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법전쟁 부른 쌀 산업, 지속가능한 미래는? <1> 프롤로그: ‘매일 자살 당하고 있는 우리 쌀’1)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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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대표 1호 민생입법’으로 간택된 ‘양곡관리법 개정안’>
2022년 6월 7일 이재명2)이란 아주 별난 이력을 가진 정치인이 국회라는 ‘민의의 전당’에 새로 입주했다. 사람들은 그곳을 ‘민폐의 소굴’로 여기고 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더불당’)3) 대통령 후보까지 지낸 거물급 ‘초짜’ 국회의원이었다. 그는 전직 성남시장과 경기도 지사를 거쳐 지난해 대통령선거 (3월 10일)에 출마했다가 평생 검사만 한 정치경력 전무의 또 다른 ‘초짜’ 정치인 윤석열에게 패한 후 곧바로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성남시를 버리고 더불당 직전 대표까지 지낸 송영길을 밀어내고 지역구(인천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6월 1일)에서 당선되어 국회에 입성한 후 더불당 대표 선거(8월 28일)에 나서 대표에 당선되어 당권마저 거머쥐었다.
그는 여느 대선 출마자들과는 사뭇 달랐다. 그동안 대선에 출마했다가 패한 후보자들은 대체로 패배에 승복하고 당선자에 대한 예의를 표하고, 성찰과 반성, 차후 행보에 대한 구상 등 겸양의 미덕을 발휘 정치적 휴식기를 가져왔다. 그러나 그는 역대 대통령 후보 가운데 0.73%(24만 7077표)라는 최소 득표 차로 낙선한 것을 의식한 듯 윤석열의 정치적 맞상대가 되는 거야 대표 자리에 오르기 위한 정치 행보를 서둘렀다. 그리고 당 대표가 된 후에는 2024년 4.10 총선을 겨냥 그의 특유의 소위 말하는 ‘(진보좌파적/사회주의적) 포퓰리스트 정치 노선’을 앞세워 윤석열과 차별화를 노리며 정치적, 정책적 비판의 포문을 열었다.
2022년 8월 31일 이재명은 ‘2022년 정기국회 대비 국회의원 위크숍’을 갖고 정기국회 전략을 논의하고 더불당을 유능한 정책대안 정당으로 만들자며 더불당 의원들의 적극적인 민생입법 활동을 주문하고 나섰다. 이재명은 워크숍에서 그동안 내부적으로 준비해온 ‘22대 민생입법과제’를 의원들과 공유하고 그 가운데 2022년 정기국회에서 ‘7대 민생과제의 입법화를 우선적으로 처리하자’며4) 민생입법 활동 강화를 역설했다.
그리고는 2022년 9월 2일 이재명은 광주에서 제1차 더불당 현장 최고위원회를 개최하고 더불당의 충성스러운 지지계층인 전남⸱북 지역 농업인들의 최대관심사인 “쌀에 대한 의무적 시장격리제 도입을 위한 양곡관리법(‘양곡법’) 재개정 입법을 ‘22개 민생입법과제’ 가운데서 선택한 ‘7대 우선 추진 민생법안’ 중에서도 최우선적으로 처리해야 할 ‘이재명대표 1호 민생입법 (쌀값안정화법)’으로 간택(揀擇)했다. 이후 양곡법 (재)개정은 여의도 정치의 조명을 한 몸에 받는 ‘뜨거운 감자’가 되었다.
내가 구태여 양곡법 ‘개정’ 이라고 적지 않고 ‘재개정’이라고 적는 데는 이유가 있다. 재개정이 역사적 사실이기 때문이다. 2020년 1월 29일 문재인 정부 당시 거여였던 더불당은 야당이었던 국힘당의 협조를 받아 문재인 정부가 바라는 ‘정부 쌀 임의수매’를 골자로 하는 양곡법 개정을 도왔다. 당시 여야 의원가운데는 쌀 시장격리를 위한 ‘정부 강제수매’를 주장하기도 했으나 정부의 주장대로 여야협치의 정신을 살려 임의수매로 양곡법을 개정했었다. 그렇게 개정한 법은 이미 2020년 7월부터 시행되고 있었다. 불과 2년 전의 일이다.
