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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국가채무상한 조정 논쟁과 한국의 국가부채:국회가 재정준칙 만들어야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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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3년05월16일 17시20분
  • 최종수정 2023년05월16일 14시15분

작성자

  • 김원식
  • Georgia State University 객원교수, 건국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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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 경기를 유지하기 위한 정부정책은 사실상 정부의 재정 구조를 심각하게 왜곡시켰다. 사실상 의무지출이 늘어나면서 재정적자가 큰 폭으로 증가하고 이에 따라 부채 한도가 의회가 정한 범위를 넘어섰다. 미국 연방정부의 부채는 이미 지난 1월 19일 부채 상한인 31조 4000억 달러(환율 달러당 1340원 기준 약 4경 2100조원)에 도달했다. 이에 미국 재무부는 디폴트를 피하기 위해 연방 공무원 퇴직·장애인 연금의 신규 납부를 유예하는 등 특별 조치를 취해왔으나 더 이상 지출을 감당하지 못해서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채무불이행이 6월 초가 될지도 모른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바이든 대통령은 의회의  승인이 있어야 하는 부채의 발행한도를 늘려주기를 요구하고 있다. 

 

미국의 국가채무상한제는 1917년 미국이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하면서 정부에 전쟁비용을 원활하게 조달할 수 있는 권한을 주기 위해 도입된 제도이다. 단, 국가채무가 일정 한도를 벗어나면 연방정부가 의회의 동의 없이 적자 재정을 편성할 수 없도록 했다. 즉, 의회의 동의가 있으면 정부는 한도 내에서 재정정책에 있어서 보다 자유로울 수 있는 제도이다. 도입 초기에는 채권 어음 등 다양한 부채의 개별한도를 정하다가 1939년부터 부채 총액을 규제하는 것으로 변경되었다. 최근까지 부채상향의 합의는 90여차례에 이르고 실제 이로 인하여 연방정부가 파산한 경우는 없었다. 즉, 채무상한제도는 정부와 의회가 정책 조율을 하며 소통을 하는 창구로 이해하면 된다. 

 

채무불이행 가능성의 표면적인 문제는 2017년 1월 트럼프 대통령 취임 당시 미국 국가부채는 19조9000억달러였는데 2021년 1월 퇴임 시점에 27조8000억달러로 늘었다. 이러한 추세는 바이든 정부에서도 계속 이어져서 미국 총부채는 31조4000억달러에 이르렀다. 트럼프 재임 당시 불어난 7조9000억달러는 전체의 약 25.5%수준이다. 그리고 국가부채가 GDP의 120%를 넘어섰다. 자본시장의 투자자 관점에서 보면 부채의 규모를 통제하지 않으면 미국 정부의 신뢰도를 의심할 수 밖에 없는 증가율이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부채상한의 조정은 민주당과 공화당의 정치적 대립이 극에 달하고 있고 한편으로 미국 경제의 위기와도 직결될 수 있는 문제여서 심각하다고 본다. 더욱이 바이든 대통령의 인플레이션 감축법안이 정부지출을 늘리는 것이고 다음 대통령 선거와 맞물려서 공화당의 반대로 상한 조정의 논의는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은 타협점을 찾을 것으로 거의 모든 언론들은 예상하고 있다. 

 

코로나를 나름대로 잘 극복해 온 미국이 채무불이행으로 간다는 것을 우리 국민들은 이해할 수 없을것이다. 우리나라와 비교하여 미국의 국가부채의 증가는 사실상 의회의 철저한 견제 속에서 억제되어왔다. 반면 우리나라는 사실상 의회의 예산 억제기능이 없고 오히려 예산을 증액하는 기능상실의 상태가 관행화되어 있다. 국민의 부담을 무시한 정부와 국회 여당,심지어 야당의 야합으로 선거용 지역예산 챙기기 혹은 쪽지나 문자예산 끼워넣기 등이 고쳐지지 않고 있다. 더욱이 포퓰리즘을 통한 장기집권을 노렸던 문재인 정부의 예산 팽창은 어떤 이유에서든 더 이상 재발되어서는 안 된다. 

 

문재인 정부의 집권 5년간 국가채무는 408조원이 늘어서 1,067조원이 되었다. 쉽게 말하면 1948년 정부수립 이후 약 70년 동안 쌓인 국가채무가 659조원인데 문재인 정부가 단 5년간 408조원의 국가채무를 새로 발생시켰다는 의미이다. 5년간 순식간에 국가채무가 61.9%가 증가해서 다음 세대에게 상환하도록 했다는 것은 문재인 정부의 무절제함을 아무리 설명해도 부족하다. 

 

2020년에 금리가  연 0.75%까지 하락했던 때는 그나마 국채이자를 상환하는데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었지만 이제는 3.5%에까지 상승하여 4.7배의 이자부담으로 폭발하게 되었다. 게다가 미국의 금리격차로 인하여 기준금리 상승 압박은 더욱 커지고 있다. 민간부문의 상환능력이 제한된 채무자들은 이자가 이자를 낳아서 자동적으로 부채는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정부도 새로운 국책사업을 위한 국채발행 능력이 점차 하락하게 된다. 정부예산이 경직적으로 운용될 수밖에 없다. 문재인 정부가 벌여 놓은 보편적 복지와 무상복지의 법적 의무지출을 줄이는 것은 윤석열 정부와 소수 여당의 가장 큰 정치적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인구 고령화로 생산성이 하락할 뿐 아니라 이에 따른 정부지출이 증가하고. 극심한 저출산으로 국민들의 국채상환 능력이 급속하게 하락하고 있다. 국가 장래를 진심으로 생각하는 국회라면 스스로 철저한 ‘재정준칙’을 입법화해서 국가부채를 줄이는 노력을 해야 한다. 국회를 대신해서 지출을 스스로 통제하는 재정준칙을 만들겠다는 정부에 박수를 쳐야 하는 국민들이 어찌 보면 불쌍하기만 하다. 국회는 이마저도 외면하고 있지 않은가. 국민들이 정치인들의 집권용 ‘현금출납기’가 아님을 정치인들은 명심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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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3년05월16일 17시20분
  • 최종수정 2023년05월16일 14시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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