자료: IMF, Fiscal Monitor (2018.4월)
2014년이후 중국정부도 지방정부 자금조달회사의 채무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지방정부의 과다채무문제의 해결에 적극 나서고 있다. 2015년 신예산법의 제정을 통해 지방정부가 자체적으로 채권을 발행할 수 있게 허용하고 그 발행목적과 규모를 규제하는 한편 지방정부의 잠재채무에 대한 관리감독체계의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중국정부의 조치들이 지방정부의 우발채무 부담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을지는 불확실한 상황이다.
Moody’s 는 중국의 디레버리징 등 개혁조치가 크게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경기부양책 등으로 오히려 레버리지가 늘어나면서 금융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는 판단하에 작년 3월 중국의 국가신용등급을‘부정적’으로 변경한 후 금년 5월에는 신용등급을 Aa3에서 A1으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IMF보고서는 중국정부의 부채감축조치로 지방정부 자금조달회사들의 순차입규모는 줄고 있으나 부실 자금조달회사들의 경우 저수익과 낮은 이자보상비율에도 불구하고 도산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이들 회사들의 신용리스크는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특히 금년 및 내년중 중국내 지방정부 자금조달회사를 포함한 전체 회사채의 만기도래가 크게 증가할 것 예정이어서 부실기업들의 부도위험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재정건전성 다소 악화 되더라도 부채위기로 발전되지는 않을 전망
중국의 재정수지상황은 민간부문의 채무상황과 비교해서는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준을 유지해 왔으나 근년에 들어 지방정부의 채무 급증 등의 원인으로 다소 빠른 속도로 악화되어 왔다. 앞으로도 중국정부가 역점을 두고 있는 ‘일대일로’계획 등의 추진을 위해서는 지방정부의 차입은 당분간 늘어 날 것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IMF도 중국의 재정수지(대 GDP비율)는 금년중 –4.1%, 2019 ~ 23년중 약 –4.3%선으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표 참조).
중국 재정수지 악화가 때마침 최근 미국의 대중국무역분쟁 격화에 따른 국내경기침체 조짐과 맞물려 금융시장의 불안을 부추기는 측면도 없지 않다.
일부에서는 회사채 부도 급증 등과 더불어 2015년초와 같은 대규모 자본유출
이 동시에 발생함으로써 금융시장의 패닉이 초래되지 않을까하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중국의 경제력과 외환보유액 보유 규모 등을 감안할 때 이러한 우려는 지나치다고 생각된다. 현재 중국 기업 및 지방정부의 부채문제 등이 불안을 증폭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기는 하지만 현재 중국의 재정사정과 정책당국의 대응으로 충분히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자본유출문제도 충분한 외환보유액과 신축적인 위안화 환율정책, 그리고 필요시 정책당국의 시장 개입 등으로 통제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중국정부로서는 당면한 금융시장 불안을 우선은 금융완화정책을 통해 진정시키는 것과 병행하여 부실기업 정리 및 지방정부의 재정건전화를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가야할 것으로 생각된다. 단순히 금융완화를 통한 경기진작에 주력할 경우 중국정부의 공급측면의 구조조개혁에 관한 국제금융시장 참가자들로부터의 신뢰를 회복하기 어렵다. 지난 여러번의 중국 금융시장 불안과정에서 경험한 바와 같이 근본적인 문제들은 해결되지 않은채 그냥 잠복한 상태로 남아 새로운 금융불안의 불씨가 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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