그 당시까지만 해도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는 농림축수산인과 그들이 조합원으로 있는 농림축수산업협동조합(‘농협, 축협, 임협, 수협’)을 위하는 일이라면 여야가 따로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농림축수협은 자신들의 지역구에서 실시되는 총선과 대선에서 치명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매우 중요한 정치적 자산들이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지역구의 조합원들이 원하는 민원은 항상 최우선으로 챙겨왔다. 그런 탓에 농해수위의 여야는 항상 화기애애했다. 적어도 이재명이 국회에 들어온 이후 더불당이 갑자기 ‘이재명대표 1호 민생입법’으로 ‘임의’를 ‘강제’로 바꾸는 ‘양곡관리법 재개정’을 들고나와 강행처리를 추진하기 전까지는 그랬다.
2022년 9월 15일 힘의 다수로 ‘국회입법권’을 장악하고 있는 더불당이 ‘밀어붙여라!’는 이재명의 ‘1당 독재식 지시’에 양곡법 재개정에 나서면서 소위 말하는 ‘이재명 VS 윤석열 양곡법 재개정 입법전쟁’이 발발하게 되었다. 입법전쟁의 전체적 진행 과정을 간추리면 다음과 같다.
<‘이재명 VS 윤석열 양곡법 재개정 입법전쟁’ 발발: 상임위 법안 발의에서 본회의 직회부-본회의 강행 통과-대통령 거부권 행사-재의결 부결로 법안 폐기까지>
2022년 9월 15일 더불당은 ‘농해수위’는 법안심사소위원회(‘법안소위’)를 열고 농식품부와 국힘당의 반대를 무릅쓰고 그동안 제출되어 계류 중인 7개 양곡법 개정안을 ‘쌀 시장격리를 위한 정부 수매 의무화(강제수매)’를 핵심 내용으로 하는 단일안건의 양곡법 재개정안을 단독으로 성안 발의했다.
이날(9월15일) 오전 더불당은 전국쌀생산자협회(‘쌀협회’) 관계자 등과 함께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안건조정위 통과에 대한 결의를 다졌다. 쌀협회 관계자는 “농민 쌀값 분노에 함께해 줘 감사하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농민들은 아직 민주당을 신뢰하기 어렵다. 쌀값 폭락 원인 제공은 문재인 정부가 했다. 2019년 문 정부와 민주당이 어설프게 양곡관리법을 개정해 문제의 도화선을 제공했다...”고 문재인 정부와 더불당의 감추고 싶은 역사를 재소환 성토했다.
이후 이재명은 최고위원회의를 비공개로 전환하고 “양곡관리법 개정은 쌀 수확기라는 시의성 있는 사안이다. 민주당이 민생 현안만큼은 제대로 한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재명은 평소에도 ”필요할 경우 국회에서 169석의 힘을 활용해야 한다“며 “민생에 필요한 것은 과감하게 밀어붙여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이재명이 '민생'과 '성과'라는 명분으로 입법 독주를 정당화하려는 것”이라는 비판도 적지 않았다.5)
이재명은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여당과 타협할 내용도 아니고, 안건조정위에 나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할 것도 아니다”라며 “민주당이 실제 민생 관련 입법을 빠르게 추진하는 모습을 보여야 국민의 신뢰도 받을 수 있다”며 양곡법 재개정 강행처리를 요청했다고 한다. 이후 양곡법 재개정 입법은 폭주기관차처럼 전속력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더불당은 대화와 타협과 조정의 협치는 무시하고 오직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절차적 요건을 갖추기위해 필요한 각급 위원회 통과를 밀어붙였다.
더불당은 그동안 농식품부가 쌀 시장격리조치를 취했으나 늦장, 뒷북 행정으로 산지 쌀값의 급락을 잡지 못했다고 질타하고 쌀값 안정과 농가 소득 보장, 식량안보와 식량주권 확보 등을 위하여 정부 강제수매가 불가피하다며 농식품부의 결사반대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힘으로 ‘임의’를 ’강제‘로 바꾸는 법안의 단독처리를 강행했다. 이날 이재명은 더불당 농해수위 의원들에게 일일이 전화까지 걸어 민주적 절차의 준수보다도 지지계층을 위한 입법처리를 독려했던 알려져 있다.
