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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총회와 글로벌트렌드가 우리에게 주는 새로운 기회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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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7년11월19일 17시10분

작성자

  • 김성우
  • 대통령직속 탄소중립녹생성장위원회 위원, 김앤장 법률사무소 환경에너지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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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말 뉴욕에서는 제72차 UN총회가 열려 많은 글로벌 리더들이 모여 다양한 논의를 하였다. 필자는 한국인 최초로 선임된 IETA(International Emission Trading Association) 이사 자격으로 다양한 관련행사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여 글로벌 리더들과 함께 지속가능한 개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발표 및 토의를 진행했다. 지속가능한 미래를 논의하는 UN총회답게, 화려한 VR헤드셋이나 드론 대신, 열정적 협력과 새로운 해결책으로 가득 채워졌다. 회의 주제도 기후에너지, 임팩트투자, 블록체인, 국제개발협력, 탄소시장 등 다양했다. 이 중 우리가 주목할 만한 글로벌 트렌드는 다음과 같다.

 

첫째 4차 산업혁명의 대표적인 기술인 블록체인의 활용이다. 통상 IETA Board Meeting 때는 외부 연사를 초청하지 않는데, 이 번에는 특별히 두 사람이 초청되었다. 한 사람은 백악관(트럼프정책과 기후변화 전망)에서 그리고 한 사람은 블록체인 전문가! 블록체인이란 거래 정보 기록을 특정기관의 중앙 서버가 아닌 P2P 네트워크에 분산해 참가자가 공동으로 기록하고 관리하는 분산형 네트워크 데이터베이스 기술이다. 모든 사용자가 검증하므로 위변조가 사실상 불가능하고, 중앙 주체가 없어 위험이 집중되지도 않으며, 거래비용이 매우 적다. 이에 핀테크 뿐만 아니라 토지대장, 헬스케어, 제조업, 유통, 사물 인터넷 등 여러 분야에서 블록체인 활용사례가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에너지분야에 적용이 주목할 만한데, S&P에 의하면 이미 전세계 대표적인 분산전력거래 신생회사 6개사가 블록체인 기반 가상화폐주식 발행을 통해 경영권희석 없이 2억불을 성공적으로 조달하고 있다. 투자자는 가상화폐주식의 상승을 노리거나 전력구매를 무료로 받기 위해 투자한다. 사업모델은 중앙거래소 없이 집과 집, 집과 -발전소를 직접 연결하여 블록체인으로 전력거래를 최저가로 자동 중계하는 구조다(아래사진참조). 일부 회사는 가상화폐주식 발행시 투자자를 waiting list에 넣어야 할 정도로 블록체인을 활용한 신생회사의 자본조달이 성황이라고 한다.

 

둘째는 민간투자의 현신적 촉진이다. UN 및 개발은행들은 오래 전부터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공공기금을 활용한 민간투자 촉진이 필수임을 인지하고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특히, 이번 UN총회 기간 중에 혁신적 방법이 제안되었다. UN과 세계은행이 Invest4Climate Platform을 론칭했다. 새로운 돈이 아닌 현재 집행하고 있는 공공기금을 연합하여, 기후에너지 관련 개도국 투자대상 프로젝트에 보증/신용보강/우선손실감수 등을 제공함으로써, 개도국 지속가능 인프라에 대한 민간투자를 획기적으로 촉진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공공기금이 양허성 대출에 치중되어 있었던 점을 고려해 보면 이는 투자리스크 회피 성향을 가진 민간투자 촉진을 위한 혁신적이고 핵심적 움직임이다.

 

마지막으로 경험공유의 니즈다. 파리협정 이후 글로벌 사회에서 뜨거운 논란이 되고 있는 탄소거래제는 UN총회 부대행사에서도 많은 토론이 있었다. 내년부터 실행 예정인 대규모의 중국 탄소거래제에 대한 관심도 많았지만, 실제 질문은 이미 실행하고 있는 한국 탄소거래제에 대해 더 많았다. 우리는 실제로 시장이 돌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향후 탄소거래제를 실행할 국가는 유럽이나 미국보다는 우리나라와 산업구조가 더 유사하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어떤 국가가 새로운 탄소거래제 도입시 산업구조 유사성에 따라 어떤 국가를 벤치마킹 할지 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탄소거래제를 실시할 중국 및 수많은 개도국들은 그들과 산업구조가 다른 유럽의 탄소거래제 보다는 한국의 탄소거래제를 벤치마킹 해야 한다. 여기에 우리나라에 많은 기회가 있다. 마침 문 대통령께서도 UN총회에서 한국의 탄소거래제가 아시아최초 국가단위 탄소거래제 임을 강조해 주셔서 이런 주장이 더욱 힘을 받기도 했다.

 

UN총회 기간 내내 뉴욕의 심장에 머물며 연일 TV에서 북핵 위협과 트럼프 자국우선주위에 대한 뉴스가 홍수를 이루어 다소 불안했지만, 타임스퀘어 전광판을 통해 세계를 비추고 있는 우리나라 기업의 로고를 보면서 마음이 편안해 졌다. 아마 처음엔 불가능해 보였지만 IT 대표기술인 반도체 기술로 세계를 석권했듯이, 이번에도 우리나라는 4차산업혁명, 민간투자촉진, 공유경험니즈 라는 글로벌 트렌드 속에서 다시 글로벌 시장을 제패할 수 있다는 근거 없는 자신감 때문이었던 것 같다. 이를 현실화하기 위해 우리 정부와 우리 기업은 이미 시작된 글로벌 트렌드를 국가 및 회사 전략에 어떻게 반영시켜 새로운 시장을 선점할지 고민해야 할 시점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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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illustration depicting peer-to-peer energy trading using blockchain technology in Brooklyn, N.Y.

 

Source: LO3 Energy and Brooklyn Microgr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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