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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부동산 규제 첫 철회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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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1년07월19일 17시10분

작성자

  • 권대중
  • 서강대학교 일반대학원 교수,(사)대한부동산학회장명예회장,(사)한국부동산융복합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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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지난 7월 13일 전체회의를 열고 지난해 6.17대책에서 재건축 아파트 조합원의 '2년 의무 실거주' 방침을 백지화했다. 이를 시행할 경우 임대차법과 충돌할 소지가 있으며 토지거래허가제 등 더욱 강력한 규제가 작동하고 있어 해당 규제를 철폐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한다. 다만, 여당 일부 의원들은 이날 전체 회의에서 국토교통부가 충분한 숙고 없이 '2년 의무 실거주' 조항을 백지화시켜 정책 안정성을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질책하기도 했다. 정부가 뒤늦게 전향적 자세로 잘못을 인정하고 입장을 바꾸긴 했지만, 그동안 주택시장에서의 혼란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 한 점은 질책 받아 마땅하다. 재건축 '2년 의무 실거주' 폐지는 이 정부에서 나온 부동산 대책 중 규제가 철회된 첫 사례다. 

 

재건축 '2년 의무 실거주' 백지화

 

재건축 조합원이 새 아파트 분양권을 받으려면 2년간 실 거주하게 하려던 규제가 오히려 서울의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를 비롯하여 개포동, 도봉구 창동 등 주요 재건축 아파트 단지들의 가격만 끌어올렸다. 재건축 '2년 의무 실거주'는 지난해 발표된 ‘6·17 대책’의 핵심 중 하나다. 투기과열지구 내 재건축 조합원이 아파트를 분양받으려면 관리처분단계로부터 거꾸로 해당 단지에서 2년 이상 거주하게 하는 내용이다. 

 

이 조항은 발표 때부터 각종 부작용만 일으킬 것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야당 의원들의 반대에 부딪혀 1년 여간 법 통과가 지연되다가 결국 폐기된 것이다. 분양권을 받기 위해 재건축단지 아파트를 구입했을 경우 2년 거주요건이 시행되면 결국 세입자를 내 보내고 이주를 해야 하므로 그동안 세입자들만 애꿎게 피해를 본 것이다. 특히, 오래된 재건축단지는 주택이 낡고 협소해 거주 의무를 부여하면 사업 중단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폐지 이유가 되었다. 

 

규제가 집값을 또 올려놓았다.

 

재건축 '2년 의무 실거주'는 다른 규제와 중복 규제란 점도 감안되어 백지화 됐다. 이미 서울의 강남권 등 재건축 추진 단지가 많은 지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어 어차피 실제 거주하려는 사람만 집을 살 수 있었다. 지난해 하반기 이 규제를 피하기 위해 서울 강남의 압구정동 등 재건축 단지들이 조합 설립에 나서면서 집값을 자극했다. 조합 설립 인가를 신청하면 규제 대상에서 빠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아이러니하게도 그동안 규제로 재건축사업 추진이 답보상태에 있었던 단지들이 정부의 '2년 의무 실거주'를 앞두고 사업을 포기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서둘러 재건축시장의 시계를 돌아가게 했다. 이러한 현상은 바로 사업 속도가 빨라지면 미래가치가 점점 가까워진다는 의미이며 이는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결국 '2년 의무 실거주' 규제가 잠자고 있던 재건축사업을 살아나게 하면서 또다시 집값을 상승시켰다. 

 

전세가격도 올려놓았다. 

 

조합원이 새 아파트 분양권을 받으려면 '2년 의무 실거주'하게 하려던 규제가 오히려 소유자들이 입주를 하면서 전세매물 감소가 인근지역의 전세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가을 전세대란 당시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 84㎡는 9억 원까지 전세가격이 치솟았다. 1년 전보다 4억~5억원 가량 오른 수준이다. 재건축 대상아파트에 조합원들의 2년 거주조건을 시행하기 전 서둘러 자기 집에 들어가서 거주하려는 수요 때문에 가격이 오른 것이다. 

 

문제는 '2년 의무 실거주'가 지난해 정부여당이 단독으로 밀어부쳐 시행하고 있는 임대차 3법도 무용지물로 만들었다는 점이다. 소유자가 들어가 살겠다면 막을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부 정책만 믿고 세입자를 내보내고, 수천만원씩 들여 인테리어를 하고 들어온 소유자들은 이번 정부의 오락가락 정책에 제일 큰 피해자가 되었다. 아마도 억장이 무너질 것이다. 

 

결국, 재건축 '2년 의무 실거주'조건은 처음부터 잘못 뀌어진 단추와도 같이 매매가격이나 전세가격만 상승시키는 부작용만 낳았다.

 

주거환경개선과 공급증가로 이어지길

 

주택시장에서 매매가격에 직접적 영향을 주는 것은 분양물량이지만, 전월세 가격에 직접적 영향을 주는 것은 입주물량이다. 이번 '2년 의무 실거주'조건 폐지는 어쩌면 민간 정비사업 활성화를 기치로 내건 오세훈 시장 당선이후 정부 내에서도 공급이 충분하지 않고 집값 상승이 계속되고 있어 공익성이나 시장안정을 해치지 않는다면 적극 지원할 필요가 있다는 분위기 속에서 폐지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정부가 규제만 할 것이 아니라 도심지의 노후불량한 주택지 개발을 장려하고 지원하여 주택 공급을 늘리고 주거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정책을 변화시켜야 한다. 특히, 도심지의 토지는 부족하다. 주택도 부족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도 결국, 재개발·재건축사업 뿐이다. 물론 개발이익에 대해서는 적정한 수준에서 환수되어야 하며 그 방법은 임대주택 공급을 늘리는 쪽으로 결정되어야 주택도 늘어난다. 또한 이렇게 늘어난 주택은 집 없는 서민들의 주거안정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부동산 정책이라는 게 예측 가능해야 하고 이로 인해 실수요자들은 내 집 마련의 기회와 시기를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는 매번 정책을 내놓을 때 마다 미래예측이 불가능하게 시장과는 괴리가 있게 정책을 내 놓았다. 다주택자들을 투기꾼으로 몰고 갔으며, 고가 주택을 소유한 사람들도 규제의 대상이 되었다. 

 

결국, 그 피해는 주택공급은 줄고 가격은 상승하여 무주택 실수요자들에게 돌아가 고통만 안겨주는 정책이 되었다. 이제는 국민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집 없는 서민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먼저 살피고 수요자가 원하는 곳에 수요자를 위한 주택정책을 내놓아야 한다. 정책은 단기적 정책도 필요하지만 100년 대계를 내다보는 중장기적 정책이 매우 중요하다. 늦었지만 정부의 2.4대책 등 주택공급계획, 얼마나 실천될지 국민들은 두 눈을 크게 뜨고 지켜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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