갑작스럽게 힘의 다수에 밀린 국힘당은 양곡법 재개정안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최장 90일간)를 위해 안건조정위원회를 구성하자고 전격 제안하며 농해수위 위원장(더불당 서병훈)을 압박했다. 그러자 더불당은 그들이 개발한 의원 알박기 방식으로 ‘여야 3+3’에서 야당 몫 3명 가운데 1명을 더불당에서 탈당 혹은 제명된 무소속을 지명 안건조정위를 ‘여야 4+2’로 만드는 꼼수를 부렸다. (헌재도 이러한 의원 알박기는 잘못된 것이라고 판결했다) 그리고는 10월 12일 안건조정위를 무력화하여 양곡법 재개정안을 통과시켜 농해수 전체회의에 상정했다.
2022년 10월 19일 마침내 더불당은 국회 농해수위에서 양곡법 재개정안의 단독처리를 강행했다. 정부가 쌀 가격 안정화를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정부 재량으로 실시해온 쌀 공급 초과분 매입, 즉 ‘쌀 시장격리 매입’를 쌀 수요량 초과가 생산량의 3% 이상이거나 가격이 평년의 5% 이상 하락하면 정부 매입 의무화(강제수매)하도록 했다.
10월 20일 아침 출근길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야당에서 비용 추계서도 없이 통과를 시켰다. 수요를 초과하는 공급 물량에 대한 정부 수매를 정부 재량사항으로 맡겨놔야지 매입을 의무화시키게 되면……농업재정 낭비가 심각한데, 오히려 그런 돈으로 농촌 개발을 위해 써야 한다. 농민에게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국회에서 조금 더 심도 있게 논의해주길 당부드린다” 며 처음으로 ‘거부권 행사 가능성’을 시사했다.
농해수위 전체회의를 통과한 개정안은 법사위에서 최장 60일간의 심사를 거쳐 본회의 표결을 거쳐야 한다. 그러나 두 달이 넘도록 법사위에서 재개정안이 처리되지 않자 더불당은 2022년 12월 28일 또다시 다수의 힘으로 농해수위 재적의원 총 19명 중 3/5의 찬성(더불당 11명+더불당 출신 무소속 윤미향 1명 총12명)으로 양곡법 재개정안의 (법사위 심사를 거치지 않고) ‘본회의 직회부’ 강행을 결정했다. 본회의로 직회부 된 법안은 국회의장이 교섭단체 대표와 합의 상정할 수 있으며 30일 이내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이후 처음 열리는 본회의에서 상정 여부에 관해 의원들의 의견을 묻는 무기명 투표를 실시하도록 되어있다.
2023년 1월 30일 30일을 기다린 더불당은 ‘양곡관리법 개정안 본회의 부의의 건’을 본회의에 상정 국힘당 의원 퇴장 속에 단독처리를 강행 재석 165명 중 찬성 157명으로 본회의 부의를 결정했다. 이로써 양곡법 재개정안은 법사위의 법체계나 자구심사를 거치지 않은 최초의 법안이 되었다. 그리고 마침내 3월 23일 더불당은 본회의 단독처리를 강행 찬성 169표로 양곡법 (재)개정안의 국회통과 절차를 마무리 지었다.
그러자 곧바로 정부의 반격이 시작되었다. 3월 29일 한덕수 국무총리는 더불당의 입법 강행이 “시장 원리를 거스르는 포퓰리즘 정책”이라며 “시장의 수급조절 기능 마비, 연간 1조 원 이상 재정부담, 과도한 국가 개입 등” 재개정안의 문제점을 열거. “재개정안이 남아도는 쌀만 더 생산하게 하고 밀, 콩 등 부족한 작물의 자급률을 높이는 데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하고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건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양곡법 재개정 입법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의 확산으로 대통령 거부권 행사에 대한지지 여론이 높아가자 4월 3일 더불당은 농민단체와 같이 국회에서 ‘쌀값정상화법 공포 촉구 결의대회’겸 삭발식을 갖기도 했다.
2023년 4월 4일 윤석열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모두의 예상대로 양곡법 재개정 법안은 “농업 생산성을 높이고 농가 소득을 높이려는 농정 목표에도 반하고 농업인과 농촌 발전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전형적인 포퓰리즘 법안”이라는 평가와 함께 ‘제1호 대통령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했다. 국힘당은 “목적과 절차에서 모두 실패한 악법”이라고 평가했고 심지어 “지난해 문재인 정부 당시 기획재정부(와 주무 부처인 농식품부)가 일관되게 반대해 무산된 것이라며 왜 그때는 통과시키지 않았느냐”고 되묻기도 했다. 국힘당은 더불당의 숨기고 싶은 과거사를 또다시 들추었다.
이재명은 국회로 다시 넘어온 양곡법 재개정안에 대한 재의결을 앞두고 4월 7일 다시 광주를 찾아가 현장 최고위원회를 개최하고 농업인들과 같이한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는 자신과 더불당에 대한 열렬 지지층의 분노를 함께 나누며 양곡법 재개정 입법을 관철시키지 못한 것을 윤석열의 거부권 행사에 돌리며 지지층을 더욱 확고하게 결집하기 위한 정치적 계산이 깔려 있는 예정된 정치 일정이었는지 모른다.
4월 13일 양곡법 재개정안은 국회법에 따라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위원 3분의 2이상(200명)의 찬성이 있어야 기사회생할 수 있으나 재석의원 290명 중 찬성 177표를 얻어 부결되면서 최종적으로 폐기되었다. 4월 15일 더불당은 ‘이재명대표 1호 민생입법’이 폐기처분 됨에 따라 대체입법으로 ‘신(新)양곡법’ 제정을 추진하겠다며 윤준병은 “양곡관리법, 농업농촌공익기능직접지불제도 운영에 관한 법률,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개정안 등 쌀값안정화 대체 3법”의 입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과연 대체입법이 과연 정말로 추진될 지는 앞으로 두고 볼일이다.
<매일 자살 당하고 있는 우리 쌀의 진혼을 위한 씻김 굿?>
2022년 9월 2일 양곡법 재개정 입법이 이재명대표 ‘1호 민생입법’으로 간택된 이후 2023년 4월 4일 윤석열 대통령 ‘1호 거부권’ 행사로 국회로 반송된 후 지난 4월 13일 최종적으로 ‘재의 부결 폐기처분’ 되기까지 지난 7개월여간 우리 정치판은 한바탕 뜨거운 정치 굿판을 벌렸다. 나는 이번 굿판을 보면서 문득 그것이 마치 “매일 자살(죽임) 당하고 있는 우리 쌀의 진혼을 위한 마지막? 씻김굿 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흔히 자살을 ‘생명체가 의도적으로 자신의 죽음을 초래하는 행위’라고6) 하는데 우리 쌀도 그와 같은 ‘자살의 길’을 걷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다만 스스로 자살한다기 보다는 ‘자살(죽임) 당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 쌀이 농가/농촌 인구의 심각한 초고령화와 공동화로 인구절벽에 부딪혀 우리 ‘농자의 소멸’과 함께 ‘동반 자살의 길’을 걷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다.
우리 쌀 산업은 1948년 7월에 제정된 제헌 헌법의 ‘경자유전(耕者有田)의 정신’에 따라 1950년 4월 실시된 농지개혁 이후 지난 73년간 경자(농자)에게만 허용된 농지의 소유와 이용의 진입장벽에 갇힌 채 농자들만의 세습적 산업이 되었다. 이후 1960~80년대 급격한 공업화, 도시화, 산업화의 충격으로 농경사회가 해체되고 산업사회로의 문명 전환이 일어나면서 우리 사회를 지배하는 ‘사람은 서울로, 말은 제주로’라는 가르침에 따라 농자들의 급격한 탈농이촌으로 우리 쌀 산업은 이를 이어받을 후계인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매일 동반 자살(죽임)을 강요당해오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2015년 통계청은 우리나라 농가 경영주 연령대별 비율을 70대 이상이 37.8%, 60대는 30.5% 라고 발표했다. 벌써 그때로부터 10년 (2025년)이 다 되어가고 있다. 그냥 단순하게 생각하면 2년 후에는 70대 이상이 68.3%가 된다는 말이다. 그래서 인구절벽에 서 있는 농업과 농촌이 자살(자멸, 소멸)의 길을 걷고 있으며 이는 농업인구, 농가호수의 지속적인 감소/소멸로 나타나고 있다. 그런데 2018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전체농지 소유의 45.1%는 70대 이상, 60세 이상 70세미만이 36.2%을 소유하고 있다고 한다.
이처럼 농자 인구절벽으로 농업/농촌/농자 소멸이 일상화되어 있는 현실을 외면한 채 쌀 산업을 구할 수 있는 근본적인 방도를 찾기보다 정부 강제수매니 임의수매니 떠드는 것은 ‘언발에 오줌누기식’의 미봉책일 뿐이 아닌가 의문이 든다. 어쩌면 벌써 내년 4월 10일로 다가온 총선을 위해 지지계층을 결집 확보하려는 얄팍한 정치산술이란 생각도 지울 수가 없다. 그런 방식으로 매일 자살 당하고 있는 우리 쌀을 구한다는 것은 연목구어(緣木求魚)일 뿐이다. 이번 양곡법 재개정 입법을 놓고 더불당과 국힘당, 대통령실과 농식품부, 그리고 쌀협회와 농협 등이 벌인 입법 굿판에는 우리 쌀 산업의 미래를 위한 진지한 고민도 성찰도 없었다.
나는 우리 쌀 산업을 살릴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무엇보다도 헌법과 농지개혁법, 농지법 등에 의해 ‘농자의 산업’으로 발목이 묶이고 농지 소유와 이용이란 진입장벽에 갇힌 쌀 산업을 진출입이 자유로운 ‘국민의 산업’으로 해방하는 길 이외에 다른 대안이 없다는 생각이다. 우리 쌀 산업이 ‘농자의 농사’라는 굴레에서 벗어나 ‘국민의 산업’으로 해방되기 위해서는 쌀 산업을 둘러싸고 있는 진입장벽을 허물기 위한 제2의 농지개혁을 서둘러야 한다고 생각한다.
더욱이 2019년 10월 27일 문재인 정부가 ‘농업개도국 지위 포기선언’를 하고, 이어서 2021년 1월 21일에는, 1993년 12월 15일, UR 협상 타결 이후 지난 28년간 유예해온, ‘쌀시장 완전개방 선언’으로 이제 우리 쌀 산업은 글로벌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고 스스로 살아남을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만 한다. 지금은 참으로 우리 쌀 산업의 지속가능한 미래 발전을 위한 전략의 선택과 결단이 매우 시급한 시점이다.
여기에 인구절벽으로 발생하는 상속농지의 도시 비농민자녀 소유증가와 농자의 단절로 인한 후계농업인력 소멸, 기후환경변화로 인한 한반도의 아열대화, 탄소제로 농업의 실현, 쌀산업의 디지털 스마트화와 6차 산업화 등 새로운 뉴노멀시대에 대응하면서 아직도 ‘이밥에 고기국’을 그리며 보릿고개를 넘고 있는 북한 동포를 굶주림으로부터 해방시켜야 할 매우 위중한 시기에 매일 자살 당하는 우리 쌀 산업을 살릴 방도를 찾아야만 한다. “매일 자살 당하고 있는 우리 쌀, 어떻게 구할 것인가?”(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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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 글은 양지경제회 2023년 5월 정기모임 (2023년 5월 2일, 서울가든호텔)에서 발표한 것을 수정 보완 재작성한 것으로 앞으로 몇 회로 나누어 게재한다.
2) 이 글에서는 정치인을 비롯한 유명인사에 대한 존칭은 모두 생략하고 자호가 있는 경우에는 자호로 대신하거나 이름을 사용한다.
3) 나는 더불어민주당을 ‘민주당’으로 부르기보다는 문재인이 공개적으로 존경을 밝힌 간첩 ‘신영복’이 작명했다는 ‘더불어’의 뜻을 살려 ‘더불당’이라고 부른다. 더욱이 민주당의 국회입법활동이 의회민주주의의 규범을 상상을 초월하는 꼼수를 동원 무력화 시키거나 다수의 힘을 동원 폭력적으로/반민주적으로 법안을 통과시키거나 상임위원회에서 법사위 논의를 생략하고 본회의로 직회부 시키는 작태를 보여주고 있어 차마 ‘민주당’이라고 부를 수가 없다고 판단되었기 때문이다.
4) 더불당이 발표한 7대 입법과제: 기초연금확대법(기초연금법), 출산보육수당 및 아동보육수당 확대법(소득세법, 아동수당법), 가계부채대책3법(금리복리방지법, 은행법, 불법사채금지법,대부업법, 신속회생추진법) 쌀값정상화법(양곡관리법), 납품단가연동제법(대중소상생협력법, 하도급법), 장애인국가책임제법(장애인권리보장법, 교통약자이동편의증진법),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5) 강진구, *이재명 한마디에... 野, 양곡관리법 단독 처리 나섰다 (hankookilbo.com)
6) 자살 - 나무위키 (namu.wiki)
<ifs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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